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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나를 끌고 당신에게로 간다 : 시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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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우리는 시의 말이 증언하는 저 알려지지 않은 시간의
‘어디에선가’, 어떻게든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한국 현대 시의 고유명사, 문학과지성 시인선의
반세기에 가까운 언어적 모험의 역사를 기념하는
600호 ‘시의 말’

반세기 가까이 언어적 모험을 이어오며 한국 현대 시의 고유명사로 자리매김한 문학과지성 시인선이 지닌 고유한 특징은 시집을 마무리하는 지점에서 다시 등장하는 또 하나의 ‘새로운 글’에서도 발견될 수 있습니다. 600호 시인선을 기념하여 지난 500번대 시집의 뒤표지에 담긴 글들을 묶으면서 시나 산문이라는 익숙한 이분법으로 이해하는 것이 가능하지 않은 이 독특한 위치의 글쓰기를 우리는 이제 새로운 이름으로 정의합니다. ‘시의 말’은 미지로 나아가는 말의 운명을 시험하며 씌어진 글입니다. 이 뜻깊은 작업을 통해 시적 언어의 탄생과 연관된 중요한 통찰로 이어지는 귀한 시간을 독자와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앞날개, ‘시집 소개글’

출판사 서평

한국문학의 ‘최초’와 ‘최대’를 열고
‘최고’의 위치에 선 시집 시리즈!
문학과지성 시인선이 통권 600호를 출간한다. 1978년 황동규의 『나는 바퀴를 보면 굴리고 싶어진다』를 첫번째 시집으로 펴낸 이후 46년 만의 일이다. 문학과지성 시인선은 첫 시집 출간 이후 12년 만인 1990년, 그때까지 출간된 99권 시집의 시인 60명의 작품을 선하여 100호 기념 시선집 『길이 끝난 곳에서 길은 시작되고』(김주연 엮음)를 펴낸 뒤 짧게는 6년, 길게는 8년 간격으로 새로운 백 번대의 시작을 알리며 기념 시선집을 출간해왔다.
1997년 출간한 200호 기념 시선집 『시야 너 아니냐』(성민엽·정과리 엮음)는 100번대의 시집에서 ‘서시’ 성격의 시 98편을 모은 시선집으로, 문학과지성 시인선은 이때부터 이미 한국 시집 시리즈 중 ‘최초’로 200권을 돌파한 ‘최대’ 종수의 시리즈로서 독보적인 행보를 시작하고 있었다. 비단 양적인 측면에서만이 아니라, 당대 시인들이 다양하게 추구하는 시적 작업을 발 빠르게 담아내며 한국 현대 시사의 경향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중요하게 평가될 만한 성취를 이루어낸 것이다.
2005년 출간된 300호 기념 시선집 『쨍한 사랑 노래』(박혜경·이광호 엮음)는 200번대 시집에서 ‘사랑’을 재해석한 시 99편을 묶었다. 이때부터는 본문의 서체와 크기, 자간과 행간, 글줄 길이, 여백 등을 새롭게 단장하여 가독성을 높이는 데 힘을 기울였다. 이와 함께 표지 디자인에 대해서도 다양한 의견이 나오기 시작하였는데, 새로운 시도에 대한 깊은 고민이 있었지만 문학과지성 시인선의 고유한 이미지를 이어나가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이후로도 시대의 흐름 속에서 더욱 치열한 고민을 거듭하며 문학과지성사는 이 귀한 전통을 견실히, 그러나 그 안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도모하며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2011년 출간된 400호 기념 시선집 『내 생의 중력』(홍정선·강계숙)은 300번대 시집의 시인들이 ‘시인의 초상’을 테마로 직접 한 편의 시를 선하여 묶었다. 33년간 400권의 시집을 발간한 이 ‘첫’ 시집 시리즈를 두고 문학평론가 신형철은 한 칼럼에 이렇게 썼다. “이것은 어느 출판사가 33년 동안 시를 포기하지 않았다는 뜻이 아니라, 한국 사회가 시를 포기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보면 이건 좀 놀라운 일이다”(「영원히 시를 포기하지 말기」, 『한겨레21』2011년 10월 14일). 그러나 놀라기엔 너무 일렀다. 문학과지성 시인선의 ‘최초’와 ‘최대’는 이후로도 그칠 줄 모르고 계속 이어지고 있다.
2017년 출간된 500호 기념 시선집 『내가 그대를 불렀기 때문에』(오생근·조연정 엮음)는 앞선 시선집들과는 조금 다르게 기획되었다. 100호부터 400호까지의 기념 시선집이 앞서 출간된 99권의 시집에서 한 편의 시를 선하여 묶어왔던 것과 달리 500호 시선집은 시리즈 내 전종을 대상으로 초판이 출간된 지 10년이 지나도록 독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으며 세월에 구애됨 없이 그 문학적 의미를 갱신해온 시집 85권을 선정하여, 해당 시집의 저자인 65명의 시인마다 2편씩의 대표작을 골라 총 130편을 한데 묶었다.
그리고 7년이 채 되지 않은 2024년 4월, 문학과지성 시인선은 조금 더 특별한 통권 600호를 펴낸다. 지금까지의 시선집과 달리 엮은이가 없기도 하거니와 그 자리에 새로운 이름이 들어가 있다. ‘시집’도 ‘시선집’도 아닌 ‘시의 말’. 501번째 시집부터 599번째 시집까지, 총 99편의 시집 뒤표지 글을 묶은 ‘시의 말’ 『시는 나를 끌고 당신에게로 간다』이다.

“시의 말은 시도 모르게,
시인은 더욱 모르게 나타나는 것이다”
여러 출판사에서 현재 출간되고 있는 시집 시리즈는 ‘시인의 말’ ‘시’ ‘해설’ 혹은 ‘시인의 산문’을 싣는 식으로 비슷한 구성을 취하고 있다. 이 가운데 다른 시집 시리즈와 구별되는 문학과지성 시인선만의 고유한 특징은 다름 아닌 뒤표지에 시인이 쓰는 또 하나의 글이다. 이 ‘새로운 글’에는 정해진 형식도 없고, 관련하여 시인에게 전하는 별도의 요청 사항도 없으며, 전적으로 시인의 자율에 맡긴다. 하여 단 한 문장이 들어가기도, 뒤표지를 빼곡하게 채우기도, 텍스트로 읽히지 않는 어떤 이미지를 보여주기도 하면서 산문이면서 시이기도 한, 시인 듯하지만 시가 아닌, 시나 산문이라는 익숙한 이분법으로 이해하는 것이 가능하지 않은 독특한 위치의 글쓰기가 탄생했다.
또 한 번의 새로운 백 번대의 문을 열며, 501부터 599까지 지난 99권 시집의 뒤표지 글을 한데 모은 이번 기획은 바로 이러한 문학과지성 시인선의 고유성을 다시금 확인함과 동시에 지난 한 시기를 문학과지성 시인선과 함께한 시집을 시가 아닌 또 다른 위치에서 바라보는 특별한 기회가 될 것이다.

시의 말이었다! 시가 하는 말이었다. 시인 없이 시가 하는 말이었다. 오로지 시의 말이었다. 시가 생물로 온 순간, 시가 생물로 바뀐 순간, 그곳에서 펄떡이는 말이었다. 이제야 왜 먼저 뒤표지 네모 속 문장을 읽었는지를, 그곳에 고요하게 머물게 되었는지를 알게 되었다. 시의 말은 시도 모르게, 시인은 더욱 모르게 나타나는 것이다. 읽을 때도 모르게 존재하는 것이다. 그 지점을 정확하게 포획한, 이 절묘한 배치.
-이원, 「전위에서 사랑까지, 한국 현대 시의 희귀하고 고유한 역사」, 『문학과사회』 2024년 봄호, p. 352.

‘시집’으로도 ‘시선집’으로도 이름 붙일 수 없는 이 책의 이름을 ‘시의 말’이라 부르게 된 데에는 지난 『문학과사회』 2024년 봄호 〈문학과지성 시인선 통권 600호 기념〉 기획란에 실린 이원 시인의 글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뒤표지에 들어가는 글의 무게감을 독자로서, 또 직접 써본 시인으로서 경험하며 어느 순간 그것이 시인 없이 시가 하는 시의 말이었음을 알게 되었다는 그의 글을 통해, 이번 600호 발문을 쓴 문학평론가 강동호는 “시도 모르게, 시인은 더욱 모르게 나타나는 것” “읽을 때도 모르게 존재하는 것”이라는 “이원 시인이 힌트처럼 제시한 저 ‘모름’에 주의를 기울이면, 의외로 시적 언어의 탄생과 연관된 중요한 통찰 하나에 도달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설파한다. “시는 미지에서 출발하여 미지를 향하는 궤적을 그리며 시적인 말의 근원, 목표, 그리고 방법을 하나로 통합시키고, 급기야 시의 주체까지도 미지의 상태에 이르게” 하는데, “자신의 말이 도달하는 장소를 예측할 수 없다는 점에서, 이러한 모험의 시간이 전면화하는 것은 다시 한번 미지의 시간, 나아가서는 미지로서의 자기 자신”이라는 것이다. 강동호는 또한 “시적인 말이 미지에서 출발하여 미지를 향하고, 그것이 자기 자신의 존재를 함축하고 있다는 사실은 시가 무언가에 대한 명료한 진술과 표현, 요컨대 고백의 언어로 설명되기 어렵다는 점을 새삼 강조”한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처럼 불가능한 자기 자신에 대한 증언이 예외적으로 시도될 수 있는 자리에서 ‘시의 말’을 다시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역설한다.

시의 말은 미지에 대한 증언이면서, 동시에 미래를 향한 증언이기도 합니다. 시적 증언에 포함된 전망적 성격은, 시가 현재의 한계 속에서 동시에 미래를 함께 본다는 의미까지도 내포합니다. [……] 아직 적합한 시제를 부여받지 못한 미정형의 시간을 향한 집중 속에서 시는 예측하지 않고, 예견하지 않으면서도 미래를 향해 말을 건네고, 미래를 향한 증언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그 증언의 메시지를 우리는 희망이라고 이름 붙일 수 있을 것입니다.
-강동호 발문, 「미지를 향한 증언-시가 우리에게 건네는 말」에서

그러므로 600호를 기념하는 자리에 미지에 대한 증언이자 미래에 대한 증언으로서의 ‘시의 말’을 놓은 것은 단순히 반세기 가까이 이어온 시간과 ‘최초’와 ‘최대’라는 성취에 대한 자축의 의미가 아니라 여기서 다시, “새로운 세계를 꿈꿀 수 있는 가능성”을 찾고자 함이다. 이 한 권에 담긴 것은 500번대의 시의 말 99편이지만, 그것이 품고 있는 세계는 미처 다 담지 못한 앞선 약 500권에 달하는 시의 말의 깊이를 포함하고 있다. 『시는 나를 끌고 당신에게로 간다』라는 이 책의 제목을 문학과지성 시인선 309 허수경 시집 『청동의 시간 감자의 시간』의 뒤표지 글에서 가져온 이유가 여기에 있다.

어떤 이는 말[言]을 부리고 어떤 이는 말과 놀고 어떤 이는 말을 지어 아프고 어떤 이는 말과 더불어 평화스럽다. 말은 나를 데리고 어디로 가고 말은 나를 끌고 당신에게로 가곤 했다. 더운 말 차가운 말, 꿈과 불과 어둠과 전쟁의 말. 나는 나를 부리고 간 말들이 이를테면 2003년 가을 어느 날, 경찰이 되어 어린 딸아이와 늙은 어미를 먹이기 위해 검문소 앞에 줄을 서 있다 폭탄 테러를 당해서 죽은 한 이라크인을 위해 있었으면 했다. 말로 평화를 이루지 못한 좌절의 경험이 이 현대사에는 얼마든지 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허수경, 『청동의 시간 감자의 시간』(문학과지성사, 2005) 뒤표지 글에서

이제는 우리 곁에 없는 시인이 과거에 쓴 ‘시의 말’에서 현재의 증언을 읽어내며,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언제나 생생하게 우리 곁에 살아 있는 시를 확인하는 일. “철저하고도 냉정한 비관을 경유해야만 겨우 만날 수 있는 미지의 희망, 결코 소멸될 수 없는 진실의 다른 이름”(강동호)을 대면하는 일은 이렇게 가능해진다.
독자들은 시가 우리를 끌고 기어이 미래를 향해 가리라는 믿음을 발견하는 소중한 경험을 문학과지성 시인선 통권 600호 시의 말 『시는 나를 끌고 당신에게로 간다』에서 함께하게 될 것이다.

문학적 사건을 넘어 살아 있는 역사로 기록되는
한국 현대 시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반세기 가까이 이어져온 문학과지성 시인선의 언어적 모험의 역사는 그 어느 때보다 뜨겁게, 현재진행형이다.
13년 전 신형철은 “한 나라의 상상력의 영토는 국가 총면적보다 넓다. 이 400권의 시집이 품고 있는 상상력의 나라는 최소한 남한의 면적보다는 더 넓을 것이다”라고 했지만, 이제 여기 600권에 이르러 문학과지성 시인선의 상상력의 나라는 우리나라를 넘어 세계로 거침없이 뻗어 나가고 있다. 황지우의 『어느 날 나는 흐린 주점에 앉아 있을 거다』(1998)가 2003년 독일에서 번역 출간된 것을 시작으로 황동규, 정현종, 김광규, 마종기, 오규원, 이성복, 김혜순, 최승자, 기형도, 이원, 송찬호, 유하, 김행숙, 진은영, 이수명, 김중식, 이민하, 한강, 문태준, 강정, 서정학, 신해욱, 이장욱, 곽효환, 김이듬, 이영주, 심보선, 하재연, 오은, 유희경, 이혜미, 임솔아 등의 시집이 해외에서 번역 출간이 되었거나 출간을 앞두고 있다. 언어권도 가장 많은 영어를 비롯해 일본어, 프랑스어, 태국어, 중국어, 스페인어, 페르시아어, 독일어, 러시아어, 몽골어, 아랍어, 체코어 등으로 다양하다. 단일 시집으로 가장 다양한 언어권으로 수출된 시집은 이성복의 『아, 입이 없는 것들』(2003)로 러시아, 미국, 독일, 프랑스 4개국에서 번역 출간되었고, 해외에서 가장 많은 시집을 출간한 시인은 김혜순으로 『당신의 첫』(2008)이 2009년 프랑스에서, 『슬픔치약 거울크림』(2011)이 2011년 미국과 프랑스에서, 『피어라 돼지』(2016)가 2016년 미국에서, 『한 잔의 붉은 거울』(2004)이 2016년 프랑스와 2019년 미국에서, 『불쌍한 사랑 기계』(1997)가 2016년 미국에서, 『날개 환상통』(2019)이 2023년 미국과 2024년 프랑스(출간 예정)에서 출간되었다. 특히 2023년 5월 미국 뉴디렉션에서 출간된 『날개 환상통』은 『뉴욕타임스』의 ‘2023 올해 최고의 시집 5권’과 『워싱턴포스트』의 ‘2023 올해 최고의 시집 11권’에도 선정되며 독보적인 행보를 보여주다가, 지난달(2024년 3월) ‘2023년 전미 도서비평가협회상’ 시 부문 수상으로 한국문학의 새 역사를 쓰기에 이르렀다. 이 외에도 김이듬의 『히스테리아』(2014)와 이영주의 『차가운 사탕들』(2014)이 각각 2019년과 2022년에 미국 문학번역가협회가 주최하는 루시엔 스트릭 번역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한편 故오규원 시인의 디자인, 故김영태 시인과 이제하 작가의 캐리커처로 구성된 문학과지성 시인선은 그동안 황토색(1~100), 청색(101~199), 초록색(200~299), 밝은 고동색(300~399), 군청색(400~499), 자주색(500~599)으로 백 번대마다 테두리의 바탕색을 바꿔왔는데, 600번대의 색은 바닷빛과 하늘빛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파란색으로 결정되었다. 특히 지금까지 유지해오던 아트지의 유광 코팅에서 과감하게 벗어나 무광 코팅에 종이의 질감을 살리는 방식을 취한 것이 인상적이다. 그 외 표지의 세부적인 배열과 본문 서체와 크기, 자간과 행간, 글줄 길이, 여백 등도 전체적인 수정을 거쳤다. 표지에 실리는 캐리커처는 시인의 개별적인 요구가 없는 한 이제하 작가가 계속 그려나갈 예정이다.
시인선 표지는 백 번대가 넘어가는 시기뿐만 아니라 언제나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다. 2000년에 진행한 디자인페스티벌과 2023년 서울국제도서전 등에서 한정판 리커버 에디션을 출간하며 새로운 도전으로 독자들의 호응을 받기도 했으며, 과감한 변화에 대한 구체적인 방향 제시와 나아가 적극적인 시도가 있었음도 물론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큰 틀을 바꾸지 않은 채 유지하고 있는 이유는 지금보다 더 나은 디자인이 나오지 않아서도 아니고, 변화에 대한 요구에 귀를 닫고 있어서는 더더욱 아니다. 가장 마지막 순간에 그럼에도 다시, 시가 끌고 가는 곳이 바로 여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46년의 시간이, 그보다 많은 시인이, 그보다 많은 시집이, 무엇보다 문학과지성 시인선의 시와 함께 살고 있는 그보다 많은 독자의 마음이 그 한편에 녹아 있음을 알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이 문학과지성 시인선의 귀중한 전통이라는 것을 잊지 않고 이를 견실히 이어가겠다는 문학과지성사의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

축하와 기쁨을 함께 나누는 자리도 마련할 예정이다. 4월 19일(금)~20일(토) 양일간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위치한 카페 어피스오브(서울 마포구 와우산로134 1층)에서 열리는 팝업 스토어에서는 문인과 독자가 함께 이어가는 600분 릴레이 낭독회와 필사 코너, 각종 이벤트 등이 마련된다. 또한 현장에서만 구매 가능한 600호 기념 한정판을 만날 수도 있으니 많은 독자의 참여를 바란다.

추천사

김언(시인)
문학과지성 시인선으로 선보여온 600권의 시집은 특정 출판사의 시적 이력을 넘어 1970년대 이후 한국 현대 시의 역사를 상징적으로 대변한다.

이장욱(시인)
말하자면 문지 시인선은 한국 시의 변화를 추동해왔으면서 동시에, 시인선 자체가 시대적 변화의 성실한 반영인 셈이다……

이원(시인)
문지 시인선은 여전히 전위의 정점과 깊이의 최전선을 호명하고 포용한다. 출발이 그랬던 것처럼 지금까지도 시를 가장 우위에 둔다. 다른 요소와 순위를 바꾸지 않는다. 그것이 문지 시인선의 힘이고 역사이고 고유성이다. 시인도 독자도 그걸 안다.

김기택(시인)
600권의 시집은 최근 45년간 우리 시가 걸어온 길을 보여주는 지도 같다.

목차

501 | 이원 | 사랑은 탄생하라
502 | 장수진 | 사랑은 우르르 꿀꿀
503 | 이병률 | 바다는 잘 있습니다
504 | 김언 | 한 문장
505 | 최두석 | 숨살이꽃
506 | 황혜경 | 나는 적극적으로 과거가 된다
507 | 조은 | 옆 발자국
508 | 유희경 | 우리에게 잠시 신이었던
509 | 정한아 | 울프 노트
510 | 이수명 | 물류창고
511 | 강성은 | Lo-fi
512 | 이영광 | 끝없는 사람
513 | 김중식 | 울지도 못했다
514 | 최승호 | 방부제가 썩는 나라
515 | 김선재 | 목성에서의 하루
516 | 김명인 | 이 가지에서 저 그늘로
517 | 곽효환 | 너는
518 | 기혁 | 소피아 로렌의 시간
519 | 박준 | 우리가 함께 장마를 볼 수도 있겠습니다
520 | 이제니 | 그리하여 흘려 쓴 것들
521 | 류인서 | 놀이터
522 | 위선환 | 시작하는 빛
523 | 박미란 | 누가 입을 데리고 갔다
524 | 임지은 | 무구함과 소보로
525 | 송재학 | 슬프다 풀 끗혜 이슬
526 | 김형영 | 화살시편
527 | 김혜순 | 날개 환상통
528 | 하재연 | 우주적인 안녕
529 | 윤병무 | 당신은 나의 옛날을 살고 나는 당신의 훗날을 살고
530 | 성윤석 | 2170년 12월 23일
531 | 장승리 | 반과거
532 | 이영주 | 어떤 사랑도 기록하지 말기를
533 | 이설빈 | 울타리의 노래
534 | 김승일 | 여기까지 인용하세요
535 | 신해욱 | 무족영원
536 | 김민정 | 너의 거기는 작고 나의 여기는 커서 우리들은 헤어지는 중입니다
537 | 최정진 | 버스에 아는 사람이 탄 것 같다
538 | 조용미 | 당신의 아름다움
539 | 이지아 | 오트 쿠튀르
540 | 강혜빈 | 밤의 팔레트
541 | 장현 | 22: Chae Mi Hee
542 | 허연 | 당신은 언제 노래가 되지
543 | 김행숙 | 무슨 심부름을 가는 길이니
544 | 김유림 | 세 개 이상의 모형
545 | 마종기 | 천사의 탄식
546 | 이기성 | 동물의 자서전
547 | 임승유 | 나는 겨울로 왔고 너는 여름에 있었다
548 | 황동규 | 오늘 하루만이라도
549 | 신영배 | 물안경 달밤
550 | 안태운 | 산책하는 사람에게
551 | 이성미 | 다른 시간, 다른 배열
552 | 백은선 | 도움받는 기분
553 | 이민하 | 미기후
554 | 윤지양 | 스키드
555 | 김용택 | 나비가 숨은 어린나무
556 | 김경후 | 울려고 일어난 겁니다
557 | 이혜미 | 빛의 자격을 얻어
558 | 윤은성 | 주소를 쥐고
559 | 함성호 | 타지 않는 혀
560 | 이시영 | 나비가 돌아왔다
561 | 권박 | 아름답습니까
562 | 박지일 | 립싱크 하이웨이
563 | 임지은 | 때때로 캥거루
564 | 안미린 | 눈부신 디테일의 유령론
565 | 김중일 | 만약 우리의 시 속에 아침이 오지 않는다면
566 | 이수명 | 도시가스
567 | 김혜순 | 지구가 죽으면 달은 누굴 돌지?
568 | 황혜경 | 겨를의 미들
569 | 김선오 | 세트장
570 | 이지아 | 이렇게나 뽀송해
571 | 김리윤 | 투명도 혼합 공간
572 | 진은영 | 나는 오래된 거리처럼 너를 사랑하고
573 | 김기택 | 낫이라는 칼
574 | 정현종 | 어디선가 눈물은 발원하여
575 | 황인숙 | 내 삶의 예쁜 종아리
576 | 이우성 | 내가 이유인 것 같아서
577 | 박라연 | 아무것도 안 하는 애인
578 | 이기리 | 젖은 풍경은 잘 말리기
579 | 조시현 | 아이들 타임
580 | 김광규 | 그저께 보낸 메일
581 | 이자켓 | 거침없이 내성적인
582 | 이소호 | 홈 스위트 홈
583 | 이하석 | 기억의 미래
584 | 심지아 | 신발의 눈을 꼭 털어주세요
585 | 오은 | 없음의 대명사
586 | 최두석 | 두루미의 잠
587 | 강혜빈 | 미래는 허밍을 한다
588 | 김명인 | 오늘은 진행이 빠르다
589 | 김소연 | 촉진하는 밤
590 | 이린아 | 내 사랑을 시작한다
591 | 곽효환 | 소리 없이 울다 간 사람
592 | 성기완 | 빛과 이름
593 | 변혜지 | 멸망한 세계에서 살아남는 법
594 | 박세미 | 오늘 사회 발코니
595 | 김정환 | 황색예수 2
596 | 김이강 | 트램을 타고
597 | 김안 | Mazeppa
598 | 장수진 | 순진한 삶
599 | 이장욱 | 음악집

발문 미지를 향한 증언·강동호
수록 시인 소개
문학과지성 시인선 001~500

본문중에서

시는 과거나 현재에 관해 말하는 순간에도 이미 자신도 알지 못하는 미래의 타자를 향해 말을 건넵니다. 시가 증언하는 미지의 진실이, 알려지지 않은 시간, 도래하지 않은 시간으로서의 미래를 함축하기 때문입니다.
시인이 자신의 언어에게 주도권을 넘겨주고 그것이 어디로 가는지를 나지막이 지켜본다는 말은, 그것이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누군가의 삶에까지 도달할 수 있으리라는 단단한 긍정과 신뢰의 표현입니다. 그러므로 우리 사회가 시를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은, 미래를 향해 시가 건네는 희망의 증언에 귀 기울이는 사람들이 아직 남아 있음을 증거하며, 여전히 인간에 대한 믿음이 포기되지 않고 있음을 증언합니다. 그 증언의 진실성을 신뢰하는 증인들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시의 말이 촉구하는 진실에 대한 비전과 함께 시는 우리를 끌고, 기어이 미래로 갈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시의 말이 증언하는 저 알려지지 않은 시간의 “어디에선가”, 어떻게든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 강동호 발문, 「미지를 향한 증언 -시가 우리에게 건네는 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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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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엮은이 소개

▶『문학과지성사 한국문학선집 1900~2000』_시

최동호
1948년 수원 출생.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및 같은 과 대학원 졸업. 현재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저서로는 『현대시의 정신사』(열음사, 1985), 『불확정시대의 문학』(문학과지성사, 1987), 『한국현대시의 의식현상학적 연구』(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소, 1989), 『평정의 시학을 위하여』(민음사, 1991), 『삶의 깊이와 시적 상상』(민음사, 1995), 『디지털 문화와 생태시학』(문학동네, 2000), 『진흙 천국의 시적 주술』(문학동네, 2006) 등이 있고, 주요 논문으로는 「정지용의 산수시와 은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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