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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를 빛낸 극작가 20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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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백승무
  • 출판사 : 살림
  • 발행 : 2012년 05월 03일
  • 쪽수 : 96
  • ISBN : 9788952218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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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20세기의 처절했던 참사들을 온몸으로 돌파한 숭고한 영혼들
    그들을 기리며 20세기 연극사를 되짚어보다


    21세기가 시작된 지 벌써 10년이 넘었다. 하지만 초고속 변천을 거듭하면서 지속해온 지난 세기의 급격하고 충격적인 여파는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삶을 지금도 뒤흔들거나 포박하고 있다. 연극 분야에서도 그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20세기를 대표했던 고전들이 여전히 오늘날 무대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는 인간과 세계가 맺은 20세기적 관계 설정이 별다른 해결책을 찾지 못한 채 21세기로 넘어왔음을 의미한다. 그렇다고 21세기를 격변의 시대였던 20세기 후속편으로만 간주할 수는 없다. 이러한 관점에서 저자는 20세기 연극사를 돌아보았다. 그리고 성글게나마 20세기 연극사를 정리하고 재평가하기에 나섰다.

    이 책 [20세기를 빛낸 극작가 20인]은 인류 역사상 가장 참혹했던 두 차례의 대량학살전과 무모했던 이념의 대립, 끝도 없이 나락으로 추락한 인간성의 붕괴 등 처절했던 극단의 시대를 살아내면서 그 속에서 끊임없이 인간의 운명과 본질을 탐구한 극작가들의 이야기다. 빼려야 뺄 수 없는 그 수많은 극작가들의 명예로운 이름 중에서 저자는 또 감히 스무 명을 걸러내었다. 그 자체로 가장 극적인 인간의 삶에 조금 더 치열한 고민을 더하고 조금 더 깊은 탐구를 거듭하는 이들. 그들은 왜 이러한 고통의 시간을 감내하는가?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20세기 연극사와 인간상을 되돌아보고 지난 세기의 영광과 오욕을 평가할 것이다. 더불어 극작가들의 땀과 눈물을 다시 보게 될 것이다. 그들이 말하고자 했던 시대정신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주고 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될 것이다.

    목차

    서문

    이성의 폐허를 횡단한 부조리의 순례자들
    - 사무엘 베케트, 쟝 쥬네, 에우제네 이오네스코, 헤롤드 핀터

    인간존재의 의미에 천착한 지적 탐험가들
    - 장 폴 사르트르, 알베르 카뮈, 알렉산드르 밤필로프, 프리드리히 뒤렌마트, 피터 셰퍼

    무대형식의 혁신을 일군 당당한 전사들
    - 루이지 피란델로, 베르톨트 브레히트, 하이너 뮐러

    미국 문명이 빚은 욕망과 굴곡의 대변인들
    - 유진 오닐, 아서 밀러, 테네시 윌리엄스, 에드워드 올비

    진리의 제단에 삶을 헌정한 의연한 반골들
    - 조지 버나드 쇼, 미하일 불가코프, 다리오 포, 아리엘 도르프만

    본문중에서

    이 책에 등재된 20명의 극작가 외에도 20세기가 잊지 말아야 할 극작가들은 분명 존재한다. 연극사적 기여도와 대중적 인지도를 객관성의 척도로 옹립했지만 몇몇 준예들은 이 설핏한 그물코를 농락이라도 하듯이 유유히 대해로 몸을 잠갔다. 특히 20세기 극작술의 지평을 개창한 체호프는 그 이름을 맨 위에 두는 명렬전모(名列前茅)가 그 응당한 처우이나, 그의 극작 대부분이 19세기에 완성되었고 너무나 일찍 요절했다는 점(1904년 사망)에서 20세기 작가로 호명하기에는 난점이 있었다. 아무튼, 필자의 엉성궂은 기호와 20이라는 수적 제한 때문에 이 자리로 초빙되지 못한 명사들에겐 고개 조아리는 바이다. 또한 아쉽게도 우리나라 극작가는 한 명도 이름을 올릴 수 없었던 점은 두고두고 미련으로 남을 것이다.
    (/ p.5)

    신은 목적과 의도를 가지고 인간을 창조했다. 인간이라는 어떤 총체적 형상에 대한 밑그림을 그린 후에 구체적 제작에 돌입한 것이다. 전자를 본질이라 일컫고, 후자를 실존이라 명한다. 인간의 본질은 신의 구상 속에 존재하고, 그런 연후에 세계 속에 실존하게 된다. 한마디로 본질에 따라 실존이 확정되는 것이다. 따라서 인간 실존은 그 본질인 신의 섭리를 추종해야 한다. 하지만 사르트르는 그 반대를 말한다. "실존이 본질에 선 행한다!" 신은 부재하기 때문에 본질은 중요치 않다. 모든 것은 인간의 실존에 달려있다. 그래서 실존은 자유롭다. 하지만 어떤 의지처도 없으므로 실존은 자유라는 형벌에 처한 존재이다. 스스로 길을 내고 각자의 실존을 완성해야 한다. 인간만이 인간의 미래인 것이다.
    (/ pp.24~25)

    인간의 삶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생로병사’일 것이다. 태어나고 죽는 이 불변의 진리 앞에서는 존재의 형이상학이나 유전자의 영속성을 강변하는 생물학, 혹은 환생을 신봉하는 윤회설조차도 그저 변명이나 사변에 불과하다. 거스를 수 없는 이 생사의 법칙은 삶이란 드라마의 유일한 대본이며, 그 단역배우인 우리는 결코 이 울타리를 넘어서지 못한다. 구체적 대본 없이 오직 역할만 주어진 채 삶이라는 무대 위로 호출당한 등장인물 인간! 어찌 보면 허망하고 안쓰럽다. 시작과 끝이 명백한 이 삶의 드라마는 비극일까 희극일까. 행여 쓴웃음과 실소만이 상처처럼 남게 되는 어이없는 해프닝은 아닐까. 어느 날 갑자기 무대 위로 호출된 우리네 삶의 풍경을 엿보고 싶다면 즉시 피란델로를 펼쳐야 할 것이다.
    (/ pp.47~48)

    ‘에덴동산’ 이후 인류의 삶이란 추방과 유형(流刑)의 연속이었다. 끊임없이 유토피아를 꿈꾸지만 그곳은 너무 멀리 떨어져 있거나 한참이나 오래된 과거였다. 어떤 이는 언젠가는 다시 도래할 무릉도원을 동경하며 살고, 어떤 이는 꿈이 파괴된 이후의 처참한 삶을 응시한다. 또 어떤 이는 조화로운 낙원의 흔적을 신화나 전설 속에서 복구하는가 하면, 어떤 이는 깨져버린 신화의 잔해 더미 위에서 시름시름 앓으며 살아간다. 역사가 일천한 미국인에게 향수와 애상을 자극하는 이상향은 유럽인의 정착이 시작되기 전의 신대륙이었다. 특히 풍요와 번영을 상징하는 미국 남부지방의 목가는 그 신화의 모천과도 같았다. 잃어버린 낙원을 정처 없이 방랑한 테네시 윌리엄스의 극세계는 사라져버린 미국인의 꿈을 대변한다.
    (/ pp.69~70)

    기쁘나 슬프나 오직 민중의 즐거움을 위해 웃음을 만들어야 하는 광대. 그의 웃음은 삶이 고달픈 자들의 애환을 씻어주는 성수이자 권력과 성역을 조롱하는 날카로운 비수이다. 약도 되고 독도 되는 이 웃음의 가공할 파괴력은 차별과 억압이 횡행하는 어떤 곳에서나 시공을 초월하여 생산되는 강력한 무기였다. 하지만 이런 거룩하고 성스러운 웃음의 마법에 비해 그 생산자인 광대의 삶은 늘 평탄하지 않았다. 스스로 손가락질받기를 거부하지 않는 광대는 항상 권력의 표적이자 숙청대상이었다. 1997년 스웨덴 학술원은 "권력을 조롱하고 약한 자를 옹호한 중세의 광대에 유비 되는 인물"로 다리오 포에게 노벨 문학상을 수여했다. 웃음 뒤에 가려진 광대의 비애와 용기에 찬사를 보내준 것이다.
    (/ pp.87~88)

    저자소개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서울대학교 노어노문학과 졸업.
    러시아학술원 산하 러시아문학연구소 박사.
    계간 l공연과 이론l 편집위원.
    계간 l한국희곡l 편집위원.
    월간 웹진 l오늘의 서울연극l 편집위원.
    서울연극제 심사위원(2011년, 2012년).
    현재 서울대, 중앙대, 상명대 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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