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만난 순간 내용을 읽기 전에 겉모양이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여느 책과는 다른 크기로 칼라사진이 많이 실려 있는 이 책은 참 고급스러운 느낌이다. 청동기 유물의 재현법을 후세에 남기기 위해서 책을 썼다는 저자의 말대로 소장가치가 있도록 책의 모양에도 많은 신경을 쓴 것 같다.

책의 내용은 말할 것도 없이 새롭다. 지금까지 들어본 적 없는 이야기가 담겨있고 만드는 과정을 본 적이 없는 것을 사진으로 확인 시켜주고 있다. 학창시절에 청동기유물이라고 어려운 이름을 외웠던 것 같은 기억이 어렴풋이 날 뿐인 다뉴세문경, 비파형동검을 저자의 방법대로 만들어 냈다. 후대사람들 중 여태까지 아무도 만들지 못했던 다뉴세문경, 비파형동검이다. 저자의 방법이라고 해서 얼토당토않은 방법으로 만든 것이 아니다. 남아있는 유물을 보고 신빙성 있는 방법으로 재현해 내었다. 그 재현하는 과정이 자세하게 사진과 글로 담겨 있어 흥미로웠다. 안타까운 것은 미술사학계나 고고학계와 저자와의 의견차이가 있는 점이다. 우리나라 전통방법인 밀랍주조방식이 아니라 저자의 방법으로 재현해 낸 것이라 할지라도 재현해 낸 것은 가치가 있는 일이다. 학계의 협력으로 더 좋은 연구결과가 나오면 좋겠다.

우리가 비파형동검이라고 부르는 것은 중국에서는 조선검이라 불리고 있고 요령지역, 산둥반도 등 여러 곳에서 출토되고 있다고 한다. 저자는 비파형동검을 재현한 후 그 칼을 이용하여 조선세법을 복원하였다. 우리나라 학계에서는 비파형동검이 의식에 사용되는 것이라고 하지만 비파형동검은 전투용 칼이라는 저자의 주장이 옳다는 생각이 든다. 청동기시대 때 의식용으로 사용할 칼을 현재 중국에서 그렇게 많이 출토될 정도로 많이 만들었을지 의문이 들기 때문이다. 청동기시대의 고조선이 동북아지역을 재패한 것은 성능이 좋은 비파형동검과 간두령, 쌍두령, 팔주령, 검파형동기 등과 같은 청동기 무기가 있어서 가능했다는 저자의 주장이 설득력 있었다.

동북아공정을 주장하는 중국이 조선검이라고 이름할 정도로 특별한 비파형동검도 앞으로 저자와 학계에서 협력하여 발전된 연구결과를 발표하길 바라고 이 책이 교두보 역할을 하길 바란다.

역사가 시작된 이래로 우리나라와 살을 맞대고 있어 뗄 수 없는 존재가 중국 아니던가. 지금은 분단되어 육로로는 갈 수 없지만 비행기와 배로 금방 갈 수 있고 사상도 우리와 다르긴 하지만 양쪽나라의 많은 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오고 가는지, 여전히 큰 영향을 주는 나라 중국.이다.

초등학생 때 국사를 배울 때도 사회시간에 사회과부도 책을 봐도 중국이란 나라는 나에게는 대단한 나라였다. 우리에게 고급문화를 전해준 나라이고 한글창제 전에도 창제 후에도 그 나라 글자를 당연하다는 듯이 갖다 쓰지 않았던가. 땅덩어리는 또 얼마나 큰 지 남북한을 다 합쳐도 몇 십배의 영토를 자랑하고 있었다. 그 생각은 청소년을 거치도록 계속 가지고 있었다. 청소년기 때 중국의 이름은 중공이었다. 공산주의 국가가 경제가 우리보다 좀 떨어진 다 해도 중공은 넘보기 힘든 나라나는 생각을 했었다.

1992년 중국과 수교 후 중국은 우리가 반드시 알아 할 존재가 되었다. 그러나 이 책을 읽다보니 저자는 중국에 진출하는 많은 한국기업들이 중국에 대해 알아보고 공부하기 보다는 무시하고 우리방식으로 그들을 대했고 그에 따른 손해도 많이 보았다고 한다. 저자는 삼성이 중국에서 자리를 잡기까지 20년 동안의 경험을 이 책에 담았다. 삼성이 많은 것을 성취한 것은 저자의 노력이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인내를 가지고 중국을 공부하고 중국문화를 이해하고, 중국인이 저자를 진정한 친구라고 생각하는 친구관계를 갖기까지 많은 시간과 정성을 들였다. 중국에 진출하려면 저자가 했던 노력을 꼭 해야만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인들은 초면에는 절대로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지 않고 체면을 중시하며, 만나자 마자 친구를 사귈 수 없다고 생각한다. 여러 번 만나 신뢰가 쌓이면 그 때서야 마음을 열고 친구라고 인정을 한다. 한 번 맺은 친구관계는 끝까지 이어가는데 이어갈 수 있도록 서로 노력해야 한다. 도움을 요청하면 도와주려고 애쓰며 도움을 받았다면 꼭 답례를 해야 하는 곳이 중국이다. 서로 간에 주고받기가 아주 정확하다. 1을 받았으면 2로 답례를 해야 한다고 한다. 체면을 구겼거나 손해를 보았다면 끝가지 복수한다는 마음이 있기 때문에 꼭 기억을 해야겠다. 중국인들은 친구가 중요하지 회사나 조직이 중요하지 않다고 한다. 회사는 일한 만큼 돈을 주는 곳이라는 생각이 강하다니 우리나라나 서양의 사고방식과는 완전히 다른 것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은 내용이 담겨 있는 이 책을 읽다보니 중국에 대해 잘 알 것 같았다. 중국은 큰 나라, 역사가 오래되고 우리 선조들에게 많은 영향을 준 나라였다는 생각과 함께 중국인의 성향과 속에 담고 있는 생각들을 알 수 있었다.

어디서나 친구를 사귀려면 노력해야 한다. 못나다고 무시하면 친구를 어떻게 사귈 것인가. 서로 신뢰하는 사이라면 신뢰를 유지하도록 애써야 하는 것도 당연하다. 도움을 받았으면 나도 도움을 주어야 하고 답례도 해야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중국뿐 아니라 어느 나라에 살든지 이런 인간관계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책을 덮었다.

중국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중국에서 진정한 친구도 사귀고 좋은 성과를 얻길 바라며 일독을 권한다.

이 책의 표지를 볼 때 <히말라야도서관>이라는 제목과 함께 두 눈에 들어오는 두 줄의 문장이 있다. ‘세계 오지에 만육천개의 도서관, 천오백만권의 희망을 전한 한 사나이의 이야기’라는 문장이다. 가끔 세종서적에서 출판한 책을 구입해서 읽어 보면 감동이 있는 논픽션을 만날 때가 있다. 이 책도 감동이 있는 논픽션이 아닐까 추측하면서 흥미를 가지고 책장을 넘겼다.

저자 존 우드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회사 마이크로소프트의 아시아지역 마케팅 담당 임원이었다. 30대 때 벌써 임원이 되어 실력을 인정받고 있었다. 사람들의 일반적인 생각은 젊은 나이에 대기업의 임원이 되었다면 그 명예와 부를 누리며 그것을 지키기 위해 애쓰지 않았을까. 존 우드는 그렇지 않았다. 어느 날 휴가로 히말라야로 트래킹을 갔다. 우연히 네팔의 교육공무원을 만나 그곳의 교육현실을 보고는 네팔의 초등학교에 책을 가져다주기로 마음먹었다. 3주간의 등반을 마치고 카트만두에서 지인들에게 메일을 보냈다. “네팔을 위한 책- 제발 도와주세요.”제일 처음으로 존이 히말라야 도서관을 위해서 시작한 일이다.

존은 회사일을 하는 틈틈이 지인들에게 메일로 네팔의 현실을 알렸고 네팔의 초등학교에 책을 기부할 것을 호소했다. 많은 사람들의 호응이 있었고 존의 부모님이 적극적으로 돕고 나서서 히말라야로 갈 책들이 부모님 댁으로 모아졌다. 네팔의 바훈단다 어린이들과 약속한 후 1년 뒤에 존은 아버지와 함께 몇천권이 넘는 책을 가지고 돌아갔다. 기뻐하는 어린이들과 선생님을 보면서 존 또한 큰 보람을 느꼈다. 이것은 존의 인생을 바꾸는 가장 첫 번째 사건이었다.

존은 회사에서도 열심히 일하였고 시드니에서 베이징으로 발령받았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아시아담당 서열 2인자가 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열심히 일하던 회사일도 네팔에서 만난 어린이들의 눈망울이 생각나면 그 전처럼 열심히 할 수 없었다. 자신이 머물고 있는 베이징의 매연은 존의 몸을 지치게 했다. 존의 열정은 네팔의 도서관으로 옮겨지고 있었던 것 같다. 존이 네팔에 도서관을 만들고 싶은 꿈을 아버지에게 의논했을 때 아버지의 대답도 놀라왔다. 존을 이해하고 존이 하고 싶은 일을 하도록 지지했다. 많은 부모들은 어떤 대답을 할까? “어떻게 들어간 대기업인데 승진도 했는데 왜 고생을 사서 하려고 하니?”이런 대답이 많이 나오지 않을까.

존은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히말라야도서관사업과 학교를 짓는 사업, 장학급수여사업을 확장시켜 나갔다. 처음에는 돈이 없었지만 뜻이 맞아 함께 일할 동역자를 만났고, 자원봉사자 네트워크를 만들어 나갔고 기부자들을 만나 후원금을 만들어 냈다. 존이 “룸투리드”라는 비영리단체를 체계적으로 투명하게 관리하는 모습은 많은 기부와 후원을 끌어 들였다. 단체의 직원을 뽑을 때도 열정이 있는 직원을 뽑았고 마이크로소프트회사에서 만났던 상사 스티브발머와의 경험을 토대로 직원들을 관리했다. 자신은 먼거리를 비행할 때 비행기꽁무니에 타고 매달 직원들 월급을 어떻게 줄까 고민하면서도 말이다.

존의 열정은 네팔, 베트남, 스리랑카, 에디오피아 등의 개발도상국에 천오백만권의 도서를 기증했고 만육천개의 도서관을 건립했으며 천팔백개의 학교를 지었다. 교육을 받을 수 없는 지역의 어린이들에게 교육을 받게 해서 미래를 바꿀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것은 얼마나 보람있는 일인가. 존의 모습을 볼 때 감동이 밀려온다. 자기계발서를 몇 권 읽는 것도 좋지만 이런 감동이 있는 책 한 권을 읽을 때도 나는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고 열심히 살아야 겠다는 결심을 더 하게 된다. 감동이 있는 책을 읽고 싶은 분은 한 번 일독해 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