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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근의 두 번째 시집『이립의 파도는 어부 울음소리였다』. 깊은 사색으로 내재율을 살린 현대시, 음수율을 고루 맞추어 외형률을 살린 전통시의 작품성을 동시에 아우른다. 1부와 2부에 수록된 현대시가 미래지향적인 작품이라면, 3부와 4부에 수록된 민조시는 전통적 가락을 전통적인 율조에 담아 표현한 회고적인 작품이다.

현대와 전통을 아우르는 인생의 값진 발자취

깊은 사색으로 내재율을 살린 현대시, 음수율을 고루 맞추어 외형률을 살린 전통시. 이 둘의 작품성을 동시에 벼릴 수 있는 시인은 흔하지 않다. 체계적인 시 양식과 민족적인 시 양식을 아울러 터득한 보기 드문 시인 김형근의 두 번째 시집.

☞ 서평
깊은 사색으로 내재율을 살린 현대시, 음수율을 고루 맞추어 외형률을 살린 전통시. 이 둘의 작품성을 동시에 벼릴 수 있는 시인은 흔하지 않다. 체계적인 시 양식과 민족적인 시 양식을 아울러 터득한 보기 드문 시인 김형근의 두 번째 시집 <이립의 파도는 어부 울음소리였다>가 출간되었다.
앞 1, 2부에 수록된 현대시가 발전하는 세계와 호흡을 같이하는 미래지향적인 작품이라면, 3, 4부에 수록된 민조시는 조상들의 값진 유산을 이어받아 겨레와 숨결을 함께 해온 전통적 가락을 전통적인 율조에 담아 표현한 회고적인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세월의 연륜에서 비롯된 인생에 대한 깊은 고찰과 그를 뒷받침 해주는 뛰어난 시작 솜씨는 매끄럽게 조율된 시어에서 자연스레 묻어난다. 표제작 ‘이립의 파도는 어부 울음소리였다’에서는 한 인격체의 완성이 하루 이틀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무척 오랜 세월이 걸림을 보여 주어, 비록 오늘이 앙상궂은 삶일지라도 늦게나마 철리(哲理)를 통찰하면 분명 밝은 미래를 지닐 수 있다는 주제의식을 담고 있다.

시인의 말- 자유시가 3·4·5·6조 민조시를 만났다
서시


제1부 몸살 나면 경매장에 가라

새와 함께 사냥하면 시가 된다
몸살 나면 경매장에 가라
일탈의 터
봄나물 떨이 하는 날
나목이고 싶었습니다
봉천, 지금은
나이 오십엔 묘수 없다
수양버들이 그 아이를 닮았다
이립의 파도는 어부 울음소리였다
정말, 나무는 알고 있을까?
봄비가 전해준 잎새의 엽서
가을이 삼킨 달빛
아내의 향기
약관에서 지천명까지
갱년기
엉아
고백(告白)
피난처가 없다
바람길
호수에 써 놓은 꽃말



제2부 단추구멍으로 슬픔이 샌다

먹빛 돌
산마실 항아리엔 아지랑이 꽃이 핀다
비 그치면 마냥 슬픈 날이다
아랫말 휴일이 좋다
조나단 몸짓
옛 생각
가을은 덧없이 살라하네
단추구멍으로 슬픔이 샌다
가을비보다 싸늘한 심장
어머니 산(山)
노인병원엔 거울이 없다
어머니와 티브이
어머님 같은 휴일
농부의 늙은 마을
아내 눈빛을 닮아가는 봄
아버지 산(山)노래
무기도 없이 세상 밖으로 나갔다
병든 도시의 슬픔


제3부 세 시 풍 속
-민조시

설날
머슴날
정월대보름
영등제
삼월 삼짇날
한식
사월 초파일
단오
유두
삼복
칠석
백중
추석
중구
상달고사
손돌풍
동지
제석


제4부 이 봐라 시 봐라
-민조시

이 봐라, 시(詩) 봐라
꽃봄
딴지
잎새의 합장
억장 천리
몽중몽
봄살
오월 지병
현실의 강
업보
땡볕 이놈!
백수(白手)
마로니에 공원
봄색
인간만사 새옹지마
돗진개진
산새 둥지
초년지절
신세타령
보탑사 가는 길

작품 해설- 길이 남을 人生의 값진 발자취
新毫(신규호) / 문학평론가

물꼬 싸움으로 보낸 이립(而立)의 세월
개구리잠 자던
어부는 지금, 바다에 떠있다

산사에 바람 들 때면
갈매기 날갯짓에
풍경은 파도소리를 더 냈다

언제부턴가
이립의 파도는 어부 울음소리였다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