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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아이 백천수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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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문학동네 청소년문학상' 수상작가 손서은 신작
케냐로 자원봉사 떠난 착한 아이 천수
현지 경찰에 체포되다!


“청소년소설의 배경을 확장시킨 작품”이라는 평을 받은 소설 『테오도루 24번지』로 ‘문학동네 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한 손서은 작가. 그가 이번에는 아프리카로 떠났다. 『착한 아이 백천수 씨』는 케냐로 자원봉사를 떠난 ‘착한 아이’ 천수가 뜻밖의 사건에 휘말리며 자신의 자아를 찾게 되는 이야기다. 각양각색의 개성을 뽐내는 인물들, 유쾌한 문체, 막힘없는 전개로 흥미진진함에 읽는 재미까지 더했다.
스펙을 쌓으라는 엄마의 성화에 못 이겨 케냐로 간 천수, 얼렁뚱땅 봉사에 참여하게 된 승아, 매사에 조급하고 불안한 마거릿. 어딘가 조금씩 부족한 이들이 자원봉사 캠프에서 만났다. 빌리지 체험팀으로 묶인 그들은 마사이 빌리지에 자원봉사를 하러 간다. 그곳에서 아이들에게 간식을 나눠 주던 중에 일이 벌어진다. 한 아이가 마거릿의 가방에 있는 약을 사탕으로 잘못 알고 빼 먹는다. 승아가 그 장면을 보고 약을 뱉어 내게 하지만 아이는 달아나고 만다. 다음 날 약을 먹은 아이가 죽게 되고, 현지 경찰은 이를 살인 사건으로 생각해 조사에 나선다.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천수와 승아가 지목되는데……. 이들은 과연 누명을 벗고 무사히 한국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출판사 서평

“이번만큼은 피하지 않겠다!”
백천수의 유쾌하고도 아슬아슬한 일탈
1만 킬로 떨어진 아프리카에서 보낸 뜨거운 여름


보통의 키에 보통의 성적을 유지하는 누가 봐도 평범한 고2 천수. 여느 고등학생처럼 학교가 끝나면 학원에 가고, 학원이 끝나면 집으로 온다. 특별할 게 없는 천수에게 유일하게 평범치 않은 것이 하나 있었으니 바로 엄마다. 잘나가는 여행사 대표이자 아들을 끔찍이 아끼는 ‘헬리콥터 맘’ 미숙은 천수에 관한 일이라면 사사건건 간섭한다. 엄마의 참견과 지시에 지친 천수는 집을 떠나고 싶다고 생각하지만 미숙의 계획에 따라 아프리카로 자원봉사를 떠난다.할머니와 단둘이 살고 있는 승아는 늘 돈 때문에 걱정이다. 이번 여름방학에는 갈빗집 아르바이트를 하며 지낼 생각이었는데, 갈빗집이 갑자기 문을 닫는 바람에 승아의 계획은 틀어지고 만다. 망연자실한 승아는 길을 가다가 여행사 직원의 판촉에 이끌려 해외 자원봉사 캠프에 지원하게 된다. 직원의 도움으로 승아는 캠프 참가자로 선발되고, 잠깐이라도 할머니 곁을 벗어날 수 있다는 생각에 기쁜 마음으로 아프리카로 떠난다.
미국 중서부 도시에 살고 있는 마가렛은 동네에서 좋은 사람으로 유명하다. 그는 지역 사회를 위한 일이라면 항상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는데, 특히 동네 아이들을 아꼈다. 마가렛은 아이들을 위해 항상 먹거리를 양껏 제공하며, 불량한 행동을 일삼는 아이들에게도 아낌없이 베푼다. 그러던 중 가출한 아이를 집에 들여 먹이고 재우다가 큰 오해를 산다. 가까스로 누명을 벗은 마가렛은 기분 전환을 위해 해외 자원봉사 캠프를 신청한다.
『착한 아이 백천수 씨』는 주인공 천수를 비롯해 승아와 마가렛까지, 인물들이 스스로를 옥죄는 틀에서 벗어나 나 자신으로 우뚝 서는 여정을 담은 이야기다. 자원봉사 중에 우연히 일어난 어린 아이의 죽음을 수습하며 세 사람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한다. 천수는 엄마의 그늘에서 벗어나 스스로 무언가를 선택하고 결정하게 되며, 승아는 돈 걱정을 한편에 묻어 두고 나다움에 대해 눈을 뜬다. 좋은 사람이 되는 일에만 몰두하던 마거릿은 모든 행동에는 책임감이 따른다는 것을 깨닫는다.
세 인물이 각자의 방식으로 성장하는 과정의 중심에 천수가 있다. 엄마의 그늘에서 벗어나고자 자원봉사를 신청하지 않았더라면, 케냐로 가기 위해 떨리는 마음으로 공항에 가지 않았더라면 이야기는 펼쳐지지 않았을 것이다. 엄마 곁을 떠나며 천수는 이제껏 겪지 못한 경험을 하고 처음 보는 사람들과 말을 나눈다. 여러 인물들의 이야기는 결국 천수의 발걸음으로부터 시작된 것이다. 이렇듯 이 소설은 지금 있는 곳을 벗어나 한걸음 앞으로 나아갈 것을 권한다. 천수와 함께 나를 감싸고 있는 껍질을 깨고 조심스레 발을 디뎌 본다면 독자들에게도 생각지 못한 이야기들이 펼쳐질 것이다.

[작가의 말]

어려서는 착한 아이였다. 커서는 착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사나워지고 세지고 싶었다. 제목 짓기에 참여한 많은 이들이 착한 것에 거부감을 드러내더라. 착한 거 싫다. 착하지 말자. 착한 버려라. 착착착. 오기가 생겼다. 왜들 이래. 착한 게 어때서.

목차

1
코레안들에게는 패턴이 있다
마이 넘버원 백천수
고승아는 영어를 못하는 게 아니다 안 하는 거다
자잘한 균열은 빵꾸가 된다
앞선 자가 뒤서고 뒤선 자가 앞선다
2
용의자 녹취록
좋은 사람 마거릿 패리
사피엔스는 한때 아프리카에 모여 살았다
기브 미 캔디 기브 미 러브
빅 비즈니스 우먼 앙벵야
캔디맨은 도시 전설의 계보를 잇는다
3
귀가 열리자 망령이 살아났다
알리스 vs 타사피 패밀리
마이 넘버원 피터
특성상 진실은 밖으로 나오기를 꺼린다
시체가 있다 죄는 없다
나쁜 놈들이 다녀도 도시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잘못된 판타지는 화를 부른다
섣부른 결론은 건강에 해롭다
유동적인 인간은 모습과 성질을 바꾸기도 한다
조상님은 화산섬에 산다

작가의 말

본문중에서

“고2가 무슨 해외 자원봉사냐.”
담임은 면박부터 주었다. 국제 무슨 단체에서 뽑혀 간다고 했더니, 너 같은 애가 방학 동안 틀어박힌다고 성적이 팍팍 오를 것도 아닌데 그래, 차라리 놀아라 놀아 하면서 겨우 긍정해 주었지만 녀석 제법인데 하는 묘한 표정도 지어 주었다.
천수는 누가 봐도 너무 평범했다. 보통의 키에 보통의 생김새, 보통의 성적을 유지하는 중간치의 아이였다. 천수의 일상 또한 특별할 게 없었다. 학교가 끝나면 학원을 갔고, 학원이 끝나면 엄마 차를 기다렸다.
10시경의 학원가는 활기로 넘쳤다. 삼삼오오 모인 아이들은 편의점에서 사 온 과자를 먹으며 활발하게 욕을 했고 농담을 했고 장난을 쳤다. 그 안에 어정쩡하게 낀 천수는 간식을 먹는 대신 손가락을 뜯어 먹었다. 엄마는 늘 손톱 뜯지 말라고 주의를 주었지만 사실 천수가 뜯는 것은 손톱 주위의 살 껍질이었으니 상관없지 않은가. 얼뜬 표정으로 손가락을 뜯는 천수에게 눈길을 주는 그룹은 없었다. 결론적으로 천수에게는 친구가 없었다.
(/ p.26)

공짜 콘돔이 열 개. 엄마가 던져 놓고 갔다. 상황이 조금 요상하다. 천수는 저도 모르게 손가락을 물어뜯기 시작했다. 갑자기 온몸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심장이 격하게 박동했다. 천수를 구성하는 몸의 기관들이 여기저기서 들썩이고 달달 떨었다. 이 난리를 치는데 오로지 해당 물건의 목적지만이 얌전했다. 적어도 당장 저걸 끼고 싶어서 이 난리를 치는 것은 아니구나, 천수는 가까스로 이해했다. 그럼 이 더러운 기분이 대체 무엇인지 따져 볼까. 천수의 머리가 제대로 작동하기도 전에 다리가 먼저 쿵쿵대며 미숙 씨의 방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이게…… 이게 뭐예요?”
미숙 씨 앞에서 천수는 상자에서 콘돔을 주르륵 꺼내 앞으로 내던졌다. 양치질을 하던 미숙 씨의 얼굴이 새빨개졌다.
“왜, 왜…… 나한테 이딴 걸 줘요?”
천수가 소리쳤다.
“얘가 왜 이렇게 소리를 지르고 난리야? 여행 중에 필요할 수도 있잖아, 안 그래?”
(/ p.54)

리디아가 다시 한번 물었다. 아이는 연거푸 혀를 내밀고 캑캑거렸다. 리디아는 아이의 입술에 묻은 하얀 알갱이를 찍어 맛을 보았다. 아무 맛도 없었다. 이게 뭐지?
“패리 여사, 애한테 혹시 뭐 주셨어요?”
“아뇨.”
바쁘게 한 소녀의 머리를 빗기던 마거릿은 건성으로 대답했다. 옆에 있던 승아가 그제야 고개를 들었다. 리디아 선생이 작은 아이를 한 팔에 안고 있었는데 아이는 혓바닥을 내밀고 얼굴을 잔뜩 찌푸리고 있었다. 이런, 뭔가 쓴 걸 먹었나 보네. 약을 잘못 먹으면 저런 표정이 나온다. 어릴 때 할머니 약을 잘못 먹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지. 승아는 얼른 일어나 아이에게 갔다.
“얘, 그거 토해야 돼.”
리디아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승아를 바라봤다.
“토하지 않으면 큰일 나.”
승아의 한국말을 이해할 리 없는 리디아가 어깨를 으쓱했다.
“오바이트! 오바이트요. 우웩!”
승아가 토하는 시늉을 했다. 리디아가 얼굴을 찡그렸다.
“어휴, 사람 말 되게 못 알아듣네.”
(/ p.108)

“쉿!”
경찰이 몸을 수그리며 해리를 저지했다.
“여기 있었어. 방금까지.”
다른 한 명이 코를 킁킁거리며 교실 뒤편으로 다가갔다. 동작이 조용하고 민첩했다. 해리의 눈에 창가 쪽 책상 하나가 조금씩 움직이는 게 보였다. 미치겠네.
“저기, 경찰관 나리들!”
해리가 뭘 어쩌기도 전에 크아아아아아! 책상을 뒤집어쓴 승아가 경찰들을 향해 돌진했다. 워어어어. 엉겁결에 뒤로 나동그라진 경찰들을 향해 해리가 몸을 날렸다. 급한 대로 발을 붙들고 가슴팍에 안았다.
“미쳤어?”
경찰의 구둣발이 해리의 가슴을 내리치고. 크아아아아아. 책상들이 무더기로 움직이나 싶더니 우어어어어 고함에 이어 책상 두 개가 날아왔다. 그사이 천수와 마거릿이 웅크린 채 교실을 빠져나가고 있었다. 그걸 보고 정신을 차린 존이 넘어진 의자 하나를 번쩍 들어올렸다.
“이것들이 정말. 정신 차리게 해 줘?”
발을 붙들린 경찰이 총을 집어 들었다.
(/ p.192)

저자소개

생년월일 1975~
출생지 서울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1975년 서울에서 태어났으며, 홍익대 법학과 졸업 후 영화 작업을 했다. 부산단편영화제에서 '스파게티'로 작품상을 받았으며 같은 작품으로 부천판타스틱영화제에 초청 받았다. 동 대학 미술대학원에서 사진을 전공하고 그리스 정부가 지원하는 청년 예술가 프로그램으로 아테네국립미술대학에서 활동했다. 2013년 단편 청소년소설 [여행자]로 제11회 푸른문학상 '새로운 작가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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