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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고양이

원제 : La Chat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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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프랑스 대표 여성작가 꼴레뜨 [암고양이] 국내 초역
    존재에 대한 순수한 본능, 질투와 관능의 감각적 풍경

    작가 꼴레뜨의 일생에서 문학적으로 가장 풍요로운 결실이 쏟아진 시기, 즉 창조적 영감이 가장 빛나던 시기에 발표된 소설 [암고양이](1933)가 창비세계문학 23번으로 국내 초역됐다. 인습을 거부하는 새로운 여성적 시선으로 사랑과 욕망, 질투와 같은, 생에 대한 순수한 본능을 감각적이고 섬세한 문체 속에 탁월하게 그려내는 꼴레뜨는 '여성적 글쓰기'를 통해 여성의 자유와 삶의 자율을 예리하게 짚어내어 욕망의 주체로서의 여성을 표현함으로써 '당대 여성들에게 희망을 주는 작가' '우리의 꼴레뜨'라 불리며 대중적인 인기를 얻었던 20세기 프랑스의 대표적인 여성작가다.

    몽상과 현실, 대립하는 두 세계


    알랭은 어릴 적부터 알고 지내온 까미유와 결혼한다. 신혼부부가 기거할 방의 공사가 끝나지 않은 탓에 두 사람은 따로 나와 고층아파트에서 살게 된다. 자신의 암고양이를 원래의 집에 남겨두고 와야 했던 알랭은 까미유와 함께하는 신혼의 공간에서도 고양이의 빈자리가 참을 수 없이 허전하다. 암고양이를 보기 위해 집에 들른 그는 기운을 잃어가는 고양이가 안타까워 고층아파트로 데려온다. 까미유는 남편의 사랑을 독차지한 고양이를 질투하여 죽이려고 하지만 실패한다. 아내가 저지른 짓을 알게 된 알랭은 망설임 없이 결별을 선언하고 고양이와 함께 다시 자신의 집으로 돌아간다.

    이상과 같이 비교적 간단한 줄거리의 [암고양이]에는 정적이고 수동적이며 여성적이고 섬세한 알랭이 표상하는 유년의 꿈의 비현실세계와, 적극적이고 능동적이며 남성적이고 당당한 까미유가 표상하는 굳건한 현재와 계획된 미래의 현실세계가 대립하고 있다. 알랭은 자신을 어루만져주는 어머니의 손과 암고양이가 있는 정원 속에, 배타적으로 폐쇄된 세계에서 보존되는 순수 속에, 포근하게 감싸주는 어둠속에 살고 있다. 하지만 까미유와 결혼하고 어른 세계(고층아파트, 현실)에 자리 잡음으로써 자신의 유년(정원, 순수)이 위협받는다고 느낀다. 상호 소통 불가능한 세계에 각각 속한 알랭과 까미유가 서로를 이해하기란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 게다가 관능적인 정사를 통해 이어질 듯했던 두사람 사이는, 알랭이 까미유의 '주인 노릇' '젊은 남자의 역할'에만 도취함으로써 권태와 우울, 이질감과 무력한 단절감만 남게 된다.

    괴물로 형상화된 질투의 세계

    화해 불가능한 세계에 각자 고립된 욕망이 찾아낸 출구는 질투다. 꼴레뜨는 질투에 대해 "정신적 상태로서의 사랑의 질투심은 우리 마음속에 있는 예견하는 능력을 단련시키고 모든 감각을 긴장시키며 자제력을 강화시킨다"([순수와 불순])라고 말한 바 있는데, [암고양이]에서의 질투는 정신적 상태를 넘어 행동으로 옮기기까지 이르는 극단적인 형태의 질투이다.
    질투의 삼각형 한쪽에 위치한, 관능의 대척점, 감각이 제거된 순수의 성격을 부여받은 암고양이 '푸른 사아(Saha)'는 알랭의 정원과 충실하고 헌신적인 사랑에 어울린다. 이 암고양이 맞은편에 인공의 금속성 광채로 반들거리는, 황갈색 분칠을 한 까미유가 있다. 그녀는 고층아파트와 로드스터, 육체적이고 물질적인 욕망에 어울린다. 사아의 '비물질적 키스'가 지극히 흔치 않은 찰나의 유혹인 반면 까미유는 알랭에게 아주 쉽게 자신의 육체를 내준다. 그러나 사아와 까미유 못지않게 알랭과 까미유 또한 서로를 질투한다. 소통할 수 없는 두 세계 사이에서 가능한 것은 질투뿐이기 때문이다. 서로가 서로를 질투하는, 질투로 가득한 긴장된 세계, 이것이 바로 꼴레뜨가 인식하는 [암고양이]의 세계다.
    암고양이를 죽이려고 한 까미유는 알랭의 눈에 '괴물'로 보인다. ("당신은 잔인한 여자야...... 나는 잔인한 괴물과 같이 살고 싶지 않아......") 그러나 단지 순수함에 무조건 매혹당하여 어른이 되기를 거부하고 유년으로 회귀하려는 움직임만을 보이는 알랭은 자신이 지향하는 지점과 실제 상태와의 괴리를 노출한다. 그런 괴리가 바로 '괴물'이다. 순수를 지향하는, 순수하지 못한 것의 형상이 바로 괴물인 것이다. ("너는 한마리 짐승 때문에 나를 희생시켰어! 바로 너야, 잔인한 괴물은. 흔히 볼 수 없는, 괴물 같은 경우란 바로 너야.") 질투만이 가능한 고립된 세계에서 각자가 느껴야 하는 존재의 이 운명적 긴장감을 꼴레뜨는 괴물로 형상화하고 있는 것이다.

    투명하고 섬세한 감각적 문체


    [암고양이]에서 사랑, 질투, 욕망 등 다양한 감정들은 색깔, 맛, 향기, 소리, 촉감 등의 감각으로 구현된다. 이 감각의 세계는 섬세한 감수성으로 포착된 자연과 감각을 느끼는 육체로 이루어져 있다. 감각에 의지하여 의미를 전달하는 언어는 생경한 관념에 물들 위험을 모면하게 해준다. 감각과 감수성에 오롯이 내어준 글쓰기 공간에서는 삶과 존재의 갖가지 모습들을 기성윤리나 사고방식에서 벗어난 자리에서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다.
    꼴레뜨의 감각적 글쓰기는 관념어에 대한 저항 혹은 여성적 주체성의 고양이라는 함의를 담아 '여성적 글쓰기'라는 용어로 표현된다. 꼴레뜨는 가부장적 관념이나 윤리로 규정 혹은 제재되지 않은, 있는 그대로의 자발적·자율적 여성을 표현했다. 욕망의 주체로서, 즉 자기 욕망의 주인으로서, 감정, 관능, 쾌락에서 금기를 넘어선 여성을 그려낸 것이다.

    추천사

    꼴레뜨 글쓰기는 가부장 사회의 이데올로기에 침윤된 관념어에 대한 저항 혹은 여성적 주체성의 고양이라는 함의를 담아 ‘여성적 글쓰기’라는 용어로 표현된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가부장 사회에서 여성이 감당해야 하는 억압, 즉 결혼과 가정이라는 것의 허구성도 드러내지만, 무엇보다 가부장적 관념이나 윤리로 규정되거나 제재되지 않은, 있는 그대로의 자발적·자율적 여성에 주목한다. 꼴레뜨는 욕망의 주체로서, 즉 자기 욕망의 주인으로서 감정, 관능, 쾌락에서 금기를 넘어선 여성을 글로 썼다. 작가가 작품을 통해 보여주는 것은 자기 삶의 주인으로서의 여성이다. 여성해방의 진정한 출발점, 여성의 자유와 삶의 자율을 정치적 구호 없이도 예리하게 짚어낸 것이다.
    ―임미경(소설가·번역가)

    꼴레뜨에게 본능은 생명력과 그 지속적이고 느린 폭발이다.
    ―르끌레지오(노벨문학상 수상작가)

    꼴레뜨의 작품은 순수한 관능성이다. 그 유일한 주제는 감각의 개화요, 본능의 발휘이다.
    ―귀스따브 랑송(문학비평가)

    목차

    암고양이

    작품해설/질투, 존재의 근본적 긴장감
    작가연보
    발간사

    본문중에서

    달은 이제 더워지기 시작한 낮 기온의 여파로 자욱하게 깔린 안개에 감싸여 좀더 부풀어 보였다. 유일하게 나무 한그루, 반짝이는 노란 잎사귀들을 단 포플러 나무만이 쏟아지는 달빛을 온몸으로 받아, 그 빛 조각들을 다시 폭포처럼 쏟아내고 있었다. 은빛 반사광 파편들이 무리 지어 퍼져나와 알랭의 두 다리 위로 한마리 물고기처럼 흘러갔다.
    (/ p.13)

    그는 암고양이의 털을 쓰다듬었다. 따뜻하면서도 청량한 감촉이었다. 고양이의 털에서 잔가지를 다듬은 회양목, 측백나무, 푸르고 탐스러운 잔디밭의 향기가 풍겨왔다. 암고양이는 목젖을 한껏 부풀려 가르랑거렸다. 그러고는 어둠 속에서 한순간, 자신의 촉촉한 코를 알랭의 코 밑, 두 콧구멍과 입술 사이에 갖다대고 고양이 키스를 했다. 그것은 암고양이가 그에게 아주 드물게 하는, 물질적 감각과는 무관한, 빠르게 스쳐가는 키스였다.
    “아! 사아, 이제 우리가 함께 밤을 보내는 날도……”
    (/ p.24)

    “내가 당신들 둘을 봤어!” 그녀의 목소리가 올라갔다. “아침마다, 당신이 저쪽 작은 벤치에서 밤을 보낼 때…… 해뜨기 전, 당신네 모습을 봤어, 단둘이……” 그녀는 떨리는 팔을 뻗어 테라스를 가리켰다.
    “둘이 함께 앉아서…… 당신네들은 내가 말을 해도 듣지도 못했지! 그렇게 서로 뺨을 맞대고 앉아서……”
    (/ p.147)

    “바로 너야, 잔인한 괴물은.”
    “뭐라고?”
    “그래, 너야. 불행히도 그 이유는 설명하지 못하겠어. 하지만 내가 틀리지 않았다는 건 장담해. 나는, 그래, 나는 사아를 없애고 싶었어. 나쁜 생각이지. 그렇지만 자신을 방해하는, 혹은 고통을 안겨주는 것이 있을 때 여자라면, 특히 질투심에 사로잡힌 여자라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방법은 그걸 죽이는 것이지…… 그런 생각은 정상적이야. 흔히 볼 수 없는, 괴물 같은 경우란 바로 너야, 바로……”
    (/ p.174)

    저자소개

    씨도니 가브리엘(Sidonie-Gabrielle Colette)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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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세기 초반 프랑스를 대표하는 여성작가. 인습을 거부하는 새로운 여성적 시선으로 사랑과 욕망, 질투와 같은 생에 대한 순수한 본능을 순수하고 섬세한 문체 속에 탁월하게 그려냈다. '여성적 글쓰기'를 통해 여성의 자유와 삶의 자율을 예리하게 짚어내어 욕망의 주체로서의 여성을 표현함으로써 '당대 여성들에게 희망을 주는 작가' '우리의 꼴레뜨'라 불리며 대중적인 인기를 얻었다. 벨기에 왕립 아카데미 회원, 프랑스 공꾸르 아카데미 회원과 회장을 역임했으며,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네차례 수훈하는 등 생전에 문인으로서 공식적인 명예를 누렸다. 두번의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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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4년 [세계의 문학]에 단편소설을 발표하며 등단했다.
    장편소설 [미고, 내 거울 속의 지옥]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 쥘리아 크리스테바(공저)의 [여성과 성스러움], 스탕달의 [적과 흑], 그웨나엘 오브리의 [페르소나], 비톨트 곰브로비치의 [포르노그라피아], 르 클레지오의 [열병]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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