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도인 나조차도 가끔 예수님의 존재가 믿어지지 않을 때가 있다. 정확히 말하면 그가 살아있었다는 것은 역사적으로 기록딘 것이니 믿을 수 있지만 그가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것에는 가끔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자칭 기독교도인 나조차도 이러니, 세상 사람들이 예수님을 믿지 못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믿음'이라는 것은 이성이 아닌 감성에 호소해야 하는것이고 그러기에는 이 세상의 사람들은 '감성'보다는 '이성'이 너무나도 발달되어 있다.

 

  책의 주인공인 닉 또한 이러한 이성적인 사람이었다. 그는 대학을 나온 지식인으로 여러 종교들을 공부한 경험이 있다. 물론 '기독교'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그는 '예수'의 저녁식사 초대에 달갑지 않은 반응을 보인다. 대부분 사람들이 그렇듯 그 또한 교회의 알러지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오늘날의 교회는 초대교회의 모습과 많이 다르다. 누군가에게 보여지고 싶어하고, 형식적인 곳들도 많고 많이 타락한 곳들도 많다. 그리고 그런 곳으로 인해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기독교에 대한 거부반응은 더욱 더 커지는 것이다.

  이 책에는 이런 모습들까지도 그려져 있다. 심지어 예수님조차도 이런 사태를 안타까워하신다. 이 부분에서 크게 띵 머리를 울렸다. 예수님이 안타까워하신다. 우리는 이걸 이성으로는 알고 있었으나, 실제 예수님이 나타나셔서 함께 저녁식사를 하며 직접적으로 '이야기'를 하시는 점에서 감정이 이입되었고, 교회들이 다시 보이기 시작하였다.

  '개독교'라고도 폄하되는 '기독교'문화를 누가 만들었는가? 그것이 진정으로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인가? 진정 하나님이 원하시는 '예수님을 믿는 모습'은 어떤 모습인가? 등등 나 자신에게 많은 물음을 던져준 이 책은, 차근차근 논리적으로 왜 '예수님을 믿는것'이 진리인지를 설명하고 있다.

 

  그 설명들은 대부분 불신자들이 던지는 질문, 혹은 교회를 다니는 사람들 조차도 간혹 던지는 그 질문들에 대한 답변이니 도대체 왜 저렇게까지 전도를 하는지, 왜 저렇게까지 믿는지 의심이 드는 사람들은 한번쯤 읽어보아도 좋을 것 같다. 특히 주변에 예수님을 믿는 사람이 있고, 그 사람을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은 더더욱. 이 책을 읽고 교회에 가십시오. 라는 의미보다 '왜' 그들이 그렇게 하는지 그들이 믿는 것이 대체 '무엇'인지는 알 수 있을테니 말이다. 이해는 그 사람에 대해 '아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철기'를 가장 처음 사용한 나라. 히타이트라는 나라에 대해서 우리의 역사책은 단 한줄로 설명하고 있다. 그래서 대부분 별로 중요치 않은 나라로 생각하여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넘어가지만 내게 있어서 히타이트는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나라다.

   내게 있어서 히타이트가 이렇게 중요하게 된 이유는 '하늘은 붉은 강가'라는 만화책 때문이었다. 이 책은 현대사회에 살고 있는 일본인 소녀가 마술로 인해 기원전의 히타이트 제국으로 시공간이동을 하면서 일어나는 일들을 그린 만화이다. 그 책에는 그곳에 살던 사람들의 문화와 삶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었다. 게다가 주인공들은 대부분 실존인물들이며 만화책을 읽는 우리로 하여금 실제로 이런 일들이 일어났을 법한 디테일로 그려지고 있다. 그래서 설레며 두근거리며 울며 웃으며 읽었던 만화책은 여전히 내 책장 가장 윗칸에 고이 모셔져 요새도 종종 나에게 읽혀지고 있다.

  우습게도 그게 내가 이 책을 읽게 된 가장 큰 이유다. '히타이트'라고 단순히 네 글자만 적혀 있는 이 역사책은 누가 봐도 재밌을 것 같지 않지만, 내게 있어서 히타이트는 이름만 들어도 설레이는 나라이며 대부분의 사람들이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때문에 관련 서적이 이집트를 다룬것만큼 많이 존재하지 않는다. 때문에 아주 우연히 지나가다 발견한 이 네글자의 책은 아무리 가방이 무겁더라도 들고 오게 만드는 마력을 소유하고 있었다.

 

  길었던 서론을 정리하고 책소개를 시작해야겠다. 히타이트라는 책은 당연하게도 히타이트 학자들이 저술한 책이지만, 꽤나 흥미진진하게 쓰여져있다. 우선 독특하게도 홀수장은 히타이트의 개괄적인 역사나 정보를, 짝수장은 히타이트의 문화를 적고 있어 저자는 우리에게 홀수장만 읽고 짝수장을 읽는 방법, 짝수장만 읽고 홀수장을 읽는 방법, 홀수 짝수를 번갈아가며 읽는 방법(순차적으로)을 제시하며 입맛에 맞게 골라 읽으라고 추천하고 있다. 해서 나는 홀수를 먼저 읽고 짝수를 읽는 방법을 선택하여 책을 한번 읽고 홀수 짝수를 번갈아가며 또 한번 읽었는데 어느 방법으로 읽어도 내용을 해석하는데는 무리가 없다.

  책의 내용은 우선 히타이트의 기원부터 시작하여 왕들의 이야기 그리고 히타이트의 몰락까지 다루고 있는데 사실 워낙 자료가 없는 나라이기 때문에 빈약할 수 있으나 적절하게 상상력을 섞어가며 잘 그려놓은 것 같다. 특히 '내가' 흥미로왔던 것은 '하늘은 붉은강가'와의 공통점과 차이점이었는데 80%의 유사점과 20%의 차이점이 있었고, 개인적으로는 '하늘은 붉은강가'의 해석이 더 마음에 들었다. (당연히 내가 먼저 접한게 그것이었기에 그랬으리라)

 

 

  대다수의 사람들보다 히타이트 왕조의 이름을 많이 접한 나조차도 생소한 이름이 많았고 중간중간 헷갈리는 것이 많았으니 대부분의 사람들 또한 많이 헷갈릴 것으로 보이나 원래 역사서가 그렇듯 그 사람들이 살았던 시대의 분위기나 성격에 초점을 두고 읽는다면 흥미롭게 책을 읽으리라 생각한다. 특히나 히타이트라는 나라는 알려져있는게 많이 없어 정말 생소하게 다가올 것이며 그 시대의 우월함에 놀라며 새로운 시각을 여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히타이트'의 '히타이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