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만 둘을 키우다 보니 딸을 키울 때는 어떤지 궁금하다. 아들마다 다 다르겠지만 우리 아들들은 둘 다 엄마, 아빠에게 별 말을 하지 않고 할 말만 하고 자신이 알아서 한다고 한다. 딸들은 말도 많이 하고 엄마랑 친구같이 지낸다는데 딸이 없는 나는 딴 세상 이야기 같다. 이 책을 읽게 된 것도 딸 키운 경험이 없는 사람이 딸 키운 경험을 알고 싶어서다. 엄마와 딸이 사춘기 터널을 어떻게 건넜는지 작가는 경험을 진솔하게 이야기 하고 있다.

작가는 이혼하고 딸과 단 둘이 살고 있다. 작가가 두 번째 결혼을 실패하고 정신적 경제적으로 많이 힘든 상태일 때 작가의 딸도 사춘기가 시작되고 있었다. 작가의 딸도 바뀐 환경에 적응하랴 엄마의 상태도 살피랴 많이 힘들었던 것 같다. 딸들의 성향으로 보아 엄마와 많은 대화를 하고 싶었을 텐데 작가의 딸이 사춘기가 시작될 무렵 작가와 딸은 많은 대화를 할 수 없었다. 작가가 집에서 글쓰기교실을 하며 학생들을 가르치느라 딸은 방에서 나올 수도 없었고 엄마와 대화를 할 수 없었다. 딸은 엄마에게서 충족하지 못한 사랑과 관심을 휴대폰으로 충족하고 있었다. 딸의 사춘기는 그렇게 시작하고 있었다. 휴대폰 때문에 밤잠도 설치고, 연예인을 사랑하여 콘서트에 빠짐없이 가고 엄마보다 친구들을 더 좋아하는 보통 사춘기 여학생의 모습이었다. 작가는 딸의 그런 모습을 보며 서운하기도 하고 걱정도 하였지만 이해하기로 하였다. 작가자신도 사춘기의 터널을 지나며 고통을 겪었기 때문이다.

작가의 딸이 고등학생이 되었을 때 다른 아이들과 다른 일이 생겼다. 우울증이 심해 자살위험 1군에 속한 다는 결과를 통보받은 것이다. 이 결과로 딸과 작가는 깊은 대화를 나누며 서로를 이해했고 딸은 엄마가 자신을 많이 걱정한다는 것을 알았다. 작가도 딸이 자신의 사춘기 때와 똑같다는 것을 알았고 딸이 자신과 닮았으니 잘 이겨내리라는 것도 알 수 있었다.

작가와 딸은 함께 여행도 다니고 대화도 많이 나누면서 딸이 사춘기터널을 무사히 잘 빠져도록 손을 함께 잡고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딸은 아직도 사춘기라고 하지만 엄마를 책임진다고 큰 소리치고 자신의 장래희망을 경호원으로 정해놓고 미래를 꿈꾸고 있다.

아이를 키우는 집이라면 아이와 사춘기 전쟁을 하느라 몇 번씩 큰 소리가 날 것이다. 이 책을 읽다보면 공감이 갈 것이다. 아이가 사춘기 터널을 지나고 있는 중이라면 이 책을 읽고 아이와 어떻게 지내야 할지 작가의 경험을 들여다보면 좋겠다.

딸과 자신의 경험을 솔직하게 쓴 작가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딸과 작가가 행복하게 살길 바란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글을 쓸 기회가 많아졌고 책을 읽고 정리할 때에도 글을 써야만 했다. 하물며 인터넷 카페에서 인사말을 할 때에도 글쓰기는 필요했다. 학교를 졸업하면 글을 쓸 필요는 없을 줄 알았다. 그런데 살아가면 살아갈수록 글을 써야할 일은 많아졌다.

글을 잘 써보고 싶어 몇 년 전에 최복현선생님의 온라인 글쓰기 강좌를 듣고 첨삭지도를 받았었고, 올 해 또 다시 최복현선생님의 <닥치고써라>라는 책을 교재로 한 온라인 강좌를 들으며 글쓰기 연습에 도전했다. 강좌를 두, 세 번 들었다고 해서 글쓰기 실력이 당장 좋아지는 것은 아니었다. 나의 한계와 부족함만 느끼고 좌절을 맛보며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이번에 더 구체적인 글쓰기방법을 알려주는 <콕 집어 알려주는 달인의 글쓰기>가 출간되었다는 것을 알고는 꼭 읽어보고 싶었다. 포기했던 마음은 잊어버리고 이 책을 읽으면 나의 한계와 부족함을 고칠 수 있는 방법을 알 수 있지 않을까 라는 기대와 온라인 강좌에서 배우지 못한 것을 책 속에서 배울 수 있지 않을까 라는 기대를 가지고 책을 읽었다.

이번에 읽은 책에서 내게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자세히 알 수 있었다.

일상이 글의 소재가 되기 위해서는 왜라고 물어야 그 대상이 소재로 들어온다는데 평상시에 “왜?”라는 질문을 별로 하지 않고 살았던 나는 글을 쓸 글감이 없었다는 것을 알았다. 내가 글을 쓰기 위해 첫 번째로 할 일은 “세상에 대해 왜라고 묻기” 그 다음에는 관심을 갖고 바라보기이다.

두 번째로 내게 부족했던 글쓰기 능력은 내가 의도하는 글을 독자에게 생생하게 전달하는 능력이 부족했다는 점이다. 이미지 만들기 즉 묘사하기를 못했었다. 이 책에서는 훌륭한 심상을 만들어 내려면 감각어들을 만들어내려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감각의 언어,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 기관들로 느끼는 감각어들, 의성어와 의태어를 많이 사용하면 독자들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고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란다. 더 높은 단계로 감각어들을 수식어 또는 형용사로 바꿀 수 있는 단계에 이르면 묘사의 절정에 이르렀단다. 예를 들면 “졸졸졸 흐르는 시냇물”이 “옛 이야기 지즐대는 실개천”으로 묘사하는 것이다.

묘사를 잘 하려면 무엇을 보든 관심 있게 세밀히 보는 습관을 보는 습관을 가져야 하고 꼼꼼하게 글로 그림을 그리듯 써야 한다는 저자의 가르침을 읽으며 앞으로 내가 연습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잘 알 수 있었다.

이 책에서 저자가 가르쳐주는 내용은 많이 있지만 나에게 당장 필요한 것은 위의 두 가지였다. 앞으로 글을 쓸 때마다 이 책을 읽으며 내게 부족한 점을 채워 나갈 생각이다. 글쓰기에 관심있는 사람들은 곁에 두고 곱씹어 읽어 보면 좋을 것 같다.

나는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고 있는 우리나라가 앞으로 가장 신경 써야 할 부분은 노인복지정책이라고 생각하고 지난 10월에 우리나라 보다 먼저 고령화 사회가 된 일본으로 연수를 가서 노인복지시설을 둘러보고 왔다.

때마침 11월 초에 <스칸디나비아의 시니어 코하우징>이란 책이 출간되어 읽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내가 사회복지학을 전공할 때 스칸디나비아의 스웨덴이 사회복지제도가 가장 잘 되어 있는 나라라고 배웠기 때문에 그 나라에서는 노인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보고 싶었다. 또 스칸디나비아와 일본의 노인들이 사는 모습이 어떨지 비교해보고 싶기도 했다.

스카디나비아의 시니아 코하우징이란 직장에서 은퇴했거나 은퇴를 앞둔 55세 이상의 건강하고 자립적인 주민들이 스스로 주거 단지를 구성하고 자발적으로 공동 활동에 참여하면서 생활하는 주거형태를 말한다. 노인이 지역사회에서 소외되지 않고 잘 사는 것에 초점을 두고 개발한 노후 주택 대안의 하나이다.

시니어 코하우징에 입주하려면 건강해서 타인의 도움을 받지 않아야 하고 함께 거주하는 자녀가 없는 부부 또는 독신노인이어야 한다. 스웨덴에서는 2000년대 이후에는 40세부터 코하우징에 입주하도록 하여 은퇴한 노후 세대들이 사회로부터 고립되고 공동체 전체가 동시에 고령화하는 단점을 극복하고 있다.

공동체에 속한 노인주민들의 상호부양은 시니어 코하우징의 핵심이념이고 성공 비결이다. 상호부양은 공동활동을 통해 이루어진다. 공동조리, 공동식사. 주거단지 공동청소를 자발적으로입주민들이 순번을 짜서 돌아가며 한다. 주거단지를 청소하면 주택회사에서 입주민들에게 임금을 지불하여 입주민들의 임대료에 보탬이 된다. 공동생활은 노인들에게 건강하고 활력있는 삶을 살게 해주어 일반주택에 사는 노인들보다 10여년 더 수명이 길다고 연구결과 밝혀졌다.

시니어 코하우징 주택단지에는 공동생활이 이루어지는 코먼하우스를 중심에 배치하고, 방1.2개와 욕실, 거실, 주방이 있는 개인주택이 배치된다. 보통 20~30개 개인주택에 60명 이하의 입주민이 살고 있는 소규모 단지이다.

코하우징이 5층이하의 저층일 경우에는 코먼하우스가 1층에 있어 입주민이 코먼하우스에 오가기 쉽게 하고, 고층단지일 경우에는 중간층에 코먼하우스를 두어 저층입주자와 고층입주가 모두 이용이 편리하게 했다. 코먼하우스에 설치되는 공동시설은 거실, 식당, 회의실, 세탁실, 손님방, 부엌, 취미실, 운동실, 욕실과 사우나실, 옥외공간, 발코니, 테라스 등이다. 개인주택에는 노부부만 이용하는 최소공간을 설계하고 손님방이나 세탁실은 코먼하우스에 두고 공동으로 이용하여 경제적이다.

스칸디나비아의 시니어 코하우징은 건강한 노인들을 위한 주거형태이고 우리나라나 일본에는 없는 형태이다. 노인들이 주체적인 삶을 살면서 건강하고 활력있게 살 수 있는 좋은 주거형태이다.

일본에서는 그룹홈이라는 주거형태를 견학했었다. 건강한 입주민들이 자립생활을 하는 곳이 아니었다. 큰 시설 안에 독신입주자가 욕실과 방, 발코니가 있는 원룸에 거주하고 공동거실에서 시설이 제공하는 식사를 하는 형태이다. 돌봄이 필요한 노인의 거주형태라고 볼 수 있겠다.

현재 대한민국의 노인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자녀와 함께 사는 노인, 부부노인, 독거노인, 요양원의 병상에서 살아 있는 노인, 양로원과 같은 시설에서 사는 노인, 시설이 좋은 실버타운에서 편하게 살고 있는 노인 이정도로 구분할 수 있지 않을까?

앞으로 우리나라도 스칸디나비아의 시니어 코하우징 같은 단지가 많아졌으면 좋겠다. 은퇴하면 빈민층이 되고, 지역사회에서 소외되는 고령화 사회가 되지 않길 바란다. 지금부터 노인복지정책에 관심을 갖고 은퇴자들이 건강하게 삶을 유지하는 정책을 잘 만들어 병약한 노인을 부양하는 사회적 비용이 많이 들지 않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