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봄꽃들이 꽃 잔치들을 벌이고 있다. 노란 산수유를 시작으로 진분홍 홍매화, 흰 매화, 노란개나리, 분홍진달래, 하얀 벚꽃, 하얀 살구꽃이 화사하게 피어 자신만의 색깔을 뽐내고 있다. 지금처럼 꽃이 만발하는 봄에 잘 어울리는 책을 만났다. <문학이 사랑한 꽃 들>이다.

저자는 야생화와 문학에 관심이 많은 기자이다. 야생화에 관심이 많아 십여 년 전부터 우리나라의 들과 산으로 다니며 야생화 사진을 찍고 공부했다고 한다. 저자의 문학 에 대한 관심은 우리나라 현대소설을 거의 다 섭렵한 것 같다. 이 책에서는 양귀자, 강신재, 공선옥, 김동리, 조정래. 윤대녕, 권정생, 위기철, 은희경, 구효서, 윤후명 등등 작가 33명과 그 이상의 현대소설을 만날 수 있다.

이 책에는 우리나라 문학작품 배경에 꽃이 나오는 문학작품의 간단한 내용 소개와 함께 작품 속에 등장하는 꽃 사진, 꽃에 대한 설명도 재미있게 나와 있다. 평소에 야생화를 좋아했지만 야생화 이름을 잘 몰랐던 독자라면 이 책을 읽고 나면 야생화 이름을 제대로 알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자주 볼 수 있는 꽃과 나무에 대한 이야기가 많아서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벚꽃, 쥐똥나무, 미국자리공, 장미, 용버들, 비자나무, 사철나무가 배경에 등장하는 현대소설이 있다는 점이 흥미롭지 않은가!

나는 자주 보던 꽃나무인데 이름을 몰라서 궁금했었던 박태기나무꽃의 이름을 알게 되어 흡족했다. 박태기나무꽃이 배경에 나오는 소설은 문순태 작가의 단편소설<생오지 가는 길>과 박완서 작가의 <친절한 복희씨>이다. 꽃이 소설에 나오는 이유는 꽃이 의미하는 상징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이 책의 저자는 말하고 있다. <생오지 가는 길>에서 홍자색으로 온 나무를 뒤덮듯이 핀 박태기꽃은 베트남 결혼이주여성 쿠엔의 부푼 꿈을 상징하는 것이고, <친절한 복희씨>에서는 처음으로 이성을 보고 떨리는 처녀의 환희를 상징한다고 한다. 소설 속에서 꽃이 없이 이야기만 전개된다면 독자에게 주는 이미지가 강하지 않고 느낌이 좀 심심 할 것 같다.

저자는 야생화뿐만 아니라 잡초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지 않고 있다. 도심에서도 쉽게 볼 수 있으나 이름을 제대로 알지 못했던 잡초 7가지를 사진과 함께 설명했다. 잡초의 여왕 바랭이, 왕바랭이, 망초, 개망초, 환삼덩굴, 쇠비름, 명아주의 사진을 보면 누구나 “아 이거!”하고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도서관에 가면 많은 문학작품이 있다. 무엇을 읽어야 할지 모를 때 이 책에서 맛보기로 읽었던 책을 골라 읽어도 좋을 듯했다.

저자는 2013년에 <문학 속에 핀 꽃들>이라는 제목으로 이와 비슷한 책을 발표했다고 하는데 그 책도 한 번 읽어보고 싶다.

소망하는 것을 마음속으로 생각만 하고 있고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는 사람은 실제로 행동으로 옮기고 있는 사람을 보면 감탄과 부러움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어제 손에 들자마자 재미있게 읽어 내려간 <푸른 섬 나의 삶>이라는 책의 필자가 정말 부럽다.

이 책을 쓴 조남희는 서울에서 연봉 오천만원 이상을 받는 잘 나가는 30대 초반의 직장인이었다. 다람쥐쳇바퀴 도는 것 같은 삶, 스트레스를 받는 삶에 지치면 제주도로 여행을 떠나 충전하곤 했다. 제주도에서 돌아올 땐 서울로 돌아오기 싫어 눈물을 뚝뚝 흘릴 때도 많았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제주도에 잠시 갔다 오는 것으로는 더 이상 충전이 되지 않는 다고 생각한 필자는 결단을 내린다. 더 이상 서울에서 살지 않겠다고.

푸른 섬 나의 삶에는 필자의 3년에 걸친 제주도 정착과정이 솔직하고 담담하게 씌여 있다. 인터넷신문 오마이뉴스에 연재를 했던 내용이라 그런지 문장이 재미있고 재치가 있다. 필자가 그렇게도 원하던 제주도의 삶은 재미있고 유쾌하기만 하지는 않았다. 인간관계문제, 먹고사는 문제, 문득문득 찾아오는 외로움까지 필자는 솔직하게 밝히면서 극복해 나가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재미있게 써주었다.

게스트하우스에서 지낼 때 손님 중 자신이 제일 어리다고 생각 될 때는 궂은 일, 잔심부름을 알아서 했고, 집을 얻어서 제주살이를 시작하고서는 이웃에 계신 어른들께 간식을 들고 찾아뵙고는 했다. 필자의 친근하고 적극적인 성격은 제주살이에 많은 도움이 되었으리라 생각이 들었다. 생활비를 벌기 위해서는 귤밭에 일용직으로 나가 온 몸이 쑤시도록 귤을 따는 노동을 했다. 제주도가 태풍이 지나는 길목에 있는 덕분에 태풍이 불어 닥치는 밤이면 공포에 떨었던 일도 자주 있었다.

틈틈이 제주에서만 즐길 수 있는 오름등반, 고사리꺽기와 같은 즐거운 경험도 없는 것은 아니지만 필자가 제주도에서 살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더 많이 느낄 수 있었다.

잠깐 여행하러 들렀을 때는 못 느꼈을 제주도민의 4.3사건 같은 슬픈 역사와 농토가 부족한 제주도의 환경을 극복해 나가기 위해 도민들이 겪었을 어려움도 필자는 세심하게 느끼며 공감했다.

마음속에서부터 우러나오는 공감은 지지를 얻기 마련이다. 필자는 제주도 사람의 도움을 받아 셰어하우스2호를 준비하고 있고 직장생활도 하면서 안정적인 제주생활을 하고 있다.

필자가 제주도에 정착하기 위한 3년은 여행이 아닌 삶의 3년이다. 그녀 같은 삶을 꿈꾸는 사람은 이 책을 읽어 보면서 그녀가 어떻게 헤쳐 나갔는지 살펴보라. 서울에 살 건 제주에 살 건 어디에 살 던 누구나 거처를 구하고 사람들과 부대끼며 먹고 사는 일을 해결하는 것은 같다. 그것이 삶이다. 다른 것은 삶을 내가 살고 싶은 곳에서 살고 있는지 떠날 용기가 없어서 그냥 저냥 사는 것인지만 다를 뿐.

제주도에서 용기 있게 살고 있는 조남희 필자에게 박수를 보낸다.

북유럽에 위치한 스웨덴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스웨덴은 북쪽에 있으니 겨울이 길고 겨울에는 해가 늦게 뜨고 빨리 지고 여름에는 겨울과 반대로 해가 밤늦게까지 떠있는 나라라는 정도만 알려지지 않았을까. 그런데 저자는 우리나라에 별로 알려지지 않은 나라인 스웨덴에서 교환교수로 있다가, 한국과 스웨덴을 20년 가까이 왕래하며 공부를 하고 그 나라사람들과 살아온 경험을 이 책에 풀어 놓았다. 어떤 사람들과 어떻게 살았는지 궁금했다.

사람이 사는 모습은 거의 비슷한 거 같다. 한국이나 스웨덴이나 학교 다니고, 졸업하면 직장에 다니며 돈 벌고, 결혼하고 아이 키우고, 여행 다니고, 밥 먹고 사는 모습들은 비슷하다. 이웃, 친구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살아야 행복하다는 것도 비슷하다. 두 나라의 다른 점이 있다면 기후, 자연환경 먹는 음식이 다르고, 문화가 다르다는 정도가 아닐까. 이 책을 읽으며 사람이 사는 모습은 어느 나라에 살든지 정말 많이 비슷하다는 것을 느꼈다.

저자는 스웨덴에서 살면서 우리나라와 다른 점들을 이 책에 소개했다. 이 나라사람들은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산책을 많이 한다. 자연이 아름답게 잘 보존되어 있어서 그런지 자연을 느끼며 산책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저자도 산책을 많이 했단다.

겨울이 길어 일조량이 적은 스웨덴은 겨울이면 창가에 촛불이 여러 개 달린 모양의 전구를 계속 켜놓는다고 한다. 햇빛대신에 불을 밝혀 놓는 것은 좋은 생각 같다. 그 촛대전구들은 봄이 와야 치운단다.

스웨덴에는 겨울이면 눈이 아주 많이 오는데 교통대란도 없고 조용한 일상이 계속된다고 한다.

저자가 스웨덴에서 이용을 많이 한 곳은 second hand shop이다. 중고용품가게이다. 스웨덴에는 중고용품가게가 아주 많고 많은 사람들이 이용한다고 한다. 저자도 한국에 다시 돌아와야 하므로 비싼 새 물건을 살 필요가 없어서 중고용품 가게를 많이 이용했다고 한다.

저자가 스웨덴에서 행복한 경험을 많이 할 수 있었던 것은 친절한 스웨덴 친구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저자와 스웨덴 친구들이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고 저자를 도와주는 모습을 보면 저절로 입가에 미소가 지어진다.

스웨덴에서 좋은 친구들을 사귀고 특별한 경험을 한 저자가 참 부러웠다. 외국에 못 나가는 대신 우리나라에 찾아온 외국인들을 돕고 친구로 지낼 수 있는 방법도 좋은 방법이 아닐까 생각하며 책을 덮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