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결제, 신용카드 청구할인
네이버페이 1%
(네이버페이 결제 시 적립)
북피니언 롯데카드 30% (8,820원)
(최대할인 3만원 / 3만원 이상 결제)
EBS 롯데카드 20% (10,080원)
(최대할인 3만원 / 3만원 이상 결제)
인터파크 NEW 우리V카드 10% (11,340원)
(최대할인 3만원 / 3만원 이상 결제)
인터파크 현대카드 7% (11,720원)
(최대할인 3만원 / 3만원 이상 결제)
Close

멜랑콜리 해피엔딩 [양장]

인터파크추천

2013년 9월 9일 이후 누적수치입니다.

판매지수 3,950
?
판매지수란?
사이트의 판매량에 기반하여 판매량 추이를 반영한 인터파크 도서에서의 독립적인 판매 지수입니다. 현재 가장 잘 팔리는 상품에 가중치를 두었기 때문에 실제 누적 판매량과는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판매량 외에도 다양한 가중치로 구성되어 최근의 이슈도서 확인시 유용할 수 있습니다. 해당 지수는 매일 갱신됩니다.
Close
공유하기
정가

14,000원

  • 12,600 (10%할인)

    700P (5%적립)

  • 구매

    9,800 (30%할인)

    490P (5%적립)

할인혜택
적립혜택자동적립
추가혜택
배송정보
주문수량
감소 증가
  • 북카트 담기
  • 바로구매
  • 매장픽업
  • 이벤트/기획전

  • 연관도서

  • 사은품(8)

책소개

일상이라는 커튼이 휙 젖혀질 때 번쩍!
비춰 보이는 짧고도 강렬한 '생의 맛'!
한국대표작가 29인의 박완서 작가 콩트 오마주
<말랑콜리 해피엔딩>


박완서 작가의 8주기를 추모하기 위해 한국대표작가 29인이 옹기종기 모여 들려주는 짧은 소설집 <멜랑콜리 해피엔딩>. 그가 41년의 문학 생활에 걸쳐 늘 관심을 두었던, 인간다운 삶이란 무엇인가라는 화두를 저마다의 시선으로 읽고 써낸 결과물이다. 굴곡진 이야기 마디마디에 깊은 성찰을 담아냈던 고인의 문학 정신에 값하고자 후배 작가들이 한 자 한 자 써내려간 답신과도 같은 것이다.
최수철, 함정임, 조경란, 백민석, 이기호, 백가흠, 김숨, 윤고은, 손보미, 정세랑, 조남주, 정지돈, 박민정 등 관록 짙은 중견작가에서부터 젊은 작가에 이르기까지, 한국문학의 중추를 이루고 있는 소설가 29명이 바로 그 편지의 발신인들이다. 박완서 작가가 우리 곁을 떠난 지 8년이나 지난 지금에도, 그가 남겨준 문학의 유산을 기리며 이토록 풍성한 소설을 쓸 수 있음에 감탄하게 되고, 그가 한국문학의 큰 축복이었음을 절감하게 된다.

"엔딩이 어떻든, 언제나 다시 시작된다는 것만 깨달으면 그 다음엔 다 괜찮아져요"
멜랑콜리한 해피엔딩을 보여주는 이야기들


정후야, 아빠 밉지? 그가 아들에게 물었다. 그러게, 왜 이런 걸 사 왔어? 내가 언제 사달라고 했나…. 그는 아들의 발걸음 속도에 맞춰 걸었다. 그냥 너한테 사주고 싶었던 거지, 뭐…. 그의 아들은 말하지 않았다. 그래도 봄이라서 걸어가도 안 춥다, 그치? 그가 그렇게 말한 순간, 그의 아들이 훌쩍훌쩍 울기 시작했다. 뚝뚝, 눈물방울이 레고 박스 위로 떨어졌다. 아들은 레고 박스 위에 떨어진 눈물방울을 계속 훔쳐내며, 그러면서도 울음을 멈추지 않았다. 그는 당황해서 어쩔 줄 몰랐지만, 그러면서도 또 한편, 어쩐지 이 풍경 자체가 낯익어, 그 자리에 가만히 서 있기만 했다. 그 또한 그렇게 울었던 봄밤이 있었다. ('이기호, 「다시 봄」' 중에서/ pp.182~183)
매일의 삶이 버거운 아버지, 아들이 원하는 비싼 레고를 사주고 싶은 마음이지만, 집 월세 가격의 레고를 산 아내의 불화에 마트로 반품하러가는 모습을 그렸다. 비싼 레고를 덜컥 샀을 때는 피식 웃음을 터뜨렸지만 책장을 덮고 가만히 생각해보며 한숨을 내쉬기도 한다. 위트 넘치고 시니컬한 목소리로 우리의 민낯을 여과 없이 비추며 진솔한 인간사의 전모를 짧은 이야기에서 우리네 삶을 비춰볼 수 있다.

가벼운 마음으로 풋 웃음을 터뜨리다가,
책장을 덮고 가만히 한숨을 내쉬다가……
'진정한' 해피엔딩을 위한 '지독한' 멜랑콜리가 시작된다!


_소설 MD 양단비

출판사 서평

일상이라는 커튼이 휙 젖혀질 때
번쩍, 비춰 보이는 짧고도 강렬한 ‘생의 맛’!
한국대표작가 29인의 박완서 작가 콩트 오마주


박완서 작가의 8주기를 추모하기 위해 소설가들이 옹기종기 모여 들려주는 짧은 소설집 『멜랑콜리 해피엔딩』은 그가 41년의 문학 생활에 걸쳐 늘 관심을 두었던, 인간다운 삶이란 무엇인가라는 화두를 저마다의 시선으로 읽고 써낸 결과물이다. 굴곡진 이야기 마디마디에 웅숭깊은 성찰을 담아냈던 고인의 문학 정신에 값하고자 후배 작가들이 한 자 한 자 써 내려간 답신과도 같은 것이다. 최수철, 함정임, 조경란, 백민석, 이기호, 백가흠, 김숨, 윤고은, 손보미, 정세랑, 조남주, 정지돈, 박민정 등 관록 짙은 중견작가에서부터 재기발랄한 젊은 작가에 이르기까지, 한국문학의 중추를 이루고 있는 소설가 29명이 바로 그 편지의 발신인들이다. 박완서 작가가 우리 곁을 떠난 지 8년이나 지난 지금에도, 그가 남겨준 문학의 유산을 기리며 이토록 풍성한 소설을 쓸 수 있음에 감탄하게 되고, 그가 한국문학의 큰 축복이었음을 절감하게 된다. 후배 문인들이 다시금 고인을 기억하고 나아가 잊지 않기 위해 택한 저마다의 방법을, 박완서 작가라는 교집합에 둘러앉은 풍요롭고 다채로운 얼굴들을 속속들이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로운 독서가 될 것이다.

‘박완서’라는 하나의 뿌리에서 시작된 스물아홉 편의 이야기
때로는 그녀의 이름으로, 때로는 그녀의 마음으로


『멜랑콜리 해피엔딩』에는 박완서 작가를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소설들이 대부분이다. 물론 예외적으로 ‘P선생님’이라며 그리워하거나, 고인의 이름을 직접 호명하여 그의 사려 깊은 사유와 손길을 돌이켜보는 이야기도 눈길을 끈다.
최수철 작가의 「세상에서 가장 게으른 자의 죽음」은 박완서 작가가 천착해온 속도만능주의 속의 ‘인간 군상’을 해학적으로 그린다. 이 세상 최고의 게으름뱅이로 불리는 ‘구평모’라는 인물에 대한 주변인들의 평가를 청취하며 진행되는 이 소설에서 그의 게으름은 단순한 나태와 무기력의 상징이 아닌, 인간성을 지키고 나답게 살기 위한 적극적인 의지로 제시된다.
그런가 하면 이기호 작가의 「다시 봄」은 박완서 작가의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재현한다. 생활고에 치인 가장의 비애를 담은 소설은, 술김에 아들의 장난감으로 고가의 레고 블록을 샀다가 아내의 지청구를 듣고 환불하기 위해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는 두 부자를 그린다. 허나 대물림되는 가난 앞에 무력한 가장의 모습이 그렇게 아프게만 읽히지는 않는 것은 환불하러 가는 길이 그리 춥지 않은 따스한 봄밤의 거리이기 때문이다.
함정임 작가는 「그 겨울의 사흘 동안」에서 고인을 직접적으로 언급한다. 함정임 작가가 과거 편집자로 일할 당시 계간지에 박완서의 장편소설 연재를 맡거나 작품 세계를 망라하는 특집호를 기사를 냈던 기억을 떠올리며, 그를 향한 각별한 애정을 고백한다. 작가와 편집자라기보다는, 시집 간 딸과 딸을 갸륵하게 바라보는 친정 엄마의 모습과 같았다는 회고에서는 박완서 작가의 따사로운 숨결과 미소 머금은 눈빛이 고스란히 되살아나는 듯하다.
정세랑 작가는 「아라의 소설」을 통해, 박완서 작가를 먼발치에서 동경의 눈길로 바라보았던 과거 기억을 떠올린다. 대중소설이나 장르소설을 쓰는 작가에 대해 편견 없이 상찬하고, 여성의 문제를 여성의 시선으로 읽기 원했던 박완서 작가. 정세랑은 ‘아라’라는 소설가의 입을 빌려 성과 계급, 장르와 세대를 초월한 태도를 견지한 박완서 작가의 뒷모습을 따르고 싶다는 소회를 풀어놓는다.
가벼운 마음으로 풋 웃음을 터뜨리다가,
책장을 덮고 가만히 한숨을 내쉬다가……
‘진정한’ 해피엔딩을 위한 ‘지독한’ 멜랑콜리가 시작된다!

이번 짧은 소설집은 제목 그대로 ‘멜랑콜리’와 ‘해피엔딩’의 요소로 이루어져 있다. 위트 넘치고 시니컬한 목소리로 우리의 민낯을 여과 없이 비추는가 하면, 뭉클한 위로와 진솔한 인간사의 전모를 전하기도 한다. 요컨대 ‘위트 앤 시니컬’과 ‘힐링 앤 휴머니즘’의 만남이라고 해야 할까. 스물아홉 개의 이야기들은 흡사 소설이 가진, 커다란 매력 두 가지로 헤쳐모여 한 것과 같다. 그렇다면 두 갈래로 나뉜 이 소설들은 각기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을까?
‘멜랑콜리’의 분류에 속하는 작가들은 우리 삶 곳곳에 숨어 있는 위선과 모순을 재치 있는 솜씨로 들춰냈다. 임현(「분실물」)은 안경을 잃어버린 난시의 주인공을 내세워 어디를 가나 자신을 똑 닮은 인물을 만나는 마술적 서사를 연출하고, 손보미(「분실물 찾기의 대가3-바늘귀에 실 꿰기」)는 수정 테이프를 찾으러 탐정을 방문한 의뢰인이 도리어 탐정의 심부름을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그린다. 이장욱(「대기실」)의 소설은 신경정신과 대기실의 풍경을 묘사하면서 정신질환을 진단하는 의사와 앓고 있는 환자의 관계를 역전시키는 발상의 전환을 보여준다.
‘해피엔딩’의 분류에 속하는 작가들은 ‘가족’이나 ‘인간애’라는 키워드로 정리된다. 김성중(「등신, 안심」)은 등심과 안심을 ‘등신, 안심’이라고 잘못 메모하는 아내를 통해 부부의 애처로운 화해를 보여주고, 조해진(「환멸하지 않기 위하여」)은 계약직 교수 채용 심사에서 옛 연인에게 반대표를 행사하는 교수 정혜의 이야기로 속물근성을 향한 통쾌한 복수를 한다.

“엔딩이 어떻든,
언제나 다시 시작된다는 것만 깨달으면
그다음엔 다 괜찮아져요”
일상에서 지나칠 법한 기미를 잡아내는 이야기의 힘


곁눈질로 흘깃 보았을 뿐인데, 그러한 시선에 삶의 비밀을 품고 있다면 어떨까. 게다가 그런 비밀들이 일상에서 종종 출몰하는데도 우리가 번번이 놓치고 만다면? 대수롭지 않고 사소해 보이지만, 때때로 우리 삶을 움직이는 기미를 포착해내는 것은 소설이 행하는 가장 위대한 발견이지 않을까. 그러니까 소설이란 숨은그림찾기에 다름 아니며, 말하자면 소설가들은 그러한 신비를 가장 잘 풀이하는 탐정인 셈이다. 『멜랑콜리 해피엔딩』에 실린 스물아홉 개에 달하는 이야기들이 세상사의 요모조모를 추적하고, 그 실마리를 끝끝내 밝혀놓은 까닭도 바로 여기에 있다.

추천사

심심파적,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가다가 풋 웃음을 터뜨리는가 하면 잠깐 책장을 덮고 가만히 한숨을 내쉬기도 한다. 환상이나 자기기만 허위의식 무반성한 일상이라는 커튼이 휙 젖혀질 때의 한마디로 설명이 되지 않는 그 착잡한 감정들을 나는 그저 ‘생의 맛’이라고 말하고 싶다. 인간사, 인생사의 복잡하고 오묘한 켯속을 명민한 눈길로 날카롭게 짚어내며 따뜻이 끌어안았던 박완서 선생의 문학 정신에 대한 존경과 애정으로 바쳐진 이 짧은 글들은 생의 순간들을 번쩍, 비춰 보이는 것으로써 인간이란 무엇이고 우리는 누구이며 관계의 본질은 어떤 것인가 라는 물음을 던지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삶의 리얼리티에 가장 근접해 있는 글일 수도 있는 것이어서 읽어가는 중에 우리는 얼마나 많이 삶의 섬세한 결과 울림을 놓치면서 무감각하게 무심하게 살아가는가 깨닫는다.
- 오정희 / 소설가

목차

박완서 선생을 기억하며
추천의 글 오정희

강화길 _ 꿈엔들 잊힐 리야
권지예 _ 안아줘
김사과 _ 비행기와 택시를 위한 문학
Literature for Uber and Flight
김성중 _ 등신, 안심
김 숨 _ 비둘기 여자
김종광 _ 쌀 배달
박민정 _ 그리고 나
백가흠 _ 저는, 오마르입니다
백민석 _ 냉장고 멜랑콜리
백수린 _ 언제나 해피엔딩
손보미 _ 분실물 찾기의 대가 3
바늘귀에 실 꿰기
오한기 _ 상담
윤고은 _ 첫눈 마중
윤이형 _ 여성의 신비
이기호 _ 다시 봄
이장욱 _ 대기실
임 현 _ 분실물
전성태 _이웃
정세랑 _ 아라의 소설
정용준 _ 연기가 되어
정지돈 _ 보이지 않는
조경란 _ 수부 이모
조남주 _ 어떤 전형
조해진 _ 환멸하지 않기 위하여 조해진
천운영 _ 봄밤
최수철 _ 세상에서 가장 게으른 자의 죽음
한유주 _ 집의 조건
한창훈 _ 고향
함정임 _ 그 겨울의 사흘 동안

본문중에서

만 원에 일곱 장하는 돈가스는 ‘가정의 평화’라는 성찬식 풍경을 완성하며 저녁 식사로 준비될 것이다. 그들은 서로에 대한 미움을 감춘 채, 가엾고 무해한 자기 딸의 평화에 금이 가지 않도록 고기를 질겅질겅 씹을 것이다. 이것이 비극보다 오래가는 시트콤의 힘이라고, 나 자신의 인생이라고 그녀는 생각한다. 얼마나 산문적인가.
‘……하지만 두 사람의 마음에 남아 있는, 절망이라는 유리는 조금씩 두꺼워진다. 유리는 두꺼워질수록 불투명해지고 차가워질 것이다. 서로에 대한 실망을 확인하는 것 외에 발견되는 삶의 열정이라고는 없는 그들은 남매처럼 닮아 있다.’
('김성중, 「등신, 안심」' 중에서' 중에서/ p.53)


“그럼 허공의 눈을 모아 눈사람을 만들어야 되겠네요?”
“허공의 눈을 모아요? 어떻게……기계로 빨아들여요?”
“아뇨, 이렇게요.”
남자는 가볍게 뛰어올라 허공의 눈을 손으로 휘어잡으려 했다. 손끝에 닿은 눈은 방향성을 상실한 채 다시 위로 올라갔다.
“모기 잡는 것 같은데.”
여자의 말에 남자가 웃었다.
('윤고은, 「첫눈 마중」' 중에서/ p.150)

정후야, 아빠 밉지? 그가 아들에게 물었다. 그러게, 왜 이런 걸 사 왔어? 내가 언제 사달라고 했나…. 그는 아들의 발걸음 속도에 맞춰 걸었다. 그냥 너한테 사주고 싶었던 거지, 뭐…. 그의 아들은 말하지 않았다. 그래도 봄이라서 걸어가도 안 춥다, 그치? 그가 그렇게 말한 순간, 그의 아들이 훌쩍훌쩍 울기 시작했다. 뚝뚝, 눈물방울이 레고 박스 위로 떨어졌다. 아들은 레고 박스 위에 떨어진 눈물방울을 계속 훔쳐내며, 그러면서도 울음을 멈추지 않았다. 그는 당황해서 어쩔 줄 몰랐지만, 그러면서도 또 한편, 어쩐지 이 풍경 자체가 낯익어, 그 자리에 가만히 서 있기만 했다. 그 또한 그렇게 울었던 봄밤이 있었다.
('이기호, 「다시 봄」' 중에서/ pp.182~183)

진우는 짐을 옮기면서 줄곧 말이 없었다. 그건 지영도 마찬가지였다. 부부는 차에 오르며 아직도 숲을 거닐며 노끈을 제거하는 사내를 한참 바라보았다. 그는 유유자적 휘파람을 불며 그 일을 하고 있었다. 방금 그들이 빠져나온 숲이 맞나 싶게 숲은 달라 보였다. 이윽고 지영이 고개를 돌려 진우에게 말했다.
“우리 너무 자책하지 말자. 저 사람이 그냥 멋진 일을 하는 것뿐이야.”
('전성태, 「이웃」' 중에서/ pp.220~221)

그래도 고개를 들어 멀리 보면, 박완서 선생님이 계시는 듯했다. 세상을 뜨고 나서도 그렇게 생생한, 계속 읽히는 작가가 있다는 게 좋은 가늠이 되었다. 사실 아라가 생전에 작가를 뵌 건 아주 잠깐, 아주 멀리서였고 그것도 뒷모습이었다. 그때 아라는 대작가의 뒷모습을 보며 머리카락을 가지고 싶다고 기이한 생각을 했다…… 한 올만 뽑으면 안 될까 하고 록 스타에게 손을 뻗는 팬처럼 침을 꿀꺽했지만 물론 그런 망나니짓은 하지 않았다. 용기 내 앞에서 인사라도 할걸, 뒤늦은 후회를 하다가 따라 걷는 자에겐 뒷모습이 상징적일 수도 있겠다고 여기게 된 건 요즘의 일이었다.
('정세랑, 「아라의 소설」' 중에서/ pp.229~230)

언니, 나는 왜 동태찌개 아니고 장어탕을 줘. 이모가 물었다. 그냥 먹어, 이모. 맞아, 엄마가 주시면 그냥 먹는 거야. 우리는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이모 같은 사람한테 좋다고 해서 수산 시장에 가서 장어를 사 온 아버지는 숟가락을 일찍 내려놓곤 자리를 비웠다. 아버지에게도 그런 일이 있었다. 수부 이모에게 해놓고 후회하는 그런 일. 가족 모두가 수부 이모에게 그랬던 것처럼. 무슨 일 때문이었는지 저녁 무렵 아버지 가 학교에서 막 돌아온 어린 처제, 수부 이모의 뺨을 후려갈기던 모습을 나도 기억한다.
('조경란, 「수부 이모」' 중에서/ pp.257~258)

- 엄마, 크리스천 전형이 있어! 내 자소서 좀 쓰고 있어.
“응? 갑자기 무슨 소리야? 너 크리스천도 아니잖아.”
- 나 초등학교 때 교회 다녔잖아. 그때 세례도 받았어. 일단 쓰고 있어봐. 학생부 받아놨으니까 자세한 건 집에 가서 설명해줄게. 시간 없어. 원서 마감이 다음 금요일이야.
“근데 네 자소서를 왜 내가 써? 그럼 자기소개서가 아니지.”
- 엄마는 문과였다며. 나는 이과잖아. 자소서 양식 톡으로 보낸다! 끊어!
('조남주, 「어떤 전형」' 중에서/ p.264)

“그 사람의 첫인상은 정말 특별했어요. 마치 늘 이인삼각 경주를 하는 사람 같다고나 할까요. 누군가와 발이 묶인 채 어색하게 절뚝거리며 걷는 듯한, 매순간 뭔가에 제동이 걸려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듯한 모습이 흡사 영혼과 육체가 한데 꽁꽁 묶여 고통 받는 것처럼 보였어요. 이를테면 작은 고깃배의 갑판에 묶여 있는 알바트로스처럼 말이지요. 하지만 이제 내게는 그런 감정이 남아 있지 않아요. 나는 이제 저 사람이 어떤 위인인지 알아요. 좀 더 게으르게 살기 위해 결혼이라는 엄청나게 장하고 대단한 일을 해낸 거지요.”
('최수철, 「세상에서 가장 게으른 자의 죽음」' 중에서/ pp.300~301)

P선생님 댁을 생각하면, J는 제일 먼저 박하차가 떠올랐다. P선생님은 새로 가꾼 뜰에 박하를 심었고, 손님들에게 그 박하잎을 우려낸 차를 내주었다. 선생님은 이사한 뒤 한동안 매일 아침 창가에서 목도하는 일출 장면을 경이롭게 들려주었다. 그러나 P선생님이 흥분한 목소리로 들려주던 그 장관을 J가 직접 본 적이 없기에 일출보다는 박하차의 향기가 J에게는 하나의 감각으로 자리 잡았다. (중략) J가 루르마랭에 머무는 사흘 동안 P선생님은 이 세상에서 저 세상으로 떠나는 장례 의식을 마쳤다. 돌아와 보니, 더 이상 선생님은 이 세상에 있지 않았다. P선생님의 영전에 작별인사를 드리지 못한 것이 못내 가슴에 맺혀, J는 소설 한 편을 썼다. J의 소설에 등장하는 박하차는 P선생님을 추모하는 극히 작은 부분이었다.
('함정임, 「그 겨울의 사흘 동안」' 중에서/ p.332)

저자소개

생년월일 1986
출생지 전주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1986년 전북 전주 출생. 2012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로 등단. 소설집 『괜찮은 사람』과 장편소설 『다른 사람』이 있다. 2017년 젊은작가상, 2017년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했다.

생년월일 1960~
출생지 경북 경주
출간도서 29종
판매수 19,396권

1960년 경북 경주 출생. 1997년 《라쁠륨》으로 등단. 소설집 [퍼즐] [꽃게무덤] [폭소] [꿈꾸는 마리오네뜨], 장편소설 [사임당의 붉은 비단보] [유혹](전 5권) [4월의 물고기] [아름다운 지옥1, 2], 그림 소설집 [사랑하거나 미치거나] [서른일곱에 별이 된 남자], 산문집 [권지예의 빠리, 빠리, 빠리] [해피홀릭] 등이 있다. 2002년 이상문학상, 2005년 동인문학상을 수상했다.

저자의 다른책

전체보기
펼쳐보기

생년월일 1984~
출생지 서울
출간도서 22종
판매수 3,187권

1984년 서울 출생. 2005년 창비신인소설상으로 등단. 소설집 『02』 『더나쁜쪽으로』, 장편소설 『미나』 『풀이눕는다』 『나b책』 『테러의시』 『천국에서』 『N.E.W.』, 산문집 『설탕의 맛』 『0이하의 날들』 등이 있다.

저자의 다른책

전체보기
펼쳐보기

생년월일 1975~
출생지 서울
출간도서 12종
판매수 4,849권

1975년 서울 출생. 2008년 중앙신인문학상으로 등단. 소설집 『개그맨』 『국경시장』, 중편소설 『이슬라』가 있다. 2018년 현대문학상을 수상했다.

생년월일 1974~
출생지 울산
출간도서 39종
판매수 14,752권

1974년 울산 출생. 1997년 《대전일보》, 1998년 《문학동네》로 등단. 소설집 『간과 쓸개』 『국수』 『당신의 신』 『나는 염소가 처음이야』, 장편소설 『철』 『바느질하는 여자』 『L의 운동화』 『한 명』 『흐르는 편지』 『군인이 천사가 되기를 바란 적 있는가』 『숭고함은 나를 들여다보는 거야』 등이 있다. 2013년 현대문학상, 2013년 대산문학상, 2015년 이상문학상, 2017년 동리문학상을 수상했다.

저자의 다른책

전체보기
펼쳐보기

생년월일 1971~
출생지 충남 보령
출간도서 52종
판매수 15,185권

1971년 충남 보령 출생. 1998년 《문학동네》로 등단. 소설집 『경찰서여, 안녕』 『모내기 블루스』 『낙서문학사』 『처음의 아해들』 『놀러 가자고요』, 중편소설 『71년생 다인이』 『죽음의 한일전』, 장편소설 『야살쟁이록』 『율려낙원국』 『군대 이야기』 『첫경험』 『왕자 이우』 『똥개 행진곡』 『별의별』 『조선통신사』, 산문집 『사람을 공부하고 너를 생각한다』 『웃어라, 내 얼굴』 등이 있다. 2001년 신동엽문학상과 2008년 제비꽃서민소설상을 수상했다.

저자의 다른책

전체보기
펼쳐보기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16종
판매수 3,159권

1985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2009년 작가세계 신인상으로 등단했고, 소설집 『유령이 신체를 얻을 때』 『아내들의 학교』, 장편소설 『미스 플라이트』가 있다.

생년월일 1974~
출생지 전북 익산
출간도서 18종
판매수 3,286권

1967년 대구 출생. 200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 소설집 『귀뚜라미가 온다』 『조대리의 트렁크』 『힌트는 도련님』 『사십사』, 장편소설 『나프탈렌』 『향』 『마담뺑덕』 등이 있다.

생년월일 1971~
출생지 서울
출간도서 18종
판매수 1,498권

1995년 〈문학과사회〉 여름호에 소설 〈내가 사랑한 캔디〉를 발표하면서 등단했다. 소설집 《16믿거나말거나박물지》 《장원의 심부름꾼 소년》 《혀끝의 남자》 《수림》, 장편소설 《헤이, 우리 소풍 간다》 《내가 사랑한 캔디/불쌍한 꼬마 한스》 《목화밭 엽기전》 《죽은 올빼미 농장》 《공포의 세기》 《교양과 광기의 일기》, 에세이 《리플릿》 《아바나의 시민들》 《헤밍웨이: 20세기 최초의 코즈모폴리턴 작가》가 있다.

저자의 다른책

전체보기
펼쳐보기

생년월일 1982~
출생지 인천
출간도서 17종
판매수 3,083권

1982년 인천에서 태어나 2011년 『경향신문』으로 등단했다. 소설집 『폴링 인 폴』 『참담한 빛』이 있다. <문지문학상> <이해조소설문학상>을 수상했다.

저자의 다른책

전체보기
펼쳐보기

생년월일 1980~
출생지 서울
출간도서 18종
판매수 6,420권

1980년 서울에서 태어나 2009년 『21세기문학』, 2011년 『동아일보』로 등단했다. 소설집 『그들에게 린디합을』 『우아한 밤과 고양이들』, 장편소설 『디어 랄프 로렌』이 있다. <한국일보문학상> <김준성문학상> <대산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저자의 다른책

전체보기
펼쳐보기

생년월일 1985~
출생지 -
출간도서 12종
판매수 1,406권

1985년 경기 안양 출생. 2012년 《현대문학》 신인추천으로 등단. 소설집 『의인법』 , 장편소설 『홍학이 된 사나이』, 『나는 자급자족한다』가 있다. 2016년 젊은작가상을 수상했다.

생년월일 1980~
출생지 서울
출간도서 20종
판매수 8,282권

1980년 서울에서 태어나 동국대학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2003년 대산대학문학상을 받으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1인용 식탁』 『알로하』 『늙은 차와 히치하이커』, 장편소설 『무중력증후군』 『밤의 여행자들』 『해적판을 타고』가 있다. 한겨레문학상, 이효석문학상, 김용익소설문학상을 수상했다.

저자의 다른책

전체보기
펼쳐보기

생년월일 1976~
출생지 서울
출간도서 29종
판매수 8,352권

1976년 서울 출생. [검은 불가사리]로 2005년 중앙신인문학상으로 등단. 〈그들의 첫 번째와 두 번째 고양이〉로 2019년 제43회 이상문학상 대상을 받았다. [셋을 위한 왈츠], [설랑] 등을 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