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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주께선 나에게 코람데오(Coram Deo), ‘하나님 앞에서’ 온전해야 한다는 깨우침을 주셨고, 그 불꽃 같은 눈동자를 의식한 나는 육적 자아를 쳐서 영적 자아에게 복종케 하는 인생길을 걸었다. 말씀에 순종, 신앙, 양심 지키며 사는 것이 힘들어서 눈물 젖은 기도로 그 분께 항의도 했고, 은밀한 다툼의 시간도 가졌었지만, 그분의 신령한 영역(사랑 울타리)을 이탈할 수는 없었다. 간절히 기도하던 어느 날, 은혜로운 전율 속에서 이사야 54장의 말씀을 내게 주셨다. 신비한 체험은 삶의 방향을 전환하게 했고, 베드로처럼 성격 급하기만 했던 나는 한 마리 양처럼 아버지의 품 안에서 자유를 느낄 수 있었다.

나는 12년 동안 일했던 복지 단체를 떠나 어르신들을 모시는 요양원에서 일하고 있다. 의사, 약사, 사업가, 교육자 등 화려한 과거의 삶도 인생 노화를 비켜 갈 수는 없는 것 같다. 요양원 입소 어르신들은 사회 곳곳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살아오신 분들이다. 노화와 죽음은 인간의 운명이다. 나는 화려한 삶과 쓸쓸한 노후가 교차하는 현장에서, 신의 존재를 확인하게 된다. 주님의 뜻과 삶의 목적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이 세상은 임시세상이며 영원한 세계에 들어가기 전, 이스라엘 백성들이 연단 받았던 광야(훈련장)임을 깨달았다. 이제 자아 완성에 힘쓰며 영적 성화를 추구하는 삶으로 이끌어주신 나의 주님께 감사할 뿐이다.

이번에 묶는 시편들은 나의 삶이며 기도이며, 깨우침의 노래인 동시에 주님께 바치는 영광송이다. 21세기 인간들의 정서에 혹은 신앙생활에 작은 도움이 되기를 기도하면서 이 세상에 살다 간 아름다운 흔적, 고귀한 언어로 남기고 싶다. 모세가 보았단 가시떨기나무처럼 타오르는 시편들이 되어 영혼 구원 운동에 쓰임 받았으면 좋겠다.

2023년 1월
이정인

주께선 나에게 코람데오(Coram Deo), ‘하나님 앞에서’ 온전해야 한다는 깨우침을 주셨고, 그 불꽃 같은 눈동자를 의식한 나는 육적 자아를 쳐서 영적 자아에게 복종케 하는 인생길을 걸었다. 말씀에 순종, 신앙, 양심 지키며 사는 것이 힘들어서 눈물 젖은 기도로 그 분께 항의도 했고, 은밀한 다툼의 시간도 가졌었지만, 그분의 신령한 영역(사랑 울타리)을 이탈할 수는 없었다. 간절히 기도하던 어느 날, 은혜로운 전율 속에서 이사야 54장의 말씀을 내게 주셨다. 신비한 체험은 삶의 방향을 전환하게 했고, 베드로처럼 성격 급하기만 했던 나는 한 마리 양처럼 아버지의 품 안에서 자유를 느낄 수 있었다.

나는 12년 동안 일했던 복지 단체를 떠나 어르신들을 모시는 요양원에서 일하고 있다. 의사, 약사, 사업가, 교육자 등 화려한 과거의 삶도 인생 노화를 비켜 갈 수는 없는 것 같다. 요양원 입소 어르신들은 사회 곳곳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살아오신 분들이다. 노화와 죽음은 인간의 운명이다. 나는 화려한 삶과 쓸쓸한 노후가 교차하는 현장에서, 신의 존재를 확인하게 된다. 주님의 뜻과 삶의 목적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이 세상은 임시세상이며 영원한 세계에 들어가기 전, 이스라엘 백성들이 연단 받았던 광야(훈련장)임을 깨달았다. 이제 자아 완성에 힘쓰며 영적 성화를 추구하는 삶으로 이끌어주신 나의 주님께 감사할 뿐이다.

이번에 묶는 시편들은 나의 삶이며 기도이며, 깨우침의 노래인 동시에 주님께 바치는 영광송이다. 21세기 인간들의 정서에 혹은 신앙생활에 작은 도움이 되기를 기도하면서 이 세상에 살다 간 아름다운 흔적, 고귀한 언어로 남기고 싶다. 모세가 보았단 가시떨기나무처럼 타오르는 시편들이 되어 영혼 구원 운동에 쓰임 받았으면 좋겠다.

2023년 1월
이정인

4 시인의 말

1부？？장미꽃차를 우리며

12 사랑이라는 화두 앞에서
13 평화의 기도
14 사랑이 아니면
15 은총의 계절
16 잔인한 사랑
17 장미꽃차를 우리며
18 잔디의 노래
19 생존의 의미
20 그 숲에 사는 이유
21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22 아침 햇살
23 만유의 주
24 애인
25 유일한 사랑
26 유월의 연가
27 고난을 부르는 기도
28 아침에 듣는 찬가
29 애증의 노래
30 고정관념
32 충만의 세계

2부？？평화의 처소

34 소망의 기도 하나
35 승리의 노래
36 갈등의 숲
37 시간의 지우개
38 러브레터
40 바보들의 행진
41 사랑의 방식
42 평화의 처소
44 인생
45 흐린 날의 안부
46 용서
47 나르시스의 계절
48 회색빛 바다
49 피카소의 그림 앞에서
50 허와 실
51 꽃 멀미
52 자존감의 의미
53 폭설이 내리는 풍경
54 쓰나미의 흔적

3부？？가시떨기나무의 노래

56 풀잎의 노래
57 나의 나 됨은
58 당신의 것입니다
59 일탈의 시간
60 그 여자가 사는 법
61 가시떨기나무의 노래
62 슬픔의 끝
63 은밀한 유혹
64 화해와 용서에 대하여
66 활주로
67 가을 산책
68 주 얼굴을 뵈올 때는
69 빈곤한 자의 기도
70 질서
71 가을 그리움
72 창문을 닫으면
73 겨울 소묘
74 그 사랑
75 하루의 대화 상자
76 봄의 산실


4부？？절대 사랑

78 나의 페르소나
79 유혹
80 불공평한 진리
81 겨울에 핀 장미
82 절대 사랑
83 평화의 도시
84 눈 내리는 풍경
85 비단향 꽃무 물들이기
86 커튼을 내리고
87 미로게임
88 연륜의 묘수
90 노숙자
91 지식의 함정
92 천일홍이 숨졌다
93 흐린 날의 퍼포먼스
94 홍매화 곁에서
95 음악이 있는 풍경
96 이별을 준비하는 이에게
97 나의 오아시스
98 허먼센의 수면 상자 앞에서


5부？？시들지 않는 꽃

100 완전한 사랑
101 어미로 산다는 것
102 당신의 계절
103 그가 내게로 왔다
104 무상의 시간
105 에덴이 그리울 때
106 시들지 않는 꽃
107 겨울 여자
108 봄이 오는 길목
109 지독한 그리움
110 그리움, 그 생채기
111 그리움의 실체
112 겨울 숲 풍경
113 봄꽃이 질 때
114 가끔씩은
115 사랑의 논리
116 사랑의 그림자
117 로키산맥에서 1
118 로키산맥에서 2
119 봄의 영토
120 반란의 꿈
122 갈등의 숲
123 성도의 노래

126 해설_기독교 문학의 비밀과 인간을 향한 사랑미학_손희락(시인·문학평론가)

*사랑이라는 화두 앞에서

외로움이
차가운 바람에 솜털처럼
날을 세우는 밤에
묵상이 시작됩니다

당신을 닮아
아주 많이 사랑하기를 원했지만
그것이 값없이 주는 것이었는지

사랑이라는 미명 아래
얼마나 많은 바람이
숨어있었는지

창틈 사이로 스미는 겨울바람에
스스로 옷깃을 여미게 합니다
일생을 빗어도 완성할 수 없는
그 사랑이라는 화두 앞에서

*사랑이 아니면

스스로 지혜로운 사람이라고
자평하여 교만하지 마십시오
이는 손거울을 들고
자신을 얼굴을 비추는 것과 같습니다

지금은 호수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반해
그곳을 떠나지 못한다는 수선화 이야기를
떠올려 볼 때인지도 모릅니다

스스로 지혜롭고 현명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우리는 누군가의 사랑이 아니면
모두 다 죄인인 것을


*잔디의 노래

머문 터는 평화롭고
충만한 자유가 있는 듯하나
심령 깊은 곳엔
혼돈과 두려움이 태반이다

한 그루 나무가 되고 싶다
그리고 시냇가에 심은 나무처럼
시절을 좆아, 좋은 열매를
풍성히 맺으며

가난한 자, 목마른 자
슬픈 자의 기쁜 양식이 되고 싶다
거친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뿌리 깊은 나무이고 싶다

얕은 뿌리 잔디처럼 겉도는 삶
늘 상처이다
나는 시냇가에 깊이 뿌리내린
열매 좋은 나무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