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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비밀 레시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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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인간, 영혼을 달래는 음식을 먹고 싶지 않나?”
제10회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 수상 작가
부연정이 선사하는 ‘어른 아이’를 위한 선물 같은 소설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116권, 『악마의 비밀 레시피』가 출간되었다. 『악마의 비밀 레시피』는 제10회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 수상 작가이자 『소리를 삼킨 소년』 『피망이세요?』 등의 청소년 소설을 꾸준히 집필하고 있는 부연정 작가의 신작이다.
이 소설은 『불편한 편의점』 『달러구트 꿈 백화점』 등의 유명 베스트셀러와 같이 악마 ‘데몬’이 운영하는 식당 ‘악마의 레시피’라는 한 장소를 배경으로 여러 손님의 이야기가 옴니버스 형식으로 풀리는 구조를 가졌다. 식당의 주인이자 셰프인 데몬은 자신만의 독특한 레시피로 만든 요리를 통해 손님들의 마음속에 숨겨져 있던 다채로운 감정들을 이끌어낸다.

출판사 서평

작은 감정의 균열도 크게 느끼는 청소년들,
너무 어른스러운 사회가 힘든 어른들을 위한 마법의 레시피

작고 조용한 동네에 어느 날 갑자기 개업한 식당, ‘악마의 레시피’. 이 식당의 주인 겸 셰프는 ‘데몬’이라는 16세 아이로, 사실은 100살은 더 먹은 진짜 악마다. 데몬은 위대한 왕의 후계자가 마력이 거의 없다며 실망한 다른 악마들의 따가운 시선을 피해, 자신의 시종이자 말하는 까마귀인 파주주와 함께 악마의 주식인 인간의 부정적인 감정을 모으고자 인간 세상에 식당을 차렸다.
첫 번째 손님은 초등학교 때는 수영 루키였지만 중학생이 된 후로는 대회에서 항상 5등만 하는 세현. 세현은 매일 수영장에서 고된 훈련을 하지만, 기록이 좋아지지 않아 힘들어하고 있었다. 그런 세현을 파주주가 가게로 데려오고, 데몬은 세현에게 귤과 샤인 머스캣이 들어간 ‘탕후루 떡볶이’를 만들어 준다. 그 비주얼에 기겁하면서도 의외로 맛이 좋다는 사실에 신기해하던 세현은 곧 데몬이 보여주는 환상 속으로 빠져들어 간다.

갑자기 눈앞이 뿌옇게 변했다. 마치 짙은 안개 속에 서 있는 것처럼. 세현은 떡볶이를 우물거리며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방금까지 옆에 있던 데몬과 까마귀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어쩐지 머릿속이 몽롱해졌다. 꿈을 꾸는 것 같기도, 열이 나는 것 같기도 했다. 곧 자욱하던 안개가 서서히 걷혔다.

_본문 중

드디어 세현은 언제나 1위인 나영과 2등을 도맡아 하는 민아를 제치고 경기에서 1등을 차지한다. 하지만 세현의 마음은 불편하기만 하다. 몸은 모래주머니를 매단 것처럼 무겁고, 심장은 툭하면 쿵쾅쿵쾅 뛰고, 매일 악몽을 꾸는 탓에 제대로 잠들지 못한다.
사실, 세현은 알고 있다. 1등을 했는데도 전혀 기쁘지 않고, 그렇게 바라던 금메달은 꼴도 보기 싫고, 자꾸 누군가에게 쫓기는 듯한 기분이 드는 이유를.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세현이 1위를 하게 된 진짜 연유를 안 세현의 친구들은 모두 세현에게서 등을 돌려 버린다. 세현이 남몰래 호감을 품고 있던 민준마저도.

세현에겐 잘못을 바로잡을 기회가 몇 번이나 있었다. 변비약을 넣을까 말까 고민하던 때, 대회에서 일등을 차지했을 때, 혹은 집으로 돌아와 침대에서 엉엉 울던 그때. 그것도 아니면, 수영을 못 하게 된 때라도.

_본문 중

깊은 절망감에 빠진 순간, 세현은 눈물을 흘리며 환상에서 깨어난다. 자신이 아직 ‘악마의 레시피’에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세현은 다시 마음을 굳게 먹고 지금처럼 꾸준히 노력하기로 결심한다. 맛있는 떡볶이를 먹으며 열등감, 절망감을 벗어던진 세현이 홀가분하게 나간 후, 데몬은 텅 빈 자리에 남아 있는 세현의 ‘절망’을 유리병에 담는다.


상처받은 마음을 달래고 앞으로 나아갈 힘을 주는
불안하고 서툴지만, 보석 같은 에피소드들

이후 세현은 ‘악마의 레시피’의 단골손님이 되어 종종 친구들을 데려온다. 소심해서 자신의 의견을 제대로 말하지 못하는 지영, 좋아하는 것은 많지만 미래에 무엇을 하면 좋을지 몰라 고민하는 소민, 엄마가 재혼할까 봐 두려워 엄마에게 까칠하게 대하는 민준까지. 세현의 친구들은 데몬의 음식을 먹고 자신의 고민에 대한 나름의 해결책을 찾아 차근차근 앞으로 나아간다. 그리고 데몬 또한 식당을 운영하면서 ‘제 몸 하나도 제대로 건사하지 못하는 모자란 악마’ ‘부모님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약한 후계자’라는 시선에서 점차 벗어나, 자신의 진짜 능력을 발휘하게 된다.

“엄마가 결혼 얘기 꺼냈을 때 화를 낸 것도…… 무서웠던 거였어. 나를 두고 떠날까 봐…… 내가 더 이상 엄마의 첫 번째가 아닐까 봐, 엄마한테 나보다 더 사랑하는 사람이 생길까 봐 겁이 난 거였어.”
말을 하고 나자 감정의 형체가 더욱 또렷해졌다. 가끔 그럴 때가 있다. 막연하던 감정이 단어로 정의되고 나서야 형태를 갖추는 경우가. 사랑한다고 고백하고 난 뒤 비로소 이게 사랑이구나, 하고 깨닫듯이.

_본문 중


“가끔은 다른 사람한테 속마음을 얘기하는 게 도움이 돼요.“
아직 마음이 성장하고 있는 모든 이에게 가닿을 이야기

작가 부연정은 데뷔작 『소리를 삼킨 소년』을 발표했을 때 ‘진실을 향해 다가가는 힘을 지닌 글을 쓰고, 그에 걸맞은 캐릭터들을 만들어 작품에 현실적인 생명력을 불어넣는다’는 평을 받았다. 실제로 이 소설은 누구나 한 번쯤은 생각해봤을 고민들을 현실적으로 이야기한다. 동시에 적재적소에 가미된 판타지 요소를 이용해, 결코 가볍지 않은 무게의 해결책이 우리의 가슴에 부드럽게 스며들게 만든다.
『악마의 비밀 레시피』는 악마의 조언이 힐링이 되는, 또 아이들의 고민이 마치 내 고민처럼 다가오는 독특한 판타지 소설이다. 아직 마음이 성장하고 있는 모든 사람에게 가닿을 수 있는 이야기인 셈이다. 작은 고민에도 흔들리기 쉬운 청소년도, 너무 어른스러운 사회가 아직 힘든 어른도 이 소설을 읽으며 상처받은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손길을 느끼고, 따뜻한 위로와 공감을 얻기를 바란다.

목차

0. 악마의 레시피
1. 만년 오등의 떡볶이
2. 가루약을 넣은 물병과 마시지 못한 딸기우유
3. 절망을 졸여 만든 잼
4. 이상한데 맛있는 소고기뭇국
5. 친구의 시작은 콩나물밥
6. 질투청 에이드
7. 손이 많이 가는 김밥
8. 바닷가재 달걀국
9. 감정을 눌러 담은 유리병들

작가의 말

본문중에서

중학교에 입학하면서 모든 게 달라졌다. 키가 쑥쑥 자란 아이들이 세현의 기록을 앞지르기 시작하면서, 대회에 나갈 때마다 순위가 한 칸씩 아래로 내려갔다. 꽤 무서운 일이었다. 내 것이라고 생각했던 자리에서 멀어진다는 건.
그리고 그보다 더 무서운 건, 아무리 노력해도 원래 자리로 돌아갈 수 없다는 사실이었다. 세현은 여전히 땅꼬마였고, 기록은 제자리걸음이었다. 중학생이 된 후로는 단 한 번도 시상대에 서지 못했다.
만년 오등.
그게 세현의 별명이었다. 결승전까지는 진출하지만, 시상대에는 서지 못하는 오등. 운이 좋아 누군가가 실수를 한다 해도 사등밖에 하지 못하는 불운한 선수.
_16쪽

“인간, 영혼을 달래는 음식을 먹고 싶지 않나? 내가 아주 맛있는 식당을 알고 있는데, 같이 가는 게 어때?”
“지금 네가 말하는 거야?”
세현은 두 눈을 느리게 깜빡이며 되물었다. 까마귀가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세현을 보았다.
“그럼 여기 누가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_26쪽

“맛있어요!”
“진짜로요?!”
“네! 이게 왜 맛있지?”
세현은 정말 이해할 수 없어 고개를 갸웃거렸다. 맛있으면 안 되는 음식이 맛있는 게 이상했다. 그렇지만, 아무리 맛있더라도 탕후루 떡볶이라는 괴상한 요리가 세상에 존재해도 되는 것일까? 정어리 파이만큼이나 괴식인데.
“후아아.”
데몬이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터뜨렸다. 그리고 환하게 웃으며 양팔을 옆으로 뻗었다.
“맛있게 드셨으니, 손님께 환상을 선물해 드리겠습니다.”
_37쪽

파주주가 혀를 끌끌 찼다.
“그러니 주인님께서 작은 주인님을 걱정하시는 겁니다. 악마란 자고로 피도 눈물도 없이 냉혹해야 하는 법. 그런데 작은 주인님은 마음이 너무 여려요. 고작 인간을 동정하다니요? 장차 마계의 주인이 되실 분이 말입니다.”
데몬은 입술을 삐죽였다.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다. 부모님을 닮지 않았다는 말도, 후계자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말도.
_76쪽

“혹시 추천해 줄 수 있어? 아니면 네가 가장 잘 만드는 거.”
“네가 먹고 싶은 걸 주문해야지. 그러려고 오는 식당이잖아.”
“……그렇긴 하지.”
지영이 씁쓸하게 대꾸했다. 그러고도 한참 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데몬은 재촉하지 않고 조용히 기다렸다. 시간이 지날수록 지영의 시선이 아래로 떨어졌다. 지영은 결국 어깨를 움츠리며 데몬을 힐끗 쳐다보았다. 데몬이 답을 정해 주길 바라듯.
그때 낯선 목소리가 둘 사이에 끼어들었다.
“자기가 뭘 먹고 싶은지도 모르는 인간이군.”
_93쪽

지영은 언제나 다른 사람의 의견을 따르느라 자신의 생각은 뒤로 미뤄 두기만 했다. 그게 익숙해져서 이제는 자신이 뭘 좋아하는지도 알 수 없었다. 어쩌면 그래서 주인공이 되지 못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뭐, 이제라도 찾으면 되지.”
데몬은 그리 큰일이 아니라는 듯 가볍게 대꾸했다.
“일단 하나는 알고 있잖아. 소고기뭇국을 좋아한다는 거.”
_138쪽

“김밥 나왔습니다, 손님.”
민준은 삐딱한 눈으로 김밥을 응시했다. 그리고 맛이 별로기만 해 봐라, 당장 독설을 날려 주지, 라는 생각을 하며 하나를 집어 입으로 가져갔다. 우물우물, 입을 움직이던 민준의 턱이 절로 벌어졌다.
“이건……?”
세현이 다 안다는 표정으로 “맛있지?” 하고 물었다. 민준이 떨리는 눈으로 데몬을 보았다.
“엄마가 싸 준 김밥이랑 똑같은 맛이야. ……엄마 김밥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거든.”
_162~163쪽

“왜 나한테는 아무 말도 안 했어? 다른 사람은 다 알고 있었는데, 왜 나한테만 얘길 안 했냐고. 그러다 갑자기 엄마가 잘못되기라도 하면…….”
거기까지 말하다 입을 다물었다. 섬광 같은 깨달음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간 것이다. 화가 난 게 아니다. 무서운 거다. 엄마가 자신을 두고 떠날까 봐 겁이 난 거다. 어느 날 갑자기 돌아오지 않은 아빠처럼.
_182쪽

“그래도 데몬이 우리보다 훨씬 대단해. 우리는 뭐가 되고 싶은지도 모르고 학교에 가라니까 가고, 학원에 가라니까 가는데, 데몬은 벌써부터 인생의 목표가 있잖아.”
“그게 뭐가 대단하냐?”
“너 질투하는 거지? 데몬이 잘생겨서.”
“질투는, 누가!”
민준은 정곡을 찔린 사람처럼 꿱 소리를 질렀다. 세현과 지영이 동시에 웃음을 터뜨렸다.
_195쪽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던 단발머리 여자가 말했다.
“여기 맞아. 까마귀처럼 생긴 앵무새가 있다는 식당.”
“말하는 까마귀 말이지?”
“앵무새일걸? 까마귀가 어떻게 말을 해?”
“그런가? 아, 머리핀 안 가지고 왔다. 나갈 때 꼭 반짝이는 걸 하나 놓고 가야 한다고 하던데. 안 주면 까마귀가 화낸대.”
_202쪽

여자는 까르르 웃으며 흔쾌히 귀걸이를 빼 검은색 벨벳 방석 위에 놓았다. 파주주는 곧바로 귀걸이에 뺨을 비비며 뒹굴기 시작했다. 그러다 마침 생각났다는 듯 나가는 여자의 등 뒤에 대고 소리를 질렀다.
“별점이랑 리뷰 잊지 말라고!”
손님 두 명이 나가고, 새로운 손님 두 명이 들어왔다. 데몬은 어느 때보다 씩씩한 목소리로 외쳤다.
“어서 오세요, 악마의 레시피입니다. 무엇을 주문하시겠습니까?”
_2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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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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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태어나 사회복지사로 활동했다. 『소리를 삼킨 소년』으로 제10회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하며 평소 꿈꾸던 청소년문학의 세계에 첫발을 내디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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