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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탈로니아 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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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스페인 내전에 평범한 민병대원으로 참전한 오웰이 프랑코의 파시즘에 맞서 싸우면서 그 현장을 생생히 기록한 감동적인 다큐멘터리 소설.

    [1984년]과 [동물농장]의 작가 조지 오웰의 또 다른 역작 [카탈로니아 찬가]는 피카소의 [게르니카]에 영감을 주었던 스페인 내전과 아나키즘 역사상 유일한 실험 무대였던 1936년의 카탈로니아에 대한 생생한 기록이다. 정의와 평등을 위해 투쟁하는 양심의 기록이며, 혁명의 약속과 권력의 배반, 그로부터 비롯된 좌절과 환멸을 그린 작품이다

    [카탈로니아 찬가](1938)는 스페인 내전에 참전한 조지 오웰이 평범한 민병대원으로서 프랑코의 파시즘에 맞서 싸우면서 그 역사 현장을 생생히 기록한 소설이다.

    스페인 내전은 안으로는 자유와 평등을 위한 혁명이었고 밖으로는 2차 세계대전의 도화선이 된 사건이다. 조지 오웰은 당시 종군기자로서 스페인에 갔으나 혁명에 매료되어 이 전쟁에 뛰어들었다. 오웰은 평범한 민병대로 이 전쟁에 참가하였는데, 공화파가 분열되자 공산당의 음모로 오웰이 속한 통일노동자당(POUM)이 위기에 몰리게 됐다. 그러나 오웰은 생사의 갈림길에서 간신히 빠져나와 프랑스로 탈출하였다. 그리고 영국으로 돌아와 완성한 작품이 [카탈로니아 찬가](1938)이다. 이 작품은 정의와 평등을 위해 투쟁하는 양심의 기록이며, 또한 혁명의 약속과 권력의 배반, 그로부터 비롯된 좌절과 환멸을 그린 작품이다.

    오웰 작품의 사상적 기반이 된 스페인 내전

    기사를 쓰기 위해 스페인에 건너간 오웰이 왜 참전하게 되었을까. 자본주의와 영국의 계급 사회에 환멸을 느끼고 있던 오웰에게, 당시 아라곤 지역이 누리고 있던 평등은 매우 놀라운 사건이었다. 그곳에서는 모든 계급이 평등했고, 소외가 아닌 희망이 존재하고 있었다. 오웰은 이처럼 진정한 평등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믿었고, 그러한 믿음이 오웰의 소설 [카탈로니아 찬가]의 바탕을 이루고 있다.

    나는 신문 기사를 쓸까 하는 생각으로 스페인에 갔다. 하지만 가자마자 의용군에 입대했다. 그 시기, 그 분위기에서는 그것이 해 볼 만한 가치가 있는 유일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때까지도 카탈로니아는 무정부주의자들이 실질적으로 장악하고 있었다. 혁명은 여전히 활발하게 진행중이었다. (……) 상점과 카페마다 집산화되었다는 글이 붙어 있었다. 심지어 상자 같은 구두닦이들의 점포조차 집산화되어, 빨간색과 검은색으로 칠해 놓았다. 웨이터와 매장 감독들은 손님의 얼굴을 똑바로 바라보며, 동등한 입장에서 손님을 맞이했다. 굴종적인 말투나 격식을 차린 말투까지도 일시적으로 사라졌다. (……) 가장 신기한 것은 군중의 모습이었다. 겉으로 볼 때 그 도시는 부유한 계급이 실질적으로 멸절된 곳이었다. 소수의 여자와 외국인들을 제외하면 옷을 [차려입은] 사람들은 찾아볼 수 없었다. 거의 모두가 노동 계급의 거칠거칠한 옷을 입었다. 또는 파란 작업복을 입거나, 의용군 군복을 약간 고쳐서 입었다. 이 모든 것이 신기했고, 또 감동적이었다. (……) 나는 즉시 그 도시의 모습이 내가 싸워서 지킬 만한 가치가 있다고 확신했다. - 본문 중에서

    오웰에게 스페인에서의 경험은 [모든 것을 뒤바꿔 놓을 만큼 강렬한 것]이었다. 나중에 [나는 왜 쓰는가]([동물농장] 수록)에서 오웰은 자신의 작가로서의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1936년 이래 오웰의 [모든 작품들은 직접적으로든 간접적으로든 전체주의에 반대하고 민주주의적 사회주의를 지지하고자 쓴 것]이며 [카탈로니아 찬가]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된다.

    소설의 배경이 되는 스페인 내전(1936-39)은 프랑코 장군의 쿠데타로 시작됐다. 스페인은 20여 년 동안 정권이 33번 교체될 정도의 혼란 속에서 최초의 선거가 이루어졌고 그 결과 제2공화국이 성립되었다(1931). 이 선거에서 승리한 인민전선Popular Front은 사회주의자와 자유주의자의 연합이었다. 정부가 토지개혁을 선포하였을 때, 무정부주의, 사회주의, 공산주의 진영에서는 이를 즉각 환영했다. 그러나 온건한 공화파들은 너무나 급진적인 변화에 놀랐고, 특히 교회와 귀족 및 극우파의 지원을 받고 있는 군의 반감은 더욱 커져갔다. 결국 가톨릭 교회 등 우파가 공화주의에 반기를 들고 프랑코 장군을 선두로 내세워 내전을 선포했다(1936). 그러자 온 유럽에서 지식인, 예술가, 노동자들이 파시즘에 맞서기 위해 국제여단International Brigade을 만들어 스페인으로 몰려왔다. 이런 와중에 카탈로니아에서는 무정부주의자들이 귀족들의 토지를 접수하고, 프랑코에 대항하여 민병대를 조직하였다. 이들은 직접 민주주의를 시행하고, 궁극적으로는 새로운 사회 혁명을 이룩하고자 하였다.

    전쟁 소설의 고전

    [카탈로니아 찬가]는 같은 소재를 다룬 또 다른 작품, 헤밍웨이의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1940)와 비교될 수 있다. 두 작품 모두 자유와 평등이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헤밍웨이의 작품이 스페인 내전을 이야기의 배경으로 다룬 데 반해 [카탈로니아 찬가]는 스페인 내전 자체를 이야기의 중심으로 끌어들였다. 오웰은 그의 작품 속에서 수많은 당파들의 입장들을 밝혀내고, 내전의 핵심이 되는 사건을 분석하고, 또 오웰 자신의 사상적 변화를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한편 [카탈로니아 찬가]는 [참호전]에 대한 자세하고 현실감 있는 묘사가 돋보인다. 오웰이 마치 자신의 일기를 쓰듯 써 내려간 참호전에 대한 묘사에는 오웰 자신의 경험이 녹아 있다.

    오웰은 처음엔 수많은 정치 집단들의 차이를 잘 알지 못했다. 이 내전을 둘러싼 입장에는 세 가지가 있다. 첫번째, 전쟁에서 승리하기까지 혁명을 일시 중단하자는 입장으로, 이제 막 내전에 참가한 오웰을 포함하여 대부분이 이 입장이었다(FAI, CNT). 두번째, 부르주아 국가 타도와 혁명의 완성이 곧 전쟁에서의 승리라는 극단적이면서도 가장 순수한 입장이다(POUM). 그리고 세번째로 부르주아 국가를 재건해야 한다는 순수 공화파의 입장인데 아이러니컬하게도 소련 공산당의 입장이기도 했다.

    오웰이 환멸을 느끼게 된 것은 바로 혁명을 도와야 할 공산당이 오히려 세번째 입장에 서 있었다는 걸 깨닫고 나서이다. 오웰이 휴가를 지내고 나서 국제여단에 합류하고자 바르셀로나로 다시 돌아왔을 때, 혁명은 사라지고 소련의 친인사들이 군대를 장악하고 있었다. 결국 소련을 등에 업은 공산당의 음모로, 1937년 5월 무정부주의자(CNT)가 통제하고 있던 전화교환소에 대한 일제 공격이 시작되었다. 그러자 사회주의자(POUM)와 무정부주의자가 모두 한통속으로 감옥에 갔고 오웰은 트로츠키주의의 첩보원이란 누명을 쓰게 되었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 오웰은 운 좋게도 영국 영사의 도움을 받아 프랑스로 도망갈 수 있었다. 마지막 장에서 오웰은 왜 우리가 이 모든 이데올로기를 벗어던지지 못한 채 서로 싸우기만 하고 진짜 전쟁에는 몰두하지 못할까를 한탄하며 결말을 맺는다.

    정치적 목적이 짙은 르포르타주

    프랑코의 승리는, 소련을 등에 업고 권력을 잡으려는 공산당의 음모로 공화파가 분열되었기 때문이라고 오웰은 분석한다. 즉 스탈린의 지지를 받고 있던 공산당은 무정부주의자들만 쫓아내면 프랑코와도 협상할 수 있다는 그릇된 생각을 한 것이다. 그리하여 내전 속에 또 다른 내전이 일어났다. [5월 사태] 이후 공산당은 POUM을 파시스트들과 동맹을 맺고 일하는 [트로츠키주의자]로 몰았고, [데일리 워커], [뉴스 크로니클] 등 당시 미국과 유럽의 유명한 일간지들은, POUM이 파시스트의 명령을 받고 봉기했다는 기사를 써댔다. [5월 사태]는 오웰의 환상이 깨지고 정치적 입지가 바뀌는 지점이다. 즉 [무고한 사람들이 그릇되게 비난받고 있다]는 것에 오웰이 분노할 수밖에 없었다. 또한 POUM의 억울한 누명을 벗기려는 의도가 이처럼 [카탈로니아 찬가]를 쓰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특히 5장과 11장에서 오웰의 분석이 자세히 소개되고 있기 때문에 일부 판본에서는 이 두 장을 소설에서 분리하여 부록으로 싣기도 했으나, 민음사에서는 오웰의 정치적 의도를 존중하여 소설의 한 부분으로 살렸다. 오웰은 영국으로 돌아오자마자 [스페인의 비밀을 폭로한다Spilling the Spanish Beans]라는 글을 발표하려 했으나, 이 글은 POUM에 대한 오해와 적대감이 팽배했기 때문에 실패했으며, 이후 [카탈로니아 찬가]를 출판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었다.

    정의를 향한 실천적 양심이 녹아 있는 작품

    조지 오웰은 사회 정의에 상당히 민감한 작가이다. 그의 삶은 [인간을 압제하는 모든 형태]를 타파하고 [정의롭지 못한 사회의 희생양]을 구하고자 하는 실천적 저항이었다. 한편 오웰은 5세 때부터 작가적 소명을 인식했다고 밝혔으며, 작품 성향 역시 정의에 대한 갈구가 강하게 드러나고 있다. 오웰은 그의 작품 [동물농장]에서 스탈린을 조소하고 [1984년]에서 철저히 관료화된 중앙집권적 정부의 위험성을 알리고 있다. 이처럼 그의 공적은 주로 당대의 문제였던 계급 의식을 풍자하고 현대 사회의 바닥에 깔려 있는 악몽과 같은 전제주의에 대한 비판을 작품에 정착시킨 데 있다.

    [카탈로니아 찬가] 역시 이러한 작품 경향이 담겨 있으며, 특히 이 소설은 정의를 향한 오웰의 실천적 양심이 녹아 있는 작품이다. 스페인 내전에 대해 현대의 역사학계에서는, 만약 스페인 내전에서 독일의 개입을 유럽이 미리 막았더라면 2차 세계대전은 일어나지 않았으리라는 가정이 팽배하다. 즉 독일이 스페인 내전에서 자신들의 전투력을 실험한 계기가 유럽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기회였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다. 이처럼 다양한 의미를 지닌 스페인 내전이 단지 파시즘에 대한 저항이었을 뿐만 아니라 정의와 평등을 위한 투쟁이었다는 점에서 오웰이 작가적 소명을 발휘할 수 있었다.

    본문중에서

    바르바스트로는 전선에서 먼 곳이었다. 그런데도 박살이 난듯 황량해 보였다. 허름한 제복을 입은 의용병 무리는 추위를 이기려고 거리를 따라 어슬렁거렸다. 거의 무너져내린 벽에는 지난해에 붙은 포스터가 눈에 띄었다. 몇 월 몇 일에 투우장에서 <멋진 황소 여섯 마리>를 죽일 것이라는 광고였다. 포스터의 바랜 빛깔이 어찌나 처량해 보이던지! 그 멋진 황소들과 멋진 투우사들은 지금 어디에 있을까? 그 즈음에는 바르셀로나에서 조차 투우 경기가 거의 열리지 않는 것 같았다. 어떤 이유에서 인지 훌륭한 투우사들은 전부 파시스트들이었다. 우리 소대는 화물차를 타고 시에타모로 갔다. 우리는 그곳에서 서쪽 알쿠비에레로 갈 예정이었다. 알쿠비에레는 사라고사를 마주 보는 전선 바로 뒤쪽에 있는 도시였다. 무정부주의자들은 무려 세 번의 전투 ?에 10월에 시에타모를 점령했다. 도시는 폭격으로 군데군데 부서졌다. 집들은 대부분 총에 맞아 곰보가 되었다. 우리는 해발 450미터 고지까지 올라갔다. 엄청나게 추웠다. 갑자기 자욱한 안개가 소용돌이를 치며 몰려왔다. 화물차 운전사는 시에타모와 알쿠비에레 중간 지점에서 길을 일었다. (이것도 전쟁의 일상적 특징 가운데 하나였다.) 우리는 안개 속에서 몇 시간을 헤맸다. 결국 늦은 밤이 되서야 알쿠비에레에 도착했다. 우리는 누군가의 안내를 받아 진창을 걸어 노새 우리로 갔다. 우리는 왕겨 속에 몸을 파묻고 곧 잠이 들었다.



    왕겨는 깨끗하기만 하면 잠을 자는 데 불편함은 없다. 건초보다야 못했지만 짚보다는 나았다. 아침이 밝아서야 나는 왕겨 속에 빵 부스러기, 찢어진 신문지, 뼈, 죽은 쥐, 깔쭉깔쭉한 우유깡통 조각 따위가 가득하다는 사실을 알았다. 우리는 전선 근처에 온 셈이었다. 전쟁 특유의 냄새를 맡을 수 있을 만큼 가까웠다. 내 경험상 그것은 배설물과 음식 썩는 냄새였다. 알쿠비에레는 폭격을 받은 적이 없었다. 전선 바로 뒤에 있는 대부분의 마을보다 상황이 더 나은 편이었다. 그러나 평화시라 하더라도 스페인의 그 지역을 돌아다녀보면 아라곤 마을 특유의 비참함에 충격을 받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 마을들은 요새와 같은 모습이다. 진흙과 돌로 지은 초라하고 작은 집들이 교회 주위에 밀집해 있다. 봄에도 어디에서건 꽃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집에는 정원이 없다. 뒤뜰만 있는데, 그곳에 가득 깔린 노새의 똥 위에서 비루먹은 날짐승들이 미끄럼질을 친다. 안개와 비가 계속 엇갈리는 궂은 날씨였다. 좁은 흙길은 거대한 진창으로 변해 어떤 곳은 그 깊이가 2피트까지 패였다. 화농부들은 노새가 끄는 꼴사나운 마차를 몰고 지나갔다. 부대가 끊임없이 오가는 바람에 마을은 말할 수 없이 더러웠다. 알쿠비에레에는 수세식 변기나 하수도 같은 것이 없었다. 있어본 적도 없었다. 대문에 발 조심을 하지 않고 마음대로 걸어갈 수 있는 땅을 1평방미터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P.25-27)

    저자소개

    조지 오웰(George Orwell)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903.06.25~1950.01.21
    출생지 인도 벵골
    출간도서 281종
    판매수 109,398권

    1903년 영국 식민지였던 인도 벵골 지방에서 출생했다. 영국의 명문 이튼 스쿨을 졸업하고 인도 제국 경찰로 미얀마에서 근무했다. 하지만 제국주의에 환멸을 느껴 사직하고 5년여 동안 빈민생활을 했다. 이때의 체험이 르포르타주 《파리와 런던의 밑바닥 생활》(1933)에 잘 드러나 있다. 1934년 식민지 백인 관리의 잔혹상을 그린 《버마 시절》, 1937년 잉글랜드 북부 노동자의 가난한 삶을 그린 《위건 부두로 가는 길》을 출간했다. 그 무렵 스페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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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전문번역가로 활동하며 현재 이화여대 통역번역대학원 교수로 재직 중이다. 지은 책으로 《완전한 번역에서 완전한 언어로》 《소설이 국경을 건너는 방법》, 옮긴 책으로 《로드》 《말 한 마리가 술집에 들어왔다》 《책도둑》 《미국의 목가》 《에브리맨》 《울분》 《포트노이의 불평》 《굿바이, 콜럼버스》 《네메시스》 《죽어가는 짐승》 《달려라, 토끼》 《제5도살장》 《하느님 이 아이를 도우소서》 등이 있다. 《로드》로 제3회 유영번역상을, 《유럽 문화사》로 제53회 한국출판문화상(번역 부문)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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