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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의 왕국

원제 : El Reino de Este Mun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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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이 세상의 왕국』이 없었다면
    후안 룰포, 훌리오 코르타사르,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역시 없었을 것이다.

    - 일란 스타반스

    쿠바의 국민 작가 알레호 카르펜티에르의 대표작 『이 세상의 왕국』이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80번으로 국내에 처음 소개된다. 알레호 카르펜티에르가 처음으로 주창한 ‘경이로운 현실’ 개념은 20세기 라틴아메리카 소설을 대표하는 특징인 마술적 사실주의를 개화시켰고,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를 비롯해 수많은 라틴아메리카 작가가 카르펜티에르에게 큰 영향을 받았다.
    『이 세상의 왕국』은 라틴아메리카에서 최초로 혁명을 일으키고 독립을 쟁취한 아이티의 역사를 다룬 소설이며, ‘경이로운 현실’ 개념을 최초로 언급한 서문은 라틴아메리카 문학사에서 소설 본문만큼이나 중요한 글로 평가받는다.

    출판사 서평

    라틴아메리카 문학을 혁신한
    쿠바의 국민 작가 알레호 카르펜티에르


    국내에는 아직 많이 소개되지 않았지만, 문학사적으로 무척이나 중요한 업적을 세운 덕에 전 세계에서 이미 심도 깊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는 작가들이 있다. 알레호 카르펜티에르 역시 그런 작가 중 하나로, 라틴아메리카 문학이 전 세계에 알려지는 데 크게 기여한 덕에 쿠바의 국민 작가라고 불린다.
    카르펜티에르는 1904년 스위스에서 태어나 유년 시절을 쿠바의 아바나에서 보냈고, 프랑스로 이주해 파리에서 중등 교육을 받았으며, 1921년 쿠바로 돌아와 아바나 대학교에 입학했다. 이후 독재 정부에 항거하고 좌파 언론의 편집인으로 활동하는 등 적극적으로 사회활동을 하다 투옥되었다. 1928년 프랑스로 도피해서 유럽의 초현실주의 예술가들과 교유했고 스페인의 작가들과도 교분을 맺었다. 1939년 쿠바로 귀국한 카르펜티에르는 여러 문학지의 편집과 출간에 간여했고, 1945년 베네수엘라로 망명했다가 1959년 피델 카스트로의 혁명이 성공하자 쿠바로 돌아갔다. 이후 카스트로 정부의 혁명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작품활동을 했다.
    어린 시절부터 유럽의 교육과 예술을 접했지만 카르펜티에르의 기반은 언제나 조국인 쿠바와 라틴아메리카였다. 그는 유럽에서도 라틴아메리카의 문화를 다루는 잡지를 만들고 라틴아메리카의 문학가들과 꾸준히 교유했으며, 작품 안에서 늘 인간과 역사, 아메리카의 정체성에 대해 다뤘다. 그의 이런 노력과 작품세계는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와 카를로스 푸엔테스, 훌리오 코르타사르 등 1960년대 라틴아메리카 문학을 세계에 알린 ‘붐 소설’ 세대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또한 그가 기반을 세운 아메리카의 경이로움에 대한 개념은 마술적 사실주의 소설로 개화해 라틴아메리카의 문학을 전 세계로 알리는 데 크게 기여했다. 오늘날 알레호 카르펜티에르는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파블로 네루다와 더불어 20세기 라틴아메리카 현대문학의 토대를 일궈낸 작가로 평가받고 있다.

    아이티의 역사와 땅에 깃든 라틴아메리카의 혼

    1943년 카르펜티에르는 아이티를 여행했다. 아이티는 1492년 콜럼버스에게 발견되어 식민지가 된 이래 강대국에게 온갖 약탈을 당하며 카리브해 지역의 모든 문제를 대변하게 된 국가였고, 또한 라틴아메리카 최초로 독립과 노예 해방을 이뤄낸 혁명의 땅이기도 하다. 그는 아이티에서 18세기 말 노예들이 일으킨 혁명과 앙리 크리스토프 왕의 이야기를 들었고, 식민지배와 독재가 이어진 조국 쿠바와 꼭 닮은 아이티의 역사에 깊은 흥미를 느꼈다. 이 여행에서 탄생한 작품이 바로 『이 세상의 왕국』이다.
    18세기 말, 당시 아이티를 지배하던 프랑스인은 흑인 노예들을 가혹하게 억압했다. 노예 마캉달은 농장주의 압제를 피해 도망쳐서 주술의 힘으로 프랑스인의 가족과 가축에게 독을 퍼뜨린다. 마캉달이 잡혀 화형당하던 날, 그와 같은 농장에서 일한 노예 티 노엘을 비롯해 아이티의 모든 흑인 노예들은 마캉달이 되살아나 부두교의 신화적인 존재가 되었다고 믿는다. 전직 요리사였던 앙리 크리스토프는 혁명을 이끌고 권력을 장악해 아이티에 자신의 왕국을 세우고, 티 노엘은 앙리 크리스토프의 성채 공사 노역에 끌려간다. 앙리 크리스토프의 폭정에 다시 한번 반란이 일어나자, 티 노엘은 이번에는 새로운 공화국의 권력을 쥔 흑백혼혈 귀족의 노예가 된다. 결국 티 노엘은 ‘동물 왕국’의 일원이 되겠다 결심하고 실행에 옮기지만 다시 인간의 조건을 회복하게 되고, 지난 모든 혁명의 한계를 깨닫는다.
    『이 세상의 왕국』은 실제 역사에 기반하면서도 구체적인 사실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펼쳐지는 소설이다. 실존인물인 마캉달과 앙리 크리스토프의 행적은 때로는 무척 상세하고 때로는 신비롭다. 이들이 이끄는 아이티의 변화를 지켜보는 인물은 허구적인 인물 티 노엘이다. 이 흑인 노예의 시선을 따라 진행되는 이야기는 아이티를 지배하던 프랑스인들의 퇴폐적인 삶, 흑인 노예들의 저항정신, 부두교 신앙, 자유를 향한 희망, 역사적인 성찰과 깨달음 등 당시 라틴아메리카의 현실로 가득차 있다.
    또한 카르펜티에르는 이 작품에서 라틴아메리카가 궁극적으로 지향해야 하는 지점을 보여준다. 앙리 크리스토프가 일으킨 혁명의 실패는 곧 유럽의 체제가 신대륙에 그대로 이식되었을 때 생기는 부작용의 결과다. 게다가 혁명 이후에도 이전과 마찬가지로 노예로서 살아가는 티 노엘의 모습은, 프랑스 계몽주의 사상에 고무되어 이룬 독립이 지닌 한계, 즉 권력을 쥐는 주체만 바뀌었을 뿐 지배체제 자체의 구조는 바뀌지 않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즉 아이티, 그리고 더 나아가 쿠바를 포함한 라틴아메리카는 서구에서 이식된 계몽주의 사상이 아니라 흑인의 세계관에 뿌리를 둔 진정한 의미의 해방운동으로 나아가야만 한다는 점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마술적 사실주의의 기원, ‘경이로운 현실’

    『이 세상의 왕국』에는 소설 본문만큼이나 중요한 글이 한 편 실려 있다. 바로 서문이다.
    1948년 카르펜티에르는 신문에 ‘아메리카의 경이로운 현실에 대해’라는 에세이를 한 편 실었다. 몇 년 전 아이티를 여행하면서 느낀 경이로움에 대한 글이었다. 그 여행에서 카르펜티에르는 초현실주의가 부단히 노력해 만들어낸 결과물보다 아이티의 자연, 역사, 역사적 인물 등이 훨씬 더 경이롭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 에세이는 이듬해 출간된 『이 세상의 왕국』 서문이 되었다.
    이 글에서 카르펜티에르는 ‘경이로운 현실(lo real maravilloso)’이라는 개념을 창조했다. 서구의 초현실주의는 경이로운 것만이 아름답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아메리카의 경이로움이란 이상한 것, 예기치 못한 것 앞에서 느끼는 놀라움까지 어우른다. 단순히 멋지고 아름다운 것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서구의 미적 감각과는 다른 기이하고 신기한 것까지 포함하는 개념이다. 그리고 이 같은 경이로움은 다름 아닌 라틴아메리카의 현실에서 유래한다.
    카르펜티에르는 초현실주의 예술가들이 형상화하는 경이로움이란 작위적인 것, 지적 유희에 불과하며 그저 머릿속에서 만들어낸 문학적 속임수라고 비판한다. 반면 라틴아메리카는 현실 자체가 경이롭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경이로운 현실이 담긴 작품이 탄생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그의 주장은 이렇다. 유럽에서는 빈약한 상상력을 통해 경이로움을 억지로 만들어내야 하기 때문에 기괴한 것에 집착하지만, 그런 부자연스러움이 오히려 모든 것을 진부하게 만든다. 그에 비해 라틴아메리카에서는 모든 기억, 삶의 경험, 환경, 역사에 경이로움이 깃들어 있기에 진정으로 경이로운 작품들이 자연스럽게 탄생한다. 라틴아메리카의 문학은 현실에 뿌리를 두고 있으므로 머릿속에서 만들어낸 관념과는 다를 수밖에 없으며, 그렇기에 이것이 진정한 경이로움이라는 것이다.
    이 글에서 시작된 ‘경이로운 현실’은 라틴아메리카 문학의 한 축으로 자리잡았으며, 이 서문은 20세기 라틴아메리카 문학을 전 세계에 알린 마술적 사실주의를 탄생시킨 시작점이 되었다.

    추천사

    역사를 되돌리고 재구성해서 픽션으로 만들어낸다, 이는 이야기를 창조하는 카르펜티에르만의 방식이다.
    -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알레호 카르펜티에르는 라틴아메리카의 문학을 완전히 뒤바꿔놓았다. 그는 자연주의를 뛰어넘어 마술적 사실주의를 창조해냈다. 우리는 모두 그가 남겨준 언어와 상상력의 유산에 기대고 있는, 그의 후손이다.
    - 카를로스 푸엔테스

    마술적 사실주의와 거기서 태어난 작품들, 그리고 현대 라틴아메리카 문학을 비롯해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듯 아마도 히스패닉 세계의 위대한 전통까지도, 이 모든 것이 바로 이 책에서 시작했다. 『이 세상의 왕국』이 없었다면 후안 룰포, 훌리오 코르타사르,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역시 없었을 것이다.
    - 일란 스타반스 / 문화연구가

    『이 세상의 왕국』은 문학적인 격렬함을 품고 있다. 카르펜티에르가 자신을 토마스 만이나 W. H. 허드슨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한 작가로 만들어주는 우아한 통찰력과 특별한 스타일을 지녔다는 것은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카르펜티에르의 작품은 부활 전야에 대성당에 울려퍼지는 오르간 소리 같은 힘과 다채로움을 품고 있다.
    - 뉴욕 타임스

    목차

    서문
    I
    II
    III
    IV

    해설 | 라틴아메리카의 경이로운 현실과 아이티혁명의 문학화
    알레호 카르펜티에르 연보

    본문중에서

    즉 아메리카는 풍경의 순결성 때문에, 그 자체의 형태 때문에, 그 자체의 존재론 때문에, 파우스트적인 방식으로 존재하는 인디오와 흑인 때문에, 최근의 발견으로 드러난 사실 때문에, 아메리카가 조장해 이루어진 창조적인 인종 혼합 때문에, 신화의 샘이 고갈될 가능성이 아주 낮다는 것이다.
    (/ pp.14~15)

    그날 오후 노예들은 걷는 내내 웃으면서 자신들의 아시엔다로 돌아왔다. 마캉달은 이 세상의 왕국에 머무름으로써 자신의 약속을 지켰다. 백인들은 건너편 해안의 위대한 신들에게 다시 한번 허를 찔려버렸다.
    (/ p.53)

    옛 기억이 되살아나자, 이런 사실이 므시외 르노르망 드 메지를 몹시 불안하게 만들었고, 그는 북이란 것이 어떤 경우에는 속이 빈 통나무 위에 염소 가죽을 팽팽하게 씌운 것 이상의 무엇일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그러니까, 노예들은 반란을 일으키도록 자신들을 북돋고 연대하게 한 비밀 종교를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아마도 노예들은 여러 해 동안 거듭해서 므시외 르노르망 드 메지의 코앞에서 그 종교의 의례를 행하고 축제용 북을 치며 대화했을 테지만, 그는 그게 무슨 의미인지 생각해본 적도 없었다.
    (/ p.74)

    르클레르가 겪은 죽음의 고통이 그녀의 두려움을 키웠고, 그로 인해 그녀는 그 섬의 진정한 주인, 다른 해안의 전염병을 막아줄 수 있는 단 한 사람, 의사의 처방전이 쓸모없게 된 상황에서 치료를 할 수 있는 유일한 의사인 솔리만이 주문을 통해 불러들이는 마력의 세계로 성큼 다가가게 되었다.
    (/ p.91)

    하지만 티 노엘은 그 경이로운 세계가 카프의 프랑스 총독들은 전혀 알지 못하는 흑인의 세계라는 사실을 알고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 p.106)

    나름대로 많은 생각을 해보았건만, 티 노엘은 누군가의 가죽 채찍 아래 다시 허리가 굽은 자기 신하들을 도울 방법을 찾아내지 못했다. 노인은 그렇게 끝없이 재생되는 속박, 다시 움트는 속박의 싹, 그 불행의 증식 앞에서 절망하기 시작했고, 가장 체념해버린 사람들은 결국 그런 것을 반란의 총체적인 무용성에 대한 증거로 수용하고 말았다.
    (/ p.155)

    일단 그렇게 결정하자 티 노엘은 사람이 동물로 변신하는 권능을 가지게 됐을 때 변신하는 것이 얼마나 쉬운지 알고서 깜짝 놀랐다. 그 증거로 그는 어느 나무에 기어올라 새가 되고자 했고 즉시 새가 되었다.
    (/ pp.155~156)

    이제야 그는, 인간은 자신이 누구를 위해 고통을 받고 희망을 품는지 결코 모른다는 사실을 이해했다. 인간은 자신이 전혀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고통받고 희망을 품은 채 일하며, 그 모르는 사람들 역시 행복하지 않을 다른 사람들을 위해 고통받고 희망을 품은 채 일을 할 것인데, 그들이 행복하지 않은 이유는 자신에게 부여된 행복 저 너머에 있는 행복을 늘 열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간의 위대함은 분명 현재의 것을 개선하고자 하는 데 있다. 스스로에게 여러 과제를 부과하는 데 있다. 하늘의 왕국에는 쟁취해야 할 만큼 위대한 것이 없는데, 그곳에는 모든 것의 위계가 정해져 있고, 알 수 없는 것이 없고, 존재가 무한하고, 희생이 불가능하고, 휴식과 기쁨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온갖 고생과 의무로 힘들어하고 불행을 겪으면서도 아름다움을 유지하고, 재앙을 겪으면서도 사랑할 수 있는 인간만이 이 세상의 왕국에서 자신의 위대함, 최상의 길을 발견할 수 있는 것이다.
    (/ p.160)

    저자소개

    알레호 카르펜티에르(Alejo Carpentier)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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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바 태생의 작가. 청년 시절 반독재투쟁에 가담했다는 이유로 구속되었다. 이후 프랑스에 망명하여 앙드레 브르통과 같은 초현실주의 작가와 교류하고, 귀국 후에는 라틴아메리카 고유의 미학 정립을 위해서 노력하였다. 특히 1949년 출판된 [지상의 왕국El reino de este mundo] 서문에서 주장한 '경이로운 현실'은 마술적 사실주의 이론의 선구로 꼽힌다. 주요 작품으로는 [잃어버린 발자취Los pasos perdidos](1953), [계몽의 세기El siglo de las luces](1956)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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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외국어대학교 스페인어과를 졸업하고, 꼴롬비아의 '까로 이 꾸에르보'에서 문학석사학위를, '뽄띠피시아 우니베르시닷 하베리아나'에서 문학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중남미 문학과 문화를 강의하면서 스페인어 사용 국가들에서 생산된 다양한 작품을 한국에 소개하고 있다.
    그동안 [백년의 고독], [사랑의 모험], [항해지도], [이야기하기 위해 살다], [책파괴의 세계사], [갈레아노, 거울 너머의 역사], [예고된 죽음의 연대기], [소금기둥], [바틀비와 바틀비들], [파꾼도], [조선소], [추락하는 모든 것들의 소음] 등을 번역하고 중남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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