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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詩란 '가슴에 묻어둔 아름다운 마음을 토해내는 것'이라 말하는 小路문학골의 두 번째 동인지. 김인태, 구향순, 원기연, 하수옥, 이민복, 임효숙, 이석락, 정영희, 김형근, 노민환 등 동인 18인의 시를 엄선해 담았다.

시를 쓰는 작업은 치열한 자기와의 싸움이다. 많은 사람들이 내공을 쌓기보다는 시류에 휩쓸려 알맹이 없는 글들을 양산하며 詩人인양 포장하고 있다. 거기에 맞서 小路문학골 시인들은 겉멋이 아닌 가슴으로 쓰는 ‘참다운 詩를’ 쓰기 위해 늘 고군분투한다.
아스라한 설렘으로 맞이하던 풋색시 같은 첫 동인지 <비 내리는 밤엔 늘 가슴 설렌다>에 이어 두 번째 결실을 맞이하는 小路문학골의 두 번째 동인지 <햇살 드리워진 창가에 서서>는 밤과 비, 그리고 여러 설렘들을 훌쩍 넘어 햇살이라는 큰 희망의 물결을 향해 당당하게 승화하는 관록의 자세를 보여준다. 햇살이 드리워진 창가에 서서 세상의 모든 햇살을 담은 시집 한 권 손에 쥐어보는 시간은 어떨까.

2기 동인 글

김인태
단념
사랑의 에필로그
가을에 선 나무들
능소화
유유자적悠悠自適
되울림

구향순
새 신발
물안개, 그리고 그리움
새
채석장엔 슬픈 새가 산다
밤, 그 살아있는 것에 대하여
봉숭아

원기연
삶
기나긴 기다림
고독의 표상
어느 봄날의 소묘素描
내게 가장 좋은 선물
겨울 강에서

하수옥
어떤 그리움
사과나무
기다리는 마음
동백, 그 붉음은
눈꽃

이민복
梨花 滿發한 제
엄마 생각
存在의 이유
歲月
평행선
청수에 발 담그고

김효숙
정인精人
여울목 그리움
돋을볕을 기다리며
내 사랑 꽁지머리
내가 사랑할 계절에게

이석락
봄이다
사랑색을 칠합니다
고향 생각
정리해고
엄마의 자리
대 잇기

정영희
가을들국화
흔들리는 나무
내 나이 스물의 기억
하이킹이 이야기한다

김형근
山새 둥지
봄동 틔는 길
어머니와 티브이
소설 같은 일기(24) - 아버지 山노래
노인병원엔 거울이 없다
이립의 파도는 어부 울음소리였다

노민환
겨울밤
술酒
꿈夢
봄이 올 때까지
솔잎
가을 일기
밤비 내리는 창


1기 동인 글

이상윤
인연
자고 있는 그대를 바라보면
간이역
꽃을 위한 연서

김선숙
그대 그립던 날
풍경 2 - 추석 연휴 즈음
꽃잎 지던 날 2
그래, 사랑해 사랑하고 있어

박영섭
철없는 목련
뜰에 봄
바람꽃
계룡산

권대욱
모아둔 여정餘情
연꽃의 고향
사북읍 사람들
겨울 산사
김진선
하얀 밤
견우성
풍금
오동도 뱃놀이

구본일
봄의 외출
거울 앞에서
날마다 사랑 고백하며
사랑이여 사람이여

조성범
풀꽃처럼
봄 마중
봄 - 그리고
봄 - 어떤 마음이냐고요?

홍명희
비개인 하늘 모퉁이
허기
달빛을 삼킨 목력
나팔꽃

김현탁
이유 있는 그리움
아, 어머니
국화菊花를 바치며
눈꽃향기

햇살 고운 창가에서

산천에는 햇살 가득 머금은 희망의 노래가 울려 퍼지며 우리들의 가슴을 설레게 합니다. 설레임으로 가슴 두근거리던 북소리의 울림을 온몸으로 받아들이던 출발의 시점이 이제는 하나의 추억으로 돌아볼 수 있고 그 아스라한 설렘으로 맞이하던 풋색시 같은 첫 동인지 “비 내리는 밤엔 늘 가슴 설렌다”가 비 오는 그 깊은 밤에 그리움의 세월을 보내고 이제 “햇살 드리워진 창가에 서서”가 두 번째 동인들을 싣고 밤과 비, 그리고 설레임을 훌쩍 넘어 햇살이라는 큰 희망의 물결을 향해 당당하게 승화하고 있습니다.
피를 토하는 아픔이 시인의 곁에서 함께할 때 비로소 심금을 울리는 아름다운 글로 탄생해 우리들을 존재하게 하는 것입니다.
- <동인지에 부치는 글> 중에서

온 산 단풍들어
붉게 비치는데
바다는
붉은 빛깔
어디 있을까
머릿속에
담가두고
지워지지 않는
기억
차라리 고운 색깔
느끼지 말아야 할 것을…
-「단념」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