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그 책이 정말 괜찮았을 경우에만 책을 구입한다. 그러나 이 책의 경우는 인터넷에서 홍보글만 보고 구입을 결정했을 정도로 내 마음을 끌었다. 책을 한장도 들춰보지 않고 구매를 결정한 건 내 책장을 뒤적거려봐도 이 책이 유일하다.

 

  그래서 이 책을 사고나서 후회했느냐? NO. 절대 아니다. '현자'에게 듣는 인생의 중요한 어드바이스라는 말이 딱 맞아 떨어질 정도로 우리가 살아가며서 경험하는 고민들의 해결을 시원하게 내려주고 있다. 누가? 현자들. 그러니까 나의 할머니가 말이다.

 

 

	나이를 먹는 것은 인간이 겪는 가장 낯선 경험이다. 아무도 벗어날 수 없다는 점에서 인류가 공유한 한 가지 공통점일고도 말할 수 있다. 누구나 나이를 먹는다. 하지만 노인이 된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기란 대단히 어렵다. 노인들은 젊은 사람들과 정신적으로 분류되며 심지어 전혀 다른 종으로 취급받기도 한다. 그들이 마치 태어날 때부터 줄곧 노인이었던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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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문구를 읽고 두 가지를 상상해보았다. 하나는 내가 할머니가 되는 모습. 그리고 또 하나는 우리 할머니가 어렸을 때의 모습. 둘 다 전혀 상상이 안 되었다. 엄마가 내 나이적의 모습도 상상이 안 가기는 마찬가지이지만, 내가 엄마가 되는 모습은 상상이 가능하다. 그러나 어째서 할머니가 어렸을 때의 모습은 물론이고 내가 할머니가 되는 것 까지 상상할 수 없을까? 그건 은연중에 나와 할머니를 분리해 생각하는 것 때문이 아닐까?

 

  나는 직업탓에 십대 아이들이 가끔 고민을 털어놓을 때가 있다. 그 고민에 대한 대답을 해 줄 수 있는 이유는 내가 그 아이들과 같은 시기를 보냈고, 그 시기를 지나왔기 때문에 해 줄 수 있는 이야기들이다. 이건 물론, 내가 지금 살아가고 있는 이 시기를 이미 지난 우리 할머니가 내가 하는 고민을 해결해 줄 수 있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언제부터였을까? 할머니는 모르니까 됐어. 라고 마음속으로부터 이야기 듣기를 포기해버린건. 어릴적에는 할머니 무릎을 차지하고 앉아 이야기를 듣겠다고 동생과 싸우던 내가 언제부턴가 할머니와의 대화를 귀찮아 하기 시작한 건. 이 책을 읽으면서 스스로 '현자'의 이야기 듣기를 포기하고 혼자 끙끙 고민했던 내 시간이 후회되면서도 당장 관계를 개선하기에는 이미 멀리왔고 부끄럽다는 생각에 또 다시 고민에 빠진 나를 발견하게 된다.

 

  당신도 이 책을 읽고나서 나처럼 괜한 고민에 휩싸이게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분명 지금 가지고 있는 고민 중에 일부는 이 책이 해결해 줄 수 있을거라 확신한다. 그리고 이 책을 읽고나서 생긴 고민 또한 당신의 인생을 분명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고민인 것 또한 확신할 수 있다.

  이 책은 꽤 오래전부터 히트했던 책이었다. 그럼에도 제목이 부담스러워 쉽게 손을 뻗지 못했다. 여전히 어린아이의 믿음과도 같은 나는 책 읽는 것을 좋아하지만, 기독교서적은 잘 읽지 않았고, 읽으려고도 하지 않았다. 하나님이 나의 든든한 빽이며, 나의 아버지라는 사실은 고백할 수 있었으나 그 하나님을 알려고 하지 않았고, 그저 내 시각에, 내 시선에 하나님이 갇혀 계시길 바랬다.

 

  그런 나에게 '내려놓음'이라는 제목은 너무나도 어려운것을 요구하는 것이었고, 그렇기에 시도를 못했던 나지만 책나눔에서 추천된 책이었기에 울며 겨자먹기로 책 읽기를 시작하였다. "내가 너에게 이야기하는 것은 어려운것이 아니란다."라는 다정하고 따뜻한 하나님의 목소리는 첫장부터 시작되었고 책을 덮는 그 순간까지 하나님은 끊임없이 내게 말씀해주셨다. 내게 바라시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물론, 단순간에 나의 모든것을 내려놓고 하나님께 온전히 100%를 맡긴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이 분도 분명 평신도에서부터 시작하였고, 결국 내려놓으시기는 했지만 갈등도 적지 않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나는 이 분처럼 한 분야에 미친듯이 올인한적도 없었다. 그럼에도 '내려놓는 일'이 어렵지 않은 것은 하나님께 온전히 맡기는것이 내가 붙들고 있는 것볻 훨씬 더 큰 기쁨이고 훨씬 더 큰 결과를 낳는다는 것이다.

 

  입술로만 땅에서도 주의 뜻이 이루어지길 바라는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주의 뜻이 이 땅위에 이루어지길 바라며, 진심으로 주의 도구가 되길 원하면 주가 정해주신 길을 걸으면서 그 일에 상처받고 내 욕심을 챙기는 일 없이 온전하게 주께 영광돌리는, 주의 기쁨 되는 삶이 될 거라고 자신한다. 그리고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날 창조하신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다시 하여금 생각하게 하는 귀한 말씀이었다.

  '직장'이란 매우 중요한 곳이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우리에게 '직장'은 없어서는 안되는 곳이다. 자본사회에서 우리는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더 많은 일을 하기 위해 더 많은 시간 직장에 할애한다. 이 사실을 거부하거나 부정하고는 현대사회에서 삶을 유지하기가 매우 어렵다. 그러다보니 집에서보다도 직장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고, 오피스 배우자, 오피스 와이프, 오피스 허즈밴드, 오피스 스파우즈 등등의 신조어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우리 모두는 노동자계급으로 열심히 일을 해서 누군가에게 돈을 받는 구조로 일하고 있다. 즉 누군가에게 고용되어 있기 때문에 '일한만큼' 돈을 받는다는 느낌을 받지 못하고, 모든 사람이 동등한 입장이 아니기 때문에 부당한 대우를 받기도, 받는다고 생각하기도 쉽다. 또한 언제 직장에서 쫓겨날지 모르는 불안한 삶을 살아가는데 대한 스트레스도 무시할 수 없다.

 

 

  이렇게 직장에서의 스트레스가 가중되다보니 분노가 발상되며 누군가가 죽어나가는 현실이 벌어졌다. 이 책에서는 독일인인 헤너코테와 오스트리아인인 크리스티안 룬처에 의해 글이 쓰여지다보니 그 나라들의 예시들로 장들이 구성되어 있어 우리와는 전혀 상과넝ㅄ는, 그저 먼 외국 이야기로만 읽혀질 수 있다. 그러나 우리도 가끔 신문 뉴스를 보다보면 돈의 문제로 같이 일하던 사람끼리 살인이 일어난 사건들을 접할 수 있다시피 이 책의 이야기들은 결코 먼 이야기들이 아니다. 특히 '돈'에 대한 사람들의 욕망은 점점 더 커져만가므로 제3의 솅크(돈을 벌기 위해 하녀들을 유인해 죽였던 사람), 제4의 솅크가 우리나라에서 나오지 말란법은 없다.

 

 

  이런 점에서 나는 이 책을 매우 기대하면서 빌려왔고, 매우 기대하면서 읽었다. 그것이 잘못된걸까. 생각보다 쉽게 읽히지 않았고 작가들이 자꾸만 누군가에게 이 문제를 떠넘기려고만 하고 희망찬 '다른 세상을 이야기하려는' 느낌을 받아 읽는데 불편했다. 물론 가끔 나도 이 사회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을 한다. 이것이 진정한 의미의 민주주의이고 평등한 사회냐고 질문받을때 시원하게 '그렇다'라고 대답하지 못하는게 현실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 현실에서 살고 있고, 이 사회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렇다면 우리가 이 사회에서 행복하게 살 수 있는건, 노동자가 행복한 회사란 어떠해야 하는지는 좀 더 생각해봐야 할 문제가 아닐까. 쉽게 비판하기만 할 문제는 아니라는게 더 큰 문제인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