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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동호 시인의 첫 시집으로
사유와 현실생활에서 괴리되거나
상충하는 모순에 대하여 들려준다.

현대시의 경향은 대체로 그 시인의 자아 탐구를 주제로 설정하고 다양하게 전개되는 삶의 궤적(軌跡)에서 체득(體得)하는 인생론적 진실을 추구하는 시법을 많이 접근하게 된다. 이러한 시인들의 정서나 사유(思惟)가 우리들이 간직한 칠정(七情-喜怒哀樂 愛惡慾)에서 각인되어 있는 정의(情誼)가 발흥해서 정감적으로 발상되는 시 창작의 과정을 살피게 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살펴본 곽동호의 시집 『홀애비 사연』에서는 그가 지금까지 영위해온 삶의 행로가 그의 사유에서 현실 생활(real life)과 괴리(乖離)되거나 상충하는 등의 모순들이 어떤 갈등을 유발하는 심적인 고뇌가 시적으로 형상화하는 점을 간과(看過)할 수 없다.
곽동호 시인은 이 시집에서 다양한 소재와 이미지를 투영하고 있는데 대체로 그는 방황이나 상실감 같은 인생 탐구에 그의 역량이 할애되고 있어서 인간성 회복과 동시에 이를 위해서 사회성이 짙은 언술을 통해서 자애(自愛)를 구현하는 시법으로 자신과의 화해를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 행복은 가정에서
아버지/어머니/할매/어른/아이들처럼/오월/유산/명절에만/부모/아들과 딸

2. 그래도 사랑만은
강가에서/도대체/옛사랑/비수/청소/화살/가시/그래도 사랑만은/판단/헌신

3. 짜증이 나더라도
나이가 무슨/맛집/망조/나 살자고/먼저 인간이/운명/외줄/스트레스/마음 다스리기 /해방

4.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에도
무/배추/호박/무명초/들국화/동심/건강/결실/은행나무/뽕나무

5. 할 수 있다 해보자
신호등/열정/남자다잉/배짱/칡넝쿨/마음의 문/독촉/긍지/깃발/존재/무엇은 하든지/희망

6. 자네도 양심이 있는가
원수로다/고독사/고질병/갑질/손해/능마/불륜/사장/먹통/각성/개혁

7. 이제는 사람답게
동동주/삶의 꽃/집합/중년/목표/열쇠/거울/형통/멋진 인생/관용/사람이 그립다

8. 하나님의 눈물
길/할 일/알면서/배려/우상/도둑/선택/속편/애인/참사랑/약속/천국백성/찌든 때/능력/재림

9. 아직은 살아 있어
소망/이모작/실속/인생 70/명품/사업/집중/기억/풍류/꿈은 내 곁에

10. 꿈은 아니길
연가/겸상/연처럼/고독/그대 어디에/가을은 오건만/의자/정원사/그놈의 정 때문에/통장

11. 오죽 못났으면
반쪽/단비/맞선/여친 구함/지각/날씨만 봄/준비/간절/연정/홀애비 사연

12. 우둔함이 극치로다
로또/분실/리모델링/놀림감/로봇/인력 시장/소인배/음주 운전/무자격/설움/행복

13. 자아를 찾아서
방황/상실/멍에/모래성/무엇을 하려고/인생이란/전신주/성형 수술/중환자/실향민

14. 성숙을 향해
중용/사투/작품/양보/님 남 놈/화장/낙서/인생무상/허전/홍시/추태/기증

15. 더 이상 후회하지 않기
담배/돈 벌면/모순/낙엽/숙제/민망/노동/송년/나잇값/고작 이리 살 것을/후회

채움과 비움을 반복하지만
가슴속 반동으로
언제나 헤매는 목표가 토착 아닌지
?
겸손을 무시하는
겁 없는 오만과 방자 추태로
인간의 본분을 망각하고
벼랑의 끝에선 비굴한 창백함이여
?
아직도 욕망 감옥 체면의 사슬에 매여
인생이 비천으로 물들고
목표가 낭패로 추락해도
방치하면 당신 인생도
껍질 없는 달팽이 신세가 되기 전에
?
겸손한 마음으로 생각을 바로 하고
사랑의 행동으로
내일을 향해 달려갈 줄도 알아야
?
더 이상 실체도 없는 허상에
집착과 방황 아닌 내면의 성숙을 통해
아름답게 살고 싶다면 근본이 똑바로 서야
「방황」

허접한 성공보다는
의미와 가치가 있는 실패 통해서
지나온 삶을 되돌아보는 그 시간들이
감사가 아니라 원망과 불평 일삼다 보니
내 인생에 이렇다 할 흔적과
아무런 보람도 찾을 수 없는
한심한 짓보다는
?
아직 못다 한 꿈과 사랑이 있으니
두려운 내일 아닌 설레는 기대로
시간 여행을 통해
잃었던 자아를 찾아
?
더 이상 하찮은 일에 집착과
지나간 일에 가혹한 비판보다는
마음을 다스려
이제는 가슴이 시키는 일로
?
새롭게 시작하려는 소망이 아직
저 멀리 있다고 해도
희망은 절대로 상실하지 않기를
「상실」

여전히 부당한 현실
눈감고 모른 체 적당하게 타협하려는
치사 비겁한 욕망에 내 영혼까지 팔아가면서
버텨야 하는 비루한 인생이 서민의 삶이라니
?
아 삶과 죽음도 한낱 덧없는 이 풍진
세상에 더는 몸이 떨리는 것이 아니라
그리움이 죄가 아니면 살가운 여인과 보란 듯
깨소금 볶는 냄새로 살고 싶어도
아직도 세상 사랑은 사람보다 돈을 따지니
?
때로는 초라하게 보일지 몰라도
밤을 지새우게 만드는 꿈이 있으니 행복한데
허접한 욕망의 결과로 평가 저울질하는데
어떻게 인간미 느끼는 구수한 정으로 여생 동행할 수가
?
그 무엇을 앞세우기 전에 먼저
당신의 이마에는 예절이 가슴에는 덕이
그리고 부끄럽지 아니한 양심을 간직하지 않으면
그 무엇을 이룬들 허영과 가식인 것을
「먼저 인간이」

앞서간 사람들이
흘리고 버린 것 주워보니
이웃의 고통과 한숨까지
외면한 무정과
자신의 욕망을 위해서
짓밟고 빼앗아 온
서민의 희망과
그동안 가족 지인에게 받았던 은혜까지
모두 다 망각한 속물의 근성 따위로
남보다 조금 앞서 가본들
모범이 아니라
추태뿐인 줄 안다면
속도가 아닌 방향인 줄을
그 언제 깨달아
조각난 양심 회복해
바르게 살려고
「능마」

생각과 능력 없는 인생이
배움과 노력은커녕
그저 이 세상의 욕망으로
부귀와 영화를 하지만
주는 대로 먹다가
죽는 날 모르는 돼지 같건만
아직도 나의 형편 처지 모르고
그토록 안달하고 있는지

성실에 무릎 꿇지 못하면
죽을 때까지 소중한 땀의 가치 몰라서
내 인생에 삶의 꽃은
절대 피우지 못하리라
「삶의 꽃」

그토록 빈틈이 없는
욕망의 결실이 겨우 이런 거라면
이제는 삶의 목표를 바꿔야
?
우리가 겪고 있는 상처와 눈물은
모두 사랑이 모자라
생기는 고통인 것 알면
?
아직도 혼자 독차지하려는
빙점과 같이 차가운 마음이 아니라
온정의 손길과 같이 따뜻한 정으로
?
행복을 추구하지 않으면
죽을 때까지 신음과 분노를
표출할 수밖에 없으니
?
이제는 잘살고 못살고보다
사랑을 받지 못하는 게
최고 괴로운 일인 줄 알아
「목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