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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수록 다시 가까워지는(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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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한국 문단의 미래를 이끌어갈 대표 작가들의 작품!

제11회를 맞이한 2010년『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등단 15년 이내의 작가를 대상으로 하는 이 문학상은 매년 뛰어난 작가와 작품을 선정해 우리 소설의 미래와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번 책에서는 2010년 수상작인 이기호의 <밀수록 다시 가까워지는>을 비롯하여 김미월, 김숨, 김중혁, 이장욱, 장은진, 정영문, 정용준 등 오늘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함께 만날 수 있다. 제11회 이효석문학상을 수상한 이기호는 입담의 작가, 신세대 건달의 대변자로 알려져온 작가이다. 이번 작품 <밀수록 다시 가까워지는>에서는 '이야기하기'에 중점을 두었다. 또한 절제되고 정제된 표현과 문장을 선보인다.

출판사 서평

제11회 이효석문학상 수상작 이기호의 <밀수록 다시 가까워지는>
입담의 작가, 신세대 건달의 대변자 이기호, 삶의 증언자로 거듭나다


 할머니가 삼촌에게 하얀색 스리 도어 프라이드를 한 대 사준 것은 87년 가을의 일이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경기도 가평에서 혼자 농사를 짓고 살던 할머니는, 삼 년 동안 손수 여물을 쑤어 기른 누렁이를 판 돈에, 한여름 장날 차부 옆 약국 계단에 쪼그려 앉아 한 묶음에 천 원씩 받고 판 옥수수, 거기에 고모의 통장에 들어 있던 돈까지 모두 합쳐 총 사백이십만 원을 마련했고, 그 돈을 미련 없이 자동차 영업사원에게 건네주었다. 고모가 부추긴 것도 한몫했지만, 그때 당시 할머니의 의도는 명백하고 단호한 것이었다. 삼촌이 차를 몰고 다니면, 그러면 여자가 생기지 않을까, 장가를 가지 않을까, 그것이 할머니의 예상이었다…….

 제11회 이효석문학상 수상작가 이기호는 ‘나는 책이 아닌 할머니에게서 처음 이야기를 배운 사람’이라고 말한다. 그 이야기들이 하나하나 씨앗이 되어 몸속에서 폭죽처럼 발아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 수상작으로 선정된 <밀수록 다시 가까워지는>의 첫머리도 ‘할머니’에서 시작된다. “할머니가 삼촌에게 하얀색 스리 도어 프라이드를 한 대 사 준 것은 87년 가을의 일이었다.”
 할머니는 서울에서 공장에 다니는 삼촌이 자동차를 몰고 다니게 되면 여자가 생겨 결혼할 수 있지 않을까 하여 프라이드를 한 대 사 준다. 하지만 프라이드 키를 쥔 지 두 달 만에 아무 말 없이 공장을 그만둔 삼촌은 어느 날 차를 본가 담벼락에 세워 둔 채 사라져 버린다. 프라이드를 인수한 ‘나’는 그 차가 후진이 되지 않음을 알게 되고, 그에 얽힌 곡절도 파악하게 된다.
 그렇다면 삼촌은 어디로 갔을까. 그것은, ‘얘기와 여백을 증폭시키는 이기호식의 미학’이라는 김윤식(문학평론가)의 말처럼 이 이야기의 여백이자 독자의 몫이다. 이기호는 “독자들로 하여금 자신의 이야기를 하게 만드는, 그런 소설을 쓰고 싶다.”(346쪽 수상소감 중에서)고 말한다.

 입담의 작가, 신세대 건달의 대변자로 알려져 온 작가 이기호의 이 작품이 대해 심사를 맡은 한수산(소설가)은 “수상작은 무엇보다도 ‘이야기하기’에 성실하다. 소설의 본령인 ‘이야기’가 소홀해지고 있는 추세에 이 작품을 만난 의미가 더욱 컸던 것도 그 때문이었다. 절제되고 정제된 표현과 문장도 이 작품이 가지는 아름다움의 하나였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한 권으로 읽는 오늘의 한국문학 최고 작가와 작품들
삶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 밀도 높은 서정, 기발한 상상력과 실험정신, 탁월한 이야기의 힘
한국문학의 맥을 잇는, 우리가 주목해야 할 작가와 작품의 보고


 이효석문학상은 한국 단편문학의 수작으로 꼽히는 <메밀꽃 필 무렵>의 작가 이효석의 문학성과를 기리자는 취지하에, 매해 탁월한 작품을 발표한 작가들을 시상하여 한국문학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굴하고자 제정되었다. 등단 15년 이내의 작가를 대상으로, 전년도 6월 1일부터 해당년도 5월 31일까지 문예지·잡지·정기간행물·부정기간행물 등에 발표된 중·단편 소설을 심사하여 수상작을 결정한다.(전국을 대상으로 하는 문학상을 수상한 작품은 제외된다.) 엄격한 심사와 공정한 문학상 운영을 위해 심사와 시상 과정 전체를 공개하고 있다.
 제11회 이효석문학상은 한수산, 서준섭(문학평론가), 최수철(소설가), 서경석(문학평론가), 윤대녕(소설가) 등 일곱 명의 심사위원이 최종적으로 엄선한 작품들을 놓고 토론한 결과 이기호의 <밀수록 다시 가까워지는>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올해로 11번째 수상작가와 작품을 낸 이효석문학상은 매년 최고의 작가와 작품을 선정해 왔다. 그리고 그 작품집에는 한국단편문학의 오늘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함께 수록했다. 이번 작품집에는 올해의 수상작 외에 수상작가 자선작 <원주통신>과 본심에 올랐던 추천 우수작 7편(김미월 <중국어 수업>, 김숨 <쥐>, 김중혁 8:>, 이장욱 <변희봉>, 장은진 <나쁜 이웃>, 정영문 <아무것도 아닌 것을 위한>, 정용준 <벽>), 기수상작가 자선작 2편(윤대녕 <풀밭 위의 점심>, 편혜영 <통조림 공장>)이 실려 있어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작가들의 최근작을 동시에 만나볼 기회를 제공한다.
 여기 수록한 작품들은 삶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과 밀도 높은 서정, 탁월한 이야기의 힘을 보여 준다. 작가들의 놀라운 실험정신과 상상력이 빛나고 있는 작품들이며, 한국문학의 새로운 가능성을 유감없이 보여 준다.
 이효석문학상 역대 수상작가와 수상작품으로는 제1회(2000년) 이순원의 <아비의 잠>, 제2회(2001년) 성석제의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 제3회(2002년) 이혜경의 <꽃 그늘 아래>, 제4회(2003년) 윤대녕의 <찔레꽃 기념관>, 제5회(2004년) 정이현의 <타인의 고독>, 제6회(2005년) 구효서의 <소금 가마니>, 제7회(2006년) 정지아의 <풍경>, 제8회(2007년) 박민규의 <누런 강 배 한 척>, 제9회(2008년) 김애란의 <칼자국>, 제10회(2009년) 편혜영의 <토끼의 묘>가 있다.

목차

수상작
이기호 <밀수록 다시 가까워지는>

수상작가 자선작
이기호 <원주통신>

추천 우수작
김미월 <중국어 수업>
김 숨 <쥐>
김중혁
이장욱 <변희봉>
장은진 <나쁜 이웃>
정영문 <아무것도 아닌 것을 위한>
정용준 <벽>

기수상작가 자선작
윤대녕 <풀밭 위의 점심>
편혜영 <통조림 공장>

수상소감_이기호
심사평_한수산 외
작품론_김윤식
작가론_류보선

본문중에서

 나는 책이 아닌 할머니에게서 처음 이야기를 배운 사람이다. 불 꺼진 어두운 방에 누워, 조곤조곤 할머니가 해주던 수많은 이야기들을 지금도 잊지 않고 있다. 그 이야기들이 하나하나 씨앗이 되어 몸속에서 폭죽처럼 발아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 역시, 잘 알고 있다. 그것이 이야기의 힘이라고 믿고 있다. 누군가의 이야기가 자기의 이야기로, 거기에서 다시 누군가를 위한 이야기로 변모한다는 사실. 이효석 선생의 소설을 읽으면서 배운 것 역시 바로 그것이었다. 말하지 않으면서, 더 많은 말을 하는 것, 그래서 하나의 이야기가 더 많은 이야기로 세포 분열처럼 퍼져 나가는 힘. 그것이 소설이기 때문에, 이야기이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믿고 있다. -이기호, 수상소감에서(346쪽)

 나는 시동을 건 채, 한참 동안 차 내부를 두리번거리면서 살펴보았다. 그리고 핸들을 살짝 잡아보았다. 핸들은 길이 잘 든 듯 너무 뻑뻑하지도, 또 너무 헐겁지도 않았다. 나는 핸들을 잡은 상태에서 숨을 한번 길게 내쉬었다. 여러 가지 가정 중 하나의 가정은 확실해진 것 같았다. 왜인지는 알 수 없으나, 삼촌은 이제 이 프라이드와 영영 이별을 해버린 것만 같았다. 그냥 나도 모르게 그 순간, 그런 느낌이 들었다. 그렇다면…… 나는 브레이크 페달에서 발을 떼, 액셀 페달 위에 올려놓았다. 차는 아무 이상 없이 천천히 앞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차가 서서히 움직이자, 나는 삼촌에 대한 생각은 자연스럽게 잊어버리고 말았다. 아직 초보딱지를 떼지 못한 처지여서 그랬기도 했지만, 어쩌면 그것은 자연스러운 관성 같은 것이었는지도 몰랐다. 가정을 진실로 만들어버리는 관성 같은 것.
 하지만, 그런 상태는 그리 오래가지는 못했는데, 그날 밤, 나는 삼촌의 프라이드의 어떤 결함에 대해서 곧장 알아버렸기 때문이었다.
 삼촌의 프라이드는, 삼촌의 프라이드는…… 후진이 되질 않았다. -<밀수록 다시 가까워지는> 21-22쪽

 “길상아!”
 용구는 분명, 길상이, 라고 했다. 그러자 좀 전, 나를 안내했던 와이셔츠 청년이 쟁반 두 개를 겹쳐 들고 방으로 들어왔다.
 “저 친구 이름이…… 길상이야?”
 나는, 능숙한 손놀림으로 상 위에 양주와, 생수와, 얼음과, 과일안주를 올려놓는 청년을 바라보며 작은 목소리로 용구에게 물었다.
 “어, 우리집 3번 웨이터 길상이. 왜, 이상해?”
 용구는 큰 소리로 내게 되물었다.
 “아니, 그냥 좀……”
 그냥 좀, 그래선 안 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길상이는 좀…… 그러나 그게 끝이 아니었다.
 “야, 뭐 우리집에 길상이만 있는 줄 아냐?”
 용구는 그렇게 말하면서 다시 호출벨을 두 번 연속 눌렀다. 그러자 채 일 분도 지나지 않아 한 여자가 방으로 들어왔다.
 “서희라고 합니다.”
 옥빛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쪽머리까지 한 여자가, 방문 바로 앞에 서서 나에게 큰절을 올리며 그렇게 말했다. -<원주통신> 69쪽

저자소개

생년월일 1972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저자 이기호는 1972년 강원도 원주에서 출생하였으며, 추계예술대학교 문예창작과를 졸업하였다. 월간 '현대문학'의 신인추천공모에 단편 소설 '버니'가 당선되어 문단에 등단(1999년)하였다. 2003년 대산창작기금을 수혜하였다. 추계예술대학교 문예창작 학사학위, 명지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 박사학위에 이어 현재 광주대학교 문예창작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생년월일 1977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1977년 강을에서 태어났다. 고려대학교 언어학과와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를 졸업했으며, 2004년 세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정원에 길을 묻다>가 당선되어 등단했다. 소설집 '서울 동굴 가이드', '여덟번째 방' 이 있다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저자 김숨은 1997년 대전일보 신춘문예에 '느림에 대하여' 가, 1998년 '문학동네신인상' 에 '중세의 시간' 이 각각 당선되어 문단에 나왔다. 소설집으로 '투견', '침대', 장편소설로 '백치들', '철'이 있으며, 2006년 '대산창작기금'을 수혜했다. 현재 '작업' 동인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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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년월일 1971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1971년 경북 김천에서 태어나 계명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했다. 2000년 문학과사회에 중편 '펭귄뉴스'를 발표하며 등단했다. '악기들의 도서관', '좀비들', '대책 없이 해피엔딩' 등의 저서도 출간하였다. 김유정문학상, 젊은작가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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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년월일 1968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1968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1994년 '현대문학'에 시가 추천되어 등단했으며, 2005년 장편소설 '칼로의 유쾌한 악마들' 로 문학수첩작가상을 받으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내 잠속의 모래산, '정오의 희망곡' 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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