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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옛적에 한 나라가 있었지

원제 : BILA JEDNOM JEDNA ZEMLJ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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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어떻게 이런 상상을 할 수 있단 말인가!
    때로는 서글프게 때로는 마법처럼 혼을 쏙 빼놓는 소설
    ―무너진 조국의 터전 위에서, 이상향을 찾아나서는 모든 이에게 바친다
    전 세계인들을 열광시킨 한 세르비아 소설가의 빛나는 상상!


    세르비아 출신의 문학가 두샨 코바체비치Du?an Kova?evi?의 대표작[옛날 옛적에 한 나라가 있었지Bila Jednom Jedna Zemlja]가 문학과지성사 대산세계문학총서 99번째 권으로 출간되었다. 이 작품은 슬픈 역사를 해학적으로 구성하는 놀라운 상상력으로 구(舊)유고슬라비아 민족은 물론, 전 세계인들에게 충격을 가져다준 작품이다.
    [옛날 옛적에 한 나라가 있었지]는 소설보다도 소설을 근간으로 한 영화 「언더그라운드」가 1995년 제48회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음으로써 앞서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두샨 코바체비치의 영화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1995년 영화감독 에미르 쿠스트리차가 영화 「언더그라운드」를 먼저 만들었으며, 같은 해 코바체비치가 영화의 시나리오를 소설로 발표한 것이다. 비극의 역사를 희극적으로 표현한 면에서, 또 그 희극이 묘하게도 진하고 묵직한 서글픔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에서, 무엇보다도 비참한 전쟁 상황을 무수한 메타포와 유쾌한 상상력으로 빛나게 직조해 그려냈다는 점에서, 이 소설은 이전의 문학사에서 볼 수 없었던 경이로운 경지를 보여주었으며, 그 놀라움과 감동은 지금도 지속되고 있다.

    “신이시여, 이것이 진실이란 말입니까?”
    -옛 조국의 무너진 도시 위를 걷는 수많은 영혼들에 바치는 헌사獻詞


    유고슬라비아. 지금은 지도에서 사라진 나라다. 우리가 흔히 ‘유고’ 혹은 ‘유고슬라비아’라고 불러왔던 ‘유고슬라비아 사회주의 연방공화국(SFRJ)’은, 1945년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직후 ‘유고슬라비아 민주연방’이라는 이름으로 성립된 이래 근 50년이 지난 오늘날 내전과 인종청소라는 아픔을 겪으며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여섯 개의 나라로 분리된 것이다.
    ‘유고슬라비아’는 ‘다문화 국가의 표본’이었다고 할 만한 특징을 지닌 그런 나라였다. 가톨릭, 이슬람, 정교라는 각각 다른 세 종교를 믿는 사람들이 서로 어울려 화합하며 살아왔다. 또한 고대 그리스와 로마 제국, 비잔틴 제국, 훈족과 슬라브족 등의 영향을 받으며 다양한 문화를 수용하여 ‘인종과 문화의 전시장’이라는 표현이 너무나 잘 어울리는 나라였다.

    하지만 1980년 티토의 사망 이후, 1991년 슬로베니아공화국과 크로아티아공화국, 마케도니아공화국이 독립을 선언하고, 뒤이어 1992년 3월 보스니아공화국이 독립을 선언하면서 발칸반도에서의 비극은 시작되었다. 무참한 전쟁과 학살이 발발한 것이다. 이 소설작품이 발표된 해인 1995년은 보스니아 내전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던 시점이었으며, 1992년 4월부터 시작되어 3년 이상 지속된 내전으로 세르비아인들을 비롯한 내전 당사자 및 관련 민족들의 생활은 비참함 그 자체였다.
    두샨 코바체비치는, ‘유고슬라비아’의 국민들이 겪었던 그리고 지금도 겪고 있으며 앞으로도 겪게 될지 모를 전쟁과 분리의 아픔을 이 작품을 통해 전 세계에 알리게 된다. 또한 ‘Bratstvo i jedinstvo(형제애와 단결)’이라는 강제적 구호 아래 유고슬라비아 민족들이 느꼈을 ‘자민족에 대한 민족애(民族愛)’를, ‘보편적인 인간애(人間愛)’의 관점에서 접근해 그려낸다.

    슬픈 유고슬라비아의 역사를 희극적으로 표현한 위대한 작품

    [옛날 옛적에 한 나라가 있었지]는 제2차 세계대전으로부터 보스니아 내전에 이르는 기간 동안 ‘츠르니’와 ‘마르코’라는, 절친한 친구였던 두 남자가 겪는 우정과 배신을 이야기의 근간으로 한다. 마르코는 츠르니가 사랑하는 여배우 나탈리야를 차지하기 위해서, 그리고 츠르니의 부와 명예를 대신 가로채고자 하는 탐욕 때문에 그를 배신한다. 마르코는 이를 위해 자신의 친동생인 이반을 비롯한 가까운 주변 사람들을 속여 오랜 세월 동안 지하세계 속에 가둔다.
    지하실에 갇혀 항상 어둠 속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은 시간의 흐름을 전혀 알 수 없다. 세계대전이 종전되고 조국이 유고슬라비아라는 이름으로 사회주의화된 이후에도 여전히 독일 나치주의자들의 손아귀에 있다고 믿는다. 마르코는 이들을 속여 나치에 대항하기 위한 무기를 생산케 하며, 41년간 그 무기를 팔아 부를 챙긴다. 마치 나치 군대가 베오그라드를 폭격하는 듯 공습경보를 울려가며 지하세계에 공포를 조성하는가 하면, 자신의 할아버지를 시켜 시곗바늘을 뒤로 돌려 사람들이 시간의 흐름을 알 수 없게 한다.

    오랜 시간 동안 지하실에 갇힌 지하세계의 사람들은 점차 시간이 지남에 따라 지하생활에 적응하게 되고, 어둠과 습기로 가득한 지하에서의 삶에서도 나름대로의 삶의 지혜를 터득하게 된다. 낡은 자전거의 페달을 힘차게 밟아가며 전기를 만들어내고, 지하의 습한 곳에서만 자라는 버섯을 이용해 술과 음식을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원숭이의 실수로 탱크의 포신이 우연히 발사되면서 지하실에 살고 있던 사람들과 지상의 세계가 연결되는데……

    하지만 존경하는 독자들이여, 삶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계속되는 축제이니……

    하지만 이 소설의 주 무대인 지하세계는 금빛 나팔을 부는 집시 악단과 선술집 두나브스키 갈렙의 흥겨운 분위기, 언젠가 조국을 되찾을 것이라는 신념을 잃지 않는 사람들 등으로 인해 늘 활기가 넘치고 북적거린다. 또한 소설은 작품 전체에 걸쳐 등장했던 모든 사람들이 함께 집시 오케스트라의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술과 음식을 먹으며 즐겁게 웃고 떠드는 가운데 끝을 맺는다. 오랜 세월에 걸쳐 지하실 사람들을 속이고 착취했던 마르코와 나탈리야조차 이 장면에서는 이방인이 아니다. 돈과 권력을 차지하기 위해 서로 의심하고 증오했던 사람들은 다시 하나로 화합한다.
    소설 제목 ‘옛날 옛적에 한 나라가 있었지’가 의미하고 있는 ‘한 나라’는, 종교, 문화, 이데올로기의 차이에 상관없이 모든 사람들이 어울려 살아가는 세상, 서로 사랑하며 조화롭고 평화롭게 살았던 옛날의 ‘유고슬라비아’를 의미할는지도 모른다. 그 ‘한 나라’에서는 인간의 탐욕도, 질투와 배신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작가는 에필로그에서 암시한다.

    세르비아 민족을 포함한 구(舊)유고슬라비아 연방의 민족들은 세계 어떤 민족들보다 위트와 유머를 즐길 줄 아는 민족이다. 오랜 전쟁과 비참해진 삶으로 인해 민족의 운명이 날이 갈수록 쇠락해가는 와중에도, 그들은 이 작품 속에 표현되는 위트를 즐겼으며, 또 영화를 통해 눈앞에 나타나는 유머러스한 장면들에 열광했다. 두샨 코바체비치와 그의 희곡작품들은 구유고슬라비아 지역의 민족들이 지니고 있는 감성을 가장 잘 표현해내는 작가이며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소설 [옛날 옛적에 한 나라가 있었지]뿐만 아니라, 그의 모든 희곡들은 아무리 심각하고 절박한 상황 속에서도 언제나 위트와 유머러스함이 등장한다. 두샨 코바체비치의 소설과 에미르 쿠스트리차의 영화는 세르비아를 비롯한 구유고슬라비아의 사람들이 전쟁으로 입은 상처를 치유해주었고, 어떠한 상황에서도 삶은 축제처럼 지속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목차

    제1부 공개적인 영혼의 파괴
    1. 다른 나날들처럼 우울한 일요일
    2. 또다시 독일 놈들이 몰려온다!
    3. 지하실로 내려가기 혹은 지하세계는 땅속이 안다
    4. 산세가 험한 발칸에서의 사소한 무기 탈취
    5. 프란츠가 나탈리야를 ‘차지한 것’은 사실이었다
    6. 스트린드베르그의 「아버지」 그리고 라우라 역을 맡은 나탈리야 조브코브의 공연이 왜 성공하지 못했는가? 왜? 츠르니 때문에!
    7. 베오그라드는 예전에도 그리고 앞으로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울 것이다. 단지 지금은 조금 쉬고 있을 뿐
    8. 우리 모두는 미쳤다. 다만 진단이 내려지지 않았을 뿐
    9. 우리들 각자에게는 존재하지 않는 누군가가 있다

    제2부 누군가 그를 밀고하지 않는다면, 살 수도 죽을 수도 있다
    10. 다정하고 사랑스러운 이들을 기억할 때면, 왜 항상 비가 내리는가
    11. 왜 되돌아가는지와 상관없이 인생은 계속된다
    12. 모든 것이 예전과 똑같다. 다만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13. 이 프란츠가 그 프란츠인가 아니면 어떤 제3의 프란츠인가
    14. 사냥꾼을 사냥하는 계절
    15. 정말로 누군가가 그토록 자신을 닮을 수 있는 것인가
    16. 1963년 이른 봄, 조그만 묘지에서의 커다란 싸움
    17. 역사와 자기 스스로에 대한 나탈리야의 강간
    18. 지하실에서 태어난 아이의 결혼식
    19. 대부분의 인간은 생쥐이다. 하지만 그 누군가는 시궁쥐이다
    20. 지속되는 동안 사랑은 영원하다
    21. 독립 때까지 안녕
    22. 이반이 소니를 찾아 여행하다
    23. 독일 놈들로 가득한 전차와 몇몇 매국노
    24. 서베를린으로 향하는 러시아 트럭
    25. 츠르니, 마르코의 회고록에 나와 있는 츠르니의 사형을 바라보다
    26. 프랑스식 모자를 쓴 사내가 조사관으로 다시 이야기 속에 돌아오다
    27. 항복한 사람의 슬픈 종말
    28. 옐레나, 파도에 실려가는 여인
    29. 마르코가 집과 나탈리야와 스스로에게 폭탄을 설치하다
    30. 20년 전처럼 20년 후에도. 또는 모든 것은 상대적이다, 하지만 어쩌면 그렇지 않을 수도
    31. 페타르 포파라 츠르니를 정신병원 ‘페타르 포파라 츠르니’에 감금하다
    32. 츠르니는 자신이 츠르니라고 주장하지만, 의사는 그가 미쳤다고 주장한다.
    33. 할아버지의 집이 할아버지 그리고 지하실 사람들과 함께 폭발하다

    제3부 하늘을 뚫고 빛이 나타나다. 사랑스러운 어머니 무엇이 빛나고 있단 말인가요?!
    34. 사람에 따라서 행복하기도 한 1992년 새해
    35. 이반, 아마도 모든 것은 꿈이었어
    36. 슬픔에 젖은 자, 불행한 자, 죽은 자들의 이주
    37. 신이시여, 이 모두가 진실이란 말입니까?
    38. (이 이야기는) 끝(이 없다)

    본문중에서

    독자여, 주저하지 마십시오.
    당신이 타고 있는 배는, 정말로, 방향타도 용골(龍骨)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돛도 없습니다. [……]
    배에는 나침반도 없으며, 지도는 오래전에 불타버렸고 망망대해를 바라보느라 시력은 약해졌습니다. 그리고 모든 것들은 소멸되어버렸습니다.
    하지만 배에는, 선장과 망원경을 들어 올릴 사람과 본 것을 일기장에 적을 사람이 있습니다. [……]
    독자여, 만약 당신이 그 망원경을 통해서, 200년 전에 살았던 사람들을 목격하고 보게 된다면.
    하지만, 그에 대해서는 나중에 이야기하기로 합시다.
    (/ p.7)

    폭격의 와중에서도 츠르니는 아침 식사를 멈추지 않고 있었다. 그는 단 한 번도 자신이 상처를 입는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누군가의 목을 벤다는 것, 그것은 가능했지만. 그는 석회, 모르타르와 유리 조각이 들어간 열두 개의 계란으로 만든 베이컨 스크램블을 먹고 있었다. 빵 조각의 끄트머리를 이용해 접시에서 폭격의 잔해들을 치웠다.
    (/ p.25)

    “내가 누구와 결혼을 하는지, 알 수 있나요?”
    “나와, 내 사랑.”
    “당신과,” 그녀는 바타의 휠체어 손잡이에 기대며 나직이 속삭였다. 바타는 고개를 숙이고 행복한 듯 그녀를 바라보았다.
    “결혼해, 누나! 결혼하란 말이야. 츠르니 아저씨는 세상에서 가장 힘이 센 사람이야! 결혼해, 누나와 날 보호해줄 거야! 결혼하란 말이야!”
    “내 말을 듣기 싫다면, 동생 말이라도 들어요.”
    “됐어, 바타!…… (츠르니에게) 내가 당신과 결혼을 한다고요?”
    “그렇소. 난 당신이 나와 결혼해야 한다고 결정했소. 왜냐하면 만약 당신이 어떤 의사, 기술자, 은행원 혹은 장관과 결혼한다면, 난 그들 모두를 반드시 죽일 거고, 그렇게 되면 당신은 내가 징역을 살고 나오기를 기다려야 할게요……”
    여배우는 마치 미치겠다는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 pp.90~91)

    사람들은 20년의 ‘점령기간’ 동안 일상의 삶을 위해 지하실을 넓히고 그에 맞게 변화시켰으며, 그렇게 해서 지금 그것은 작은 지하의 도시처럼 차갑기까지 했다. 집의 바닥에서 벽들은 이미 오래전에 방사상으로 합쳐지는 ‘거리’의 형태로 파헤쳐졌다. ‘광장’의 중심에는 우물이 있었고, 지하실 사람들의 아파트들은 거리 곳곳에 땅속으로 깊숙하게 들어가 있었다. 나무는, 진짜 나무처럼 자라나, 천장의 틈새를 뚫고 비어져 나와 태양을 향해 뻗쳐 있었다. 무너져버린 집의 바닥으로부터 땅속에서뿐만 아니라 그 어느 곳에도 갈 곳이 없는 사람들의 크지 않은 건축물들이 쌓아 올려져 있었다. 두 개의 정교회와 이슬람교회가 이웃하여 ‘어깨’를 기대고 있었으며, 가까이에는 빵집이, 빵집 옆에는 이발소가, 그리고 선술집 두나브스키 갈렙의 건너편에는 두 명의 죄수가 갇혀 있는 감옥이 있었다.
    (/ p.173)

    저자소개

    두샨 코바체비치(Dusan Kovacevic)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948.07.12~
    출생지 세르비아
    출간도서 1종
    판매수 69권

    1948년 7월 12일 세르비아의 작은 도시 샤바츠 인근의 므르쟈노바츠라는 마을에서 태어났다. 1968년에 세르비아에서 두번째로 큰 도시인 노비사드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했으며, 이후 1973년까지 베오그라드 국립예술대학에서 연극학을 전공했다.
    20세기 최고의 세르비아 희곡 작가로 평가받는 그의 희곡 작품들은 전 세계 17개 언어로 번역되었다. 주요 희곡으로는 [마라톤 주자는 영예로운 원을 달린다](1973) [라도반 3세](1973) [술을 먹도록 강요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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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외국어대학교 유고어과(現 세르비아·크로아티아어과)를 졸업하고, 이후 유고슬라비아 국립베오그라드 대학교 세르비아어 문학부에서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유고슬라비아의 낭만주의 문학과 구비문학을 전공했으며, ‘한국구비설화집’과 ‘서정주 초기시집’을 세르비아어로 번역·출간하기도 했다. 구비문학 및 민속학, 세르비아 그리고 크로아티아 문학과 관련한 다수의 논문이 있다. 현재 한국외국어대학교 동유럽학대학 세르비아·크로아티아어과 조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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