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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잎 호텔 : 남주희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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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남주희
  • 출판사 : 지혜
  • 발행 : 2013년 12월 16일
  • 쪽수 : 124
  • 제품구성 : 전1권
  • ISBN : 97889973867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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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하자면 금번 상재한 [꽃잎 호텔]은 상상력의 진폭을 무한히 증폭시킨 작품집인데, 그것은 말―사태를 입체적으로 부조시킨 것이거나 새로운 시말을 정초하는 시인의 정신성이 고스란히 노정된 순정한 의식의 산물이다. 상상력에 도발에 의해 투명한 말이 매개되고, 불륜의 치명적인 사랑이 꿈꾸어진다. 일상의 심연에 아직 폭발하지 못한 리비도가 살아 숨쉬고, 일상 밑에 침전된 온 세상이 사랑의 여울로 변주된다. 여기저기 봄꽃들이 만개했으며, 마침내 "늙은 나무"에 열꽃이 피어올라 사랑의 열병을 앓게 된다. "수작"이 건네지고 눈빛은 교교하다. 너와 나 사이를 가로막던 규범이 여지없이 해체되고, 일상이 일탈로 변이된다. 어쩌면 남주희 시인의 그것처럼, 우리는 일탈과 일상 사이를 자유자재로 넘나들다가 불현듯이 "시간을 탕진"하는 운명의 타자인도 모른다. 마치 꽃잎의 화려한 몸짓 밑에 칙칙하고 어두운 본능이 침전되어 있듯이, 모든 밝음은 "어둠"을 증명하는 "근심"의 "낯빛"이다. 화려한 일탈적 사랑의 자리에 타나토스가 생 전체를 유혹하고 있다.
    - 김석준 / 문학평론가

    남주희의 시에는 숭고가 들어 있다. 그녀의 숭고는 유한과 무한, 자연과 문명, 인간과 사물 간에 가로지르기를 통하여 탈경계로 나아간다. 이는 사물에 대한 편견을 해체하고 그 본질에 가 닿으려는 남주희의 포월적 시선의 결과라고 보아도 좋을 것이다. 그녀는 현실과 상상을 오르내리고, 미와 추, 천사와 악마, 순수와 불륜을 포월적 시선으로 바라봄으로써 세계 내에 있는 역동적 에너지를 몸에 충전하려 한다. 그리고 그 에너지는 사물의 본질에 가 닿고 존재가 가진 생명성, 서민이 가진 몸의 진정성을 확보하는 기술로 작용한다. 그녀의 몸이 가지고 있는 숭고와 탈경계와 타자에 대한 배려에 박수를 보낸다.
    - 정신재 / 문학평론가

    남주희 시인의 {꽃잎 호텔}을 읽을 때마다 "사랑은 더없이 거룩한 행위이며, 영생의 다이아몬드"라는 말이 떠오른다. 사랑은 이글이글 타오르는 열정 자체이며, 따라서 사랑은 그 어떠한 수치심도 모른다. 노란 브래지어가 곧 터질 것 같은 산수유, 아직 마수걸이도 못했다고 째려보는 개나리, 손만 대면 곧 버찌가 쏟아질 것 같은 물침대 위의 벚꽃 여인----. 남주희의 시들은 사랑의 찬가이며, 이 세상을 더없이 아름답고 풍요롭게 변주시켜 놓는다. 시는 시인의 사랑 속에서 싹트며, 그 사랑을 먹고 피어나는 가장 아름답고 찬란한 꽃이다.
    - 반경환 / 애지 주간, 철학예술가

    목차

    시인의 말

    1부
    5분의 구애
    하지
    소리
    봄날은 간다
    그림자의 환승
    딱딱한 외투
    늦은 이유
    첫사랑 대폿집
    봄, 와불
    벽의 말
    잠깐을 노획하다
    어두워지는 안부

    2부
    북어
    여름날의 고백
    돌아가야 하나
    꽃잎 호텔
    색의 사서함
    인사법
    가벼운 전언
    반구대 암각화
    소설
    횡설수설
    성업 중
    바람의 텃세
    신음소리

    3부
    이상한 은행
    풍경을 묶다
    이 십팔 것!
    살다가 살다가
    구라 3단
    벽시계에 걸린 노을
    슬픈 잠
    꽃의 후기
    막이 오를 무대
    전시장에서
    근황
    전생
    오후 3시의 고함

    4부
    못 말리는 불륜
    새벽 우화
    소리 스토커
    봄을 풀다
    동백
    벚꽃 점심
    따뜻한 궁상
    여름 끝
    저런!
    편지
    안주 한 사라
    겨울 산

    해설상상력의 진폭 : 일상에서 언어로김석준

    본문중에서

    봄 일당
    꽃잎 호텔을 급습했다

    산수유의 노란 브래지어가 터질 것 같다고
    외눈으로 째려보는 개나리 아직 마수걸이도 못했다고
    나, 문밖출입 제어 당한 숫처녀라고
    손만 대면 버찌가 쏟아진다는

    노회한 눈알 굴리는 늙은 나무
    오줌소태 치료중이라며 약골 아랫도리를
    끌어올리는
    누우떼처럼 지나가는 어둠이 증명한다
    물침대 위 첫 경험 같은 벚꽃이 여인처럼
    누웠는데도 다만 얼룩만 조금 베어 문 것
    뿐이라고

    시간을 탕진한
    주당의 낯빛이 일그러질 쯤
    오늘 저녁 유숙할 근심의 거처를 궁금해하면
    사타구니 흑점이 빤히 보이는 정오의
    감정을 요리한 꽃잎
    호텔 밖 삼엄한 경계를 엿본다
    선녀와 나무꾼을 내 보낸
    봄, 포승줄에 기어이 묶이려는 수작
    일지도 모르는

    무단 침입한 한량과의 동거도 곧 끝날 것이라는
    꽃잎 불량아의 뾰로통한 입술
    군침 흘리는 환한 대낮에게
    긴급속보를 타전하고
    (/ '꽃잎 호텔' 전문)

    엄마의 옻칠장은 토닥이는 소리로 열고 닫힌다 검은머리 빗질 끝나면 하얀 종아리 걷어올린 나무아래 피리 분 기억을 올린다 혀가 짧은 보름달이 쫓아와 풋살구 갈피에 꽃을 심었다 꽃가루로 분칠한 나비경첩, 궤를 붙들고 나무 향에 취한 집착을 읽는다
    오동나무를 건드린 사내놈의 발정으로 칩거에 들어간 그늘 옻칠 벗겨진 자국에 늑대울음 들린다며 붕어 자물쇠를 채운다
    목욕재계를 마치면 곧 오동 집이 되는 엄마

    18세 아버지를 내간체 종이가 꼼지락대면 늙은 엄마는 문득문득 자란다 옻칠장 나이테에 부적을 꿰매고 밤마다 결 맞춘 소원도 주문한다
    나무로 걸어와 접붙인 세월이 까마득하다 칠이 벗겨지면 감춰놓은 달을 품어 아랫도리가 짧은 노랫말을 잇는다 적삼 속에 개어둔 유언이 그믐으로 몰릴 쯤 문틈 사이로 연록의 나무냄새가 난다
    기억의 새들 곁눈질하며 어둠을 수혈 받아 옻장 속에 감춘다 덜컥! 목이 매인 주름 사이로 슬픔이 저장된다
    하나씩 말라가는 글에 손톱자국을 내는 일
    (/ '소설' 전문)

    저자소개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남주희 시인은 대구에서 태어났고, 고려대학교를 졸업했으며, 대구문화방송 아나운서로 오랫동안 재직한 바가 있다. 2003년 {시인정신}과 {현대수필}로 등단했고, 시집으로는 {둥근 척하다}와 {오래도록 늦고 싶다}, {길게 혹은 스타카토로}가 있고, 산문집으로는 {조금씩 자라는 적막}이 있다. 정수문학대상, 시와여백 시부문 대상, 한국민족문학상, 지식경제부 장관상 등을 수상했으며, 지식경제부 소속 사단법인 한국편지가족 총회장, 정수문학 회장, 토평문학 회장, 다울문학 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은시문학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영남일보}에 컬럼을 연재했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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