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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어시인선 335 [천사들의 갯벌 이야기]는 김평배 시인의 시집이다. 시인의 주옥 같은 시 작품을 수록하고 있다.

시인의 말_생각대로

제1부 아장아장

봄의 정원
파도
안개
찬비
벚꽃 지는 거리
비석
해돋이
매미와 가을
오월의 복사꽃
밤비
넝쿨 담쟁이
독백(獨白)
나의 감
잎새가 질 때면
흔적
참새의 편지
괜히
추위의 모습
발자국


제2부 뒤뚱뒤뚱

의구심
누구냐
치섬
마음의 고향
등목
하루의 민원
8월의 끄트머리
전화기
오침
억새풀 꽃
부제
돌팔매질
관리비
부표
단풍
가을의 정
아침 비
시월의 태극기
찾고 싶을 때
11월의 단풍


제3부 살금살금

슬픈 침묵
하루의 길
보고픔
겨울방학
오는 봄
아! 겨울
상처의 고독
낙하물(落下物)
겨울
봄비
강 곁의 벤치
눈 오는 삼월
자목련
신항(新港)의 깨도
1.0.7.3. 1073은
빗물은 울보
부두의 하루
유달산 연가
꿈! 이냐?
설화(삼학도)의 눈물


제4부 폴딱폴딱

나의 고향
여느 날
청산도의 마음
척판암
숨겨둔 편지
너의 눈
나의 계절
냇물의 소원
상 받는 날
흐린 날
오늘
생각


제5부 생각에 잠기면

그럴 거야
버스 안에서
첫눈
가자
해돋이
안경
손
틈새
재생화분
필통
온돌
동백꽃
모닝커피
딱풀
줄자
결속선
머리카락
외침
세월


제6부 수필

마이 패션 슈즈, ‘꺼멍고무신’

**파도

짭짤한 맛깔과
나의 마음에 꽃들이
파장에 진동하는
그리움이 부딪치는 부두에
세상의 응어리 비릿내음

바람에
출렁대는 시상과
요동치는 창작의
나날들

추억이 넘실대는 바다가
부서져 깨어지고 찢어져서
물결에 피어나는
너는 하얀 천지창조
태초의 꽃이라


**흔적

화석의 자욱이 아니더라도
이슬이 내려 머물고
서리가 오면 추위가 오고
비가 오면 낙수가 있고
흰 눈이 내리면
하얀 세상이면 좋겠다

꽃의 열매가 아니더라도
봄에는 따뜻하고
여름에는 시원한 그늘이 있고
가을엔 수확의 기쁨에
겨울에는 곡간의
아랫목에 즐기면 좋겠다

영웅호걸이 아니더라도
열 달 만에 태어난
사람이면 그 간지 돌고 돌며
창조와 영위를 위하여
일 년 삼백육십오일
웃고 살아가면 좋겠다


**억새풀 꽃

긴 허리 긴 머리
긴 길가
배 불뚝 언덕에
홀로 남아서
흰 눈썹 뽑히어서 날리는
앙큼한 꽃술들
예쁘게 하얗게 피어난
가을의 들녘에서

한 시간 한 세월
한 시름
비켜 선 이야기를
가을날 오후에
붉은 노을이 쓰고 그리는
봄여름의 추억
너무나 고와서 간직한
소중한 임이지요


**하루의 길

오늘만 하루고
낮과 밤이라면
매일 그 나날
언제나 그대로일까요

오늘만 하루가
너와 나 영원이라면
키 없는 그 어디로
항해나 해야 할까요

오늘만 하루의
태양이 촛불이라면
촛농을 그리 몸을
불사르지는 못 할까요

오늘만 하루면
기다리다 쓰러진
들판에 그냥 앉아서
혼자서 기도나 할까요


**냇물의 소원

맑은 날 좋은 날
산과 들 산책을 하다
골짜기와 만나면
노래하고
내달리다 가픈 숨
몰아쉬고

빗방울 지쳐서
이엉 용마름에 앉아다
내려와 앞뒤 뜰
흙탕물과
도랑에서 만나서
속삭이다

코빼기 바위 밑
물보라 꽃으로 피어
바다를 만나면
네 사랑이
좋아하는 꽃소금이
될랍니다


**외침

소리를 질러 외쳐보자
비바람이 부는 날에도
눈보라치는 날에도
햇빛이 고운 정오에도
어두운 한밤중에도
온 세상이 훤하게
밝아오는 아침까지

목이 터져라 외쳐보자
시내의 한복판에서도
시장통의 골목에서도
논두렁 밭두렁에서도
앞뜰과 뒤뜰에서도
온 마을에 봄날이
오는 그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