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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시대의 연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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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중국 문학계에서 전설적 존재로 추앙받는 작가 왕샤오보
    중국 현대사를 성(性)과 해학으로 빼어나게 그려낸 대표작
    롄허바오(聯合報) 문학상 중편소설대상 수상작 [황금시대] 수록


    ‘중국의 제임스 조이스’ ‘중국의 카프카’로 알려진 왕샤오보(王小波)의 대표작 두편을 수록한 [혁명시대의 연애]가 창비세계문학 64번으로 발간되었다. 1952년에 태어나 중국의 굴곡진 현대사를 체험하며 자란 그는 시대의 아픔을 독특한 시각으로 풀어내면서 동시대인들의 상처를 보듬는 창작활동을 전개하다 1997년에 심장마비로 급서했다. 그는 오늘날 많은 중국인의 가슴속에 ‘낭만적 기사’ ‘음유시인’ ‘자유사상가’로 남아 있다.
    왕샤오보에게 소설 창작은 억압적인 사회로 인해 생긴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이며, 실존적 구도의 과정이었다. 그의 작품 중에는 문화대혁명 시기의 삶을 다룬 소설이 많은데 그중에서 대표적인 것이 바로 여기에 실린 [황금시대]와 [혁명시대의 연애]이다.

    출판사 서평

    성을 시대에 저항하는 원동력으로 삼은 [황금시대]
    중편 [황금시대]는 중국 문화대혁명 때 지방의 인민공사 생산대에 배치된 천칭양과 왕얼이 벌이는 정사와 애정행각을 해학적으로 묘사한 소설이다. 이 작품은 인민공사 15생산대에 배치되어 있던 의사 천칭양이 가축 기르는 일을 하던 왕얼을 찾아와 자신이 걸레가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해달라고 하면서 시작된다. 그런 천칭양에게 왕얼은 그녀가 걸레가 아님을 증명하는 것은 쉽지 않으니 차라리 걸레 짓을 해서 스스로 걸레가 되라고 한다. 결국 천칭양은 왕얼의 생일날 그와 정사를 벌이고 나중에는 근무지를 떠나 왕얼과 깊은 산속에 들어가 몇달 동안 함께 지내기까지 한다. 이로 인해 두 사람은 인민보위조에서 조사를 받게 되고, 규탄대회에 불려나가 군중으로부터 지탄을 받음과 동시에 반성문을 강제로 쓰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성을 부정하기보다 긍정하는 세계관을 보여준다.
    왕샤오보는 성을 문화대혁명이라는 특수한 시대에 저항하고 반항하는 원동력으로 삼긴 하지만 그 본능적인 면에 대한 탐구도 놓치지 않았다. [황금시대]의 남녀 주인공은 성을 통해 권력에서 독립된 자신의 존재를 자각하게 되는 것이다. 문화대혁명 시기에는 본능적이고 정상적인 성이 억압당하고 있었기에 이런 성관계는 유희적이면서도 희롱과 반항의 몸짓으로 표현된다. [황금시대]에서 왕얼과 천칭양을 비난하며 ‘걸레’ 규탄대회를 벌이고 이를 ‘관람’하는 군중의 행위 역시 성적 억압의 왜곡된 표출이라고 할 수 있다.

    낭만적 애정 묘사를 통해 억압적인
    사회를 희롱한 [혁명시대의 연애]

    장편에 해당하는 [혁명시대의 연애]의 주인공 왕얼도 문화대혁명을 체험한 인물이다.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는 그의 회고담으로 진행되는 [혁명시대의 연애]는 어린 시절에 본 대약진운동, 문화대혁명 과정에서 일어난 대학에서의 무장투쟁, 두부공장 노동자로 일한 경험, 미국으로 유학을 가고 유럽을 여행한 경험 등이 소설의 주요한 배경을 이룬다. 주인공 왕얼은 행적이 작가의 실제 이력과 일치하기에 작가의 페르소나라고 할 수 있다.
    왕얼은 어릴 때 선생님으로부터 돼지의 인생관을 가지고 있다는 비판을 듣기도 하고 공장 노동자 시절에는 공장 변소에 음화를 그렸다는 누명을 쓰기도 한다. 검은 가죽옷을 즐겨 입는 왕얼은 왜소한 체격에 험악한 표정을 짓곤 해서 사람들은 모두 그를 나쁜 놈으로 여긴다. 결국 그는 공장에서 후진청년으로 분류돼 노동개조 또는 노동교육에 보내질 위기에 처한다. 이때 만난 사람이 공산주의청년단 지부서기인 ×하이잉이다. 왕얼은 그녀에게 사상교육을 받기로 하는데, 공청단의 교육 대상에 들어가면 악명 높은 노동개조나 노동교육에 보내질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상교육에서 ×하이잉과 신경전을 벌이던 주인공은 결국 마조히스트적인 그녀와 가학적인 정사를 치르게 된다. 왕얼과 ×하이잉의 정사는 즐거움보다는 정신적 고통이 두드러지며 이들은 고통을 통해서만 쾌락을 얻는다.
    이 작품에서는 무장투쟁 때 만난 여대생과의 미숙한 사랑, 공장에서 자신에게 사상교육을 시키는 ×하이잉과의 가학적인 애정행위, 대학생 때 만나 미국 유학과 유럽 여행을 같이한 아내와의 관계 등 주인공의 애정사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러한 낭만적 애정 묘사를 통해 작가는 성을 억압하던 당시의 사회 모습을 희롱하고 권력의 폭력성을 드러내려 한다.

    오늘날의 중국을 예감한 작품
    왕샤오보의 작품은 폭력적이고 강압적인 혁명의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자율적이고 낭만적 상상력으로 서사가 전개된다. 이는 상상력으로 억압의 시대에 균열을 내고자 했던 작가의 저항정신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또 작가는 시대의 고통을 단순히 특정한 역사 상황 탓으로만 돌리지 않는다. 왕샤오보의 작품이 문화대혁명 시기의 특정 권력에 대한 비판을 뛰어넘어 인간이 통제하는 담론과 시스템 전체에 대한 비판으로 나아간다는 점에서 그의 작품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보편성을 띠고 있다.

    목차

    황금시대
    혁명시대의 연애
    작품해설 / 고통과 유희의 저항
    작가연보
    발간사

    본문중에서

    "저녁에 내가 펌프실에 가스등을 켜놓고 있노라면 천칭양이 갑자기 찾아와 사는 것이 재미없다고 느껴진다거나 아니면 모든 일에서 자신은 결백하고 무고하다는 등의 이야기를 꺼내놓곤 했다.
    나는 그녀에게 자신이 결백하고 무고하다고 느끼는 그 자체가 바로 가장 큰 죄악이라고 말했다."
    ('황금시대' 중에서/ p.30)

    "나는 오랜 시간에 걸쳐 반성문을 썼지만 지도부에서는 철저하게 반성하지 않았으니 반성을 계속하라고 했다. 그래서 난 나의 나머지 인생은 반성하면서 살게 될 것이라고 여겼다. 마지막에 천칭양은 반성문을 써서 나에게 보여주지도 않고 인민보위조에 제출했다. 그다음부터 그들은 더이상 우리에게 반성문을 쓰라고 하지 않았다."
    ('황금시대' 중에서/ p.91)

    "혁명의 의미는 사람들이 알 수 없는 이유로 희생물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 마치 서왕모(西王母)가 하늘에서 요강을 비울 때 누구의 머리 위로 떨어질지 알 수 없는 것과 같다. 또 복권을 추첨할 때 누가 당첨될지 알 수 없는 것과도 같다. 우리는 충분히 이러한 것들을 견뎌낼 수 있다. 희생당하는 사람이 되든 아니면 희생당하지 않는 사람이 되든 모두 견뎌낼 수 있다. 혁명의 시대는 바로 그런 것이다. 혁명시대에 나는 버스에서 할머니를 만나도 자리를 양보하지 않았다. 그녀가 지주의 마누라일까봐 두려웠기 때문이다. 그리고 세살 난 아이도 감히 기분 나쁘게 해서는 안되었다. 그애가 어딘가에 가서 고발할지도 모르기 때문이었다."
    ('혁명시대의 연애' 중에서/ pp.154~155)

    "혁명시대에는 섹스에 대해서도 완전한 논리가 없었다. 혁명적인 섹스는 혁명청춘과 투쟁우정에서 기원한 것이고, 혁명적이지 않은 섹스는 자산계급의 타락한 사상과 계급의 적들의 유혹을 받아 되는대로 일을 치르는 것이었다."
    ('혁명시대의 연애' 중에서/ p.327)

    권력에 대한 왕샤오보의 비판은 문혁 시기의 특정 권력에 대한 비판을 뛰어넘어, 인간이 통제하는 담론과 시스템 전체로 향한다. 그래서 그의 소설에서는 문혁에 대한 원망이나 문혁 시기 폭력의 집행자들에 대한 단죄의식은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문혁이라는 특수한 시대 상황을 통해 인류의 보편적 고통과 복잡한 내면 심리를, 역사의 특수한 시기가 지나가더라도 사라지지 않을 인성의 선과 악을 사고하고 고찰한다.
    - 김순진
    ('옮긴이의 말' 중에서)

    저자소개

    왕샤오보(王小波)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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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의 제임스 조이스’ ‘중국의 카프카’로 불리는 중국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 1952년 베이징에서 태어났으며 출생 직후 아버지가 ‘계급의 적’으로 낙인찍혀 가족이 어려움을 겪었다. 1966년 문화대혁명이 일어나 학업을 중단하고 윈난성의 생산건설병단에서 노동을 하기 시작했다. 1971년부터는 산둥성 무핑현의 인민공사 생산대에서 일했으며 1973년부터는 베이징의 공장에서 노동자로 일했다. 이러한 노동 경험은 창작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된다. 1978년 중국런민대학에 입학해 4년 후 졸업하였고 1984년 미국 피츠버그대학 동아시아연구센터 연구원으로 유학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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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외국어대 중국어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중어중문과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신대 중국학과 부교수로 재직하며 중국 현대소설과 여성문제를 연구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혁명시대의 연애』, 『첫 번째 향로』, 『복사꽃 피는 날들』, 『한눈에 보는 중국문화』, 『석류나무에 앵두가 열리듯』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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