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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긴 편지 [양장]

원제 : UNE SI LONGUE LETT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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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내가 이런 남자를 열정적으로 사랑했다니.
    그에게 내 인생의 30년을 바쳤다니.
    그의 아이를 열두 번이나 품었다니.


    피해 갈 수 없는 아프리카의 목소리. 단 두 편의 소설을 발표하고 30년간 아프리카 문학을 대표해 온 작가, 마리아마 바의 첫 소설이자 대표작 [이토록 긴 편지]가 열린책들에서 국내 초역으로 출간되었다. 1979년에 프랑스어로 출간된 후 20여 개국 언어로 번역되어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작품이다. 이 작품으로 작가 마리아마 바는 이듬해 [노마]상의 첫 수상자가 되는 영예를 안았다. 현대 아프리카 여성의 1세대이지만 여전히 이슬람 전통의 영향 아래 있는 50대 여성 라마툴라이가 친구 아이사투에게 쓴 편지 형식으로 일부다처제를 둘러싼 두 여인의 고통과 선택, 새로운 삶에서의 번민을 담아냈다. 세네갈의 엘리트 여성으로, 12년간 교사 생활을 하고 세 번의 결혼과 이혼 끝에 아홉 자녀를 홀로 키운 작가 자신의 경험과 무관하지 않은 소설은, 이슬람 전통에 눌린 모든 아프리카 여성의 고민, 더 나아가 자신이 처한 환경으로 인해 크고 작은 선택의 기로에 놓인 모든 현대의 여성들의 고민에 대한 이야기일 수 있다.

    딸의 친구를 새 아내로 얻은 남편이 죽은 뒤 40일간의 복상 기간 동안 라마툴라이는 친구 아이사투에게 편지를 쓴다. 아이사투 또한 일부다처제에 희생되었지만 그녀는 이혼과 홀로서기에 성공했다. 그럼에도 작가는 아이사투의 [새 삶]이 아닌 라마툴라이의 [지난 고통] 속으로 독자를 이끈다.

    현대 아프리카 여성으로 살아간다는 것,
    굴레 속에서, 거듭되는 선택의 기로에 선다는 것


    현대 아프리카 여성의 사랑과 결혼, 육아에 대한 가장 생생한 증언이기도 한 [이토록 긴 편지]는 시누이들에 의해 남편을 잃은 여인의 머리가 풀어헤쳐지는, 이슬람식 장례의 풍경으로 시작된다. 이 장례는 40일간 계속되며, 주인공인 라마툴라이는 그 기간 동안 자신의 지난 삶에 관한 이야기를 꺼내 놓는다. 라마툴라이 곁에 있는 어린 여자, 그녀 남편의 둘째 부인이자 딸의 친구이기도 한 비느투가 이야기를 시작하는 직접적인 계기이며 이야기의 청자는 멀리 미국에 있는 친구 아이사투이다. 장례와 이어지는 재산 상속 과정에서 라마툴라이가 겪는 심경은 그녀가 내뱉는 참혹한 말로 대변된다. [나는 암흑 속에서 죽어 가는 세상의 맹인들을 생각하고, 간신히 몸을 끌고 다니는 세상의 마비 환자들을 생각해. 또한 질병 때문에 사지를 절단당하는 세상의 나병 환자들을 생각해.]

    이 소설은 두 여성의 운명에 관한 이야기다. 남성 중심의 전통과 관습에 의해 자유를 억압당하고 권리를 박탈당해 온 여성으로서, 식민지 지배에서 해방되어 자립의 길을 걷기 시작한 아프리카 국가의 시민으로서, 특히 일부다처제의 관습에 묶인 이슬람 문화권의 여성으로서 이들이 겪는 어려움과 고통, 그리고 이들의 선택에 관한 이야기다. (…) 전통과 근대화의 물결 사이에서 생겨나는 괴리와 세대 간의 갈등, 교육 문제 등 식민지 이후 많은 아프리카 국가들이 겪은 다른 사회적 문제들도 이야기되고 있다.
    (/ 역자 해설 중에서)

    일부다처제의 폐습으로 인생의 큰 굴곡을 겪게 된 라마툴라이와 아이사투. 그녀들 외에도 이 작품에는 여러 상황 속에 놓인 다양한 여성상이 등장한다. 왕족 출신으로 아들이 신분 낮은 세공장이의 딸인 아이사투와 결혼한 데 앙심을 품고 결국 새 며느리를 들이고 마는 아이사투의 시어머니, 가난에서 벗어날 요량으로 딸을 늙은 남자와 결혼시키는 비느투의 어머니, 이들이 1세대, 라마툴라이와 아이사투가 2세대라면, 서구화의 물결에 휩쓸려 유행을 좇지만 자유분방하고 합리적인 사고를 하는 라마툴라이의 딸들, 혼란 속에서 자라나는 3세대 여성들이 있다. 그녀들은 모두 각기 다른 입장을 가지는 듯 보이지만, 어찌 보면 모두 굴레 속에서, 거듭되는 선택의 기로에 서야만 하는지도 모른다.

    [이토록 긴 편지]는 열린책들이 2009년 말 펴내기 시작한 [열린책들 세계문학] 시리즈의 170번째 책이다. [열린책들 세계문학]은 젊고 새로운 감각으로 다시 태어난 고전 시리즈의 새 이름으로, 상세한 해설과 작가 연보로 독자들의 깊이 있는 이해를 돕는 한편 가볍고 실용적인 사이즈에 시선을 사로잡는 개성 있는 디자인으로 현대적 감각을 살렸다. 앞으로도 열린책들은 세계 문학사의 걸작들을 [열린책들 세계문학] 시리즈를 통해 계속 선보일 예정이다.

    열린책들 세계문학

    낡고 먼지 싸인 고전 읽기의 대안
    불멸의 고전들이 젊고 새로운 얼굴로 다시 태어난다. 목록 선정에서부터 경직성을 탈피한 열린책들 세계문학은 본격 문학 거장들의 대표 걸작은 물론, 추리 문학, 환상 문학, SF 등 장르 문학의 기념비적 작품들, 그리고 인류 공동의 문화유산으로 자리매김해야 할 한국의 고전 문학 까지를 망라한다.

    더 넓은 스펙트럼, 충실하고 참신한 번역

    소설 문학에 국한하지 않는 넓은 문학의 스펙트럼은 시, 기행, 기록문학, 그리고 지성사의 분수령이 된 주요 인문학 저작까지 아우른다. 원전번역주의에 입각한 충실하고 참신한 번역으로 정전 텍스트를 정립하고 상세한 작품 해설과 작가 연보를 더하여 작품과 작가에 입체적으로 접근할 수 있게 했다.

    품격과 편의, 작품의 개성을 그대로 드러낸 디자인

    제작도 엄정하게 정도를 걷는다. 열린책들 세계문학은 실로 꿰매어 낱장이 떨어지지 않는 정통 사철 방식, 가벼우면서도 견고한 재질을 선택한 양장 제책으로 품격과 편의성 모두를 취했다. 작품들의 개성을 중시하여 저마다 고유한 얼굴을 갖도록 일일이 따로 디자인한 표지도 열린책들 세계문학만의 특색이다.

    이 책에 대하여

    1980년 [노마] 상 수상
    1997년 피터 박스올 [죽기 전에 읽어야 할 1001권의 책]
    2002년 짐바브웨도서전 선정 [20세기 아프리카 최고의 책 100권] 소설 부문 Top 12

    목차

    이토록 긴 편지

    역자 해설: 여성의 운명과 억압적 현실에 관한 성찰
    마리아마 바 연보

    본문중에서

    광기나 나약함 때문이었을까? 용기 부족이나 어찌할 수 없는 사랑 때문이었을까? 어떤 마음의 동요가 모두 폴을 혼란에 빠뜨려 비느투와 결혼하게 만들었을까?
    내가 이런 남자를 열정적으로 사랑했다니. 그에게 내 인생의 30년을 바쳤다니. 그의 아이를 열두 번이나 품었
    다니. 경쟁자를 내 인생에 덧붙이는 것으로도 그는 충분치 않았던 모양이야. 다른 여자를 사랑하면서 그는 정신
    적으로 그리고 물질적으로 자신의 과거를 태워 버렸어. 감히 또 그가 어떻게….
    날 자기 아내로 만들려고, 안 한 게 없던 그가 어떻게!
    (/ p.30)

    "여자들은 제발이지 이걸 이해하고 용서해야 해요. 육체적 [배신]을 생각하며 괴로워해선 안 됩니다. 중요한 건 마음에 있는 거니까요. 두 존재를 잇는 건 이 속에 ─ 이 말을 하며 그는 자기 심장이 있는 가슴을 쳤어 ─ 있으니까요……. 저항의 극단적 한계에 내몰린 채 나는 내 손에 닿는 것을 먹는 겁니다. 이런 말 하기 뭣하지만 따지고 보면 진실은 추한 겁니다."
    이렇게 자기 합리화를 하려고 그는 어린 나부를 [먹을거리]의 차원으로 깎아 내렸지. 이렇게, 다른 [맛]을 맛보기 위해 남자들은 아내들을 배반하지. 난 기분이 무척 상했어. 그는 내게 이해를 청했지. 그런데 대체 무엇을 이해하라는 거지? 본능의 지배를? 배신의 권리를? 변화의 욕망에 대한 합리화를?
    (/ pp.66~67)

    떠난다? 한 남자와 열두 명의 아이를 낳고 25년을 살았는데 제로에서 다시 시작한다? 정신적이면서 물질적이기도 한 이 책임의 무게를 혼자 감당해 낼 힘이 내게 있을까?
    떠난다! 과거를 말소한다. 분명히 늘 빛나기만 한 것은 아니었지만 명료했던 페이지를 이제 넘긴다. 앞으로 그 페이지에는 사랑도 신뢰도 위대함도 희망도 담기지 못하겠지. 난 결혼의 썩은 이면을 아직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어. 경험하지 말까! 그걸 피해 달아날까! 용서하기 시작하면 잘못이 눈사태처럼 쏟아져 계속 용서만 하게 되지. 떠나는 거야. 배신으로부터 달아나는 거야! 공유하는 남편을 기다리며 온갖 상상을 하고 조그만 소리에도 귀 기울이는 일 없이 편히 자는 거야.
    (/ p.77)

    불행이 찾아올 때 그것을 이기려면 의지가 필요해. 흔히들 흘러가는 1초 1초가 삶을 단축시킨다고 생각하는데, 바로 그 1초 1초를 강렬하게 살아야 해. 잃어버리거나 끌어모은 1초 1초가 모여서 실패한 삶과 성공한 삶을 만들지. 절망을 저지하고 그것을 제 크기로 축소하려면 힘을 길러야 해!
    (/ pp.79~80)

    숨이 차네.
    네 이야기와 내 이야기를 단숨에 했잖니. 사실은 핵심만 얘기했지. 고통이란 아무리 지난 것일지라도 다시 떠올리면 똑같은 아픔을 주니까. 너의 실망은 나의 실망이기도 했어. 나의 포기가 너의 것이기도 했듯이 말이야. 내가 너의 상처를 다시 건드렸다면 용서하렴. 내 상처에서도 아직 피가 흐르고 있어.
    (/ p.104)

    저자소개

    마리아마 바(Mariama Ba)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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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리아마 바는 1929년 세네갈의 수도 다카르의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어린 나이에 어머니를 여의고 이슬람 전통을 중시하는 외조부모 밑에서 자랐다. 여성은 산파나 비서로 교육받던 시절, 진보적인 아버지의 지원으로 프랑스계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뤼피스크의 사범 학교에 최고 성적으로 입학한다. 사범 학교에서 과제로 쓴 글이 잡지 [에스프리]에 게재되고, 이후 공쿠르상 수상 작가인 모리스 주느부아가 그녀의 글을 자신의 책에 인용하면서 문학적 재능을 인정받는다. 1947년 열여덟 살의 나이로 교사 자격증을 취득한 뒤 12년간 교사로 일했고, 두 번의 이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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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번역은 텍스트의 여백과 작가의 침묵까지 살려 내야 하는 것이라고 믿는 전문 번역가. 덕성여자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그르노블 제3대학에서 문학 석사와 박사 과정을 마쳤다. 옮긴 책으로 로맹 가리의 [레이디 L] [하늘의 뿌리] [흰 개] [밤은 고요하리라] [내 삶의 의미] [마법사들], 밀란 쿤데라의 [웃음과 망각의 책] [자크와 그의 주인], 피에르 바야르의 [셜록 홈즈가 틀렸다] [햄릿을 수사한다], 아멜리 노통브의 [앙테크리스타], 리디 살베르의 [울지 않기], 나탈리 아줄레의 [티투스는 베레니스를 사랑하지 않았다], 그리고 [알베르 카뮈와 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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