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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나영 시집 『허정』. 시인의 삶이 가득 담긴 철학의 사유를 시로 담담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동안 발표된 시인의 1~9집 까지는 소소한 삶의 일상에서 바라본 시인의 사유를 담았다면 이번 10집은 소소한 삶의 일상으로 건져 올린 삶의 철학으로 삶의 본질과 존재의 본질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있지만, 깊은 철학의 사유를 시인 특유의 간결하고 쉬운 필치로 들어내어 누구나 쉽게 느끼고 깊이 감상할 수 있다. 크게 5부로 나뉘어 있으며 1부 다시 꽃 비 내리는 그날 봄, 2부 가까운 바로 저 모퉁이, 3부 나는 인생 몇 막을 가고 있는가, 4부 투명한 사랑을 만나고 싶습니다, 5부 잔잔히 물결치는 푸른 호흡 으로 구성되어 있다.

홍나영 시인의 10번째 시집으로
1~9집에서 보여준 소소한 삶의 이야기를
유쾌하게 들려주던 필체에서 벗어나
삶의 진중한 물음을 특유의 간결하고
쉬운 언어로 행복하게 들려주고 있다.

[출판사 서평]

홍나영 시인의 10번 째 시집[허정]은 시인의 삶이 가득 담긴 철학의 사유를 시로 담담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동안 발표된 시인의 1~9집 까지는 소소한 삶의 일상에서 바라본 시인의 사유를 담았다면 이번 10집은 소소한 삶의 일상으로 건져 올린 삶의 철학으로 삶의 본질과 존재의 본질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있지만, 깊은 철학의 사유를 시인 특유의 간결하고 쉬운 필치로 들어내어 누구나 쉽게 느끼고 깊이 감상할 수 있다.
시집 제목이 전하는 깊은 뜻이 철학의 개념을 답습할 것이라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으나 시집의 첫 장을 넘겨보면 홍나영 시인 특유의 톡톡 튀는 감성을 만나게 되고 격식을 따르지 않고, 소박하게 써 내려간 시를 대하다보면 웃음과, 울음, 긴장과 느슨함이 절로 찾아와 세상에서 길을 잃은 듯한 불안과 허전함을 느낄 때 시집<허정>을 만나면 친한 친구를, 정신의 멘토를 만난 듯이 세상이 아름다운 축제의 장으로 펼쳐질 것이다.

[1부-다시 꽃 비 내리는 그날 봄]

숨겨둔 애인 하나 있으면 좋겠다
휑한 가슴 서러움 밀려와
숨 막힐 듯 우울한 심장
호들갑스런 내 하루

-나쁜 생각 중-

어느 봄날/특별한 너/그랬네/아픈 여운/홍 싱싱/위안/꽃 짓/말의 의미/나쁜 생각/사랑은 끝없이 찾아오는데/이해/다음에/빌어먹을 1/빌어먹을 2/빌어먹을 3/빌어먹을 4/빌어먹을 5/빌어먹을 6/빌어먹을 7/빌어먹을 8

[2부-가까운 바로 저 모퉁이]

우주의 방랑자
지구의 투숙객
모두가 타인
소중한 매 순간.

-청송 객주 문학관에서 중-

불면의 밤/울지마/별/행복 잡이/이제/이렇게/저녁단상/청송 객주문학관에서/오늘 /이렇게 늙어가는 인생 /바다/꿈꾸는 인생/삶은 꿈/빈 가슴/너무 짧아/3류 인생/노여움/포커페이스/나는 누구인가?

[3부-나는 인생 몇 막을 가고 있는가]

바라보는 삶
이것 생각하면 이게 옳고
저것 생각하면 저게 옳고
이것 쫓자니 저게 안 될 것 같고
저걸 쫓자니 이게 안 될 것 같고

-헛살았네요 중-

중년의 사랑/아지랑이/배설물을 잘 관리하자 /까마귀 고기/물음/헛살았네요 /초월 /가끔 정당한 당신이 밉다/살아있음의 기쁨/인생/아웃사이더/선잠을 깨는 이유/선잠에 깨어 뒤치락거리다/독한 고백/가족/수성유원지/자물쇠/만년의 복

[4부-투명한 사랑을 만나고 싶습니다.]

내 안의 화살 모난 마음
세상 밖에 나와 날 수시로
찌르니 내 전생의 원수
얼마나 네게 나 모르는 큰 빚

-슬픔의 이름 중-

우리/사랑나비/만남/우리/시들지 않는 꽃/사랑입니다/사랑 개뿔/슬픔의 이름/실타래 당신/시인/짧은 시간/이 뭣꼬/위플래쉬/날마다 전쟁/추억발견/행복한 아웃사이더

5부-잔잔히 물결치는 푸른 호흡

생이 어디로 흐르는지
생은 결국 고통의 바다로
고통 가운데 사랑 너 있어
울다 웃다 살아갈 수 있으니

-사랑 너 있으니 좋다 중-

휘청거리는 푸른 솔/도약/중년/미지의 세계/성대 결절/속절없는 밤/이렇게/자식의 말/갓바위 사랑/봄이 오면서 하는 이야기/그리움 정점/첫 마음/향기 마음/칼바람 부는 날/열정이라는/사랑 너 있으니 좋다/당신의 꽃/똑똑똑

똥 안 싸고 사는 것
이 세상 있나요?

모든 것은 넣고 싸고
배설하지 않으면
살 수 없는 것

배설하지 않고 사는 것
인류 어느 곳에도
없음을
-배설물을 잘 관리하자-


여자도 사람이라서
화창한 봄날 먼 곳 님
바다 건너 바람 느껴지면
사랑이 젠장 뭐라서
애꾸눈 가슴
바르르 떨다 떨어지는
진달래 꽃잎
그리움 피어나면
임 마음 하나 제대로
잡지 못해 어설픈
겉치레 인사
그 바다 향하여 절벽 같은
무심함에 올라오는
눈물을 뿌린다.
-어느 봄날-



숨겨둔 애인 하나 있으면 좋겠다
휑한 가슴 서러움 밀려와
숨 막힐 듯 우울한 심장
호들갑스런 내 하루
어둠 젖어드는 모퉁이
극과 극을 달리는 조울
죽을 만큼 외로운 이 시간
내 외로움 불 밝혀줄
그런 싱그런 가슴
밀려오는 봄 아지랑이 같은
그런 황홀한 비밀 사랑
까무러칠듯한 고독 생의
고통스러운 의미를
까마득하게 잊어버릴
그런 달콤한 사랑 나눌
나의 남은 심장을 불태울
그런 정열적인 애인 하나 있어
세상을 다 마실 정도의
행복에 물들어 보고 싶다.
-나쁜 생각-

지나놓고 보면
혼자 바보
넋 나간 계집
사랑에 미친년
누군가 비웃고
손가락질해도
해보지 않고
비웃음보다는
해놓고 서러운 것이
좋은 것이라고
그러니 울지마
괜찮아
이제는 다 지났으니…
-울지마-

욕심 있어 슬프고
욕심 있어 비교
우울한 시대

인생의 부작용
홍역을 앓더라도
위기 견뎌내는 끈기
기르는 날마다

최선의 노력
그 무엇이든
가슴 뛰게 하는
순간

무엇 결과보다
과정 자체가
꿈꾸는 행복

통통통 웃으며
다시
일어서세요.
-꿈꾸는 인생-

감정조차
다스리지 못하는 나에게
삶의 부질없는 허무
세상유혹에 마음 쓰여
잠을 이루지 못하는 나에게
삶이 두려운 나에게
사는 법 아직도 몰라
허둥대는 나에게
평생이 외롭고
고달픈 나에게
온통 단점으로
가득한 나에게

모든 원인은 나이기에
-노여움-


속 빈 허수아비 스스로
속살 채우는 날마다
실실 되던 참새로 인한 아픔
두꺼워진 상처 표정 생기는
허수아비
허수아비는
성인의 반열에서
오늘도 세상을 입고 사색
아무리 아픈 삶이라도
하루, 이틀
삶의 절망 상처 위
희망의 딱지 생기고
봄이 올 테니 힘을 내라고
아니,
이미 봄은 출렁이며
코끝 걸터 있다고.
-살아있음의 기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