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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밥상을 위한 책. 소비자가 직접 안전한 식품을 선택하기 위해서 꼭 알아둬야 할 상식들, 즉 쇠고기, 닭고기, 돼지고기, 양식어 등 식품별 생산과정에서의 문제점과 현 실태, 그 속에서 항생제 없는 식품을 가려내는 방법들, 각종 발효식품의 원리와 효능, 양식인지 자연산인지 알 수 있는 생선 구별법, 저자가 사는 일본이 원조인 초밥의 안전한 재료선택법이나 달걀, 우유의 선택법 등 식품 전반에 파고든 항생제 내성균에 대한 대처법을 생활전반에 걸쳐 상세하게 다루고 있다.

또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이 음식뿐만 아니라 병원, 어린이집 등을 통해서 접할 수 있는 내성균 문제와 특히 아이들 질병별로 항생제 처방이 필요한지 불필요한지를 현직 소아과 의사가 알기쉽게 설명한다.

_ 식품산업의 항생제중독

의료계는 물론 축산업, 양식수산업, 농업의 항생제 내성균 피해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일반인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정부도 정확한 항생제 사용량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저자들은 일본 정부를 상대로 벌인 의료, 식품생산 등에서의 항생제 사용량의 정보를 공개하라고 요구하고 끈질기게 추적한 끝에 그 전모를 밝히는 데에 성공한다. 축산업과 수산업, 농업에서 관련법에 의해 자료로 남겨진 것만 연간 1200톤이라는 엄청난 양의 항생제가 사용되고 있었다. 흔히 알려진 병원감염의 원인인 인체치료용 항생제 사용량보다 몇 배나 더 많은 양이었다.

가축들은 병에 걸리지 않아도 매일 항생제가 첨가된 사료를 먹는다. 논밭에 뿌려지는 스트렙토마이신이라는 결핵치료용 항생제는 가장 널리 그리고 많이 뿌려지는 농약 중에 하나이다. 한발짝도 움직이지 못하게 비좁은 공간에서 악취를 맡으며 항생제가 첨가된 사료를 먹고 단순히 살만 찌우는 동물들은 이제 광우병, 조류독감, 각종 식중독균 등으로 인간의 밥상을 위협하고 있다. 동물과 인간의 생명을 이윤을 위한 존재로만 인식하는 식품산업의 항생제중독은 사실 최근 인간광우병 사태나 AI의 유행에 있어 그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책은 하루 16시간의 고된 노동을 수십 년째 해오며 하룻밤 여행도 다녀올 수 없는 양돈농가를 찾아 직접 체험한 저자의 경험을 생생하게 전하기도 한다. ‘똥과 병과의 전쟁’ 속에서 고되게 살아가도 부도덕한 업자로 낙인 찍히는 축산농가의 현실과 고된 삶은 이를 방치하는 정부와 부도덕한 제약회사가 아니라 바로 소비자가 바로잡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3부에서 현직 소아과 의사가 진료한 상담 사례를 들며 말하는 항생제 치료의 어려움은 사실 아이들에게 흔한 중이염, 축농증, 농가진 등과 같은 질병을 앓는 경우 만이 아니었다.

" 1997년부터 1999년까지 미국에서는, 생후 12개월 된 아기부터 13세의 여아에 이르기 까지 병원에 온 경험이 전혀 없는 4명의 아이들은 입원환자들이 자주 걸리는 MRSA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상구균)에 감염되어 사망했다. 모두 항생제가 듣지 않아 치료는 불가능했다. 이 시기 미국 전역에서는 300건 이상의 항생제 치료가 되지 않는 사례가 보고되었다."(본문 111~113쪽 참조)

" 2002년 일본 기타쿠슈의 한 병원은 지난 4년 동안 내성균 감염 사망자수가 20여 명이라고 밝혔다."(본문 119쪽 참조)

최초의 항생제 페니실린을 시작으로 200여 가지의 항생물질이 모두 내성균이라는 덫을 피할 수 없었는데, 심지어는 병원 밖의 환경 속에서 감염되는 심각한 내성균에도 현존하는 모든 종류의 항생제가 듣지 않는 것이다. 이같은 슈퍼박테리아는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을 희생자로 삼고 있어서 더욱 문제다.

저자들은 병원 사용량보다 최고 9배 이상의 항생제를 사용하는 축산업과 병원 사용량보다 적지 않은 양의 항생제가 투입되는 농업, 수산업 등의 충격적인 실태를 접하게 되면서 의료계의 골치 아픈 내성균 문제가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말한다.

이 책은 세계적인 내성균 연구자로 인정받고 있는 히라마츠 게이치 교수(일본 준텐도대학)와 현직 소아과 의사, 다큐멘터리 작가와 일본의 대표적인 소비자단체 <식품과 생활의 안전기금> 대표인 고와카 준이치 등이 2002년 무분별한 항생제 사용과 그로 인한 내성균 문제가 어떻게 인간을 위협하는지를 밝혀낸 <내성균으로부터 아이들을 지키는 조사활동>의 결과를 책으로 묶은 것이다.

1부 항생제로 차리는 밥상 _ 고와카 준이치
연간 1200톤의 행방
[농작물] 논밭에서 퍼지는 내성균
[소] 사료의 비밀
[우유] 젖소의 슬픈 생애
[돼지 ] 항생제투성이 돼지 / 양돈 현장을 가다
[닭 ] 만원버스 브로일러산업 / 성장촉진제라는 미신
[달걀] 커지는 달걀의 위험
[양식어] 항생제를 먹는 물고기
살아 있는 발효식품으로 건강을 지키자

2부 항생제의 마법이 풀리다 _ 미야지마 히데키
병원 담을 넘어 생활공간에 나타난 내성균
[칼럼]보육원과 유치원 MRSA 실태조사
세균과 인류의 오래된 이야기 : 마법의 탄환 항생제
마법이 풀리다 : 내성균의 출현

3부 효과적인 항생제 복용법 _ 테라사와 마사히코
아이들의 병이 낫지 않는다
[ Q&A ] 선생님! 어떻게 하면 좋죠?
① 감기, 인플루엔자, 열
② 아이들의 세균감염증, 설사
③ 아이들의 귀와 코의 병
④ 아이들의 피부감염증과 내성균
⑤ 폐렴과 백신
⑥ 내성균의 감염과 예방
⑦ 올바른 항생제의 사용법
의사와 환자가 생각해 볼 문제들

부록
내성균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습관 [손 씻기]
용어사전
인터뷰-축산업자에게 듣는 국내 축산업의 오늘
책을 옮기며

채소와 과일, 쌀, 쇠고기, 우유, 돼지고기, 닭고기, 달걀, 양식어 생산에서 쓰이는 연간 1200톤의 항생제 행방을 추적했습니다.
그 결과는 자못 충격적이기까지 합니다. 또 안전한 먹거리에 대해 구체적으로 소개하고 있는데, 살아있는 발효식품에 대한 조명이 바로 그것입니다.
음식의 근대화는 날음식을, 그 중에서도 특히 발효음식의 쇠퇴를 가장 먼저 불러왔습니다. 발효식품의 탁월한 맛과 가치를 새롭게 밝힌 이 책이 여러분들의 식생활에 꼭 필요한 지침서가 되리라 기대합니다.
_ 머리말에서

공장형 축산을 거부하기 위해 육류 소비를 줄이고, 조금 불편하더라도 내성균에서 안전한 먹거리를 찾는 노력이 그 첫 번째일 것입니다.
스스로 불편해지면서 조금씩 생활양식을 바꾸다보면 사회적으로 이 문제가 환기되고 항생제 사용이 국가적으로 체계적인 관리와 엄격한 절제를 통해 하루빨리 내성균의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었으면 합니다.
_ 옮긴이의 글에서

축산업, 양식업, 농업 분야에서의 항생제 과용, 오용, 남용이 이 책에서 지적하는 정도일 줄은 몰랐다.
항생제 오남용은 우리 어른들의 건강도 위협하지만 앞으로 우리사회와 세계의 주인공이 될 어린이들의 생명과 건강을 더욱 위협하는 시급하면서도 장기적인 문제이다.
_ 황상익 서울대의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