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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의 풍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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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폴란드의 풍차]에서 지오노는 종래의 시적 이미지나 은유를 버리고 갖가지 사건들을 긴박하고 밀도 있게 펼쳐 놓고 있다. 주요 인물은 예전처럼 자연이 아니라 사회적인 관계 속의 인간이며 아울러 주제도 더 이상 인간과 세계의 조화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과 운명의 관계가 취급되고 있다. 그것은 청년 시절의 지오노가 가난한 생활 속에서도 호메로스 와 베르길리우스 등을 읽으며 머릿속에 각인시켰던 인간의 숭고한 존재론이 발현된 것이기도 하다.

    이 작품은 그 줄거리만을 보더라도 5대에 걸친 코스트 가문의 죽음을 다룬 뚜렷한 비극의 성격을 띠고 있다. 폴란드의 풍차라는 한 영지의 소유자인 조제프 씨를 소개하면서 이야기는 그곳에 처음으로 정착한 코스트 가문의 비극을 환기하고 있다. 코스트는 사고로 아내와 두 아들을 연달아 잃고 자신의 비극적 운명을 피해 이곳에 정착한다. 남아 있는 혈육은 두 딸을 운명의 잔인한 손아귀에서 벗어나게 하고자 그는 그녀들을 너무도 평범한 가문의 형제에게 시집 보낸다. 그녀들에게 내려진 운명의 저주가 희석되기를 바란 것이다. 그러나 평화로운 나날도 잠깐, 결혼한 자매가 낳은 아들딸들이 다시 사고로 죽어가면서 이들 가문의 저주는 대물림된다. 마을 사람들은 살아 있는 그들을 <유령>이라 부르며 경계하고 철저한 격리와 비아냥 속에서 그 존재를 무시한다. 코스트의 증손녀인 쥴리는 또래 아이들의 놀림과 괴롭힘 때문에 갑작스런 경련을 일으켜 아름다운 얼굴 반쪽이 흉하게 일그러지는 사고를 겪게 된다. 그런 그녀를 불행 속에서 구해준 것이 바로 조제프 씨이다. 그는 마치 메시아와 같이 등장하여 음울한 영지 폴란드의 풍차를 지상의 낙원으로 가꾸어놓는 마법의 수완을 발휘한다. 그러나 이런 행복도 잠시, 한갓 인간에 지나지 않는 조제프 씨이기에 그 역시 나이가 들어 숨을 거두는 것을 피할 수는 없었다. 조제프 씨의 죽음과 함께 폴란드의 풍차는 다시 예전의 버려진 영지로 전락해버리고 코스트 가문의 마지막 후손인 레옹스는 창녀와 함께 달아나버린다.

    5대에 걸친 코스트 가문의 죽음을 다룬 이 작품은 뚜렷하게 비극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 초월적인 힘에 의해 운명지어진 영웅들이 그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처절한 싸움이 그리스 비극의 골격이라면, 가문에 내려진 저주의 희생물이 되는 코스트 가의 싸움 속에서 우리는 운명에 도전하는 영웅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장 지오노는 작품 속에서 운명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정의내리고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당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도발하고 호소하고 유혹하는 사람의 은밀한 욕망 앞에서 몸을 기울이는 사물들의 지능>이라고 말이다. 그러나 지오노에게는 세계와 삶의 의미는 운명에 도전하거나 운명을 자기 앞에 끌어들이는 사람들에게만 열려 있다. 그는 작품 속에서 그러한 싸움에 동참하는 이들에게만 이름을 부여하고 있다.

    목차

    - 1장
    - 2장
    - 3장
    - 4잗
    - 5장
    - 6장
    - 7장
    - 작품해설

    본문중에서

    문제의 밤을 이야기하기 전에 나는 먼 과거의 일로 거슬러 올라가고자 한다. 이제 우리들의 관심을 끌게 될 여인은 분명 예외적인 인물이었다. 나는 이 여인을 이해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폴란드의 풍차는 이 도시의 서쪽 변두리에서 도로로 약 일 킬로미터 떨어져 있는 별장이다. 사실 벨뷰 산책장은 이 별장 바로 위를 굽어보고 있다. 산책장에서 마음먹고 침을 뱉으면 성채의 지붕 위에 떨어질 것이다. 왜 이 성채를 폴란드의 풍차라고 부를까? 이 점에 대해선 아무도 모른다. 어떤 사람들 말로는 로마에 가는 폴란드 순례자가 이곳에 오두막집을 짓고 기거한 데서 그 이름이 유래했다고도 한다. 제정이 몰락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서 코스트라는 사람이 이 땅을 사서 지금도 남아 있는 저택과 부속 건물을 세웠다. 코스트는 이 지방 출신이었지만 멕시코에서 오랫동안 체류한 후 이곳에 다시 왔다. 그는 몸이 마르고 말이 없는 남자였던 것 같다. 특히 그의 독특한 성격은 지금도 사람들의 기억에 남아 있다. 그는 빵을 베푸는 선량한 마음에서 곧장 피에 굶주른 잔인함으로 치달을 수 있는 격렬하고 급변하는 기질의 소유자였다. 그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해결하려고 부심하다가 끝내는 해결하지 못한 어떤 문제에 사로잡혀있는 것 같았다.

    코스트는 홀아비였지만 딸을 둘 데리고 있었다. 지금도 두 딸의 미모는 사람들 입에 오르내린다. 두 딸은 몇가지 점을 제외하고는 나이가 비슷했다. 내 말을 들으면, 그리고 두 여자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하는 사람의 말을 들으면 혹 우리가 그 여자들을 알고 있다고 여길지도 모르겠다. 그들과 같은 시대에 살았던 사람들은 모두 고인이 되었다. 하지만 두 여자가 갈색머리에 우윳빛 피부를 지녔고, 차갑고 푸른 큰 눈으로 사물을 천천히 바라보았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얼굴은 계란형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사람들 말에 따르면 그들이 걷는 자태는 보는 사람의 입을 딱 벌어지게 할 정도였다고 한다. 아나이스와 클라라는 젊은이들에게 대단한 사랑의 상처를 주었다. 그 여자들에게 접근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또 그 여자들은 사람들과 교제하지도 않았다.
    두 여자는 청혼을 받았다. 이곳에서 결혼을 통해 요구하는 것은 돈이다. 코스트는 <남아돌아갈 만큼> 돈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두 딸이 아무리 아름답다 하더라도 결혼 문제에 있어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는 누구나 알고 있었다. 청혼을 한 집안은 빈틈없고 오만했다. 이 집안은 자기네가 찾는것은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둘 더하기 둘은 넷이라는 사실을 증명하는 수단이라는 것을 분명하게 이해시켰다. 청혼을 한 집안은 이 첫 교전을 위해 전문적인 중매쟁이들을 고용했는데, 특히 오르탕스 양을 이용했다. 이 여자는 앞으로 자주 언급될 것이다. 오르탕스 양은 육체와 정신이 모두 말처럼 강한 여인이었고, 자기 내부로부터 무한히 힘을 길어낼 수 있는 여인처럼 보였다. 사람들은 그녀를 마치 피가 뚝뚝 떨어지는 고기를 먹고, 술을 스트레이트로마시고, 똥물을 뒤집어써도 전혀 개의치 않고, 호전적인 기개로 보라는 듯 모조품을 걸치고 돌아다니는 여자로 묘사하고 있다. 물론 머리는 잘 도는 여자였다. 그녀는 용무가 있을 때면 사교계 출신의 보잘것없고 어리석은, 그리고 유행하는 옷을 판에 박은 듯이 입은 세 명의 여자들을 늘 데리고 다녔다. "일종의 장식 융단이지요." 라고 그녀는 말하곤 했다. "장식 융단이 없으면 외교도 없어요. 내 가치는 주변 사람에 의해서밖에는 돋보이지 않으니까요."

    저자소개

    장 지오노(Jean Giono)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895.03.30~1970.10.08
    출생지 프랑스
    출간도서 8종
    판매수 37,605권

    1895년 프랑스 프로방스 지방의 마노스크에서 태어났다. 집안이 가난하여 학교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열여섯 살부터 은행원으로 취직하여 일했지만, 고전작품들을 탐독하고 습작을 하면서 작가의 꿈을 키워나갔다. 1929년 서른네 살에 첫 작품 [언덕]을 발표하면서 기대를 모았고, 다음 해에 전업 작가가 되기 위해 은행을 그만두었다. 1970년 세상을 뜨기까지 약 30편의 소설과 에세이, 시나리오를 써서 20세기 프랑스의 가장 뛰어난 작가 중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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