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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디두르케

원제 : Ferdydur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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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국내 최초로 소개되는 20세기 문학의 거장 곰브로비치의 대표작

    어느 날 아침 어린 시절로 납치된 소설가가 겪는 흥미로운 모험
    소년의 눈으로 성숙한 세계의 가면을 벗겨내는 신랄한 풍자
    예술과 사회, 문화와 정치를 종횡무진 가로지르는 현란한 서사

    2004년-비톨트 곰브로비치의 해


    현대 문학의 거장으로 꼽히는 폴란드 작가 비톨트 곰브로비치의 대표작 [페르디두르케]와 [포르노그라피아]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으로 출간되었다. 국내에 최초로 소개되는 곰브로비치는 첫 장편 [페르디두르케]를 발표한 뒤 평단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으나 1939년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면서 나치에 의해 금서로 묶여 오랫동안 빛을 보지 못했다. 그러나 1950년대 이후 프랑스에 번역 소개되면서 국제적으로 명성을 얻기 시작하여 지금까지 전 세계 30개국 이상에서 번역 출간되었으며 1968년에는 노벨 문학상 후보로까지 거명되었다.
    곰브로비치는 슐츠, 비트케비치와 함께 조국 폴란드에서 ‘모더니즘 문학 3총사’로 처음 등장한 뒤 지금은 명실 공히 세계적인 현대 문학의 거장으로서 인정받고 있다. '타임스'는 “곰브로비치는 폴란드인으로서의 고뇌보다 인간이 되는 것 자체의 희비극을 중요시한 최초의 폴란드 작가이다.”라는 표현으로 세계 문학사 속에서의 위치를 표현하고 있으며, 수전 손택과 존 업다이크, 질 들뢰즈 같은 세계적인 작가와 학자들 역시 우리 시대의 알려지지 않은 거장으로서 곰브로비치를 평가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특히 [사유하는 존재의 아름다움](청년사, 1994) 등의 에세이적 저작을 통해 중부 유럽의 문학을 알리는 데 주력해 온 밀란 쿤데라는 곰브로비치를 “조이스와 프루스트 사이에 위치하며”, “카프카보다 조금도 부족할 것이 없는 작가”로 꼽는다. 그리고 사르트르가 곰브로비치의 자리를 빼앗으면서 20세기 소설사에서 가장 큰 전환점이 간과되었음을 지적한다. [페르디두르케]가 [구토]보다 일 년 먼저 발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세상에 널리 알려지지 않은 탓에 실존 철학과 소설을 결합시킨 모델이 잘못 제시되었다는 것이다. 쿤데라는 이를 두고 “철학과 소설의 신혼 초야가 서로 따분해하는 가운데 지나가버리고 만, 대단히 유감스러운 결말”이라고 평한다.
    곰브로비치는 풍자적인 서술로 철학적·심리학적인 주제를 다루면서 인간 본성의 그로테스크하고 불합리한 요소를 강조함으로써 현대인의 삶과 문화의 상투성을 폭로하고 있다. 곰브로비치의 도발적인 글쓰기는 문학의 전통적인 가치와 사회의 통념에 저항한다. 그러나 그로테스크하고 풍자적인 유머의 가면 뒤에는 인간의 자유에 대한, 가장 중요한 질문이 숨어 있다.
    1904년 8월 4일 태어난 곰브로비치는 올해로 탄생 100주년을 맞는다. 이에 발맞추어 폴란드 하원에서는 2004년을 곰브로비치의 해로 정하고 연극제와 음악회, 사진전을 비롯한 행사를 기획하고 기념 포스터와 우표를 제작하는 등 대대적인 홍보에 나서고 있다. 폴란드의 문화부 장관이 회장을 임명하는 ‘곰브로비치 위원회’에는 작가의 미망인인 리타 곰브로비치를 비롯하여 1980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시인 체스와프 미워시(Czesław Miłosz) 등이 명예 위원으로서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페르디두르케]는 1937년 폴란드에서 발표된 후 보수적인 평단의 비난과 젊은 지식인들의 열광이라는 대조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킨 출세작이자, 이후 곰브로비치의 작품 세계를 특징짓는 원형과 같은 작품이다. 성숙과 정상성의 가면 뒤에 감춰진 지배의 욕망과 그에 맞서는 미성숙과 비정상성의 도전이라는 철학적인 주제를 다루면서도, 다양한 서사 형식을 동원하여 흥미진진하게 풀어나가고 있다. 이 작품은 2차 세계대전 후 나치에 의해 금지되었고 그 후 폴란드의 정치 상황에 따라 잠깐 복간되었다가 다시 판금되었다. 고국 폴란드에서와는 달리 1950년대 프랑스에 소개되면서 잊혀져 있던 곰브로비치의 명성을 순식간에 재확립한 문제작으로 평가받았다. 서른 살의 작가가 화자이자 주인공인(발표 당시 곰브로비치는 서른세 살이었다.) 1인칭의 예술가 소설이면서, 자신의 어린 시절로 납치되고 성장기를 다시 겪는다는 설정은 환상 소설이자 성장 소설의 외연을 부여한다. 여기에 [페르디두르케]의 저자 자신이 끊임없이 개입하여 역사와 문학, 정치와 예술 전반에 대한 논평을 삽입한다. 중반부에는 저자의 논평을 우화적으로 보여주는 이야기 속의 이야기, 책 속의 책이 단독적으로 삽입된다. 각 장 안에서도 희곡의 틀을 빌려 대화를 구성하거나 각종 편지와 작품을 인용하는 등 과감한 형식 실험이 이어진다. 이처럼 다양한 서사 방식을 통해 [페르디두르케]는 성숙한 세계, 질서 잡힌 체계의 허구성과 폭력성을 다층적으로 드러낸다. 주인공이 겪는 성장기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어른들의 세계, 즉 성숙과 정상의 세계의 본질은 비합리성과 비인간성이라는 통찰이다. 미성숙한 자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의 주된 내용은 성인들의 틀, 정상인의 기준, 기성의 체계를 폭력적으로 강요하는 것일 따름이다. 곰브로비치는 성숙이 미성숙을 끊임없이 지배하고 통제하려 드는 이유를 미성숙에 대한 공포에서 찾았다. 현실의 체계에 대한 불만과 공격은 그것이 성숙의 틀 안에 존재한다면 언제든 수용되고 통합될 수 있다. 그러나 이 틀에 대해 본질적으로 의식조차 못하는 미성숙한 존재들의 반항은 성숙의 기반 자체를 흔들어놓을 수 있는 것이다. [페르디두르케]는 이처럼 열여섯 살로 다시 돌아간 소설가의 눈을 통해 성숙과 미성숙의 대립을 엿보고, 미성숙의 자유로운 힘으로 성숙의 세계를 무너뜨리려는 시도를 보여준다. ( ‘페르디두르케’라는 제목은 곰브로비치가 즐겨 읽던 미국 소설가 싱클레어 루이스의 작품 [배빗]의 등장인물의 이름에서 따온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작품 [페르디두르케]의 내용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줄거리

    [페르디두르케]는 총 열네 개의 장으로 이루어진 소설이다. 화자이자 주인공이 유죠 코발스키는 문단에 발을 들여놓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인생을 절반쯤 살고 난” 인물이다. 서른 살의 나이에도 여전히 현실 적응력이 모자라고 언제나 우왕좌왕한다. 어느 날 잠에서 깨어나면서 어린아이로 변해 버린 자신을 발견하고(물론 겉의 ‘형식’만이다. 내용은 여전히 서른 살이다), 자기의 의지와 상관없이 황당무계한 모험에 빠져 들며 이야기가 시작된다.(1장) 이어지는 두 장(2~3장)은 ‘순진함’을 주입시켜 모두를 어린애로 만드는 것을 교육 철학으로 삼고 있는 학교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저급한 ‘건달’ 미엔투스와 ‘청년’의 가치를 수호하는 시폰의 ‘인상 쓰기’ 대결로 마무리된다. 그 다음 두 장(4~5장)에서는 돌연 지금까지 이어지던 사건을 떠나, 말도 안 되는―정말, 말도 안 되는―얘기가 등장한다. 총합론자 필리도르 박사와 분석론자 안티-필리도르 박사의 ‘진검 승부’ 이야기가 그것이다. 이어 네 장(6~10장)에 걸쳐 주인공이 머무는 또 다른 공간인 므워드지아코프 씨 집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이 그려지는데, ‘현대적 여고생’ 주트카와 주인공의 대립, ‘구닥다리 훈장’ 핌코와 주인공의 대립, 그리고 주트카의 현대성과 핌코가 구현하는 낭만적 과거성의 대립, 이 세 가지가 뒤엉켜 전개된다. 이어(11~12장) 앞의 필리도르 이야기와 대칭을 이루어 다시 필리베르의 이야기가 황당한 내용만큼이나 황당무계한 방식으로 삽입된다. 마지막 두 장(13~14장)은 ‘현대적 여고생’의 집을 떠나 미엔투스와 함께 ‘진정한 머슴’을 향해 떠난 주인공이 유년시절을 보낸 시골 이모의 집에 우연히 머물게 되는 이야기다. 미엔투스의 등장으로 인해 태곳적부터 이어져 내려온 시골 귀족과 하인들의 관계, “주인의 손은 하인의 낯짝과 같은 높이에” 있는 것으로 규정되는 관계가 우스꽝스럽고 기괴한 방식으로 무너지고, 주인공은 역시 얼떨결에 사촌 누이 조시아를 데리고 다시 바르샤바로 떠난다. 그리고 이렇게 끝난다. “그대들이 원한다면 나를 따라 달리라. 낯짝을 두 손으로 감싸고 도망가는 내 뒤를 따라 달리라. 이제 끝이다. 트랄랄라. 이 책을 읽을 사람한테 한마디 하자. 제기랄!”

    추천사

    내가 좋아하는 위대한 작가, 곰브로비치
    - 밀란 쿤데라

    문학은 무정형이라기보다 미완성 쪽에 속한다. 곰브로비치는 그것을 말하고 실천했다.
    - 질 들뢰즈

    터무니없고 눈부시고 전복적이고 대담하고 우스꽝스럽고 훌륭한 작품이다. 신성한 조롱이여 영원하라!
    - 수전 손택

    가장 심오한 현대 작가인 곰브로비치의 작품. 경쾌한 필치와 매력적인 흡입력을 발휘하는 진실하고 재미있는 소설.
    - 존 업다이크

    목차

    1장 납치
    2장 감금, 그리고 작아지기 계속
    3장 움켜쥐기, 그리고 반죽하기 계속
    4장 '어른이며 아이인 필리도르' 서문
    5장 '어른이며 아이인 필리도르'
    6장 매혹, 그리고 젊음을 향해 끌려가기 계속
    7장 사랑
    8장 스튜요리
    9장 저탐, 그리고 현대성 속으로 빠져 들기 계속
    10장 날뛰는 다리들, 그리고 또다시 움켜쥐기
    11장 '어른이며 아이인 필리베르' 서문
    12장 '어른이며 아이인 필리베르'
    13장 머슴, 혹은 다시 붙잡히기
    14장 날뛰는 낯짝들, 그리고 또다시 움켜쥐기

    작품해설 / 수전 손택
    옮긴이의 말
    작가 연보

    본문중에서

    그 화요일, 밤이 끝나고 새벽은 아직 시작되지 않은 시간, 아무런 감성도 매력도 없는 그 시간에 잠에서 깨어났다. 소스라치게 깨어나선, 택시를 잡아타고 역으로 달려가고 싶었다. 그래야만 할 것 같았다. 하지만 막 실행에 옮기려는 찰나, 역에는 내가 탈 수 있는 기차가 없다는 것을, 또 특별히 해야 할 일이 있는 것도 아니라는 사실이 떠올라서 속이 상했다. 흔들리는 희미한 여명 속에서 그대로 누워 있었다. 육체는 극심한 공포에 사로잡혀 정신을 짓눌렀고, 정신은 육체를 짓눌렀다. 결국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을 거라는, 아무것도 변하지 않고 영원히 아무 일도 없을 거라는 생각에, 설사 내가 어떤 계획을 세운다 해도 그야말로 아무 일도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온몸의 근육이 뻣뻣해졌다. 그것은 바로 아무것도 없는 무(無)에 대한 두려움, 공허 앞에서 느끼는 공포, 실재하지 않는 것 앞에서의 뒷걸음질이었다. 그것은 내면이 찢기고 벌어져서 흩어져버리는 순간에 온몸의 세포가 내지르는 생물학적 외침이었다. 하찮음에 대한, 그리고 수치스러운 천박함에 대한 두려움, 녹아 없어지고 산산조각 나는 것에 대한 두려움, 폭려겡 대한 두려움이었다. 나는 내 안에서 두려움을 느꼈고, 또 두려움은 외부에서 나를 위협했다. 가장 심각했던 건, 말하자면 내 온몸의 입자들에 연결된 조롱과 야유의 느낌이, 그러니까 내 육체와 정신의 모든 조각들이 나를은밀하게 비웃고 있다는 생각이 계속 내 몸에 달라붙어 있는 듯했다는 거다.

    (납치/ p.7~8)

    저자소개

    비톨트 곰브로비치(Witold Gombrowicz)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904~1969
    출생지 폴란드 마워쉬쩨
    출간도서 4종
    판매수 860권

    본명은 마리안 비톨트 곰브로비치(Marian Witold Gombrowicz). 1904년 폴란드 동남부 산도미에시 근처의 작은 마을 마워쉬쩨에서 귀족 가문 4남매 중 막내로 태어났다. 바르샤바 김나지움에 이어 바르샤바 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한 그는 파리로 건너가 파리 국제 관계 대학원에 진학한다. 법원에 자리를 얻는 데 실패하자 문학에 대한 관심을 살려 1933년 첫 단편집 [성장기의 회고록]을 출간하고(1957년 '바카카이'라는 제목으로 재출간), 이어 193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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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아주대학교와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프랑스 문학을 공부했으며 프랑스 파리3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자서전의 규약』, 『문학생산의 이론을 위하여』 등 문학 이론서와 『위험한 관계』, 『벨아미』, 『목로주점』, 『주군의 여인』 등의 프랑스 문학 그리고 『달리』와 『몽파르나스의 키키』 등의 그래픽 평전을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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