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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본통속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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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천 년 전 보통사람들이 즐긴
    그로테스크한 몽환과 풍자의 세계

    통속문예의 시발점 화본소설의 백미 [경본통속소설]
    청중의 열기와 이야기꾼의 재담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고대 중국 민초들의 관심사와 생활상이 잘 드러나는 '화본(話本)'을 엮은 [경본통속소설(京本通俗小說)]이 대산세계문학총서 118번째 권으로 출간되었다.
    [경본통속소설]은 '서울 지역에서 간행된 통속소설'이라는 뜻으로 송대의 화본소설 일곱 편을 묶은 소설집이다. 화본소설은 처음부터 문자 기록으로 탄생한 문학이 아니라 송대에 유행하기 시작한 '설화(說話)'의 대본인데, 설화는 이야기꾼들이 이윤 추구를 목적으로 청중에게 통속적인 이야기들을 들려주는 다분히 세속화된 서사예술이었다. 당시 이야기꾼들은 이야기 줄거리를 요약한 일종의 비망록을 활용했는데 이것이 '이야기[話]를 적은 책[本]'이라는 뜻의 '화본'이다. 설화가 경제적 발전을 기반으로 새로이 형성된 시민계층의 오락거리였던 만큼 화본소설의 주요 독자층도 소시민이었으며, 이러한 시민 독자의 탄생은 구어체 중국어 '백화(白話)'의 확장에 힘입은 것이었다. [경본통속소설]은 중국 문학사상 최초로 구어체 중국어인 백화로 지은 화본소설집이다.
    사랑, 귀신, 전쟁, 종교 등 당시 소시민들의 관심사를 주로 다룬 화본소설은 본질적으로 책상머리에 앉아 공부하듯 읽는 책이 아니라 바쁜 일상 속 한때의 휴식과 오락을 위한 것이었다. [경본통속소설] 역시 그저 단순한 문학작품으로 읽으려 하지 말고, 북적이는 저잣거리에서 이야기꾼이 신바람 나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한껏 들뜬 공연장의 분위기를 떠올린다면 더욱 실감나게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민중의, 민중에 의한, 민중을 위한 서사예술, 설화

    운문으로 이야기를 들려주는 서사예술(narrative art)의 전통은 인류가 언어로 소통하기 시작한 이래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내려왔다. 고대 중국의 서사예술에서 사용한 문체 역시 시나 노래처럼 고도로 축약되고 정제된 운문이었으나 당대(唐代)에 이르러 시 낭송을 근간으로 하는 기존의 서사방식에 변화가 일어났다. 속인들에게 불경을 쉽게 들려주는 '속강'은 함축적이고 운율이 있는 서정적인 운문에 직설적이고 자연스러운 어투의 산문을 섞어 이야기를 들려주는 독특한 서사예술이었다. 그리고 이 속강이 송대에 이르러 사찰 밖으로 나가 민간 전설 및 사랑 등 통속적인 이야기들을 다루기 시작하면서 '설화'로 자리 잡았다.
    '설화'는 송나라의 경제발전과 더불어 꽃을 피웠는데, 상공업과 운수업의 급성장으로 도시의 규모가 커지고, 도시에서 수적으로 우위를 점하는 중하층 시민들이 생겨나면서 이들의 대표적인 오락거리가 되었다. 입장료를 받고 청중을 모아 이야기를 들려주는 '설화'의 이야기꾼들은 다양한 이야기의 수집에 필수적인 문자 해독력과 다양한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소양을 갖춘 사람이었으나 엘리트 집단은 아니었고, 청중인 민중의 성향을 파악하여 그들이 즐길 소재와 기법을 개발하는 데 주력했다. 설화는 생산자와 수요자 모두 일반 대중으로 민중의, 민중에 의한, 민중을 위한 서사예술이었다.
    더 나아가 시민의 언어인 구어체 중국어 백화의 보급과 인쇄술의 발달에 힘입어 민중 청자들은 시민 독자로 이어졌고, 설화의 대본인 화본소설 역시 널리 퍼지게 되었다. 훗날 중국을 대표하는 명작 소설로 자주 거론되는 [삼국지연의][수호전][서유기]는 '설화'에 사용되던 화본이 백화소설로 정착한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경본통속소설]의 발견과 소개

    [경본통속소설]은 1915년에 장서가 무전손이 발견해 [연화동당 소품(煙畵東堂小品)] 총서에 수록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무전손은 [연화동당 소품]의 발문에서 [경본통속소설]에는 원래 총 아홉 편의 화본소설이 수록되어 있었으나, 그중 [정산의 세 요괴]는 보존상태가 좋지 않고 [방탕한 금나라 군주 완안량]은 너무 외설적이어서 제외하고 나머지 일곱 편만 수록했다고 밝힌다. 그 후 이 일곱 편은 1940년대에 [송씨소설 7종(宋氏小說七種)]이라는 제목으로 출판되었으며, 1954년과 1987년에는 [경본통속소설]이라는 제목으로 소개되어 오늘날에 이르렀다.
    그러나 문헌학과 언어학 측면에서는 이 책의 창작시점이나 체제에 대해 많은 문제제기가 있다. 송대의 작품이라고 주장되어온 [경본통속소설]의 작품들이 제목이나 일부 문구만 다를 뿐 명대 말기의 극작가이자 출판가였던 풍몽룡이 펴낸 단편소설집의 작품들과 일치하며, 작품에서 거론되는 지명 ? 관명 ? 제도 등에서 송대 이후인 명대의 용어들이 보이고, 해당 작품들을 송대의 것으로 보이기 위해 조작한 흔적이 발견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 어느 하나의 주장이 정론으로 인정받지 못해 이 문제는 여전히 논쟁 중이다.
    창작 시점이나 체제에 대한 논란은 아직 남아 있지만 이것이 이 책의 중요성을 축소시키지는 못한다. 중국 최초의 백화소설집으로서 1천여 년 전 송대 화본의 원형을 가장 잘 보존하고 있다고 평가받아온 이 책은 '보고 듣는' 공연예술이 '읽는' 문학작품으로 이행되는 과정을 잘 보여주는 중요한 문헌 자료이다.

    [경본통속소설]의 작품들
    1. [옥 관음상]

    군왕의 눈에 들어 왕부로 들어간 여인 거수수는 군왕의 신임을 받던 옥 장인 최녕에게 연모의 정을 품는다. 거수수와 최녕이 지방으로 달아나 옥 공방을 차린 뒤 달콤한 신혼생활을 보내던 어느 날 군왕의 측근 곽립에게 거처가 들통 나 고초를 겪는다. 이후 두 사람은 다시 만나 다른 지방에서 살지만, 또다시 곽립과 마주친 최녕은 거수수가 군왕에게 붙잡혀 갔을 때 이미 몰매를 맞아 죽고 그녀의 부모 역시 강물에 투신해 죽었음을 알게 된다. 비밀이 탄로난 거수수는 두려움에 사로잡힌 남편 최녕을 길동무 삼아 저승길을 오른다.
    이 작품에서 작자는 당시 시민계층에 대한 위정자들의 폭거를 고발하는 한편 연애의 자유를 갈구하던 송대 시민들의 욕망을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청중/독자들은 여기에 등장하는 장인 ? 시녀 ? 군인 등 소시민들의 삶을 통해 당시의 사회 상황과 풍습들을 엿볼 수 있다.

    2. [보살만]

    과거시험에 연속으로 낙방한 진가상은 속세를 떠나 항주 영은사에서 수도생활을 하던 중, 영은사를 방문한 오칠군왕 앞에서 [보살만(菩薩蠻)]을 지어 글재주를 인정받고 군왕부의 문승(門僧)으로 발탁된다. 그러나 몇 년 후 군왕이 총애하는 가희를 임신시켰다는 누명을 쓰고 고초를 겪는다. 나중에 진상이 밝혀지지만 그동안 온갖 고초를 다 겪은 진가상은 목욕재계한 뒤 [사세송(辭世頌)]을 남기고 입적한다. 다비식 날 진가상은 사람들 앞에 현신하여 자신의 전생이 석가모니의 제자 오백나한 중의 하나인 '상환희존자'였음을 밝힌 뒤 승천한다.
    청중/독자들은 이 작품을 통해 당시 사회에서 비범한 재능을 가졌으면서도 봉건사회의 구조적 문제와 시대적 한계로 말미암아 결국 권력자의 어릿광대로 전락하고 마는 가련한 선비들의 처지와, 온갖 번뇌들로부터 헤어나고자 몸부림치지만 자신의 몸 하나조차 추스를 수 없는 나약한 존재에 불과한 인간의 실체를 깨닫게 된다. 중국의 문예이론가 후스는 이 작품을 속세의 이야기를 빌려 불교의 가르침을 풀이한 상당히 발전된 형태의 소설로 평가했다.

    3. [서산 굴의 귀신들]

    과거에서 낙방한 뒤 서당을 운영하던 오홍은 중매로 아내를 맞아들인다. 어느 날 왕칠삼 관인과 교외로 꽃놀이를 간 오홍은 해가 저물 때까지 술을 마시다가 소나기를 만나 공동묘지로 피했는데, 갑자기 무덤에서 뛰어나온 의문의 사나이들을 목격하고 놀란다. 그 광경에 기겁한 두 사람은 허겁지겁 인근의 성황당으로 도망친 뒤 문을 걸어 잠그지만 부인과 하녀가 나타나 문을 열어달라고 한다. 귀신임을 직감하고 도망친 두 사람은 깊은 산속을 헤매다가 또 다른 의심스러운 사람들과 마주치고 경악한다. 새벽에 가까스로 성내에 닿은 오홍은 밤새 마주친 사람들의 행방을 수소문하던 중 문둥이 도사로부터 그들이 원귀이며 오홍은 원래 도사의 제자였음을 알게 된다. 오홍은 이후 세속의 연을 끊고 도사를 따라 종적을 감춘다.
    이 작품은 구성이 치밀하고 내용이 곡진하다. 중국의 문학가이자 문예이론가 루쉰은 [중국소설사략(中國小說史略)]을 통해 "묘사가 완곡하고 상세하여 명 ? 청대의 연의소설이라 해도 이를 능가할 것이 없을 정도"라고 호평하기도 했다.

    4. [정직한 장 주관]

    부자 장사렴은 예순에 젊은 새 아내를 맞아들인다. 노인에게 시집 온 신세를 슬퍼하던 젊은 댁은 어느 날 밤 장사렴의 가게 점원 장승에게 옷과 은덩이를 보내고, 당황한 장승은 노모의 말을 따라 가게를 그만둔다. 얼마 뒤 장승은 남루한 차림의 젊은 댁을 만나 장사렴이 패가망신한 사연을 듣고, 그녀가 집에 머물게 해달라고 간청하자 마지못해 받아들인다. 장승은 젊은 댁이 준 염주 알을 밑천으로 사업에 성공하지만, 한 집에 사는 젊은 댁의 유혹을 끝까지 뿌리친다. 얼마 뒤 장승은 우연히 마주친 장사렴에게서 젊은 댁이 이미 목을 매달았다는 그간의 경위를 듣고 이를 확인하려 하지만, 그녀는 이미 종적을 감춘 뒤였다. 모든 진실을 안 두 사람은 원래 주인에게 염주 값을 변상하고 천도제를 열어 고인의 명복을 빈다.
    이 작품은 내용면에서 볼 때 주로 장승의 올곧은 품행과 분수를 지키는 처신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봉건적인 윤리관을 벗어나 애틋한 사랑을 이루려고 몸부림치던 당시의 여성들의 모습 또한 안타깝게 담겨 있다.

    5. [고집불통 재상님]

    북송대의 정치가이자 개혁가 왕안석은 재능과 열정이 넘쳐 조정 대신들은 물론 일반 백성들 사이에서도 명성이 자자할 정도였다. 그러나 그가 아들 왕방과 측근 여혜경만 신임하면서 충신을 배척하고 자신의 생각만 고집하자 호의적이던 사람들까지 그에게 실망하고 책임을 통감하며 조정을 떠난다. 기고만장해진 왕안석은 더욱 자신의 신법 시행에 박차를 가하고, '고집불통 재상'으로 손가락질 당하게 된다. 그러나 얼마 뒤 아들 왕방의 49재를 지내는 자리에서 갑자기 기절한 그는 저승에서 아들이 고초를 겪는 광경을 보고, 왕에게 자신의 사직을 간청하여 판강녕부(判江寧府)로 전보 발령을 받는다. 그러나 부임길에서 마주치는 사람마다 자신이 '신법'이라는 이름으로 야심차게 단행한 개혁들의 폐해를 질타하고 자신이 만인의 지탄 대상이 되어버린 것을 보고 울분과 회한 속에서 피를 토하며 죽는다.

    6. [최녕의 억울한 죽음]

    가난한 양반 유귀는 장인에게 받은 장사 밑천을 소실을 잡히고 꿔온 것이라고 장난을 치고는 곯아떨어진다. 놀란 소실은 이웃집에서 하룻밤을 보낸 뒤 친정으로 가려 하는데, 밤새 도둑이 들어 유귀를 살해하고 돈을 훔쳐간다. 유귀가 주검으로 발견되자 친정으로 향하던 소실과 옆에 있던 최녕이 범인으로 몰려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사형 당한다. 1년 뒤, 남편의 기제를 마친 유귀의 본부인 왕씨는 산적을 만나 강제로 혼례를 치르는데, 한가할 때마다 불재와 염불을 올리던 산적이 자신에게 억울한 죽음을 당한 네 사람의 사연을 털어놓는다. 그제야 모든 진실을 알게 된 왕씨는 그 사실을 관가에 알려 산적은 사형에 처하고 그 머리를 네 사람의 영전에 바친 뒤 재산을 모두 절에 희사하고 원혼들을 달래는 데에 여생을 바친다.
    후스는 이 작품이 백화 산문문학의 본격적인 출범을 알린 획기적인 작품일 뿐 아니라 후대 추리소설의 선구적인 작품이었다고 평가했다. 이 작품은 귀신의 부자연스러운 개입이나 몽환적인 장면들이 배제된 반면 구성이 치밀하고 묘사가 섬세하다. 이 작품을 통해 당시의 재판 절차와 중국 고대 사법제도의 구조적 허점 및 남존여비사상의 문제점들을 엿볼 수 있다.

    7. [풍옥매의 상봉]

    풍옥매는 산적 범여위에게 끌려가 자신에게 호의적인 범희주와 백년가약을 맺는다. 그 후 조정의 반군 토벌이 시작되자 옥매는 남편과 범씨 집안 가보인 '원앙보경(鴛鴦寶鏡)'을 나눠 가진 뒤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며 헤어진다. 얼마 뒤 옥매는 극적으로 아버지와 상봉하고 아버지는 딸에게 개가를 권하지만 그녀는 끝까지 절개를 지킨다. 어느 날 공문을 전달하는 전령 하승신이 남편과 닮은 것을 발견한 옥매는 아버지에게 말하고, 하승신으로부터 그의 내력과 홀몸으로 노모를 봉양하고 있다는 말을 들은 아버지는 딸과 하승신의 '원앙보경'을 맞춰본 뒤 그의 의리에 감동하여 둘을 재결합시키고 조정에 청원하여 그의 성씨를 되찾아준다.

    목차

    입화
    옥 관음상
    보살만
    서산 굴의 귀신들
    정직한 장 주관
    고집불통 재상님
    최녕의 억울한 죽음
    풍옥매의 상봉

    옮긴이 해설. '경본통속소설' - 그로테스크한 몽환과 풍자의 세계
    기획의 말

    저자소개

    문학과지성사 편집부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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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5년 설립 이래 학술, 인문, 문학 분야의 대표적 서적들을 발행해 왔습니다.
    현재까지 약 1,850여종의 도서를 발행하였고, 1989년부터 2007년까지 이산문학상을 주관해 왔으며 2002년부터 [문학과사회]신인문학상을 제정, 매년 역량 있는 신인을 발굴하여 한국 문단의 다양성을 확보하는데 계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생년월일 1965~
    출생지 경남 합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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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65년에 경남 합천에서 태어나 고려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하고 중국 난징대학교에서 [심경 극작 연구], 서울대학교에서 [원간잡극 30종 동결구조연구]로 각각 박사학위를 받았다. 지금은 문사철 분야의 번역 및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그동안 옮긴 책으로는 [중국고전희곡 10선], [중국희곡선집], [고우영 일지매](1~4, 중역), [도화선](1~2),[간전노], [회란기], [진시황은 몽골어를 하는 여진족이었다], [조선사연구], [경본통속소설], [한국의 전통연희](중역) 등이 있으며, 논문으로는 [현대중국의 연극무대], [중국의 종교극 목련희], [명대 희곡의 출판과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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