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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상)

원제 : Gone with the w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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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황폐한 시대를 힘차게 살아간 남부 여성의 이야기!

미국 문학사의 이야기꾼으로 꼽히는 마거릿 미첼의 작품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상권. 세계적인 거장들의 대표 작품부터 한국의 고전 문학까지 젊고 새로운 감각으로 고전을 새롭게 선보이는 「열린책들 세계문학」 시리즈의 148번째 책이다. 작가의 대표작이자 유일한 작품인 이 소설은 비비언 리와 클라크 게이블 주연의 영화로도 잘 알려져 있다. '완전한 남부의 귀부인'이라는 이상을 막연히 추구하면서도 전통에 반발하는 스칼렛 오하라가 남북 전쟁과 그것이 남긴 폐허 속에서 꿋꿋하게 살아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출판사 서평

중요한 것은 이야기다. 훌륭한 줄거리만 마련된다면 문체는 중요하지 않다.
- 마거릿 미첼

미국 최고의 이야기꾼 마거릿 미첼의 대표작이자 유일한 작품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안정효의 번역으로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 사랑과 전쟁에 대한 이 장엄한 소설은 1937년 그녀에게 퓰리처상을 안겨다 주었다. 남북 전쟁에 대해 쓰인 소설은 지금까지 수도 없이 있었다. 하지만 미국 남부의 불타는 대지로 우리를 직접 끌고 들어가, 우리로 하여금 현재까지도 그들의 감정, 두려움과 빈곤을 기억하게 할 만큼 선명하고 스릴 만점의 인물들의 초상화를 보여 준 소설은 흔치 않았다. 조지아의 붉은 흙의 전통과 남부인의 피를 이어받은 스칼렛 오하라는 전통과 비전통 사이의 갈등을 가장 두드러지게 표출하는 등장인물로, 소설이 전개됨에 따라 삶의 복합성을 터득해 가며 자신이 익숙했던 <살아 있는 전통>이 결국 <죽어 버린 전통>에 지나지 않음을 깨닫게 된다. 남북전쟁을 다룬 작품으로서도, 역사소설로서도, 일관된 주제의식 아래 남북전쟁 당시의 다양한 인간과 사회상을 보여 주는 대하소설로서도 손색이 없는 작품이다.

소설의 주제는 생존이다. 재난을 만나도 쉽게 지나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능력 있고 강하고 용감한데도 굴복하고 마는 사람이 있다. 모든 격변에서 그렇다. 살아남거나 그렇지 못하거나. 의기양양하게 살아남은 사람들에게는 있고 그렇지 못한 사람에게는 없는 특징이란 무얼까? 나는 살아남은 사람들이 말하는 <불굴의 정신>이 무엇인지 알 뿐이다. 그래서 불굴의 정신을 지닌 사람들과 그렇지 못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썼다. - 마거릿 미첼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전3권)는 열린책들이 2009년 말 펴내기 시작한 <열린책들 세계문학> 시리즈의 148번째 책이다. <열린책들 세계문학>은 젊고 새로운 감각으로 다시 태어난 고전 시리즈의 새 이름으로, 상세한 해설과 작가 연보로 독자들의 깊이 있는 이해를 돕는 한편 가볍고 실용적인 사이즈에 시선을 사로잡는 개성 있는 디자인으로 현대적 감각을 살렸다. 앞으로도 열린책들은 세계 문학사의 걸작들을 <열린책들 세계문학> 시리즈를 통해 계속 선보일 예정이다.

열린책들 세계문학

낡고 먼지 싸인 고전 읽기의 대안
불멸의 고전들이 젊고 새로운 얼굴로 다시 태어난다. 목록 선정에서부터 경직성을 탈피한 열린책들 세계문학은 본격 문학 거장들의 대표 걸작은 물론, 추리 문학, 환상 문학, SF 등 장르 문학의 기념비적 작품들, 그리고 인류 공동의 문화유산으로 자리매김해야 할 한국의 고전 문학 까지를 망라한다.

더 넓은 스펙트럼, 충실하고 참신한 번역
소설 문학에 국한하지 않는 넓은 문학의 스펙트럼은 시, 기행, 기록문학, 그리고 지성사의 분수령이 된 주요 인문학 저작까지 아우른다. 원전번역주의에 입각한 충실하고 참신한 번역으로 정전 텍스트를 정립하고 상세한 작품 해설과 작가 연보를 더하여 작품과 작가에 입체적으로 접근할 수 있게 했다.

품격과 편의, 작품의 개성을 그대로 드러낸 디자인
제작도 엄정하게 정도를 걷는다. 열린책들 세계문학은 실로 꿰매어 낱장이 떨어지지 않는 정통 사철 방식, 가벼우면서도 견고한 재질을 선택한 양장 제책으로 품격과 편의성 모두를 취했다. 작품들의 개성을 중시하여 저마다 고유한 얼굴을 갖도록 일일이 따로 디자인한 표지도 열린책들 세계문학만의 특색이다.

이 책에 대하여

지난 50년간 탄생한 소설의 주인공들 가운데 스칼렛 오하라는 셜록 홈스, 조지 배빗, 피터 팬의 수준에 포함될 만하다. - 런던 옵저버

미국 작가가 쓴 가장 놀라운 첫 번째 소설이라는 데 의심할 여지가 없다. 또한 그녀의 최고작이다. - 뉴욕타임스

지금까지 남부를 다룬 소설 중 최고다. …… 미국인이 쓴 글을 통틀어 이를 능가할 순 없다. - 워싱턴 포스트

황홀하고 잊을 수 없다! 주목할 만한 책, 멋진 책, 잊히지 않을 책! - 시카고 드리뷴

너무 재밌게 잘 읽혀서 전후 사정 살필 것도 없었다. 마거릿 미첼은 자신이 타고난 경이적인 이야기꾼임을 스스로 증명했다. - 뉴요커

농장 전설의 백과사전 - 맬컴 카울리

마거릿 미첼은 폐허가 된 남부, 토지를 자랑스럽게 여기는 그녀만의 노래를 부른다. 그 음성은 오페라, 성경, 서사시와 같다. - 팻 콘로이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뛰어나지도 않고 별로 건전하지도 못하지만, 탁월한 대하소설이다. 역사적인 배경은 놀랄 만큼 치밀한 의식 속에서 잘 다루었다. 그러나 도덕적인 문제를 다룬 시각은 훨씬 덜 선명하다. 예를 들면 이런 문제들이 제시된다. 붕괴되는 과정의 사회에서는 어떤 조건하에서 인간의 생존이 가능할까? 스칼렛은 그냥 살아남기만 한다면 삶이 제시하는 어떤 조건이라도 다 받아들이려고 한다. 미첼은 여주인공의 그러한 집념을 용납하는 듯싶다. 그러면서도 작가 자신의 뜻과 어긋나는 조건을 따르면서 생존하기를 거부하는 인식을 바탕으로 삼아 문명이 이루어진다는 점도 암시한다. - 존 P. 비숍John P. Bishop, 『푸른 열매Green Fruit』의 작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순수한 도피주의 소설의 걸작이라고 극구 칭찬 받을 만하다. 이 작품은 축적했따가 주기적으로 제거해야 할 필요가 생기는 모든 거짓된 감정과 고민을 배설하는 기능을 한다. - 루이스 크로넨버거,『뉴요커』 1936년 7월 4일 자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단순히 즐거움만 제공하는 이상의 어떤 가치를 제공한다. 이 작품은 생명력이 넘쳐흐르고, 여주인공은 에이해브 선장과 허클베리 핀에게 활력을 부여한 생명력으로부터 창조되었다. 『런던 옵저버』는 지난 50년 동안 탄생한 소설의 주인공들을 검토한 결과, 스칼렛 오하라를 셜록 홈스, 조지 배빗, 피터 팬의 수준에 포함시켰다.
- 제니스 파, 『애틀란타의 마거릿 미첼』의 저자

1937년 퓰리처상, 미국 도서 판매 협회상
1966년 동아일보 선정 〈한국 명사들의 추천 도서〉
1997년 피터 박스올 <죽기 전에 읽어야 할 1001권의 책>
2003년 크리스티아네 취른트 <사람이 읽어야 할 모든 것, 책>
2004년 〈한국 문인이 선호하는 세계 명작 소설 100선〉
2005년 『타임』지 선정 〈100대 영문 소설〉
2007년 영국 UKTV 드라마 선정 〈최고의 러브 스토리 10〉
2009년 『뉴스위크』 선정 세계 100대 명저

줄거리
조지아 주 타라 농장의 스칼렛 오하라는 빼어난 미모와 활달한 성격으로 청년들의 애를 태우지만 그녀가 사랑하는 남자는 애슐리 윌크스뿐이다. 하지만 레트 버틀러가 나타나자 스칼렛은 그를 미워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자신도 모르게 이끌린다. 그러나 애슐리가 멜라니와 결혼하자 스칼렛은 홧김에 동생 인디아와 결혼하기로 되어 있던 멜라니의 남동생 찰스와 결혼한다. 그리고 남북 전쟁이 일어나는데 찰스는 입대하자마자 전사한다. 상복을 입고도 스칼렛은 애슐리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데, 급기야 조지아 주 애틀랜타까지 북군이 쳐들어오고 멜라니의 출산이 임박하자 스칼렛은 계속 머물게 된다. 하지만 스칼렛은 전쟁의 불길이 거세지자 멜라니와 그녀가 낳은 아이와 함께 레트의 마차를 타고 고향 타라로 피신한다. 멜라니와 함께 타라에 도착하지만 그녀를 기다리는 것은 어머니의 죽음과 실성한 아버지, 그리고 혹독한 가난뿐.
타라에서도 어려움은 계속된다. 스칼렛은 세금 3백 달러를 내지 못해 고난을 겪고, 정신이 나갔던 아버지는 말을 타다 떨어져 죽는다. 이때 전쟁으로 큰돈을 번 레트가 군 형무소에 있다는 소식을 듣고 그를 찾아가지만 또다시 그의 빈정거림만 받는다. 이에 스칼렛은 동생의 약혼자인 프랭크 케네디와 결혼하여 세금을 해결한다. 전쟁이 끝나고 그녀는 프랭크의 자금으로 제제소를 운영하는데, 여자가 사업을 하는 것에 대한 주위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돈 버는 일로 열의에 차 있다. 프랭크와 애슐리는 큐 클럭스 클랜(KKK) 모임에 나갔다가 프랭크가 총에 맞아 죽고, 애슐리는 레트의 도움으로 목숨을 구한다.
스칼렛은 결국 돈 많은 레트의 구애를 받아들여 결혼식을 올린다. 레트는 그녀가 자신을 좋아하지 않음을 알지만 결혼 생활에서 자신을 사랑하기를 기다리며 그녀를 위해 많은 돈을 쓴다. 하지만 애슐리를 연모하는 스칼렛의 마음이 날이 갈수록 더해 가면서 스칼렛과 레트는 끊임없이 싸우고, 레트는 딸 보니가 자라는 것을 위안 삼아 살아간다. 마침내 스칼렛은 애슐리와 있는 것을 주위 사람들도 알게 되어 곤경에 처하는데, 자신과 애슐리의 관계를 알고 호되게 질책하는 레트에게 점차 이끌리기 시작한다. 그러나 그녀의 진심을 깨닫지 못한 레트는 보니를 데리고 여행을 떠나 스칼렛을 실망시킨다. 스칼렛은 그가 돌아왔을 때, 그의 아이를 임신하고 있었지만, 레트는 이마저 진심으로 봐주지 않는다. 결국 스칼렛이 계단에서 떨어져 유산되자, 레트는 자신의 잘못을 슬퍼한다. 하지만 이후에도 자존심 때문에 두 사람의 다툼은 계속된다. 게다가 그토록 아끼던 보니가 말을 타다 떨어져 죽는 사고가 벌어지고, 레트는 더없는 실의에 빠진다. 더구나 두 사람을 항상 위로해 주던 멜라니도 둘째를 낳다가 숨을 거두자, 스칼렛은 커다란 슬픔을 겪는다. 그리고 애슐리가 정말 사랑했던 사람이 멜라니였음을 깨달은 스칼렛은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레트임을 알고 그에게 달려가지만, 레트는 미련없이 그녀 곁을 떠난다.

<책속으로 추가>

그의 손길이 닿자 스칼렛은 온몸이 떨려 오기 시작했다. 그녀가 꿈꾸었던 대로, 이제는 뜻이 이루어질 참이었다. 두서없는 수많은 생각이 머리를 스쳤어도, 그녀는 단 한 가지 생각도 붙잡아 말로 바꿔 표현할 수가 없었다. 그녀는 그냥 떨면서 그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기만 했다. 왜 그는 말을 하지 않을까?
「왜 그래요?」 그가 되풀이해서 말했다. 「나한테 무슨 비밀이라도 얘기하려고 그래요?」
갑자기 그녀는 말문이 터졌고, 엘렌이 여러 해에 걸쳐 가르친 예절도 순식간에 사라졌고, 제럴드의 솔직한 아일랜드 피가 딸의 입을 거쳐 거침없이 나왔다.
「그래요, 비밀이죠. 난 당신을 사랑해요.」
잠깐 동안 두 사람 다 숨조차 쉬지 않는 듯 강렬한 침묵이 흘렀다. 그러더니 떨리는 두려움이 그녀에게서 사라지고, 행복감과 자부심이 마음속에서 솟구쳤다. 왜 그녀는 전에 이러지 못했을까? 그녀가 가르침을 받았던 숙녀다운 어떤 기교보다도 이것이 얼마나 더 간단한가? 그러더니 그녀는 그의 눈을 살펴보았다.
그 눈에는 걱정스러움이, 믿어지지 않는다는 의아함과 그 이상의 무엇이 담긴 표정이 나타났는데---그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표정이었을까? 그렇다, 아버지가 아끼던 사냥개가 다리를 다쳐 총으로 쏴 죽여야만 했던 날, 제럴드의 표정이 저러했다. 왜 지금 그녀는 이런 생각을 해야만 하는가? 그런 한심한 생각을. 그리고 왜 애슐리는 저렇게 묘한 표정을 짓고 아무 말도 없을까? 그러자 훈련이 잘된 가면 같은 무엇이 애슐리의 얼굴을 덮었고, 그는 점잖은 미소를 지었다. - 상권 183~184면

어머니 같은 여자가 되기를 아직도 간절히 원했던 스칼렛은 이런 짓이 처음에는 마음에 걸렸다 하지만 편지를 읽고 싶은 유혹이 워낙 강해서 그녀는 어머니 생각을 머릿속에서 몰아내기로 했다. 요즈음 그녀는 불쾌한 생각들을 머릿속에서 몰아내는 데 아예 이력이 났다. 그녀는 <난 지금은 이러저러한 골치 아픈 생각은 하지 않겠어. 그런 생각은 내일 해도 되니까>라고 말하는 버릇이 생겼다. 그러다가 막상 내일이 오면 불쾌한 생각이 전혀 머리에 떠오르지 않거나, 뒤로 미루는 바람에 희미해져서 별로 골치를 썩이지 않아도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애슐리의 편지 문제는 그녀의 양심에 그리 심하게 걸리지를 않았다. - 상권 329면

목차

제1부
제2부
제3부

본문중에서

스칼렛 오하라는 미인이 아니었지만, 탈턴 쌍둥이 형제처럼 그녀의 매력에 사로잡힌 남자들은 그 사실을 제대로 깨닫지 못했다. 그녀의 얼굴에서는 프랑스 혈통을 이어받은 해안 지역 귀족 집안 출신인 어머니의 섬세한 용모와 다혈질 아일랜드계인 아버지의 묵직한 인상이 지나치게 날카로운 대조를 이루었다. 하지만 턱이 뾰족하고 턱뼈가 각이 진 얼굴은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눈은 담갈색이 전혀 섞이지 않은 초록빛이었으며, 빳빳하고 검은 속눈썹이 별처럼 반짝거리고, 눈꼬리는 약간 치켜 올라갔다. 그 눈 위로는 짙고 검은 눈썹이 비스듬히 올라가서, 목련처럼 하얀 피부에 산뜻하고 비스듬한 선을 이루었는데 -- 남부의 여자들은 이런 피부를 무척이나 소중히 여겼고, 뜨거운 조지아 태양으로부터 그런 살갗을 보호하려고 둥근 모자와 베일과 장갑을 동원했다.
(……) 그녀는 한 폭의 그림이었다. 꽃무늬를 박은 초록빛 새 옥양목 드레스는, 버팀살 위로 10미터나 물결치며 쏟아져, 아버지가 최근에 애틀랜타에서 사다 준 뒷굽이 편편한 초록빛 모로코 가죽 신발과 멋지게 어울렸다. 드레스는 인근 3개 군(郡)에서 가장 가느다란 33센티미터 허리를 완벽하게 드러내 주었고, 몸에 꼭 끼는 짧은 웃옷은 열여섯 살치고는 잘 발육한 젖가슴을 돋보이게 했다. 하지만 활짝 펼쳐진 치마, 말끔하게 쪽을 찌고 망을 씌운 얌전한 머리, 그리고 조용히 무르팍에 포개 놓은 하얗고 작은 두 손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본성은 제대로 감추기가 어려웠다. 조심스럽고 다정한 얼굴의 푸른 눈은 힘차게 이글거리고, 고집스럽고, 그녀의 몸가짐은 어머니의 상냥한 꾸짖음과 그보다 훨씬 엄격한 흑인 유모의 단련을 통해서 갖춰진 것이지만, 눈만큼은 그냐 자신의 것이었다. - 상권 11~12면

잡담을 하고 웃어 대며 집 안과 마당을 번갈아 재빨리 살펴보던 그녀는, 거실에 혼자 떨어져 서서 느긋하고 교만한 눈초리로 그녀를 빤히 쳐다보는 남자의 모습이 눈에 띄었는데, 그 눈초리는 한 남자의 눈길을 끌었다는 여자다운 기쁨과 드레스의 가슴이 너무 노출되었다는 거북한 감정이 뒤엉킨 기분을 강력하게 자극했다. 그는 꽤 나이가 들어서, 적어도 서른다섯 살은 되어 보였다. 그는 키가 크고 몸집이 건장했다. 신사에게는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어깨가 딱 벌어졌으며, 근육이 지나칠 정도로 단단한 이런 남자를 여태껏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 스칼렛은 생각했다. 그녀와 눈길이 마주치자 그는 짧게 다듬은 까만 콧수염 밑에서 하얀 이빨을 드러내며 동물처럼 미소를 지었다. 그는 해적처럼 얼굴이 가무잡잡하게 햇볕에 탔고, 눈은 강간할 처녀나 도망치려는 범선을 가늠해 보는 해적의 눈처럼 까맣고 대담했다. 그녀를 쳐다보고 빙그레 웃는 그의 입가에는 냉소적인 즐거움이 서렸고, 얼굴에는 냉혹한 무자비함이 드러나서, 스칼렛은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그런 눈초리를 받으면 굴욕감을 느껴야 마땅하다고 생각했던 그녀는 수치감을 느끼지 않는 자신이 못마땅해졌다. 이 남자가 도대체 누구인지를 그녀는 몰랐지만, 그의 시커먼 얼굴에서는 훌륭한 혈통의 인상이 뚜렷하게 드러났다. 그런 인상은 매처럼 가느다란 코와, 두툼하고 붉은 입술과, 높직한 이마와, 미간이 넓은 두 눈에서 나타났다.
그녀는 전혀 미소를 짓지 않은 채 억지로 그에게서 시선을 돌렸고, 그는 누가 부르는 소리를 듣고 돌아섰다. 「레트! 레트 버틀러! 이리 와요! 조지아에서 마음이 가장 쌀쌀한 여자에게 인사나 하시죠.」
레트 버틀라라고? 어쩐지 무슨 재미있는 소문과 연관이 되어 귀에 익은 이름처럼 들렸지만, 그녀는 마음이 애슐리에게 쏠려 있었으므로, 관심을 두지 않았다. - 상권 154~155면

저자소개

마거릿 미첼(마거릿 머널린 미첼)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9001108

1900년 미국 조지아주 아틀랜타에서 법률가이자 역사학자인 부모님 밑에서 출생하였다. 어려서부터 미국 남부의 역사에 대하여 깊은 관심을 가졌다. 1925년 결혼하였으며, 1926년부터 소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를 쓰기 시작하여 1936년 성공적으로 출간하게 되었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1936년 퓰리처상을 수상하였다. 1946년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안정효(安正孝) [역]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94112

1941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강대 영문학과를 졸업하였다. 1975년 마르께스의 '백년 동안의 고독' 으로 번역활동을 시작 현재까지 150여 권을 출간하였다. 1982년 제1회 한국번역문학상과, 1992년 김유정 문학상을 수상하였으며, 1999년부터 이화여대 통역대학원 초빙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주요저서로는 장편소설 '하얀전쟁', '가을 바다 사람들', '은마는 오지 않는다', '헐리우드 키드의 생애', '나비소리를 내는 여자', '태풍의 소리' 등, 중편집 '미늘', '낭만파 남편의 편지', '착각' 등, 단편집 '학포 장터의 두 거지', '동생의 연구' 등. 수필집 '한 마리의 소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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