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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즐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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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권지예
  • 출판사 : 민음사
  • 발행 : 2009년 08월 19일
  • 쪽수 : 274
  • ISBN : 97889374827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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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욕망의 퍼즐 위에 놓인 그녀들의 처절한 싸움!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지성이자 이야기꾼인 권지예의 네 번째 소설집『퍼즐』. 동인문학상과 이상문학상을 수상한 작가가 <꽃게 무덤> 이후 4년 만에 펴낸 소설집으로, 작가 특유의 빼어난 상징과 은유가 어우러진 일곱 편의 중ㆍ단편이 실려 있다. 결혼과 성, 연애와 불륜에 대한 욕망과 환멸의 기록이 밀도 있는 문장과 속도감 있는 전개로 펼쳐진다.

이 소설집에는 결핍과 상처투성이의 삶을 지닌 그녀들이 등장한다. 결핍으로부터 비롯된 그녀들의 욕망은 단순한 충동이 아닌, 세상을 살아갈 수 있도록 만드는 힘으로 작용한다. <바람의 말>과 <네비야, 청산 가자>의 그녀는 남편이 아닌 애인과 목숨을 건 사랑을 하고, <꽃 진 자리>와 <딥 블루 블랙>의 그녀는 자신을 일상에서 구원해 줄 누군가를 찾아 헤맨다.

그러나 그녀들은 욕망으로 인해 무너지고 마는 '불쌍한 사랑 기계들'이기도 하다. 가정이라는 덫에서 빠져나가지만 길에서도 해답을 찾지 못하고, 욕망은 결핍감을 증폭시킬 뿐이다. 욕망을 채울 수 없기에 사랑하고, 그 사랑 때문에 간극은 더욱 넓어진다. 그리고 세상과 화합할 수 없는 갈등 때문에 그녀들은 더 뜨겁게 삶을 갈구한다. 작가는 풍부한 이미지를 통해 그녀들의 목소리와 그 의미를 극대화시켰다. [양장본]

출판사 서평

이상문학상ㆍ동인문학상 등 양대 문학상을 거머쥔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소설가 권지예, 그녀가 선사하는 매혹과 정염의 글쓰기

삶이라고 하는 지독한 욕망의 퍼즐 판 위에 놓인
불쌍한 사랑 기계들의 처절한 싸움!
결혼과 가정의 덫에 빠진 ‘그녀’들의
욕망이라는 이름의 도발, 그 섬뜩한 퍼즐 놀이


동인문학상 수상작인 『꽃게 무덤』 이후 4년 만에 펴낸 권지예의 네 번째 소설집 『퍼즐』이 나왔다. 모두 일곱 편의 중단편이 실린 『퍼즐』은 권지예 특유의 빼어난 상징과 은유가 모자이크처럼 정교하게 어울리며, 격조 높고 생동감 넘치는 예술적 장치로 이번에도 그녀만의 탁월한 울림을 구현해 낸다.
결혼과 성, 그리고 연애와 불륜에 대한 욕망과 환멸의 기록이기도 한 『퍼즐』은 시종 밀도 있는 문장과 빈틈없는 구성, 속도감 있는 전개로 잠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독자들은 이번 소설집 『퍼즐』에서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지성이자, 최고의 이야기꾼 중 하나인 권지예를 다시 한 번 확인하는 동시에 한층 업그레이드된 소설적 재미와 마주하게 될 것이다.

“욕망하는 주체로서의 여성” 권지예, 그 협상할 수 없는 욕망의 절대성

권지예의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하나같이 지금의 삶이 진짜가 아니라고 말한다. 그들의 삶은 결핍과 상처투성이다. 따라서 등장인물의 결핍으로부터 비롯된 욕망은 단순한 충동이 아니라 이 세상을 살아갈 수 있도록 만드는 근원적 동력으로 작용한다. 누군가는 남편이 아닌 애인과 목숨을 건 사랑을 하고(「BED」, 「바람의 말」, 「네비야, 청산 가자」), 다른 누군가는 자신을 일상이라는 덫으로부터 구원해 줄 어떤 인물을 찾아 헤맨다(「꽃 진 자리」, 「딥 블루 블랙」).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그녀’들은 욕망으로 인해 무너지고야 마는 “불쌍한 사랑 기계”들이기도 하다. 결핍 때문에 뜨겁게 욕망하고 욕망 때문에 더더욱 가난해지는 권지예의 인물들에게는, 그래서 살아간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고 아이러니다.
소설집 『퍼즐』의 여자들의 삶은 하나같이 지독하다. 그녀들은 가정이라는 덫에서 빠져나가지만 길에서도 해답을 찾지는 못한다. 결혼, 가족, 섹스는 욕망하면 욕망할수록 결핍감을 증폭할 뿐이다. 그녀들은 그곳에서의 삶 역시 하나도 다를 바 없는 악몽이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 그녀들이 사라지고 싶어 하는 것도 바로 그런 까닭이다. 생의 잃어버린 한 조각을 찾고자 하지만, 찾지 못한 채 스스로 그 마지막 한 조각이 되어 생을 마감하는 것이다. 누구에게도 발견되지 않고 완벽히 사라질 수 있는 방법, 즉 죽음으로 말이다. 누군가는 바닷속에 뛰어들며(「딥 블루 블랙」), 누군가는 자유로에서 질주하다가 죽고(「여주인공 오영실」), 또 누군가는 히말라야로 가기도 한다(「바람의 말」). 그들은 지금, 이곳에서의 삶이 불안과 결핍에 불과하다는 표정을 지은 채 사라져 간다. 「퍼즐」의 주인공이 우물 속에 스스로 유폐되는 것 또한 같은 맥락일 것이다.
욕망을 채울 수 없기에 사랑하고 그 사랑 때문에 간극은 더 넓어진다. 세상과 화합할 수 없는 갈등 덕분에 그들은 더욱 뜨겁게 삶을 갈구한다. 그녀들은 살기 위해 욕망하는 것이 아니라 욕망하기 위해 살아가는 인물들로 거듭난다. 문학평론가 강유정이 지적한 바와 같이 “욕망하는 주체로서의 여성인 그들은 삶을 장식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살기 위해 결핍을 확인”하는 것이다. 권지예에게 “욕망은 삶의 본질”이기에, 외도의 순간에도 그녀들은 찰나의 쾌감이 아닌 삶에 빠져 있는 진짜를 찾는다. 하지만 그녀들이 찾는 진짜 삶은 어디에도 없기에 그녀들은 결국 좌절하고, 초라해진 모습으로 길을 헤맬 수밖에 없는 것이다.
생의 균열 가운데 격정적인 순간을 희구하는 주인공들의 목소리는 소설 곳곳에 심어 놓은 풍부한 이미지와 만나 의미가 보다 극대화된다. 욕망은 늘 대가(혹은 파국)를 요구하지만 권지예에게 “삶과, 욕망, 여성은 동의어”이기에, 진짜를 찾는 그 의미 있고 가치 있는 “경이로운 집념”이자 “정염”인 욕망에 대한 이토록 치밀한 해부는, 때로는 익숙하고 때로는 낯설게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다.

■ 작품 해설 중에서

여성으로서의 소설 쓰기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권지예는 지독하다. 권지예는 완전한 삶을 회복하는 것은 곧 여성으로서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라고 말한다. 삶과 욕망, 그리고 여성은 동의어이며 필요충분적 전제다. 진짜 삶을 찾는 여정 속에서 그녀는 여성을 포기하지 않는다. 그녀가 찾고 싶어 한 삶의 원본은 바로 여성으로서의 완전한 삶이다. 진짜를 찾는 그녀의 욕망은 정염이며 경이로운 집념이다. 아마도 그녀의 소설 속 주인공들이 대부분 죽음을 선택했다면 그것은 결코 협상할 수 없는 욕망의 절대성 때문일 것이다. 그렇게 권지예의 욕망은 늙지도, 낡지도 않는다. 여성으로서의 소설 쓰기. 여성을 포기하지 않는 소설, 그녀의 정염은 변하지 않는다.
―강유정(문학평론가)

■ 주요 단편 줄거리

BED
B는 지방 소도시의 공무원이고 아내 D는 투어 컨덕터다. 직업상 한 달 중 20일을 해외에서 체류하는 D는 어린 딸을 데리고 B와 재혼했다. 그러나 옛 연인인 E를 잊지 못하는 B는, E와 수많은 밤을 함께 보낸 침대에서 D와 섹스를 나누는 순간조차 E를 떠올리곤 한다. 결국 D는 참을 수 없는 배신감에 치를 떨며 매트리스에 식칼을 꽂고 마는데…….

퍼즐
전처소생의 딸이 있는 남자와 결혼한 나는 아들만 하나 더 있으면 된다는 시어머니의 강권으로 인해 임신할 때마다 조산원에 가서 태아 성 감별을 받는다. 두 번의 중절 수술 후 나는 마침내 아들을 갖게 되지만, 융모막 검사의 부작용으로 아이를 사산하고야 만다. 이제 유일하게 여자의 관심을 끄는 것은 퍼즐을 맞추는 것뿐이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퍼즐 조각이 몇 개씩 사라져 버린다.

바람의 말
젊은 남자와 바람이 나서 집을 나간 엄마 때문에 나는 평생 여자로서의 자신을, 사랑을 포기하겠노라 다짐한다. 그러나 내 속에 흐르는 엄마의 피는 어쩔 수 없는 걸까? 내게도 남편이 아닌 다른 남자가 생긴다. 결국 상처와 모멸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나는 남편과 그의 앞으로 유서를 쓴 채 히말라야로 떠날 준비를 하고, 엄마가 이 여행에 동참하게 된다.

네비야, 청산 가자
어린 시절 겪은 교통사고로 정신적 성장이 멈춘 동생 만수의 국제결혼을 위해 미수는 어머니와 함께 중국에 간다. 미수의 오랜 연인인 H는 유부남이다. H는 미수와의 결혼을 결심하고 아내에게 이혼을 요구하지만, H의 아내는 사고로 식물인간이 되고 만다. H의 아내가 죽기를 기다리는 동안, 그들의 사랑은 서서히 식어 가고 H의 아내는 기적적으로 깨어나는데…….

목차

BED
퍼즐
바람의 말
네비야, 청산 가자
여주인공 오영실
꽃 진 자리
딥 블루 블랙

작가의 말
작품 해설
욕망이라는 질병_ 강유정(문학평론가)

본문중에서

장례를 치르고 모든 일들이 마무리되었을 때, D는 사람들의 만류를 뿌리치고 침대를 폐기하지 않았다. 사람을 사서 침대를 닦고 소독하여 말렸다. 침대의 매트리스에는 D가 꽂았던 칼자국이 깊게 나 있었다. 그러나 칼자국은 자세히 보지 않으면 크게 눈에 띄지 않았다. 얼룩 때문이었다. B가 죽어서 3주나 누워 있었던 침대에는 선명한 얼룩이 나 있었다. 그것은 어떤 세제나 소독약으로도 지워지지 않았다. 그것은 살아 있는 B의 체액이 아니었다. 그것은 죽은 B의 몸에서 썩어 문드러져 흐른 시즙(屍汁)이었다. 침대 위에는 먹으로 그린 그림처럼, B의 몸이, 보디 프린팅되어 있었다.
D는 몇 군데의 택배 회사와 용달 업체에 전화를 걸었다. 침대는 주인에게 돌려주어야 한다는 게 D의 생각이었다.
―「BED」, 29쪽

그 잠깐 사이 노을은 사라지고 정원엔 저녁의 회색빛 커튼이 내려와 있었다. 꽃들의 색깔이 더 요요해졌다. 바로 이 시간이면 어디론가 사라지고 싶은 강렬한 욕구로 몸을 떨게 된다. 낮과 밤의 교대가 일어나는 그 경계의 순간, 흔적 없이 사라지고 싶다는 욕망은 가슴 벅찬 전율이나 차가운 슬픔을 동반하곤 한다. 그런데 무언가 내 시선을 끌어당겼다. (……) 그것은 웅크리고 있는 검은 고양이였다. 마치 새끼를 품듯이, 아니면 가만히 자기만의 고독한 시간을 즐기듯이 우아한 자태로 검은 고양이는 앉아 있었다. 나 또한 디방에 앉아 그놈을 응시했다. 그놈과 나 사이에는 두꺼운 통유리가 가로막혀 있었다. 고양이는 유리벽 안에 든 나라는 동물을 연민의 눈으로 바라보는 듯했다. 대신 내가 고양이를 노려보았다. 한동안, 그렇게 어둠이 내려올 때까지 한참을……. 단 한순간만이라도 그놈을 제압하고 싶었다. 뭐라 말하고 싶었지만 말이 속에서 자꾸 먼지처럼 흩어졌다. 별이 돋듯 팔뚝에 소름이 서서히 돋아 올랐다.
―「퍼즐」, 51쪽

바람이 나를 샅샅이 뜯어 먹고 있는 것 같다. 나는 이렇게 내 몸의 장례를 치르며 나아간다. 어젯밤에 본, 손만이 온전하게 남아 있던 남자의 해골이 떠올랐다. 나는 점점 머리칼만 붙은 해골이 되어 텅 비어 버린다. 바람은 내 갈비뼈를 통과하고 내 골반을 통과한다. 내 몸으로 꿈속 같던 먼 시간들이 쏴아아, 지나간다. 흩어지는 시간은 먼지바람이 되어 버린다. 나는 흩어지는 바람의 말에 귀를 기울여 본다.
―「바람의 말」, 100쪽

머릿속이 하얗게 비어 갔다. 그 하얗게 표백된 머릿속으로 흰색 마티즈를 몰고 아주 잠깐 내 차 곁을 스쳐 지나간 나를 빼닮은 여자의 모습과 들것에 실려 있던 흰 천을 덮은 누군가의 가슴께에서 흘러나오던 선혈, 그리고 소설 속 어린 영실의 모습이 갑자기 두서없이 단속적으로 떠올랐다. 나는 갑자기 숨이 차 왔다. 아아, 그럴 리가 없어. 이건 우연이 얽히고설킨 소설이 아니야. 엄연한 현실이야. 뭔가 착각이 있었던 거야. 갑자기 내 존재가 교묘하게 짜인 소설의 플롯에 낀 주인공처럼 느껴졌다. 그것은 영원히 빠져나오지 못할 공포였다.
“오영실 씨와는 어떤 사이죠? 누구…… 시죠?”
글쎄, 나는 누구인가? 도대체 나는 누구인가. 아아, 이것이 소설이라면 나를 제발 꺼내 줘!
―「여주인공 오영실」, 171쪽

저자소개

생년월일 1960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아주 우울한 날에는 화집을 뒤적거린다. 화가들이 매혹 당했던 생의 어느 순간, 화폭에 영원히 살아남은 인물들과 사물, 자연. 그것들이 나를 유혹한다. 오래전 화가의 육안에 비쳤던 그것들이 내 눈에 되살아나는 순간, 나도 시공을 뛰어넘어 그들의 삶에 뛰어드는 것 같다. 지독히 사랑하거나 미치거나 하지 않으면 살아내기 힘들었을 그들의 삶. 모든 예술의 원천은 사랑과 광기로부터 뿜어져 나오는 열정이 아닐까. 미치지 않고 빠지지 않고 자기 존재를 걸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 그림은 전염력이 강하다. 미치고 싶을 때 나는 그림을 본다. "경주에서 태어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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