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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의 말

한국 문학사는 상처투성이의 문학사이다. 그 속에 한국 문학사가 지닌 특수한 이중적 성격이 놓여있다.
한국 현대사는 작가들에게 글쓰기에 대한 욕망을 부추겨온 주요한 현실적 동력을 제공해 준 반면에, 그 욕망을 문학 그 자체의 예술적 완결성을 향한 욕망으로 심화시킬 만한 숙성의 시간을 제공해주지는 못했던 것이다. 근대 한국 문학의 양적 팽창에 현저히 못 미치는 질적 성과는 그러한 특수한 상황의 결과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은행잎이 한둘씩 우수수 떨어진다.
내 양심의 한이 고스란히 묻어 떨어진다.
인간이기를 버리고 사는 사람들이 있듯 내 양심의 저편에 어떤 시를 써야 옳은지 어느 때는 내 스스로 자괴감이 든다. 수많은 밤을 방황하였다.

네 번째 시집 『오! 아가씨, 열차를 타요』를 출간함에 있어 괜스레 마음이 뒤숭숭해진다. 첫 번째 시집 『틀』을 펴낼 때는 우리 문단의 한 획을 그으신 시인 윤금초 님의 사사를 받았지만, 이번 시집 출간은 오롯이 하나의 욕망으로 승부를 보려는 내 작은 소망이 있다.
벌써 수십여 년의 세월을 ‘시’라는 작품에 매달려 오고 있다가 지인들의 권유로 『오! 아가씨, 열차를 타요』를 내게 될 결심을 하였다.

부족한 글이오나 이 시를 읽어주시는 님들께 무한한 사랑을 느낀다.

이휘

한국 문학사는 상처투성이의 문학사이다. 그 속에 한국 문학사가 지닌 특수한 이중적 성격이 놓여있다.
한국 현대사는 작가들에게 글쓰기에 대한 욕망을 부추겨온 주요한 현실적 동력을 제공해 준 반면에, 그 욕망을 문학 그 자체의 예술적 완결성을 향한 욕망으로 심화시킬 만한 숙성의 시간을 제공해주지는 못했던 것이다. 근대 한국 문학의 양적 팽창에 현저히 못 미치는 질적 성과는 그러한 특수한 상황의 결과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은행잎이 한둘씩 우수수 떨어진다.
내 양심의 한이 고스란히 묻어 떨어진다.
인간이기를 버리고 사는 사람들이 있듯 내 양심의 저편에 어떤 시를 써야 옳은지 어느 때는 내 스스로 자괴감이 든다. 수많은 밤을 방황하였다.

네 번째 시집 『오! 아가씨, 열차를 타요』를 출간함에 있어 괜스레 마음이 뒤숭숭해진다. 첫 번째 시집 『틀』을 펴낼 때는 우리 문단의 한 획을 그으신 시인 윤금초 님의 사사를 받았지만, 이번 시집 출간은 오롯이 하나의 욕망으로 승부를 보려는 내 작은 소망이 있다.
벌써 수십여 년의 세월을 ‘시’라는 작품에 매달려 오고 있다가 지인들의 권유로 『오! 아가씨, 열차를 타요』를 내게 될 결심을 하였다.

부족한 글이오나 이 시를 읽어주시는 님들께 무한한 사랑을 느낀다.

이휘

시인의 말

1부 마지막 인사

마지막 인사
그래도 나는 그 자리에
밀랍 인형
오늘 하루
진실해야 할 이유
이별 후
침묵
민들레 노래
나의 탈
오늘은
목각 미인
말의 숨결
나는 없다
길
슬픈 눈물
나는 날다 1
나는 날다 2
나의 이야기
한 가지만 기억하게 하여 주소서
마음의 창


2부 나를 위하여

나를 위하여
탈의 천국
젊은 날
오늘 하루
촛불과 나
기다림
집 잃은 새
풀잎과 나비
아무에게나 편지를 써
겨울비
나는 새
버드나무의 인생
동전 한 닢
어느 날 우연히
그리움
사랑의 순리
어떤 인연
무지개의 사랑
슬픔의 자리
사람과 말하는 나
슬프다고 말하지 마요
누가 내 사랑을 가져갔나요
밥
나를 버리고 가는 길


3부 나를 잃어버린 사람들

나를 잃어버린 사람들
세상에서 너를 보리라
나는 행복하기를 원한다
숨은 밤
겨울과 나
나의 삶을 위하여
사랑의 이해
저쯤의 자유를 향하여
그대여 절대로 눈물 흘리지 마요
기다림 그리고 나의 고독은
흐르는 눈물을 어찌 하나요
꽃바람은 부는데
고독의 발견
님이 오시네
그 어느 겨울날
마음의 순리
구르미 머언 곳에 있어요
나를 잊지 말아요
창가에 우는 바람
어떤 마음
나는, 나를 버리고 가련다
기다림, 나의 사랑은
장미와 나


4부 꽃비를 맞으며

꽃비를 맞으며
무제
내 삶의 비밀
샛노란 마음
그 계절
밤 하늘가에 띄우는 편지
달빛 그림자
나의 기도
다락방의 소녀
삶의 향기
그 믿음의 뿌리
텅 빈 여름 하늘에
저, 쯤의 사람들
아! 그리운 가을
인생은
세월은 가는데
그 해 어느 날
그대
멀어져 간 사랑
기다림 나의 슬픔은
돈의 의미
바람에 실려 간 마음
어떤 날

*그래도 나는 그 자리에

사람들은 내가 널 사랑하지 않아서
별별 기다림에 세월을 보낸다

우리 아무 일도 없었던 것이기에
몇 배의 슬픔 고통 기쁨
그 많은 숫자만큼 가슴에 채운다

내겐 분에 넘치는 사랑 얻을지라도
그 자리에 내가 있음이
더 쉬운 자리인 것이다

저 그대의 시야 속으로
내 자신을 괴롭히지 않음을
감사하리다

그래도 나는 그 자리에 여전히
고통이 없었다는 현실 속에서
나는 언제나 그 자리에
여전히 쓰러져 있을 것이다

*오늘 하루

어두운 과거에 너무 집착하지 않아요
그것은 오로지 긴-긴 터널과 같습니다
세상에 우리가 존재함은
오직 우리가 조금씩 소멸해갑니다
인정과 이미 사라진 삶의 한 부분인 것입니다

우리에겐 언제나 슬픈 나날은 있습니다
존재합니다
우리들의 실체와 공존과 필연
부정할 수 없는 공허함들

하루해가 저물어갑니다
우리의 영혼도 시든 꽃처럼 저물어갑니다
나를 서서히 잃어가는 미약함 거역하지 말아요
하루만을 위하여 너무 슬퍼하지 말아요

인생을 살아있음에 지나간 날들에 집착 말고
분노와 노여움을 버려야 합니다
우리는 하루를 더 위하여 썩은 낙엽을 밟고
애증만을 위한 흔적을 남기려는 것입니다

*목각 미인

나는 한 가닥 희미한 불빛이 되어
바람과 함께 날고 싶습니다
가련한 마음에 모든 과거 일을 잊고
크고 작은 갈등이나 기쁨을 시작하고
들꽃향기처럼 그토록 기다림을 하고 싶습니다

내 모습이 세상 이치가 다 그런 거지 하였으나
허름한 균형의 형태가 되었습니다
타인의 말에 너무 집착하지 않으며
세상이 온통 캄캄해지는 것은
내가 느끼지 못한 혼돈 속에 빠진 결과입니다

나의 소중한 것들
바로 그 가치의 표현대로
목각 미인처럼 행동하는 것입니다
움직일 수 없는 상처의 고통들이
그대가 가지고 있는 단단한 목각 미인
그것은 고결한 인간의 숨소리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