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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장택현
  • 출판사 : 지혜
  • 발행 : 2019년 04월 10일
  • 쪽수 : 106
  • 제품구성 : 전1권
  • ISBN : 9791157283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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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점심을 먹는다
상 위에 맛있는 반찬이 가득하다

생선과 미역국
우리를 낳아 기르신 부모님은 안 계시고
하늘나라에 사신다

칠십여 년 전 그 시절, 그때에
우리를 낳으시고 잡수신 미역국은

어떤 맛이었을까
('엄마 생각' 전문)

‘엄마 생각’이라는 가장 원초적이고 근원적인 회상의 방식은, 그 자체로 시원(始原)으로 돌아가려는 시인의 남다른 의지를 반영하고 있다. 상 위에 반찬 가득한 점심 식사를 하면서, 시인은 자신을 “낳아 기르신 부모님은 안 계시고/하늘나라에” 사신다는 사실에 상도(想到)한다. 상 위에 놓인 미역국을 보며 자신이 태어나던 “칠십여 년 전 그 시절”에 어머니께서 잡수신 미역국이 과연 “어떤 맛이었을까”를 상상해보는 시인의 마음이 따뜻하고 깊다. 이때 우리는 장택현 시인이 자신의 삶이야말로 어머니의 깊은 사랑에서 가능했음을 고백하는 소리를 환청처럼 듣게 되는 것이다. 다음은 어떠한가.

“얘야, 오뉴월 장마 통에
개울에 흙탕물이 내려갈 때는

그곳에 소시랑이 빠져 있는지, 호미가 있는지
보이지 않고 알 수는 없지만

날이 개고 맑은 물이 내려갈 때가 되면
그곳에 유리 조각이 있는지
물고기가 놀고 있는지
다 알게 되고 밑바닥이 보인다.”

어머님 천국에 가신 지 먼 옛날인데
지금도 찾아오셔서
흰 서리 내린 내게 들려주시네
('어머니의 말씀' 전문)

우물을 파서 두레박으로
물을 길어 먹던 시절

날이 가물면 두레박이 누워서
삼분의 일도 되지 않는 물을 들어올리면
먹지 못할 흙탕물이었지

어머님께 흙탕물이라고
말씀드리니

세상에 물을 씻어 먹는
나라는 없다고 하시네
('두레박 이야기' 전문)

어릴 적 어머니를 환기해주는 여러 사물이 등장한다. 가령 ‘소시랑/호미/우물/두레박’ 같은 농경 사회의 세목들은 그 자체로 시인 자신의 존재론을 떠받치는 기억의 도구였을 것이다. 어머니는 그 사물들과의 오랜 기억으로 남으셔서 시인에게 “밑바닥”에 이르는 말씀을 들려주신다. 비록 천국 가신 지 오래지만 지금도 찾아오셔서 “흰 서리 내린” 아들에게 살아 움직이는 기억의 풍경을 건네시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시인은 우물물을 길어 올리던 시절 두레박에 흙탕물이 담겨 오면, 어머니께서 “세상에 물을 씻어 먹는/나라는 없다고” 말씀하시던 지난날 이야기도 선연하게 들려준다. 한결같이 이제는 볼 수 없는 기억의 흔적처럼 남아 계시는 어머니에 대한 가없는 헌사가 아닐 수 없다. 그 헌사를 따라 시인은 “졸졸 시냇물 되어 내 마음의 강”(「추억」)에 이르는 기억의 줄기를 노래한 것이다.
이처럼 장택현 시편에서 ‘시간’ 형상은 그것을 표현하려는 시인 자신의 실제 경험을 다양하게 담아낸다. 그 안에는 커다란 시대적 흐름도 녹아 있고, 상황이나 풍경의 변화를 은유적 매개물로 표현하려는 작법(作法)도 담겨 있다. 여기서 우리는 삶의 면면함과 지속성을 느끼게 되고, 일상의 축적을 통해 지난날의 확연한 실감에 도달한다. 그만큼 장택현 시편에서의 ‘시간’은 지각으로는 잘 포착되지 않으면서도, 수많은 매개 형식을 통해 경험되는 선명한 삶의 형식으로 다가온다. 환한 기억의 식솔들이 그 매개를 따라 이어져 나오고 있는 것이다.

물과 불이 온 세상을 쓸어가고
다 태운다 한들

세월보다 무섭고 빠르고
이기는 자 없도다
('세월' 전문)

시간이 많은데
시간이 없다

행복인가 아쉬움인가
많은 시간을 허락해 준다면
더 행복할까

시간이 없는데
시간이 많다
('시간의 방정식' 전문)

나는 어리석고 바보 같다
그래도 마음이 편안하다

그래서 바보인가 봐
('바보' 전문)

사람들 앞에서 말을 한다

평소 마음에 둥지를 튼 생각들이다

말 속에 말하는 사람의 속 모습이 보일 것이다

내 말 속에는 어떤 모습으로 비춰질까
('마음 거울' 전문)

목차

시인의 말 5

1부
엄마 생각 12
길을 묻다 13
보금자리 14
어제와 오늘 15
개미들의 행진 16
자화상 17
우리 아들 18
어머니의 말씀 19
가을과 겨울 사이 20
힘든 하루 21
메달리스트 22
추억 23
시간의 방정식 24
아버지의 마음 25
착한 꿈 26
바람의 길을 걷다 27


2부
세월 30
꽃의 인사 31
두레박 이야기 32
행복 33
가을 34
나의 향기 35
어머니의 목소리 36
수업 시간 37
겨울 여인 38
세대 공감 39
까치집 40
선물 41
작은 기쁨 42
눈물 43
느티나무처럼 44


3부
작은 새 46
정말일까? 47
맑은 마음 48
혼잣말 49
하모니 50
손자의 꿈 51
참 모습 53
군인 정신 54
욕심 55
세잎 클로버 56
바보 57
삶 58
손길 59
다시 공부 60
나에게 묻다 61


4부
희망 배달부 64
해님 65
눈물의 강 66
마음의 눈 67
애지중지 68
해우소 69
솜씨 70
마음 거울 71
벽 72
오직 그분 73
보약 한 첩 74
자꾸 눈물이 난다 75
시집법 76
나의 우물 77
동심 78

사람을 살리고 세상을 밝히는 시나태주 80

해설-오랫동안 근원적 시간을
사유해온 이의 내면적 화폭 유성호 84

저자소개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장택현 시인은 1947년 충남 아산에서 출생했고, 2019년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로 등단했다. 교육학 박사이고, 백석대학교 제5대 총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대학혁신위원장(총장대행)을 맡아하고 있다.
장택현 시인의 첫 시집 [모두 무사했으면 좋겠다](2019)에는 한 순결한 인격의 성장 드라마가 형상적 언어로 촘촘히 각인되어 있고, 시인의 따뜻한 언어는 지나간 시간에 대한 깊은 그리움에 의해 감싸여 있다. 그 점에서 그는 서정시를 통해 자신의 삶을 반추하고 성찰하는 회귀의 시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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