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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불

원제 : Le feu foll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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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삶은 우리를 어디까지 모욕할 수 있는가.”

    허무와 환락의 이 ‘미친 시대’에
    나락으로 치닫는 한 남자의 마지막 며칠의 기록


    전후 프랑스 불안의 시대를 대표하는 작가 드리외라로셸의 걸작. 드리외라로셸은 제도와 관습, 물질만능의 자본주의를 거부하며 글과 행동으로 현실에 적극 참여한 전후 예술가이다. 이차대전이 발발하자 갈리마르 출판사의 문예지 [신프랑스평론]을 총괄하는 지위에 오르며 독일에 협력했으나 채 1년도 지나지 않아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고 전쟁이 끝나는 1945년 음독자살했다. 전설적 여성 편력과 실패로 끝난 정치 참여, 자살로 마감한 삶으로 인해 오랫동안 그늘에 머물러 있었던 그의 작품들은 오늘날 그 문학적 진가를 인정받아 다시금 커다란 주목을 받고 있다.[도깨비불]은 전후 파리 사교계에서 마약과 기행으로 악명을 떨치던 다다이스트이자 작가의 친구였던 자크 리고를 모델로 삼은 소설 '도깨비불'과, 리고가 자살했다는 소식에 충격을 받고 쓴 글 '잘 가라, 공자그'를 함께 묶은 작품이다. 정치 혼란과 경제공황을 겪던 1920년대 프랑스 젊은이들의 불안과 방황을 생생히 보여주는 작품으로, 1963년 에릭 사티의 음악과 루이 말 감독의 연출이 조화를 이룬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전후 프랑스 불안의 시대를 대표하는 작가
    드리외라로셸의 걸작


    일차대전에 참전하여 전쟁의 참상을 몸소 체험한 작가 드리외라로셸은 전후 프랑스 불안의 시대를 대표하는 작가로 프랑스 문학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한 섬세한 영혼의 지식인이 20세기 전반을 어떻게 통과해나가는지 보여주는 그의 작품들은 당시 프랑스 젊은이들의 삶을 고스란히 대변해준다. 스무 살에서 마흔다섯 살 사이의 모든 프랑스 남자가 참전해 열 명 중 두 명은 전사하고 네 명은 상이군인이 된 참상은 전후 세대의 가치관을 바꿔놓았다. 가장 앞선 문명인임을 자부했던 유럽인들끼리 치른 야만적 전쟁에 동참해야 했던 세대는 이전까지 그들의 문명을 지탱했던 모든 가치와 규범을 회의하기 시작했다. 지성을 조롱하고 현실세계를 부정하는 동시에 금세 자신마저 부정하는 과장된 허무주의는 대중뿐 아니라 특히 드리외라로셸과 같은 예술가들에게 선동적 매력을 발산했다. 전후 프랑스 현실을 퇴폐주의로 규정하고 나약하고 부패한 프랑스 정치 현실을 일거에 뒤집을 혁명을 꿈꾸던 그는 이차대전 중 인종차별과 폭력의 지배를 정당화하는 히틀러를 선택하는 오류를 범하기도 했다.
    양차대전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비참한 최후를 맞은 작가의 불운한 삶은 소설 [사를루와의 희극] [몽상적 부르주아지] [질] [젊은 날의 반 고흐], 시집 [의문] [그릇 밑바닥], 자서전 [호적부] 등 수많은 작품으로 형상화되었다. 전설적 여성 편력과 실패로 끝난 정치 참여, 그리고 자살로 마감한 삶으로 인해 그의 작품들은 오랫동안 그늘에 머물러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른 후 그의 소설, 일기, 편지가 출간되고 '도깨비불'이 1963년 에릭 사티의 음악과 루이 말 감독의 연출이 조화를 이룬 영화로 환생하며 그의 작품세계가 다시금 독자의 주목을 받는다.

    혼돈과 환락의 시대를 향해 총구를 겨눈
    현대사회의 가장 낯선 안티히어로
    그가 지상에서 보내는 마지막 며칠의 기록


    [도깨비불]은 드리외라로셸의 작품 가운데 자전적 색채와 정치적 신념이 옅은 다소 예외적인 작품이다. 드리외는 전후 1920년대에 자유분방한 여성 편력을 과시하며 사교계를 드나들던 중 자크 리고를 만나는데, 드리외처럼 일차대전에 참전했던 자크 리고는 전후 파리 사교계에서 마약과 기행으로 악명을 떨치던 다다이스트 시인이었다. 제도와 관습, 물질만능의 자본주의를 거부했던 전후 예술가 중에서도 냉소와 기행으로 단연 세인의 관심을 끌었던 그를 드리외는 매혹과 거부감이 뒤섞인 눈길로 대했다. 작가는 파격과 일탈이 예술적 재능을 대신할 수 없다고 생각하여 결국 상당 기간 동안 그를 멀리했다. 그러나 1929년 11월 6일 요양소에서 그가 권총으로 심장을 겨눠 자살했다는 소식에 충격을 받고 회한에 차 '잘 가라, 공자그'를 쓴다. 이후 작가는 자신의 문학적 재능조차 확신하지 못했던 처지에 친구에게 재능이 없다고 했던 극언이 떠올랐고, 그 말 한마디로 한 인간을 죽음으로 몰았다는 자책에 빠져 '도깨비불'을 쓴다.
    '도깨비불'의 주인공 알렝은 자크 리고와 작가 자신을 섞어서 빚은 인물이다. 마약을 제외한 알렝의 회의와 방황은 온전히 드리외라로셸의 것이다. 알랭이 중독 치료를 받고 있는 요양소는 퇴폐주의에 물든 프랑스 사회의 축도이고, 결혼과 함께 안락한 부르주아 생활에 정착한 후 종교에 빠진 뒤부르, 예술을 후광 삼아 여인에게 기생하는 속물 팔레, 궤변으로 마약중독을 합리화하며 퇴폐에 빠진 사람들, 가난한 예술가가 범접할 수 없는 유한계급의 군상을 멸시와 부러움의 눈길로 바라보는 주인공은 리고와 작가 자신뿐만 아니라 전후 허무에 빠진 프랑스 젊은이들의 내면을 비추는 거울이다. '도깨비불'은 전후 정치 혼란과 경제공황을 겪던 1920년대, 바로 그 광기에 휩싸인 시절을 견뎌야 했던 세대를 그린 소설이다.

    추천사

    고백록의 화자는 자아를 윤색하고 정당화하는 나르시시즘에 빠지기 십상이지만 드리외라로셸은 오히려 제 생각의 비루함을 낱낱이 드러내고 자기비하를 즐기는 전복된 나르시시스트였다.
    - 앙드레 말로

    드리외라로셸은 내가 아는 프랑스 문인들 가운데 가장 정직하고 가장 명예로운 사람이다.
    - 앙리 드 몽테를랑

    그의 죽음에 나는 진심으로 가슴 아팠다. 내가 아는 한 비평가들은 그의 작품의 중요성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다.
    - 에른스트 윙거

    '도깨비불'은 1920년대 파리의 젊은이를 그린 벽화이지만 현재를 사는 우리도 그 의미를 되새겨볼 만한 작품이다. 예술과 삶을 혼동하는 태도, 이성의 파탄을 선고하고 육체와 감각의 권리를 복권하려는 시도, 부모를 대체할 만한 영웅상의 옹립, 죽음의 미화 등은 근대 유산을 부정하는 포스트모던 미학과 공명하기 때문이다.
    - 이재룡 / 옮긴이

    목차

    도깨비불
    잘 가라, 공자그

    해설 | 파시스트의 삶과 글
    피에르 드리외라로셸 연보

    본문중에서

    그는 허리 깊숙한 곳에서부터 시작해서 골수까지 파고들어 그를 사로잡는 전율을 느꼈다. 머리에서 발끝까지 얼음장 같은 벼락을 맞은 듯했다. 그에게 죽음은 철저히 현재형이었다. 그것은 고독이었고 알랭은 고독을 칼날 삼아 삶을 위협했으나, 이제 칼끝이 뒤집혀 그의 창자를 꿰뚫었다.
    (/ p.53)

    알렝은 펜을 들고 머뭇거리다가 종이에 과감히 글을 덧붙였다. 그가 삶에 가까이 다가가는 감동적 순간이었다. 그는 예전에 스쳐 지나갔던 작가들한테서 문학을 경멸하는 법을 배웠다. 그는 이런 태도에서 자신의 경박성과 나태에 어울리는 최소한의 저항 노선을 찾았다. 하긴 산송장 같았던 그는 타당한 경멸감으로 문학이라 이름 붙였던 것 말고 다른 길이 있음은 상상할 수 없었다. 그 경멸을 가르쳐준 사람들이 몸 던져 매진했던 것도 다름 아닌 목적 없는 행위, 바로 문학이었다.
    (/ p.60)

    ‘이 모든 게 얼마나 치욕인가. 삶은 우리를 어디까지 모욕할 수 있는가. 그러나 나는 남보다 앞질러 죽음으로 들어갈 테다.’
    따지고 보면 알랭에게는 기독교인다운 점이 있었다. 그러나 기독교적인 것을 넘어서서, 비록 자신의 허약한 점을 당연지사로 수긍하면서도 허약한 면과 타협하거나 그것을 일종의 힘으로 삼으려고 애쓰지도 않았다. 그는 차라리 부러질지언정 완강한 쪽을 더 좋아했다.
    (/ p.126)

    저자소개

    드뤼으라 로셀(Pierre Drieu la Rochelle)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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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93년 1월 3일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났다. 부모의 불화와 경제적 파탄으로 어린 시절을 외할머니 곁에서 보냈다. 1910년 파리 사립정치학교에 입학해 정치학을 전공했다. 부유한 학생들 사이에서 궁핍한 처지를 비관하며 화려한 출세를 꿈꾸지만 졸업시험에 낙방하며 자살을 생각한다. 1914년 일차대전이 발발하자 징집되어 입대한다. 열등감에서 벗어나 전쟁 속에서 영웅상을 구현하려던 그는 누구나 평등하게 전쟁에 참여하는 민주화된 군대 제도와 개인의 역량을 무의미하게 만드는 기계전을 통해 민주주의와 모더니즘에 대한 반감을 키운다. 전쟁 중 부유한 유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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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56년 강원도 화천에서 태어났다. 성균관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브장송 대학교에서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밀란 쿤데라, 누보로망 이후 신경향 소설의 개척자로 평가받는 장 에슈노즈와 장 필립 투생 등을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한 것을 비롯해 외젠 이오네스코, 르 클레지오, 미르체아 엘리아데 등의 작품을 우리말로 옮기고 알렸다. 현재 숭실대학교 불어불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문학평론가로도 활발히 활동하면서 프랑스 문학을 꾸준히 소개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꿀벌의 언어》 《소설, 때때로 맑음》이 있고, 옮긴 책으로 조엘 에글로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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