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2학년에 다니고 있는 아들이 있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내 아이가 커서 어떤 직업을 갖고 이 세상을 살아 나가야 할지 관심을 갖고 있을 것이다. 그와 같은 관심으로 진로멘토라는 책을 읽어 보았다.

책 속에는 상담교사가 학생을 상담하고 학생의 진로를 돕고 있었으나 학부모가 보고 배울 수 있는 점도 많이 있었다. 아이가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나도 정보를 얼마든지 찾아 줄 수 있고 그 일이 아이의 적성에 맞는 지 검사도 할 수 있는 기관과 사이트도 찾아 낼 수 있을 것이다. 부모가 아이의 진로를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말에 귀를 기울이며 아이가 행복한 미래를 살 수 있도록 상담교사처럼 도와 줄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전국 중고등학교의 진로진학상담교사 38명이 학교에서 상담한 내용을 중심으로 엮은 책이다. 진로진학상담교사가 있는 상담실의 문을 열고 들어와 도움을 청한 학생들의 이야기가 재미있었다. 상담교사의 조언을 듣고 믿고 따른 학생들은 자신이 해야 할 일을 꾸준히 노력하여 자신에게 알맞은 진로를 잘 선택한 것을 볼 수 있었다. 학생들이 상담교사를 믿고 따르기 전에 교사가 먼저 학생들이 마음의 문을 잘 열 수 있도록 기다리고 들어주고 지지하고 “너는 할 수 있다”고 격려하는 모습이 있었음은 당연했다.

상담교사는 상담을 하는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정보를 찾아주고 지역사회와 연결하기도 하며 학생이 직업을 선택할 때 필요한 자격들을 갖추도록 했다. 취업이나 진학에 꼭 거쳐야 할 면접에 필요한 태도와 내용을 준비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상담하며 학생의 나쁜습관과 단점을 고치며 학생들에게 자신감을 키워주는 모습은 어떤 부모가 저렇게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면접내용까지 세세하게 준비하여 학생이 원하는 좋은 대학에 합격하는 쾌거를 거둔 것을 볼 때 공교육의 바람직한 모습도 보았다. 내 아이에게 진로에 대해 궁금한 것이 있을 때 학교의 진로진학선생님과도 상담을 해보라고 말해보는 것도 필요할 것 같다.

이 책의 주인공들이 자신이 원하는 진로를 택하는 것을 보고 아들도 이 책에 관심을 보이며 읽고 있다. 자신과 같은 직업을 가진 주인공이 어떻게 그 길을 준비하는 지 궁금했나 보다. 내가 이 책을 읽는 것을 보며 엄마가 아들의 미래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고 아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함을 알게 된 것도 아주 좋은 일이다.

달 전에 둘째 아들의 학교에서 학교공개의 날 행사가 있었다. 교실에서 수업을 참관하고 강당에 모여 강연을 들었다. 지금 강의 제목은 정확하게 생각나지 않지만 아이들의 진로에 대해 부모가 가져야 할 태도였다. 둘째아들보다 일곱 살이나 많은 큰 아들 때는 학교에서 진로탐색에 대해 많이 신경 쓰지 않았었다. 요즘 중학생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진로탐색 인 것 같았다. 강연을 듣고 나오며 과연 둘째 아들의 진로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았는지 고민했었다.

10월 초에 둘째아들은 학교에서 진로탐색 집단상담 프로그램을 신청했다며 매주 수요일마다 그 프로그램을 하고 오느라 귀가 시간이 늦었다. 두 달 후 진로탐색 프로그램이 끝나면 아들과 진로에 대해 이야기 해보기로 했다.

아들과 대화하기 앞 서 나도 뭔 가를 알아야 했다. 이 때 내 눈에 <내 아이의 진로설계>라는 이 책이 보였다. 2010년에 처음 출판 된 책이었지만 미래를 바라보는데 별 문제는 없었다. 부제로 붙은 부모가 먼저 세상을 읽어라 라는 문장이 내 마음을 때렸다.

이 책은 3부로 나뉘어 있다. 1부에서는 대학입시보다 더 중요한 것이 취업임을 강조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청년취업난이 심각한 것을 알고 초중고 시기부터 장래희망, 진로설계를 구체화할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2부에서는 앞으로 10년간 직업세계에서 나타날 주요 트랜드와 유망직업을 정리하여 제시하고 있다. 세상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다. 옛날에 있었던 직업이 현재는 없어진 것이 많다는 것을 경험한 우리 부모세대는 10대 아이가 성인이 되었을 때 변화할 사회를 예측할 필요가 있다. 전도유망한 직업이 무엇이고 사양길에 접어들 직업이 무엇인지 예측하여 아이와 대화할 때 정확한 조언을 해 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3부에서는 진로설계의 구체적인 방법 즉 진로설계 시 염두에 두어야 할 10가지 원칙을 알려주고 있다. 지금 진로설계를 하고 있는 아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방법이 첫 번째 방법이다. 진로설계에도 순서가 있다는 것이다. 1단계에서는 자신을 파악하라. 2단계에서는 진로를 탐색하고 방향을 정하라. 3단계에서는 구체적 직업목표를 세우고 실천하라이다. 지금 아들은 자신을 파악했을까? 아들이 진로탐색 집단상담 결과물을 가지고 와서 이야기 할 때 나는 아들에게 1단계의 질문을 할 것이다. “너는 무엇을 추구하니? 네가 소중하게 생ㄱ악하는 가치는 무엇이니? 네가 잘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니? 너는 무엇에 관심을 두고 있니? 구체적으로 네가 갖춘 능력은 무엇이니?

지금 진로탐색을 하고 있는 아들과 대화할 수 있는 방법을 알게 해준 좋은 책을 잘 읽었다. 앞으로 100세 시대를 살아가야 할 아들에게 직업은 정말 중요한 것이다. 직업을 찾을 수 있는 방법과 어떤 직업이 앞으로 필요할지 참고 할 수 있는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어떠했을까?

세상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과는 다른 방식으로 자신만의 주관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을 볼 때 참 대단해 보인다. 홀로 살아가는 방식이 편리함 보다는 자연을 살리고 동물과 사람에게도 좋은 방식이라면 더 훌륭해 보인다. 요즘 내가 읽은 책 <농부로 사는 즐거움>의 주인공 79세의 프랑스인 농부 폴 베델의 삶의 철학은 본받을 만하다.

자본주의 유통구조 속에서 종속되어 살아가는 현대인들과는 반대로 폴 베델은 어디에도 종속되지 않고 자유롭게 살아가는 농부이다. 아버지께 물려받은 종자로 아버지께 배운 방법으로만 농사를 짓고 소를 키우며 자급자족을 하고 조금 남는 것은 사러 오는 사람에게만 팔았다. 소에게는 풀만 먹이고 사료는 전혀 먹이지 않았다. 그 소가 싼 똥과 해초를 이용하여 거름을 만들어 땅을 건강하게 만들었기 때문에 농약과 비료를 사용할 필요가 없었다. 육체적인 노동이 필요한 일이었지만 폴은 즐겁게 70년 가까이 그 방식을 고수했다.

땅을 더 사고 소도 더 키울 수 있었지만 가족들이 먹고 살 만큼만 농사짓고 소를 키웠다. 잉여생산물이 생긴다면 자연이 유통구조에 들어가야 하고 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없기 때문이었다. 폴이 생각하는 富란 마음이 내킬 때 자기가 원하는 것을 하고 누구의 구속도 받지 않으며 시간의 제약도 받지 않는 것이라고 한다. 자유로운 시간이 그의 삶을 풍요롭게 한다고 했다. 폴의 이런 삶의 철학은 도시에서 시간에 쫓겨 사는 현대인들의 삶을 돌아보게 한다.

폴의 삶이 더 마음이 끌리는 것은 그가 농약과 비료조차 사용하지 않은 곡식을 생산하고 소에게 옥수수사료를 먹이지 않고 풀만 먹여서 키운다는 점이다. 농약과 비료는 땅을 병들게 하는 지속가능한 방법이 아니다. 생산작물도 인체에 해롭다. 옥수수사료를 먹고 자란 소는 인체에 해로운 고기와 우유를 생산하고 유제품의 맛도 향기도 풀을 먹고 자란 소의 유제품보다 나쁘다. 소는 풀을 먹는 동물이지 곡류를 먹는 동물이 아니다. 사람들이 소를 빨리 살찌게 하기 위한 욕심으로 옥수수사료를 먹인 것이다. 폴은 소에게 생선가루, 옥수수사료를 먹이는 것에 분개했다. 옥수수사료 때문에 옥수수사료를 생산하는 미국에 종속당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폴은 학교교육은 받지 않았지만 그가 세상을 보는 눈은 지혜롭다. 자연을 지배하고자 하는 인간이 만든 유전자조작농산물과 핵발전소, 대량생산이 인간을 행복하게 하는지 생각하게 했다.

나는 지금 도시에 살고 있지만 폴과 같은 자연과 더불어 자급자족하는 삶을 동경하고 있다. 자연환경이 오염되고 있고 먹거리에 불신이 깊어 가는 요즘 많은 사람들이 폴과 같은 삶의 방식을 택한다면 삶의 여유와 건강을 누리면서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