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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재산 : 최서림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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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최서림
  • 출판사 : 지혜
  • 발행 : 2018년 05월 20일
  • 쪽수 : 136
  • 제품구성 : 전1권
  • ISBN : 9791157282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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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최서림 시인은 1956년 경북 청도에서 출생했으며 1993년 [현대시]로 등단했다. 서울대 국문과 및 동 대학원 박사과정을 졸업했다. 시집으로 [이서국으로 들어가다], [유토피아 없이 사는 법], [세상의 가시를 더듬다], [구멍], [버들치], [물금]등이 있고, 시론집으로 [말의 혀]가 있다. 클릭학술문화상, 애지문학상을 수상하고, 현재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다.

눈물은 둥글다 하고, 눈물처럼 썩지 않는 것이 말이라는 놀라운 발견이 시집 곳곳에서 넘쳐난다. 말들이 아프게 깨어나는 시집이다. 시편들을 읽는 내내, 바위가 금이 갈 때까지 계란 같은 말을 던져보는 그는 천상 시인이란 생각이 든다. 세상 물정 모르는 숙맥 같은 시인이지만 그의 영혼 속에 새겨진 말들은 우리들의 옷깃을 여미게 한다.
그의 시에는 진실을 말하고도 버림받은 자의 비애('붉은 비애' 중에서)가 붉게 녹슬어 있고 그의 말에는 수많은 못들이 박혀있다. 굳은살 박인 그의 시편들로 마음이 물구나무 서는 것 같고 몸집보다 더 큰 눈물 집('아내의 눈물' 중에서)을 보는 것 같다. 그래서 고난의 총량은 마음의 완전성과 비례한다고 했을 것이다.
시인은 빈 하늘과 새털구름과 바람과 별과 시를, 너무 높아서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을 자신의 재산('시인의 재산' 중에서)이라 말한다. 나는 이 말이 황금의 웃음처럼 아름답게 들리리라 믿는다. 시의 현미경과 망원경을 갖지 않은 시인은 없을 테지만 최서림처럼 ‘時, 視, 詩’의 삼중주를 갖춘 이도 많지는 않을 것이다.
‘다름 속의 같음’과 ‘같음 속의 다름’이 보이는 시의 향기에 마음이 먼저 젖는다. 삶은 참으로 어려운데 오늘은 지킬 것이 자존심 하나뿐인('아카시아' 중에서) 그의 시 곁에서 마르지 않는 사랑처럼 우리들의 마음과 마음이 길게 이어질 것이다. 내 안의 죽은 말들이 살아날 때까지.
- 천양희 / 시인

최서림 시인은 이상낙원을 꿈꾸는 순수의 시인이며, 서정시인이다. 그는 순수해서 불온하고, 불온해서 순수한 서정시인이라고 할 수가 있다. 순수는 [아청鴉靑빛 시간]이나 [시인의 재산]에서처럼 티없이 맑고 아름다운 자연과 무소유를 지향하고, 불온은 그의 비판철학의 힘으로 [카프카적]이라는 연작시들을 낳는다. 누구도 차지할 없는 빈 하늘도 내것이고, 아무도 탐내지 않는 새털구름도 내것이다.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도 내것이고, 너무 높아서 돈으로 따질 수 없는 것들,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도 다 내것이다('시인의 재산' 중에서).

淸道라는 아청빛 시간에 푹 젖었다 왔다

시인인 나를 부러워하는, 나보다 더 시인다운 농부를 만났다

소들이랑 한 식구처럼 살고 있었다 소를 닮아 눈망울에

초겨울 저녁 검푸른 물빛 하늘이 출렁출렁 담겨 있었다

마들이라는 두꺼운 시간 속에 아청빛 시인이 살고 있다

간판들이 켜질 무렵 얽매이지 않는 말이 되어 돌아다니고 있다

도봉산 겨울 능선 위 저녁 하늘빛이

노시인의 눈에 흘러내릴 듯 가득 차 있다

광주 진월동에는 이른 새벽부터 푸른 저녁까지

편백나무로 시를 짜는 목공이 있다

총알이 스친 다리처럼 시리지만

옷깃을 여미게 하는 묘한 빛깔의 시간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말에 찔리고 베여 갈라터진 이 땅 어디에서도

붕대 같은 저녁이 찾아오듯이

시의 순간만큼 짧은 아청빛 시간이 왔다 간다
('아청(鴉靑)빛 시간' 중에서)

시인인 나보다도 더 시인다운 농부, 소를 닮은 눈망울로 소들이랑 한 식구처럼 살고 있는 농부, 마들이라는 두꺼운 시간 속에서 아청빛으로 살고 있는 시인, 광주 진월동에서 이른 새벽부터 푸른 저녁까지 편백나무로 시를 짜는 목공, 총알이 스친 다리처럼 시리지만 붕대같은 저녁이 찾아오는 시간은 순수의 시간이며, 행복의 시간이라고 할 수가 있다. 아청빛 시간은 무소유의 시간이고, 더없이 충만한 시인의 시간이다.
이러한 아청빛 시간은 누구도 차지할 없는 빈 하늘도 내것이고, 아무도 탐내지 않는 새털구름도 내것이다.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도 내것이고, 너무 높아서 돈으로 따질 수 없는 것들,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도 다 내것이다.

누구도 차지할 수 없는 빈 하늘은 내 것이다.
아무도 탐내지 않는 새털구름도 내 것이다.
동주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도 내 것이다.
너무 높아서 돈으로 따질 수 없는 것들,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은 다 내 것이다.
('시인의 재산' 중에서)

이에 반하여, [카프카적]의 시간은 빙하기의 시간이며, 연애도 머리로 하는 얼음의 인간들의 시간이다. 얼음의 인간들은 옆방에서 시체 썩는 냄새도 맡을 줄을 모르고, 외마디 신음 소리도 들을 줄을 모른다. 돈 위에다가 집을 짓고, 돈 이끼를 뜯어먹고 산다. 흙보다 땅을 더 좋아하고, 한 자리에서 같은 언어로 말하는데도 다른 방언으로 들린다. 소화도 흡수도 안 되는 비닐같은 말을 하고, 그들의 말은 귀로 들어왔다가 항문으로 빠져나가 버린다.
최서림 시인이 가장 좋아하는 시인 중의 한 사람은 프란츠 카프카이며, 이 카프카적 시간은 순수의 세계, 즉, 그의 이상낙원으로 가기 위한 비판철학의 시간이라고 할 수가 있다. 그는 돈보다는 땅을, 땅보다는 흙을 더 사랑하는 동키호테이며, 자본주의라는 빙벽에다가 서정시라는 말폭판을 던지는 레지스탕스라고 할 수가 있다.

이 땅에 신빙하기가 시작된 지 백년이 넘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빙벽, 핸드폰으로도 뚫고 들어갈 수가 없다. 연애도 머리로 하는 얼음인간들은 옆방에서 시체 썩는 냄새조차 맡을 줄 모른다. 외마디 신음소리조차 들을 줄 모른다. 빙하기에도 살아남은 벌레인간들은 돈 위에다 집을 짓고 돈 이파리를 뜯어먹고 산다. 흙보다 땅을 더 좋아하는 신인류, 한 자리에서 같은 언어로 말하는데 서로 다른 방언으로 들린다. 알아들으려고도 않는다. 소화도 흡수도 안 되는 비닐 같은 말, 그들의 말은 귀로 들어왔다가 곧바로 항문으로 빠져나가버린다.

아직도 돈보다 땅을, 땅보다 흙을 더 사랑하는 인간들이 있다.
로시난테를 타고 빙벽을 향해 돌진해보는 자들이 있다.
빙벽에다 말 폭탄을 던져보는 레지스탕스들이 있다.
말이 곧 장미가 되고 돌고래가 되던 때를 꿈꾸는 족속들이 있다.
('카프카적-시인' 중에서)

그런데 부정적인 현실에 대해 불온하니까 역설적으로 순수하다 할 수 있다. 참으로 새로운 화해를 이루어 내기 위해선 이 부정적인 현실과의 불화가 선행되어야 한다. 너무 쉽게 화해, 동질성에 이르러버리면 비판적 사유는 죽는다. 살아 있는 모든 것이 고통스러운데, 가상의 아름다움만 노래한다는 것은 기만일 수 있기 때문이다.
패배한 자들의 중얼거리는 침묵으로 가득 찬, 버려진 역사의 밑바닥까지 내려가는 새로운 서정, 그것은 순수하기 때문에 참여적일 수가 있는 것이다. 어찌 자본의 논리에 충실한 자들이 돈도 안 되는 그곳으로 내려가겠는가. 무모한 시인들이나 모험을 할 수 있는 세계인 것이다. 사실 서정은 순수하다. 그래서 불온할 수밖에 없다. 소월같이, 영랑같이, 그리고 육사와 동주같이.
('순수해서 불온한, 불온해서 순수한' 중에서)

목차

시인의 말 5

1부

새도 듣고 바람도 듣고 12
눈물 13
사람꽃 14
아청鴉靑빛 시간 16
세상의 안이면서 밖인 18
숲길 1 19
숲길 2 20
숲길 3 22
시인의 재산 23
손을 펴다 24
生의 정면 25
나의 스펙은 26
이중섭론 1 27
이중섭론 2 28
나이 29
돌아가다 30
老시인 31
묵호 32
아내의 눈물 33
참꽃 34
아카시아 35

2부

시인의 탄생 38
시인의 전쟁 40
발터 벤야민을 읽는 밤 41
붉은 비애 42
어떤 노래는 43
고준희와 고정희 44
아청빛 아현동 45
가두리 양식장 46
당고개 블루 47
이깔나무 아래서 48
이상의 집 50
박용래론 51
등뼈 같은 길 52
인사동 블루 53
장욱진론 1 54
장욱진론 2 55
야만의 시대 56
만 개의 입 58
삼천포 60
광안리 61

3부

카프카적 ─늪 64
카프카적 ─벽 65
카프카적 ─시인 66
카프카의 귀 67
카프카의 코 68
완장 69
아담의 눈물 70
사막 72
로시난테를 타고 73
꿈꾸는 시인 정도전 74
김수영 문학관 76
가람의 강 77
울음통 78
마른 울음 80
사월 81
베어질 수 없는 나무들 82
사람은 죽어서도 싸운다 84
기차는 8시에 떠나네 86
이병기와 박열의 상관성에 대한 小考 88
동래학춤 90
그날 이후 92
눈물은 둥글다 93

시론 순수해서 불온한, 불온해서 순수한최서림 96

해설“말”의 시학,
혹은 근대와 탈근대 넘어서기황치복 108

저자소개

생년월일 1956
출생지 경상북도 청도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최서림 시인은 1956년 경북 청도에서 출생했으며 1993년 [현대시]로 등단했다. 서울대 국문과 및 동 대학원 박사과정을 졸업했다. 시집으로 [이서국으로 들어가다], [유토피아 없이 사는 법], [세상의 가시를 더듬다], [구멍], [버들치], [물금]등이 있고, 시론집으로 [말의 혀]가 있다. 클릭학술문화상, 애지문학상을 수상하고, 현재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다.
최서림 시인은 이상낙원을 꿈꾸는 순수의 시인이며, 서정시인이다. 그는 순수해서 불온하고, 불온해서 순수한 서정시인이라고 할 수가 있다. 순수는 [아청鴉靑빛 시간]이나 [시인의 재산]에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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