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알고 있는 북클럽, 리딩클럽, 독서동아리들은 뭔가 다들 거창하다. 책을 읽고 와서 토론을 나누고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누는, 그런 것도 물론 묘미가 있겠지만 왠지 부담감이 먼저 들고 그 부담감이 거부감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이 책 속에 나오는 북클럽은 거창한 북클럽이 아니다. 나치의 지배 아래 있던 영국의 한 작은 섬에서 생겨난 이 북클럽의 멤버들은 모두가 다 농사서적외에는 그 어떤 책도 읽어보지 않은 멤버들이었다. 독일군들의 눈을 피해 돼지고기 파티를 벌인 후 돌아오는 길에 발각된 그들은 돼지고기 파티를 숨기기 위해 독서클럽을 창단해낸다. 

 

  독서의 힘은 여기서 발휘되었다. "네 시작은 미미하였으나 끝은 창대하리라."라는 말과 같이 그들이 북클럽을 만들게 된 이유는 코미디가 아닐 수 없다. 각자가 읽는 책은 극히 한정적이고 모여서 하는 이야기들도 전문가가 들으면 우스울 정도다. 반 강제적으로, 억지로 시작된 북클럽이지만 그들은 그 곳에서 독일군의 횡포로부터 자신을 지켜낼 힘을 얻는다. 여기서의 '자신'은 신체적인 자신이 아니다. 누군가로부터 지배를 받을 때 가장 망가지기 쉬운 건 정신이다.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망가트리기 어려운 것 또한 정신이다. 북클럽 멤버들은 그 전쟁통속에 그 모진 핍박속에서도 자신의 정신을 잃어버리지 않고 종전을 맞이한다.

 

 

  이 모든 이야기들이 서간체로 한명의 화자에게서 풀어져나가는데 읽다보면 나도 어느새 그 섬의 주민이 되어있다. 너무나도 순수하고 순박한 사람들 속에서 함께 책을 읽으며 힘들었던 하루 가운데서 나를 지켜보는건 어떨까?

  이제 겨우 사회에 첫발을 내딛은 초년병으로서 어떻게 재테크를 해야할지 여러갈래로 궁리중이었다. 그러던 중 발견한 이 책은 사실 무슨 내용일까보다 제목이 눈을 확 끌어서 빌려봤는데 음. 나에게는 별로 필요없는 책이었다.

 

  이 책은 이제 노후를 준비하기엔 늦었다고 생각되는 50대를 위한 책이다. 그렇기에 장기적인 안목이라고 해도 10년 15년 정도만 내다볼 수 있기에 창창한 20대에게는 나의 재태크라기보다 우리 엄마 아빠를 위한 재태크서이다. 나도 읽으면서 아 내 돈을 이렇게 써야겠구나. 라는 생각보다 이거 우리 아빠 하나 해드리면 좋겠다. 라는 생각이 내내 들었으니 실제 이 나이인 50대 어른들에겐 얼마나 도움이 되는 책일까.

 

  돈이야기는 어렵다. 재태크는 더더욱 어렵다. 그러나 반드시 해야하는 이 현실가운데 골머리를 썩고 있는 우리 엄마 아빠에게 책 한 권 선물해주는 게 어떨까? 잘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는 제 걱정 말고, 노후준비 하셔도 괜찮아요.라는 감사의 편지와 함께 든든하게 노후준비를 대비 할 수 있는 이 책 선물, 어버이날을 맞이해서 구입하면 참 좋을 것 같다. 그리고 마지막장에는 깜짝선물까지 준비되어 있으니 더더욱 귀하고 값진 선물이 되겠다. 이렇게 쓰고 보니 나 마치 외판원 같지만 부모님께 책선물 해드리고 톡톡하게 효녀, 효자 노릇하자.

 

  (이 책을 내가 보고 내가 부모님 대신 재태크를 해드릴거다. 라는 분들은 책에서 말하기를 그러면 세금을 뗀다고 합니다. 부모님 재테크는 부모님께서, 돈은 용돈식으로 드리는게 가장 좋다고 하네요)

  연애를 잘하고 싶은가? 결혼을 잘하고 싶은가? 요새 본의아닌 일들로 결혼할 배우자를 잘 고르는 일이 정말 인생을 설계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일이라는걸 깨닫고 있었다. 그러다 우연히 보게 된 이 책은 그 중요한 일을 어떻게 해나가면 좋을지 정말 잘 설명해주고 있는 책이다.

 

  이 책은 크게 세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하나는 간파력, 하나는 육성력, 하나는 매혹력이다. 각각이 쓰여진 종이의 색이 다르므로 쉽게 구분할 수 있을 것인데, 먼저 간파력은 말 그대로 좋은 사람을 찾는 것이다. 책에서는 그를 "된 사람" 혹은 "될성부른 사람"이라고 부르고 있다. 흔히들 우리가 말하는 '킹카'랑은 어쩌면 관계가 먼 사람일 수도 있는데, 길게 본다면 그런 사람이야말로 '킹카'라는 것을 저자는 누차 강조하고 있다.  두번째는 육성력. 이것은 연애하는 방법이라고 보면 좋은데 지금 만나는 사람이 "될성 부른 사람"에게 써먹어도 좋지만, 이 기술들은 되지 못할 남자를 "될성 부르게" 만드는 방법들이다. 마지막은 매혹력. 그런 사람을 잘 간파했어도 내가 그 사람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말짱 꽝이다. 그러기 위해서 나부터가 괜찮은 여자가 되어야 하는데 그 기술들을 서술해주고 있다.

 

 

  저자는 1등석의 스튜어디스의 경력으로 매혹력을 가르쳐주고 있으며 CEO의 경력과 두번의 이혼경험을 통해 간파력과 육성력을 가르치고 있다. 우리는 과연 이것들을 다 갖춘 사람일까?

 

  개인적으로 육성력과 매혹력도 내게 필요한 부분이었지만 간파력이 정말 내게 필요한 부분이었다. 그런 남자를 만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과연 나는 될 사람인가? 쿡쿡 찌르는 부분들이 너무 많아 두고두고 읽으면서 나도 이런 될성부른 사람이 되도록 노력해야겠다. 그리고, 이런 될성부른 사람을 만나 그 가지를 꺾어버리지 않고 잘 키워나갈 수 있는 현명하고 지혜로운 여자 또한. 아 바쁘다 바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