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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소설 구조를 혁명적으로 전복한 20세기 스페인 문학의 선구자


    현대 소설의 주요 관심사인 자아 반영성의 문제나 메타픽션의 문제를 다룬 우나무노는 1970년대 이후 보르헤스나 마르케스의 새로운 글쓰기와 더불어 주목을 받고 있다. 우나무노는 글쓰기가 작가를 둘러싼 세계의 단순한 기술에 그쳐서는 안 되며, 삶의 구조를 역동적으로 반영하는 거울이어야 한다고 믿는다. 따라서 그의 소설에는 시간성을 가진 삶의 움직임을 어떻게 언어 구조로 형상화할 수 있느냐는 실존적 고민이 담겨 있다.


    여기에 우나무노의 개혁성이 있다. 그는 장르를 그 자체로 분류되는 것이 아니라, 삶에 대한 감정들을 여러 형식으로 표출하려는 욕망의 구조로 보고, 따라서 기존의 글쓰기가 동적인 삶의 메커니즘을 제대로 포착할 수 없다는 회의를 갖게 되었다. 이러한 맥락에서 ?안개?는 “살과 뼈의 인간”이라는 구체적 존재를 어떻게 소설 속에 형상화할 수 있을까라는 인식론이 담긴 대표적인 작품이다. 우나무노가 소설 속의 주인공을 작가인 자신과 대면시키고 논쟁하는 것은 소설을 “하나의 정해진 형태가 아닌 끝없이 다른 것으로 변화될 가능성에 놓인 상태”로 만들기 위함이며, 글의 내재적 논리를 구축하는 장치다.




    20세기 스페인을 대표하는 독특한 사상적 혁명가


    우나무노(Miguel de Unamuno 1864-1936)는 20세기 스페인을 대표하는 지식인이다. 마드리드 대학교에서 4년 만에 철학 및 문학 박사학위를 받고, 6년 뒤 살라망카 대학교의 그리스어 및 문학과 교수가 되었다. 1901년 살라망카 대학교의 총장이 되었으나 1차 세계대전 중 연합국을 공식적으로 지지하여 해직되었고, 프랑스로 강제 추방당했다. 프리모 데 리베라 장군의 독재 정권이 무너진 후 살라망카 대학교로 돌아왔으나, 1936년 10월 프랑코의 팔랑헤 당원을 비난했다가 “지식인에게는 죽음을!”이라는 선고를 받고 또다시 학교에서 쫓겨나 가택연금을 당했다. 이렇게 정치적 희생자가 된 우나무노는 두 달 만에 심장마비로 눈을 감았다. 이처럼 지식인으로서의 투쟁사와 역동적인 정신이 우나무노의 문학에 잘 나타나 있다. 그는 스페인 현대 문학의 전환점을 이룬 “98 세대”를 대표하는 인물로서 문학과 철학이 나아갈 방향을 모색한 작가다.


    정신적 투쟁의 삶을 통해 우나무노는 “자아의 힘”과 “불멸에 대한 의지”를 강조하는 사상가가 되었고, 이러한 그의 철학은 특히 ?안개?에서 사라질 수밖에 없는 운명에 저항하는 아우구스토 페레스를 통해 잘 나타나 있다. 우나무노는 자신이 작품 속에서 신이 된다. 작가는 많은 인물들을 창조했는데, 그 가운데 여자 때문에 상처받은 아우구스토 페레스가 자살할 결심을 하고는 저자, 자신을 창조한 작가를 만나러 간다. 그리고 자신이 허구의 인물이며 안개 속으로 사라지고 마는 그림자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아우구스토는 우나무노에게 항거하기 위해 결국 죽어버린다, 자살일 수도 있고 사랑으로 인한 상심 때문일 수도 있다.




    실존철학자, 남유럽의 키에르케고르


    우나무노는 인간의 가장 핵심적인 욕구를 이성과 갈등하는 불멸 의지로 본다. 이성의 결말은 좌절이므로 인간은 합리주의에서 벗어나 믿음을 옹호해야 한다고 믿는다. “생각이 우리를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긍정성과 부정성이 바로 자신의 생각을 형성하는 것이다.” 과학과 진보에 대한 신뢰는 무너졌다. 불멸에 대한 믿음만이 우리의 의지와 삶을 충족시킬 수 있지만, 도그마적인 믿음은 결코 인간의 이성을 만족시킬 수 없다.


    우나무노는 주체와 역사를 반성적으로 성찰한다는 점에서 기존 체계를 비판한 사상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한편 우나무노의 독특성은 인간과 세계를 바라보는 철학의 출발점을 이성이 아니라 삶 자체에 대한 감정으로 옮겨놓는다는 점이다. “흔히 인간은 이성의 동물이라고 한다. 그런데 (…) 왜 인간을 정서적인 또는 감정이 있는 동물이라고는 말하지 않을까? 인간과 동물들과의 차이는 이성보다는 감정에서 더 뚜렷하게 나타나는데도 말이다.” 한마디로 말해서 철학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도 인간인 것이다. 이 점이 바로 그의 “살과 뼈의 인간”이라는 문학 이론의 출발점이다.




    인간의 위선에 대한 신나는 풍자


    아우구스토의 개 오르페오는 인간의 말 자체가 사물의 본질을 표현하는 데 얼마나 역부족인지 지적한다. “사람은 얼마나 이상한 동물인가! (…) 그는 사물에 이름을 붙이자마자 그 사물을 못 보며 단지 붙였던 이름을 듣거나 쓰인 것을 볼 뿐이다. 언어는 거짓말을 하거나 없는 것을 발명하고 혼동시키는 데 이용된다.” 따라서 우나무노는 인간 이성의 업적인 언어의 질서에 저항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오르페오는 또한 인간의 위선을 신랄하게 비판한다.

    “인간은 병에 걸린 동물이다. 항상 병들어 있다! 단지 잠잘 때만 건강을 누리는 것 같다. 그런데 항상 그런 것도 아니다. 왜냐하면 때로는 잠을 자면서까지 말하기 때문이다! (…) 세상 무엇보다도 위선적 동물인 인간이 파렴치하고 뻔뻔스러운 일을 표현할 때 견유주의(犬儒主義)라고 부르는데, 이것은 개 같은 짓을 의미한다. 언어는 인간을 위선자로 만들었다. 그들이 파렴치한 것을 견유주의라고 부른다면 위선을 인간주의라고 불러야 할 것이다.”


    “그가 나와 상의하려고 내게 말을, 말을, 말을 하는 동안 나는 그를 이해했지. 그는 그렇게 상의하면서 내게 말을 할 때 자신 안에 있는 개에게 말했던 거지. (…) 그는 개 같은, 매우 개 같은 인생을 산 사람이다! 그리고 그 두 사람이 우리 주인에게 한 짓은 최상의 개 같은 짓, 아니 최상의 인간다운 짓이다! 마우리시오가 우리 주인에게 한 짓은 남자다운 짓이었고, 에우헤니아가 우리 주인에게 한 짓은 여자다운 짓이었다! 불쌍한 나의 주인!”

    저자소개

    미겔 데 우나무노(MIGUEL DE UNAMUNO)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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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나무노는 20세기 스페인을 대표하는 지식인으로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철학가이자 소설가, 극작가이며 시인이다. 그는 스페인 북부의 항구도시 빌바오에서 중산층 가정의 아들로 태어나, 6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 홀어머니 밑에서 자랐다. 소년 시절부터 데카르트, 헤겔, 칸트 등 철학서적을 탐독하여 지적인 조숙함을 보였고, 16살 나이로 마드리드 국립대학에 입학하여 4년 만에 철학 및 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또 6년 뒤에는 살라망카 대학교에서 교수로 부임했고, 37살에는 그 대학교의 총장으로 선임되었다. 1914년 1차 세계대전 중 그는 연합국을 공식적으로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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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려대학교 서어서문학과 및 같은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스페인 마드리드 콤플루텐세 대학교에서 스페인 문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고려대학교 스페인·라틴아메리카 연구소 연구교수다.
    스페인 문학과 문화에 관련한 다수의 논문을 썼으며, 저서로는 [스페인 현대 소설론], [작품으로 읽는 스페인 문학사](공저)가 있고 역서로는 [안개], [서정시집·전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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