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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테마소설집 [30]에는 김언수 작가부터 한유주 작가에 이르기까지 젊은 남녀 작가 7인이 삼십 세를 모티프로 장르 및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쓴 단편들이 수록되어 있다. 그런데 소설의 배경이나 인물, 형식면에서 다채롭고 개성적인 이 작품들이 하나같이 약속이라도 한 듯이 자살이나 타살 등 죽음을 또 하나의 테마로 차용하고 있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김언수의 [바람의 언덕]이나 박화영의 [자살 관광 특구], 정용준의 [그들과 여기까지]에서처럼 자살이란 사건을 둘러싸고 일련의 이야기가 진행되거나 김나정의 [어쩌다]에서처럼 우유부단한 타협으로 어쩌다 보니 공범에서 살인자로 전락해버리거나, 박주현의 [모히토를 마시는 방]에서처럼 살해당한 인물 자신이 주인공이 되기도 한다. 더 나아가 한유주의 [모텔 힐베르트]에서는 연쇄살인범이 화자로 등장한다. 기억을 사고파는 야시장에서 삼십 세를 반추하는 김성중의 [국경시장]의 경우, 주인공이 의문의 병사를 하는 것으로 끝이 난다. 삼십 세라는 테마가 모두 죽음이라는 테마로 변주된 이 작품집은 현대 사회의 병리적 현상에 작가들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삼십 세에 맞이한 죽음이라는 비슷한 설정에도 불구하고 각각의 작품들은 저마다 개성적인 시각으로 이 땅에서 삼십 세로 살아가는 다양한 군상들의 모습을 변주한다. 그것은 [바람의 언덕]에서 보이는 것처럼 과거를 회상하게 만드는 실재적인 공간이거나 [국경시장]과 [자살 관광 특구]에서처럼 이 지구상에는 존재하지 않는 환상의 공간 등 시공간을 가리지 않고 펼쳐진다. 또한 인물들 역시 [그들과 여기까지]에서처럼 자살을 꿈꾸지만 코믹한 상황에 빠져 생존을 연장해가는 백수이거나, [어쩌다]에서 본의 아니게 살인 사건의 공범에서 주범으로 몰리게 되는 불쌍한 청춘을 넘어서 [모히토를 마시는 방] 같은 작품에서는 살해당한 채 자신의 과거를 회상하는 유령으로 다양하게 등장한다. 형식면에서도 [모텔 힐베르트]처럼 점묘화를 떠올리게 하는 짧은 단어만으로 시종일관 서술해 나가다가 중간중간 긴 문장을 나열하는 파격적이고 독창적인 방법으로 인물의 내면을 묘사하기도 한다.

    이 소설들은 우리 모두의 수기이자 일기이며
    서른을 무사히 넘기기 위한 주문이자 거울이다

    [바람의 언덕]에서 그려지는 삼십 세는 "모두들 한순간에 살아가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동력을 잃어버린" 나이이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하나같이 고독하게 자신들의 삶을 영위해갈 뿐이다. 그러다가 삶을 견딜 수 없는 때가 오면 소설의 서두에서 인용한 그린란드의 에스키모들처럼 말없이 죽을 뿐이다. 주인공은 그렇게 자신의 눈앞에서 쓸쓸히 자살한 제이를 이해하지 못한 채 그저 열심히 하루하루를 소비해간다. 그에 비해 [어쩌다]에서 그려지는 삼중은 좀 더 적극적으로 삶을 마주 대하는 인물이다. 삼중에게 삼십이라는 나이는 벌어진 일을 되돌릴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포기할 수도 없는, 살아갈 날이 창창한 시간이다. 하지만 노력하면 할수록 아이러니컬하게 점점 더 일이 꼬이고, 가중되는 삶의 부조리함 속에서 전락해 간다는 측면에서 이 소설은 [바람의 언덕]에서 보이는 제이의 죽음보다도 더 비극적이다.
    [모텔 힐베르트]는 앞서의 두 작품에 비해 더욱 드라이한 내면 풍경이 펼쳐진다. 연쇄살인범이라는 다분히 자극적인 화자를 전면에 내세우면서도 이 소설은 스타카토처럼 짧게 이어지는 단어들의 행렬과 행간을 통해 살풍경한 현실을 리드미컬하게 그려낸다. 특히 수학자 힐베르트가 무한을 비유하기 위해 든 '호텔 힐베르트'를 재해석해 손님이 찾아올 때마다 계속해서 옆방으로 옮겨야만 하는 모텔의 규칙은 어딘가로 계속해서 밀려나는 우리의 본질을 떠올리게 만든다. 반면 [모히토를 마시는 방]에서 보이는 삼십 세는 [모텔 힐베르트]와는 정반대의 모습이다. 앞서의 작품에서 주인공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떠밀려가는 데 반해, 이 작품에서의 주인공은 남자에게 살해당한 채 805호실이란 시공간에 고정되어 있다. 그래서 [모히토를 마시는 방]에서는 다분히 선언적으로 소설의 첫머리에서부터 "나의 서른 살은 805호실에 있어요"라고 말한다.
    과거의 행적을 반추하며 현재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는 앞서의 작품들과 달리 [국경시장]에서는 그 기억마저 모두 팔아버리고 현실로 되돌아오지 않은 인물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앞서의 작품들이 팍팍한 현실의 모습을 재현한다면 이 작품은 그러한 현실에서 훌쩍 떠나 만월이 뜨는 밤에만 열리는 야시장이라는 환상의 공간 속으로 숨어버린 삼십 세의 모습을 은유적으로 드러낸다.
    [그들과 여기까지]와 [자살 관광 특구]는 주인공을 둘러싼 현실이 상반된다는 측면에서 흥미롭다. [그들과 여기까지]에서 주인공은 조용히 '잘' 죽기 위해 산속의 고시원이라는 특수한 환경을 찾는다. 그러나 고시원에서 만난 사람들은 끊임없이 주인공에게 관심을 보이며 잘 죽으려는 계획을 수포로 돌아가게 만든다. [자살 관광 특구]는 자살자들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마을과 자살을 돕는 것을 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당연히 소설 속 인물들은 자살을 은근히 돕거나 방조한다. 그래서 그녀의 행방을 수소문하는 주인공이 마을 사람들이 세운 보이지 않는 벽에 번번이 가로막히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그에게 제공되는 것은 마을이 마련한 편의와 허상, 두 가지뿐이다.
    이처럼 각각의 작품들은 저마다 다채롭게 삼십 세의 삶을 펼쳐낸다. 다만 한결같이 그 결과가 죽음 혹은 소멸인 것을 볼 때, 이 소설들은 한 시대를 관통하는 공감대를 서로 공유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공통 인식 속에 날카롭게 현실을 파고든 이들 작품들은 삶의 이면을 파헤침으로써 독자들에게 망망대해와도 같은 서른이라는 시간대 위에 현재의 위치를 보여주는 나침반 역할을 해준다.

    목차

    바람의 언덕 _ 김언수
    어쩌다 _김나정
    모텔 힐베르트 _한유주
    모히토를 마시는 방 _박주현
    국경시장 _김성중
    그들과 여기까지 _정용준
    자살 관광 특구 _박화영

    본문중에서

    내가 눈코 뜰 새 없이 바쁠 동안, 북반구의 그린란드에서 또 누군가 죽어가고 있을 것이다. 아무도 서로를 간섭하지 않고 아무도 서로에게 자기 내면의 이야기를 하지 않는 그 얼음집에서, 바다사자와 물개와 고래의 피를 마시고 자란 이 거칠고 뜨거운 사람들은 어느 날 마음에 견딜 수 없는 격정과 우울이 찾아오면 조용히 얼음집 밖으로 나가 혼자서 자살을 할 것이다. 아무도 서로에게 간섭하지 않고 아무도 자기 자신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고, 바다사자와 물개와 고래의 피를 마시고 자란 뜨거운 사람들은 그렇게 죽으니까.
    (/ 본문 중에서)

    저자소개

    생년월일 1972~
    출생지 부산
    출간도서 6종
    판매수 6,979권

    2002년 진주신문 가을문예공모에 단편 「참 쉽게 배우는 글짓기 교실」과 「단발장 스트리트」가, 200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중편 「프라이데이와 결별하다」가 당선되어 등단했다. 첫 장편소설 『캐비닛』으로 제12회 문학동네소설상을 수상했다. 이 외에 장편소설 『설계자들』 『뜨거운 피』와 소설집 『잽』이 있다. 작가의 작품들은 현재 미국, 프랑스, 독일, 일본 등 20여 개국에서 번역 출간되고 있다.

    저자의 다른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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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년월일 1974~
    출생지 서울특별시
    출간도서 18종
    판매수 4,495권

    1974년 서울에서 태어나 상명여자대학교 교육학과, 서울예술대학과 중앙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과, 고려대학교 문예창작과 박사 과정을 졸업했다. 200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단편소설 부문에 [비틀스의 다섯 번째 멤버]가 당선되어 등단했으며, 2006년 [문학동네] 평론 부문에 [성난 얼굴로 돌아보지 말라]가 당선되어 문학평론가로 등단했다. 2010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희곡 [여기서 먼가요?] 로 등단해 희곡 작가로도 활동 중이다. 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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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년월일 1982~
    출생지 서울특별시
    출간도서 23종
    판매수 4,615권

    1982년 서울 출생. 2003년 《문학과사회》 신인문학상으로 등단. 소설집 『달로』 『얼음의 책』 『나의 왼손은 왕, 오른손은 왕의 필경사』, 장편소설 『불가능한 동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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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5종
    판매수 316권

    서울에서 출생하여 덕성여대 스페인어학과를 졸업했다. 2006년 문학동네신인상에 단편소설 [달팽이]가 당선되며 등단했으며 장편소설 [롤리팝과 책들의 정원]을 출간했다.

    생년월일 1975~
    출생지 서울
    출간도서 16종
    판매수 5,143권

    소설가. 소설집 『개그맨』 『국경시장』 중편소설 『이슬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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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년월일 1981
    출생지 광주
    출간도서 14종
    판매수 3,450권

    1981년 광주에서 태어났다. 2009년 『현대문학』 신인추천으로 등단했고, 소설집 『가나』 『우리는 혈육이 아니냐』, 중편소설 『유령』, 장편소설 『바벨』 『프롬 토니오』가 있다.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1977년 광주에서 태어났다. 2009년 세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공터」가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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