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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산 아래서

원제 : UNDER THE VOLCA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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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아! 고독 속에 들이켜는 한 잔,
    그 시간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

    단 12시간의 기록을 통해 펼쳐지는
    20세기 가치들의 충돌과 몰락
    [율리시스]에 비견되는, 우리 시대 가장 강력하고 창조적인 소설


    20세기 세계문학사에 한 정점을 아로새긴 가장 위대한 소설이면서, 아이러니하게도 그 위대한 작품들 중 가장 적게 읽힌 소설. 빠르게 탄생하고 소멸되어 갔던 20세기적 가치들에 질문을 던지며 모더니즘을 대표하는 기념비적 작품으로 자리매김한 맬컴 라우리(Malcolm Lowry, 1909~1957)의 [화산 아래서Under the Volcano]가 국내 최초로 번역되어 대산세계문학총서 107번째 권으로 선보인다. 의식의 흐름 기법을 사용하고 ‘가치의 몰락’을 소재로 한 점에서 종종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스]와 비견되곤 했지만, 화려하면서도 소용돌이와 같은 복잡한 구조를 지닌 탓에 번역이 쉽지 않았던 작품이라 국내 출간이 더욱 반갑다.
    자본의 축적과 전쟁, 이념들의 탄생과 대립, 식민과 기아…… 20세기는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새로운 가치들이 탄생하고 급속히 무너지는 시대였다. 이러한 세계와 화해할 접점을 찾을 수 없었던 작가 맬컴 라우리는, 평생을 고독 속에서 술과 함께했다. 작품 속 주인공처럼 작가 맬컴 라우리 자신도 40대에 생을 마감할 때까지 줄곧 술을 마셨으며, 그런 자신의 의식과 내면을 표현할 탈출구로 10여 년에 걸쳐 이 소설을 썼다. 이 작품은 그렇게 탄생했다. 20세기라는 거대한 괴물의 시대 앞에서 무력했지만, 투쟁했던, 한 알코올 중독자의 초현실적인 하루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얼핏 알코올 중독자의 독백처럼 들리기도 하는 이 소설을 천천히 즐기면서 따라가다 보면, 고도로 계획된 언어 구조 속에서 마치 숨은 그림 찾기처럼 메시지들을 하나하나 건져 올리게 된다. 되풀이해서 읽을 때마다 조금씩 제 가치를 더 보여주는 소설, 환상과 현실의 아스라한 경계 속으로 독자 여러분을 초대한다.

    ‘죽은 자의 날’, 한 알코올 중독자의 초현실적인 하루

    “당신이 나처럼 술을 마시지 않는다면, 어떻게 아침 7시에 도미노 게임을 하는
    타라스코 노파의 아름다움을 이해할 수 있겠소?”
    (/ p.8)

    이 소설은 1938년 11월 2일, 멕시코 축일의 하나인 ‘죽은 자의 날Day of the Dead’ 12시간 동안의 기록이다. 하지만 주인공인 전(前) 멕시코 주재 영국 영사 제프리 퍼민의 의식을 통해 그의 과거와 현재뿐만 아니라, 멕시코의 비극적 상황과 스페인 내전의 영향으로 절망에 빠지게 되는 유럽 사회까지도 확장하여 그리고 있다.
    ‘죽은 자의 날’은 아즈텍 시대에서 유래한 것으로, 죽은 자들이 살아 있는 친척이나 친구들을 방문하는 것으로 알려진 날이다. 아즈텍 사람들은 죽은 자들이 4년간의 힘든 여행을 마친 후에야 비로소 신의 나라로 가서 영원한 삶을 보낼 것이라고 믿었는데, 이 긴 여행 동안 영혼들이 1년에 단 한 번 현세의 집에 머물 수 있는 날이 바로 '죽은 자의 날'이다. 한편, 이날은 이 소설의 주인공 제프리 퍼민에게도 운명(殞命)의 날이다.
    소설은, 1년 전에 세상을 떠난 멕시코 주재 영국 영사 제프리 퍼민을 회상하는 두 사람의 대화로 시작되어, 주요 등장인물들의 1년 전 이야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제프리 퍼민은 멕시코와 영국의 국교 단절로 인해 최근 영사직을 사임하게 된 인물로, 멕시코의 외딴 지방에 살고 있다. 알코올 중독자인 제프리 퍼민은 부인으로부터 친구로부터, 그리고 고국으로부터도 버림받은 상황에 처해 있다.
    이러한 때에, 영사 제프리 퍼민의 전 부인 이본이 그를 비참한 상태에서 구해내고 두 사람의 결혼을 되돌리고자 그를 찾아온다. 그러나 퍼민의 이복동생인 휴, 영사의 어린 시절 친구인 자크와의 관계 속에서 일은 더욱 복잡하게 얽혀간다. 이본이 영사와의 결혼 생활 중에 이들과 남다른 관계였기 때문이다. 이본과 휴는 주인공 퍼민 영사를 돕고자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의 알코올 중독을 심화시키며 결국 파멸로 향하게 하는데……

    퍼민은 전 부인인 이본을 사랑하지만 동시에 미워하고, 멕시코를 떠나고 싶어 하는 동시에 멕시코에 머물고 싶어 한다. 제대로 된 삶을 위해서는 술을 끊어야 하는 상태이지만, 그는 술을 찬양하고 술 없이는 살아내지 못한다. 퍼민의 주변 인물들은 그가 취한 상태인지 취하지 않은 상태인지 분간할 수조차 없다. 때로 자기 자신도 그것을 구분하기 힘들다. 그 자신이 얘기하듯 “항상 술에 취한 상태인 동시에 취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결국 알코올로 인해 죽음에 이르지만, 그가 파멸하게 된 원인을 술 탓으로 돌릴 수만은 없다.
    “리어왕이 단순히 노망에 관한 소설이 아니듯이, 이 소설 역시 단순한 알코올 중독에 관한 것은 아니다.” 영사의 알코올 중독으로 인한 파멸에는 자본과 제국주의가 급속히 팽창하면서 전쟁과 식민, 기아가 빈발했던 20세기 정세와, 멕시코를 둘러싼 일련의 사건들이 큰 영향을 미쳤다.
    또한 영사의 알코올 중독의 시발점은 외로움이다. 섹스에 대한 두려움, 지나치게 이상적인 청교도주의, 세계에 대한 거부감도 영사의 고독의 한 부분을 차지한다. 주인공 퍼민은 자신을 구원해줄 무언가를 천국(이상)이 아닌 지상(현실)에서 찾고 싶어 술을 마셨고, 찾지 못해 술을 마신다. 그의 비극은 오히려 그가 살았던 이 세계와 관련이 있었다. 그는 20세기라는 거대한 괴물의 시대 속에 설 땅을 찾고자, 사력을 다한다.

    시적인 서술, 밀도 높은 구조, 숨은 보석처럼 빛나는 상징들]

    “자, 봐요. 창문을 통해 떨어지는 저 햇살을 봐요.
    이른 아침 술집 창을 통해 보이는 저 햇살의 아름다움과 견줄 만한 것이
    어디 있단 말이요?”
    (/ pp.80~81)

    또한 이 소설 [화산 아래서]는 언어 표현과 작품 구조 측면에서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처음으로 이 책을 접할 때에는 다소 난해하다는 느낌을 갖게 마련이지만, 두번째 읽게 되면 작가의 의도를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 문장 하나하나에 작가의 상상력과 상징적 표현들이 숨어 있기에 작품을 다시 읽을 때면 앞서 흘려보냈거나 진부한 것처럼 보였던 표현들이 새로운 의미로 다가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소용돌이 같지만, 작가의 손에 원고가 들려 있던 10년이란 세월 동안 작품은 점점 더 섬세하게 직조되었다. 12시간이라는, 소설 속의 길지 않은 시간 속에서 단테와 프로이드, 심지어 신비주의 종교까지 등장하는데, 작가는 문학과 언어에 대한 자신의 해박한 지식과 통찰력을 마음껏 발휘해 이러한 복잡한 구조를 완성해냈다.
    무엇보다도, 이 작품의 매력은 주요 인물들의 황폐한 삶과 이에 대한 무감각, 그리고 중독과 파괴에 대한 우울한 초상을 ‘환상에 의한 환상의 방식’으로 구성한 데 있다. 우리는 소설 속에서 환상과 현실을 구분하기 힘든 초현실적인 하루를 경험하게 된다. 그리고 그 초현실적인 여정 속에서, 주인공이 자신을 파괴하려고 하는 모든 것들에 얼마나 처절히 대항했는지도 느낄 것이다.

    10년에 걸쳐 완성한 작가의 자전적 소설
    그의 글 솜씨는 현란했고 불꽃처럼 타올랐다.
    그는 매일 밤을 살았고, 매일 낮 술을 마셨다.
    ―맬컴 라우리의 묘비에 새겨진 글


    이 소설의 주인공 제프리 퍼민은 곧 작가 맬컴 라우리의 분신이다. 두 사람 모두 알코올 중독자였고 제대로 된 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술을 끊어야 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두 사람 모두 술 없이는 제대로 된 삶을 살기가 힘들었다. 작품 속 주인공처럼 작가 자신도 40대에 생을 마감할 때까지 줄곧 술을 마셨는데, 30대 이후로는 알코올 의존증과 정신착란증으로 무수히 입퇴원을 반복하기도 했다. 라우리는 이런 자신의 의식과 내면을 표현할 탈출구로 오로지 글을 썼다. 이 소설은 그렇게 탄생했다. 최종 완성까지는 총 10년이 소요되었다.
    알코올 중독자의 삶을 소재로 한 소설 중 이보다 더 우울하고 빛나는 소설은 없을 것이다. 독자들은 작품을 읽는 동안 알코올 중독자가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느끼는지에 대해, 짐작하게 되는데, 그러나 그것은 단순히 술에 취했을 때 머리가 멍해지는 두통의 수준이 아니다. 보다 투명한 통찰력과 섬세하고 완벽한 표현의 세계이다. 훗날 이 소설은 알코올 중독자에 관한 한 당대 최고의 소설로 평가받는다. 모던 라이브러리Modern Library가 1998년에 발표한 ‘20세기 최고의 영문소설 100선' 중 11위로 선정되기도 했고, 존 휴스턴 감독에 의해 동명의 영화가 만들어져 전 세계에 개봉되기도 했으며, 지금도 맬컴 라우리가 이 작품을 집필한 캐나다 노스밴쿠버 지역에서는 책 이름을 딴 예술 축제가 매해 개최되고 있다.

    추천사

    우리 시대 소설 중 단연 최고봉이다.
    - 뉴욕타임스

    라우리의 걸작은 이 시대에 씌어진 소설 중 가장 중요한 10대 작품으로 꼽을 수 있다. 라우리의 특별한 천재성이 드러나는 작품이다.
    - 로스앤젤레스타임스

    그 어디에서도 영향받지 않고 내면에서 탄생한 가장 창조적이고 독창적인 소설.
    - 앨프리드 케이진 / 문학평론가

    철저히 즐기면서 이 책을 읽는 동안, 한 권의 힘 있는 소설을 만났음을 깨달았다. 무엇보다도 그 가치는 반복해 읽을수록 더해진다.
    - 그레고리 훌렌더 / 아마존 독자

    목차

    화산 아래서

    옮긴이 해설-인텔리 알코올 중독자의 의식의 흐름
    작가 연보
    기획의 말

    본문중에서

    세상에서 빈 술병보다 더 끔찍한 것은 없다! 빈 잔을 제외하고는……”
    (/ p.133)

    누군가의 도착 시간이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최소한 그가 술을 가져오기만 한다면…… 그러나 만약 그가 술을 가져오지 않는다면…… 집에는 술 한 방울 없고 스트리크닌만 남아 있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견딜 수 있을 것인가? 태양이 작열하는 거리를 비틀거리며 술을 사러 갈 수 있을 것이다. [……] 아니면 먼지 가득한 골목 구석의 작은 술집에서 자신이 왜 나왔는지 잊은 채 이본이 잠들어 있는 동안 이본의 방문을 기념하며 아침 내내 술을 들이켤 수도 있을 것이다.
    (/ p.113)

    하지만 아직 완전히 길을 잃은 것은 아니었다. 그저 필요한 샘이나 산재해 있는 테킬라 오아시스를 찾기가 어려웠을 뿐이다. 오아시스에서는 영사의 말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계속 영사를 향해 손을 흔들어 결코 목마르지 않은 땅인 파리안의 영화로운 광야로 그를 인도할 것이다.
    (/ p.209)

    서른 병의 맥주의 도움으로 천장을 바라보며 홀로 이야기할 때와 마찬가지로, 자신감은 그에게 계속 살아가라고 명령했다. 아니면 어서 죽어버리든가 아니면 “솔직해지라”고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아주 달랐다. 이 상황에서 용기라는 것이 완전한 패배를 인정하는 것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 그 어떤 천사도, 이본도, 휴도 이 상황에서 그에게 도움이 될 수 없었다. 하지만 악마들은 이미 그 안에 있었고 동시에 바깥에도 있었다. [……] 영사는 태양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태양이 사라졌다. 그것은 그의 태양이 아니었다. 그것은 진실과도 같이 거의 정면으로 마주하기 힘든 것이었다. 그는 그 근처 어디에도 가고 싶지 않았고, 그 빛 아래 앉아 그것을 마주하고 싶지도 않았다. “그래도 그것을 직면해야 한다.” 어떻게?
    (/ pp.299~300)

    삶은 항상 가까이에, 모퉁이를 돌면 또 한 잔을 걸칠 수 있는 새로운 술집의 모습으로 존재했다. 하지만 그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이런 것들이 아니다. 자신이 그들을 버렸듯, 친구들에게 버림받은 그는 저 모퉁이를 돌면 채권자의 근엄한 모습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었다. [……] 왜 나는 여기 있는가. 침묵이 말하자 공허가 메아리쳤다. 지금까지 난 무엇을 했단 말인가. 왜 나는 일부러 내 인생을 망치고 있는가. 카운터 서랍에서 돈이 킬킬거리며 웃고 있었다. 왜 나는 몰락하고 있는가. 도로의 표지판이 잘못된 것일까. 이 많은 질문에 대한 유일한 답은…… 그러나 광장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 p.492)

    “너희는 광명 속을 걷도록 태어난 존재. 하얀 하늘 속에 머리를 박고 낯선 곳에서 버둥거리지. 길을 잃었다고 생각하지만 그게 아니야. 빛의 정령이 너희를 도와줄 테니. 너희 자신 그리고 주변의 모든 시련에도 불구하고 빛의 정령은 너희를 버티게 해줄 거야. 내가 미친 것 같나? 가끔 난 내가 미쳤다고 생각할 때도 있지. 고난을 헤쳐가게 해줄 거대한 잠재력을 놓치지 말라. 바로 너희의 몸 안에, 바로 너희의 영혼 속에 더 강한 힘이 있느니. 너희가 나를 잊을 때, 나를 버릴 때, 너희가 다른 길에 발을 내디딜 때, 낯선 길로 발을 내디딜 때 남겨진 온전함을 내게 가지고 오라……”
    (/ p.525)

    저자소개

    맬컴 라우리(Malcolm Lowry)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
    출생지 잉글랜드
    출간도서 0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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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잉글랜드의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났으나 가업을 잇기를 바라는 부모님의 뜻을 저버리고 18세 때 화물선 갑판원으로 바다에서 5개월을 보냈다. 케임브리지 대학 영문과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고, 1933년, 화물선에서의 생활을 바탕으로 첫번째 소설 [울트라 마린Ultramarine]을 발표하여 주목을 받았다. 1935년에는 알코올 문제로 발작을 일으키고 정신병원에 입원했
    다. 퇴원 후 병원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질산은Lunar Caustic]을 집필했고, 1936년부터 멕시코에 정착하여 [화산 아래서Under the Volcano] 집필을 시작했다. 이 작품은 여러 번의 수정을 거쳐 1947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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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나와 [세계일보] 기자로 근무했다. 호주 맥콰리 대학교에서 사이버 문화와 법을 공부하며 석사 과정을 밟은 후, 현재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 [디지털 언론 디지털 포토그래피] [인터넷 운영과 국제인터넷관리기구의 역할]이 있으며, 번역서로 [너는 내 것이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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