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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효공원

원제 : 忠孝公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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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단 하나의 결론은…… 人間!
    절대로 인간다워야 한다.

    타이완 현대문학의 거장 천잉전의 대표작 국내 초역!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처절하고 거대한 문학적 물음

    “고난의 시간이 지난 후 한 가지 결론에 이르렀지.
    그것은 바로 어떤 고뇌와 괴로움 가운데에서도
    인간이길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거였어.”
    (/ ‘귀향’ 중에서)

    역사적 전환기 타이완의 모습을 반영하는 동시에 한계와 모순을 극복하고자 한, 타이완의 국민작가 천잉전(陳映眞, 1937~ )의 작품 3개를 엮은 [충효공원(忠孝公園)]이 문학과지성사 대산세계문학총서 104번째 권으로 출간되었다. 천잉전의 작품을 따라가다 보면, 지난 50여 년간 타이완이 겪었던 변화가 파노라마처럼 그려진다. 전쟁과 분단, 전후 힘의 논리와 정치적 억압의 시대, 경제성장과 그 이면에 자리한 어둠, 공동의 가치가 사라진 1990년대의 방황, 타이완의 독립을 바라는 세력이 점차 주류가 되어간 2000년대에 이르기까지…… 남한 사회와 너무도 비슷한 궤적을 그려온 타이완의 역사 한가운데에서, 천잉전의 소설은 늘 불덩이 같은 당대의 화두를 이끌었다.
    이제 한국 나이로 76세가 된 노령의 작가 천잉전이 그의 문학적 신념을 응축해 육화한 소설이 바로 이 책 [충효공원(忠孝公園)]이다. ‘국가’와 ‘이념’이라는 외부 기제가 개인의 삶과 의식 속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 통일의 본질과 명분은 무엇인지, 그 안에서 과연 ‘나는 도대체 누구인지……’ 작가는 마치 타이완 현대사의 질곡을 몸에 그대로 새기고 있는 듯한 세 편의 주인공들을 통해, 이 질문들을 끝까지, 최후까지 밀고 나간다.
    천잉전은 한국의 독자들과는 그다지 친근하지 않다. 그러나 역사의식과 강렬한 사회 참여의식이 반영되어 있는 천잉전의 소설은 한국의 독자들이 읽기에 결코 낯설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타이완의 지난 역사가 우리와 비슷하기 때문이고, 또 작가가 타이완 사회의 변천과 고뇌를 적확하게 그려내고 있기 때문이다.

    ‘나의 조국은 어디인가’
    조국을 잃어버린 역사의 고아
    -타이완 사람들의 정체성 미망(迷妄)

    1895년부터 50여 년간 일본의 식민지였던 타이완은 1945년 종전과 함께 독립했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찾아온 것은 새로운 조국 건설에의 희망이 아니라 중국 대륙에서 건너온 국민당의 독재, 그리고 국민당과 함께 중국 대륙에서 건너온, 외성인(外省人)이라 불리는 동족들과의 갈등이었다. 본래 타이완에서 살고 있던 본성인(本省人)이 주류에서 밀려나면서 타이완은 용광로처럼 혼란과 갈등으로 점철된 근현대를 맞게 되었다. 국민당 일당 독재 아래 1980년대까지 정치적 억압과 국제사회로부터의 고립을 겪은 타이완은, 1987년 계엄이 해제되면서야 정당 건설이나 언론사 설립의 자유가 주어지고, 일반인들의 대륙 방문이 허락되었다. 그제야 비로소 묻혀왔던 ‘역사/기억’, ‘기억/현실’이 서로 교차되면서 기억을 중건해가는 과정이 이뤄지고, 타이완 사람들은 일본/중국/타이완이라는 갈등 속에 파편화된 자기 자신의 자화상을 만나게 된다.
    이렇게 얽히고설킨 역사를 안고 있다 보니 적지 않은 타이완 사람들은 ‘민족’이니 ‘역사’니 하는 거대담론을 버거워하고 외면하고 싶어 한다. 그런데 천잉전은, 오히려 그러한 외부 기제가 어떻게 개인의 삶을 뒤흔들 수 있는지 더 집요하게 규명하려는 쪽으로 움직인다. 그는 더욱더 역사를 정면으로 직시하여 과거를 들추어내고, 민족이 분단된 상황 속에서 어떻게 기형적인 가치관과 역사관이 끊임없이 생겨날 수밖에 없는지, 자신의 문학을 통해 질문하고 탐색하고 기록하고 비판해왔다.

    표랑하는 시대, 감싸 안는 문학

    이 책에 실린 세 편의 소설 중 [귀향(歸鄕)]에는 고향을 잃어버린 노인들이 나온다. 타이완 출신 린스쿤(林世坤)은 장남으로서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입대, 중국 대륙으로 끌려가 공산당과 싸우다 포로가 되어 대륙에서 살며 양빈(楊斌)으로 이름까지 개명당한다. 린스쿤은 중국의 개혁 개방 정세를 타고 40년 만에 고향 땅을 밟았건만, 자신의 몫으로 남겨진 땅을 탐내는 동생에 의해 또 한 번 존재가 거부당한다. 또 한 명의 등장인물 라오주(老朱)는, 중국 대륙 출신으로 내전에 참전했다가 어쩔 수 없이 국민당을 따라 타이완으로 온 인물이다. 이들은 담담하고 은근하게 자신들의 굴곡진 역사를 불러내며 분단과 전쟁이 한 개인에게 가져다준 것이 무엇인가를 다음 세대에게 전해준다.
    소설 말미에 “타이완도 대륙도 모두 나의 고향이 아니냐”라고 말하는 린스쿤의 반문에는, 타이완의 모호한 정체성을 보듬어 안으려는 작가의 마음이 깔려 있다. 타이완 대중의 ‘고아의식’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주인공의 삶을 진솔하게 들여다봄으로서 작가는 하나의 실마리를 제공하려는 듯하다.

    타이완에 꼭 짚고 넘어가야 할 또 하나의 아픔이 있다면, 바로 국민당 독재 시절의 상처이다. 2000년에 발표한[밤안개(夜霧)]는 1970년대 말에서 1990년대 타이완의 격변기를 배경으로 한다. 이 소설에서 작가는 과거 국민당의 정보부에서 일했던 주인공 리칭하오(李淸皓)가 죄책감과 피해의식으로 미쳐가면서 두서없이 써놓은 기록을 통해, 타이완 정국의 변화와 이로 인해 희생당하는 한 개인의 방황과 고통을 심층적으로 묘사한다. 주인공은 정권의 변화에 따라 약삭빠르게 대처하는 다른 정보부원들과는 달리, 신념을 가지고 일했던 자신의 과거가 부인되는 것에 회의와 분노를 표출한다. “결국 나는 ‘나쁜 놈’, ‘국민당 프락치’라는 꼬리표가 일생 동안 따라다니게 되었고, 윗사람들은 ‘깨어 있는’ ‘민주적인’ 훌륭한 인물이 되었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 ([밤안개])
    루쉰의 소설 [광인일기(狂人日記)]가 그러했던 것처럼, 이 소설에서는 미친 자의 기록을 통해 왜곡된 시대와 권력의 비정함을 철저하게 해부하고 있다. 원하든 원치 않든 ‘국가’나 ‘이념’이 개인의 삶과 의식 속에 어떻게 개입해왔는지를 한 인간의 처절한 비명으로 보여주고 있다.

    표제작 [충효공원(忠孝公園)]에는 일본군으로 복무했던 두 노인이 등장한다. 중국 둥베이(東北)가 고향인 마정타오(馬正濤)는 만주에서 일본 헌병으로 활약하며 반일항쟁을 하는 수많은 중국인들을 잡아들였다. 마정타오는 일본이 패하고 중국에서 물러난 후에는 국민당의 특무요원으로 재빨리 변신하여 공산당을 소탕하는 데 앞장선다. 마침내 인민군 포로가 되자 가차 없이 동료를 팔아넘기고 타이완으로 탈출하여 과거를 숨기고 정보부에서 일하다 화려하게 은퇴하지만, 오만함 속에 평생을 살았던 마정타오는 정권이 바뀌는 정국 속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한편, 타이완 출신으로 남양 군도에서 종군했던 린뱌오 노인은 일본 정부에게서 배상을 받기 위해 낡은 일본 군복을 입고 자신이 영광스러운 일본 군인이었음을 증명해 보이려 동분서주한다. 그는 ‘일본이 여전히 타이완을 사랑한다’고 굳게 믿지만, 결국 평생을 기만당했다는 것을 안 허망함 속에 서럽게 울며 외친다. “나는 누구냐……” “나는 도대체, 누구란 말이냐……”

    파란 많았던 자신의 온 생애를 실어
    최후까지 밀고 나간 질문들


    천잉전은 이제 인생을 마무리하는 노년의 인생을 통해 ‘국가’ ‘이념’ ‘민족’과 같은 사회적 조건이 개인의 삶에 어떻게 어디까지 개입해왔는지, 개입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 개인이 결코 그와 같은 외부와 동떨어진 삶을 꾸릴 수 없는 존재라면, 우리는 어떤 선택을, 어떤 미래를 그려나갈 수 있을까. 소설 속 린스쿤의 말처럼 ‘인간이길 포기해서는 안 되는 단 하나의 의지’ 속에 열쇠가 있는 것일까. 격변의 시대를 건너온 한 노장의 인생 이야기가, 담담하고도 힘 있는 목소리로 들려온다.

    목차

    귀향
    밤안개
    충효공원

    옮긴이 해설 - 나는 누구인가 - 타이완의 정체성 미망
    작가 연보
    기획의 말

    본문중에서

    양빈은 작은 집처럼 만들어진 묘 앞에서 무릎을 꿇고 온몸을 떨면서 통곡을 하였다. 린치셴은 한 번도 이토록 애절한 남자의 울음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었다. 마치 일생의 고난과 방랑, 그리고 이산의 고통을 모두 호소하고 있는 듯했다. [……]
    “40여 년간 내가 그리워한 것은 집이고 사람이었어.” _
    (‘귀향’ 중에서/ pp.77~79)

    “나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대회가 열리면 네 큰어머니는 반드시 참석해서 내가 고개만 들면 볼 수 있는 자리에 앉아 있었어. 결코 비판대회를 보러 온 것이 아니라, 내가 가장 고난을 당하는 그 순간에 언제나 자신이 함께하고 있음을 알려주려고 했던 거지. [……]
    고난의 시간이 지나간 후 나와 네 큰어머니는 한 가지 결론에 이르렀지. 그것은 바로 어떤 고난과 괴로움에서도 인간이길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거였어.”
    (‘귀향’ 중에서/ p.82)

    상부에서는 수단 방법을 가리지 말고 감옥에 처넣으라고 했던 사람들을 모두 석방시켜 사나운 호랑이가 울타리를 뛰쳐나가도록 하고 있었다. 결국 나는 ‘나쁜 놈’ ‘국민당 프락치’라는 꼬리표가 일생 동안 따라다니게 되었고, 윗사람들은 ‘깨어 있는’ ‘민주적인’ 훌륭한 인물이 되었다. 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
    (‘밤안개’ 중에서/ pp.108~109)

    나를 ‘동지’라고 부르던 10만에서 20만의 사람들은 지금 변절할 사람은 변절하고, 은둔할 사람들은 각자 알아서 허풍을 떠느라 바빴다. 하지만 지금까지 나를 찾아와 내가 살아갈 길을 가르쳐준 자는 아무도 없엇다. [……] 우리는 과거를 되돌려야 하나요? 어디론가 숨어야 하나요? 마음속으로 끊임없이 물었지만 그분은 묵묵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 10만, 20만의 사람들이여! 당신들은 이 도시의 곳곳을 떠다니는 자욱한 밤안개와 같다. 내가 대체 무슨 짓을 했다고 당신들은 나 혼자만 승냥이 굴속에 던져준 채 철갑처럼 마음을 닫아버리고 나와 연락도 하지 않는가. 아, 당신들은 대도시를 덮고 있는 밤안개. 어디에나 존재하는 음침하고 차가운 백색의 밤안개……
    (‘밤안개’ 중에서/ p.142)

    한 국가의 국민이 어떻게 하루아침에 다른 국가의 국민으로 ‘바뀔’ 수 있는가? 린뱌오는 이 대답할 수 없는 문제로 고심했다. 갱도 뒤쪽 나무숲으로 가서 자살하는 일본 군관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 고이즈미 대대장이 죽은 후 누구에게 떠난다고 보고를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결국 아무 보고도 하지 않은 채 침묵 속에서 대오를 떠나자 알 수 없는 고뇌와 함께 뭔가 잘못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충효공원’ 중에서/ pp.180~181)

    “일본인들은 나를 속였어.”
    린뱌오는 울면서 말했다.
    “우리 같은 사람들이 죽어 없어지기만을 간절히 바라고 있어. 우리 월급과 저금까지 죄다 떼어먹으려고……”
    [……]
    “지금은, 우리 편이었던 사람들도, 말하는 게, 나라를 위해서……일본의 말을 들으라고 한다고. 바카야로, 이리 속고, 저리 속고, 죽을 때까지 속기만 하는 불쌍한 늙은이들……”
    [……]
    “나는 누구냐……”
    린뱌오는 일본어로 말하며 서럽게 울었다.
    “나는 도대체, 누구란 말이냐……”
    (‘밤안개’ 중에서/ p.266)

    저자소개

    생년월일 1937~
    출생지 타이완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타이완의 대표적인 현실주의 소설가이자 평론가로, 1937년 타이완 주난(竹南) 중강(中港)에서 출생했으며 본명은 천잉산(陳映善)이다.
    천잉전은 1959년 처녀작 [포장마차(麵?)]를 발표한 이래 36편의 소설과 수많은 문예평론, 정치평론을 썼다. 그는 과거 좌익적인 성향으로 인해 7년간 감옥살이를 했으며, 타이완 독립이 대세였던 사회 분위기에서도 타이완은 반드시 중국과 통일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외로운 길을 택하기도 했다. 전후 사회의 발전과 변화 속에서 지식인의 양심에 의거하여 시대와 사회를 냉철히 관찰하고 사고한 천잉전은 타이완의 작가 중에 독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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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년월일 -
    출생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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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대만대학에서 [文明小史 연구]로 석사학위를, 한국외국어대학에서 [陳映眞 소설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동양공업전문대학 교양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대만 소설과 여성 문제 연구에 관심을 갖고 강의와 번역 등의 일을 하고 있다. 지은 논문으로는 [이념의 상잔, 희망의 서사] 등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는 [충효공원]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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