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매지노베이션이란 제목이 신선하다. 상상(imagination)과 혁신(innovation)의 합성어를 만들어 쓴 저자의 아이디어가 놀랍다. 상상+혁신=창조경제라는 공식이 책 표지에 노랗게 표시되어 있어 저자가 무슨 말을 하려는 것일까 궁금했다.

저자 윤종록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원장은 자신이 직접 경험한 창업국가 이스라엘을 표현하기 위해 신조어를 만들었다고 설명한다.

윤종록은 KT의 부사장이었고 초대 미래창조과학부 차관까지 역임했었다. 에후드 올메르트 전 이스라엘 수상과의 인연으로 이스라엘을 방문하여 한 달간 머물면서 대학과 벤처캐피털, 스타트업 등 30명의 창업생태계 관계자들을 만났다.
이 책에는 윤 원장이 느낀 이스라엘의 경쟁력의 원천과 에후드 전 총리, 그리고 18명의 창업생태계 관계자와의 인터뷰 내용, 시몬 페레스 이스라엘 전 대통령의 서신이 담겨 있다.

이스라엘은 우리나라처럼 자원이 없는 나라이고 우리나라의 충청북도 정도의 땅과 천만도 안 되는 인구를 갖고 있는 나라이다. 그러나 서울대의 절반 규모인 히브리대에서 벌어들이는 연간 특허료로는 1조원에 달한다. 이스라엘 바이츠만 과학연구소의 특허를 상용화해 기업들이 벌어들이는 매출액은 연간 200조원에 이른다.

그 비결은 이스라엘의 후츠파정신 이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후츠파’는 히브리어로 ‘뻔뻔함’ ‘담대함’ ‘저돌성’ 등을 의미한다. 요즘에는 형식과 권위에 얽매이지 않고, 끊임없이 질문하고 도전하며, 자신의 주장을 당당히 밝히는 이스라엘인 특유의 도전정신을 뜻하는 말로 쓰인다. 이스라엘은 가정에서부터 학교·회사·친목 모임 등 사회 전반에 이르기까지 ‘후츠파’를 교육 방침이자 핵심 가치로 삼고 있다고 한다.
후츠파는 후안무치한 뻔뻔함이 아니라, 형식과 권위에 얽매이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하고 질문하는 태도로서 자원이 없는 이스라엘을 기술 강국, 나스닥에 상장된 회사가 가장 많은 나라로 만드는 원동력이 되었다.

질문하고 답을 상상하고 상상한 것을 아이디어로 발전시키고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창업을 하기 원한다면 누구나 쉽게 창업할 수 있고, 실패한다 하더라도 실패 원인을 찾아 공부하는 기회로 삼고 다시 재기할 수 있는 나라가 이스라엘 이었다.

저자는 이스라엘의 경쟁력을 열 가지로 압축한다. 동기부여, 인내력, 감수성, 호기심, 창의력, 열린 사고, 낙관, 전문성, 겸손, 정직이다. 이 중에서 우리에게 특히 없는 것이 열린 사고다. 위계질서를 강조하며 성장해온 탓에 기존의 성공 공식을 쉽게 버리지 못한다는 것이다.

21세기 사회는 손과 발로 하는 노동을 중심으로 발전하는 사회가 아니다. 부지런한 두뇌를 중심으로 발전하는 창조경제 사회이다. 창조경제 사회에서 우리나라가 살아가기 위해서는 열린사고를 가지고 이매지노베이션해야 한다는 저자의 주장에 공감이 와 닿는다.

여행을 좋아하지만 떠날 여건이 안 되어 못 떠나고 있고, 겁이 많아 모험은 커녕 위험한 일은 해 본적도 없다. 다른 사람의 경험을 부러운 마음과 존경심을 담아 책으로 읽거나 텔레비전을 본 것이 전부이다. 나는 언제 여행과 모험을 해볼까하고 마음으로만 늘 생각해오고 있다.

이런 내 눈에 쏙 들어 온 책 <야생속으로>는 여행과 모험은 그림의 떡인 내가 간접경험 하기에 아주 훌륭한 책이다.

책 제목 그대로 야생 속으로 떠난 주인공은 27세의 대학휴학생 김정철이다. 보통 우리나라의 27세 젊은이라면 스펙과 취업이라는 세상만 바라보고 있을 때인데 주인공은 보통 젊은이와는 다른 세상에 관심과 열정을 쏟고 있는 젊은이다.

주인공이 야생 속으로 들어간 곳은 남미의 사막 아타카마사막이다. 이 사막은 세계 4대 극한마라톤 장소 중에서 해발고도가 가장 높고, 낮 기온은 40도가 넘고 밤에는 영하로 떨어지는 일교차를 보이는 곳이다. 이런 사막을 250km를 횡단하는 마라톤에 참가하며 좀 더 의미 있는 도전을 하고 싶어서 지구 환경을 위해 UNCCD(UN 사막화 방지 협약)에 1km를 달릴 때마다 5달러씩 기부까지 하기로 한 주인공. 주인공은 막노동 아르바이트를 하고, 후원처를 찾아 서울과 부산을 수도 없이 오르내렸고 숱한 거절 끝에 스위스아웃도어 의류회사의 협찬을 받아 참가하였다. 고생을 사서한다는 말이 주인공을 두고 하는 말 같다.

요즘 우리나라의 여름 날씨가 35도를 넘어 덥다는 소리를 입에 달고 살았는데 낮 기온이 40도가 넘고 그늘 하나 없는 곳에서 걸었을 주인공은 얼마나 더웠을까. 발에 물집이 잡히고 발톱이 다 들뜬 아픈 발로 소금물사막을 걸었을 때는 찢어진 신발 사이로 들어온 소금물이 주인공의 발이 얼마나 따가웠을까? 중단하고 싶은 마음을 이겨내고 최후미로 마라톤을 완주한 주인공은 극한의 한계를 경험하였고 성공하였다. 주인공의 경험은 불투명한 미래를 위해 애쓰는 우리나라 젊은이들에게 불굴의 의지를 가지고 도전하라고 외치는 것 같다.

주인공의 극한의 야생체험은 사막에서 그치지 않는다. 남미의 최고봉인 6962미터의 아콩카과 산을 당나귀와 도우미의 도움 없이 정복하는 것에 도전한다. 조금은 무모에 보이고 계획성이 부족해 보이는 도전이었지만 정상을 찍고 내려왔다. 주인공이 등정에 성공한 것은 자연을 향한 겸손한 자세, 함께 하는 사람들과 도움을 주고받는 친화력, 강한 체력과 정신력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주인공의 극한의 체험외에도 주인공이 1년 동안 남미를 여행한 이야기와 함께 아타카마 사막마라톤에 참가하는 방법과 팁, 아콩카과 산을 등반하는 방법도 소개하고 있어 남미여행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소장하면 좋을 것 같다.

올 여름 이 책과 함께 남미로 극한의 체험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내가 학교에 다니던 1980년대에는 뉴스를 알려주는 매체로 텔레비전, 라디오, 신문이 다였다. 그 중 신문은 뉴스를 텔레비전보다 더 구체적이고 자세한 사항까지 읽어 볼 수 있는 매체였다. 학생 때 신문에서 열심히 읽었던 부분은 사회면과 문화면이었다. 정치에는 별관심이 없어서 큰 글씨만 읽고 지나갔고 만평이나 만화는 흥미와 관심을 갖고 읽었던 것 같다. 1컷짜리 만평을 보며 지금 우리나라의 중요한 이슈가 무엇인지 대충 파악했던 것 같다. 그림 한 컷으로 어떻게 정치상황이나 인물, 사회현상까지 표현할 수 있었는지 감탄한 적도 많았다.

예전에 신문에서 단편적인 시선으로 만평을 감상했던 내게 <세상을 향한 눈>이란 책은 흥미 있는 책이었다. 프랑스인 저자가 세계를 뒤흔든 최고의 만평들 250편을 골라서 배경과 설명을 함께 실어 놓았기 때문이다. 1989년부터 2012년까지 25년 동안에 정치적, 역사적으로 가장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순간을 표현한 작품들 250개를 만나보며 그 당시의 역사, 사회문제, 이슈 등을 함께 알 수 있었다. 한 사건이나 문제를 여러 나라의 만평가의 만평을 통하여 그들의 다른 시선을 느낄 수 있는 점은 이 책의 큰 장점이다. 1989년 11월9일에 있었던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역사적인 날의 만평을 예로 든다면 이탈리아, 알제리, 이스라엘의 만평을 1개씩 소개하었고 독일의 만평을 3개 소개하였다. 하나의 사건을 보고 각기 다른 시선과 생각을 표현한 만평들이 참 흥미롭고 고개를 끄덕이게 하였다. 특히 이스라엘 만평가가 미래의 독일 통일을 보면서 과거 2차 세계대전에서 유태인이 나치에게 당했던 비극을 떠올렸다는 내용의 만평은 저자의 넓은 시야를 알 수 있게 하였다.

저자가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만평은 민주주의의 도구이며 만평가는 정치적 행위자라고 말하고 있는 점이다. 다양한 권력과 부조리, 독재를 비판하고 조롱하고 풍자하는 데 만평만한 것이 없다고 한다. 이 책의 표지를 장식하고 있는 만평이 그것을 말해주는 것 같다. 손을 다친 사람은 시리아의 만평가 알리 페르자트이다. 시리아 정부를 비판하는 만평을 그렸다는 이유로 친정부 민병대에 끌려간 알리는 손을 몽둥이로 맞아 손가락을 잃었고 그것을 풍자하는 만평을 익명의 만평가가 그린 것이다. 이 책을 통해서 죽음의 위협을 무릅쓰고 생동하는 역사를 그려내는 만평가들의 날카로운 시선을 느낄 수 있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우리나라의 만평은 한 개도 없다는 점이다. 앞으로 우리나라 현대사의 이슈를 아우르는 만평들을 한 권의 책에서 만나보면 좋겠다.

풍자와 비판의 펜은 강자를 향해 날을 세우고 약자를 위해 움직여야 한다는 저자의 주장에 공감하며 지금도 열심히 활동하는 세계의 만평가들에게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