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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프팅 : 범유진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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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범유진
  • 출판사 : 다산책방
  • 발행 : 2024년 04월 19일
  • 쪽수 : 244
  • ISBN : 979113067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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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학생·부모·교사 100인이 강력 추천한
2024년 최고의 청소년 소설
“학교가 사라진 세계로 출발합니다.”

“아, 오늘도 학교 가기 싫다!” 지긋지긋하지만 벗어날 수 없어 울며 겨자 먹기로 등교를 준비하는 비몽사몽 십 대. 그들의 눈을 번쩍 뜨이게 할 놀라운 세계관의 소설이 출간됐다. 여러 장르를 넘나들며 ‘요즘 청소년’들의 다양한 표정을 그려온 범유진 작가의 신작 『쉬프팅』은 학생이라면 한 번쯤 꿈꿔봤을 ‘학교가 사라진 세계’, 그 발칙한 상상을 과감하게 실현해 낸 청소년 SF소설이다. 괴로운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 서로 다른 선택을 결심한 소년 소녀 이야기가 박진감 넘치게 펼쳐진다. 학교가 답답한 십 대들에게 해방감을 선사할 뿐만 아니라 우리가 관습적으로 떠올리던 ‘학교’의 의미와 기능을 되돌아보게 해줄 작품이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창작기금 발간지원 사업에 선정되었다.

출판사 서평

학교가 사라진 세계로 향하는
엘리베이터에 탑승하시겠습니까?
문이 열리면 상상 속의 그 세계가 펼쳐진다!

시간표에 맞춰 쳇바퀴처럼 굴러가는 학교생활이란 새로울 것이 없다. 그럼에도 끝내 익숙해질 수 없는 미묘한 긴장감이 교실 안을 맴돈다. 매겨지는 등수, 꿈과 현실의 괴리, 암묵적으로 나뉘는 친구들 간의 서열……. 갑갑하기만 한 학교가 사라지면 우리는 행복을 만끽할 수 있을까? 『쉬프팅』은 학교 없는 평행세계를 배경으로, 보호받지 못하고 기댈 데 없어 누구보다 행복이 절실했던 로아와 도율의 고군분투를 담고 있다. ‘변화’와 ‘복수’라는 서로 다른 용기를 내보기로 결심한 두 아이의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다른 세계로의 이동을 뜻하는 ‘쉬프팅’은 실제 청소년 커뮤니티에서 방법과 후기가 공유되는 인기 키워드로, 제목 자체로도 십 대 독자들의 궁금증을 일으킬 소설이다.

학교에서는 늘 웃는 얼굴의 로아는 사실 가정폭력의 피해자다. 클라이밍 선수답게 악착같이 버티는 마음으로 독립의 날이 오기만을 기다린다. ‘학교를 좋아하는 학생은 없다’라는 명제를 기본으로 동료의식을 쌓아 올리는 친구들 사이에서 열심히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는 척하지만, 학교를 안식처로 여기는 마음 한구석에 씁쓸함과 외로움이 점점 짙어지는 건 어찌할 수 없다.
한편 로아와 같은 반인 도율은 학교에서의 시간을 견디기 어렵다. 자신을 괴롭히는 아이들에게서 벗어날 방법은 인터넷 커뮤니티로의 도피뿐. 게시판에 올라온 ‘사역마 부르는 주술’을 열심히 따라 해보지만 그럴수록 조롱 섞인 말들만이 많아지고, 학교와 집 그 어디에도 마음을 붙이지 못한다. 의지했던 담임에게 처음으로 학교폭력 피해 사실을 고백했지만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모습에 도율은 분노를 참지 못하고 결국 돌이킬 수 없는 사고를 저지르고 마는데…….
현실에서 벗어나 다른 세계로 가고픈 로아와 도율. 쇼핑몰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친 두 아이는 도시 괴담쯤으로 여길 법한 ‘엘리베이터 쉬프팅’으로 평행세계에 가게 된다. 그곳은 로아에게 피난처였고, 도율에게는 지옥이었던 학교가 사라진 세계! 이 낯설고도 새로운 세계 안에서 로아와 도율은 진정으로 행복해지기 위한 선택의 갈림길에 선다. 학교 없는 세계에 남을 것인가, 이전으로 돌아갈 것인가.

작가 범유진은 제도권 밖에 놓인 십 대들의 아픔을 위로한 『우리만의 편의점 레시피』와 학교폭력에 희생된 친구를 위하여 용기 낸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친구가 죽었습니다』 등 위태롭지만 희망을 놓지 않는 건강한 청소년의 모습을 그려왔다. 이번 신작에서도 삶을 긍정하며, 어제에 머물기보다는 내일을 향해 나아가고자 하는 사람이 더 행복해질 수 있음을 강조한다. 쉬프팅이라는 가상의 개념을 통해 청소년들의 아픔을 드러낸 『쉬프팅』은 역설적으로 가장 적나라하게 현실을 보여주는 SF소설이자 지극히 희망적인 내일을 꿈꾸게 만드는 소설로서 독자들을 사로잡을 것이다.

다른 세계에, 또 다른 내가 살고 있다면
그 애는 행복하게 살고 있을까?

모두가 저마다의 고민과 슬픔을 견디며 하루를 보낸다. 모든 아픔을 다 내보일 수 없고, 온전하게 위로받을 수도 없기에 삶은 고단하다. 그럼에도 나를 사랑해 주고 응원해 주는 사람들에게서 우리는 내일을 준비할 힘을 얻는다. 로아와 도율의 하루가 유독 더 힘겨웠던 것은 가장 기대고 싶은 가족과 친구들에게서 있는 그대로의 ‘나’를 부정당해 왔기 때문이다. 약해질 대로 약해진 두 아이에게 사회와 제도, 어른들, 그 무엇도 곁을 내어주지 않는다. 이 냉혹한 현실은 쉬프팅 이후의 학교가 사라진 세계에서 더욱 극대화된다. 공교육이 무너지고, 모든 것이 자본으로 귀결되는 사회에서 청소년의 안전과 존엄은 더 이상 보장되지 않는다.

내가 머물고 싶던 곳은 학교가 아니었어.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있는 것,
그들과 함께 있을 수 있는 공간을 사랑했던 거야!
_변화를 선택한 로아

네가 나한테 한 짓을 넌 모르겠지. 난 널 용서 못 해. 이쪽 세계의 네가 갚아야 해!
_복수를 선택한 도율

완전히 다른 선택을 결심한 두 아이의 행보는 ‘학교’의 의미를 넘어 ‘삶’의 의미까지 되새기게 한다. 지난날 나를 괴롭히던 사람들과 똑같은 방식의 복수를 선택한 도율과 달리 로아는 소리치고, 내달리고, 함께하며 행복을 향해 스스로 나아가기를 선택한다. 사실 대부분의 사람이 도율과 비슷하게 어제의 나로부터 쉽게 벗어나지 못하기에, 스스로 변화하기를 결심한 로아의 선택은 더욱 빛이 난다. 이 눈부신 선택으로 로아는 자신을 사랑해 줄 친구들을 알아보고, 자신 또한 그들에게 진정한 사랑과 우정을 베풀 수 있는 친구가 되고자 헌신한다.

로아와 도율이 다시 탑승한 엘리베이터가 또 한 번 새로운 세계를 향해 출발하는 것으로 이야기는 끝이 난다. 아직 그 어떤 결과도 알 수 없는 십 대들의 미래를 연상케 한다. 다만 분명한 것은 행복해지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닌, 행복해지고야 말겠다는 굳은 의지가 충만한 자만이 그 세계가 어디든 기어코 행복한 내일을 맞이하게 되리라는 사실이다. 『쉬프팅』은 이 알 수 없는 내일로 향하는 청소년들에게 응원을 건네며, 그 의지의 동기가 되어 줄 성장소설이다.

추천사

하정현(창원 구산중학교 교사)
우리가 다니고 있는 학교와 우리가 꿈꾸는 학교를 돌아보게 만드는 문제작이다. 학교 안과 밖에서 하루를 버티는 아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최혜경(창원 명서중학교 교사)
‘학교가 사라진 세상’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청소년들이 행복할 수 있는 세상을 스스로 찾고 만들어 갈 수 있기를 소망해 본다.

이금희(함안 호암중학교 교사)
학교가 지옥 같은 도율도, 학교가 피난처인 로아도 결국 진정으로 바란 것은 ‘존재에 대한 이해와 인정’일 것이다. 상처투성이인 서로를 보듬으며 보다 나은 세상을 위해 연대하고 행동하는 로아와 친구들에게 어른으로서 어떤 답을 내놓아야 할지 진지하게 묻게 되는 작품이다.

목차

쉬프팅 0Day 같은 학교 다른 마음
쉬프팅 1Day 학교가 사라졌다
쉬프팅 2Day 천국 같은 디마이
쉬프팅 3Day 어서 오세요, 새로운 세계에
쉬프팅 4Day 하이에나 굴에 들어가도
쉬프팅 5Day 머물고 싶은 곳
쉬프팅 6Day 믿는 대로 선택하라
쉬프팅 7Day 다시 도돌이표
쉬프팅 8Day 디데이
쉬프팅 9Day 성공과 실패 사이

작가의 말

본문중에서

“말했잖아. 평행세계에 갈 수 있다고. 그걸 쉬프팅이라고 부른대. 우리도 한번 해보자! 여기 빈 건물이니까 다른 사람은 엘리베이터 안 탈 거 아냐. 평행세계 관심 없어?”
로아는 멈칫했다. 어릴 적부터 했던 상상과 도율이 설명하는 평행세계가 딱 맞아떨어졌다. 살짝 호기심이 생겼지만 친구들이 기다리고 있을 테니 도율의 장난에 맞장구칠 순 없었다. 로아는 애써 관심 없는 표정으로 다시 도율을 재촉했다.
“관심 없어. 빨리 1층이나 눌러.”
엘리베이터는 층마다 멈추다가 10층에 도착했다. 도율은 다시 5층을 눌렀다.
“5층에 도착했을 때 DR의 존재가 엘리베이터에 타면 70퍼센트는 성공이야.”
“DR? 그게 뭐야?”
“Desire Reality. 쉬프팅으로 가게 되는 세계를 그렇게 불러. 막상 가게 되면 그냥 이쪽 세계, 원래 세계 그렇게 부르는 것 같긴 해. 번거롭잖아.”
엘리베이터는 빠르게 5층으로 내려갔다. 그 사이에도 단톡방의 새 메시지 알림 숫자는 계속해서 늘었다. 로아는 단톡방을 클릭해 봤지만 엘리베이터 안이라 데이터가 잘 터지지 않는 탓인지 글자는 하나도 뜨지 않았다. 빈 창에 스크롤만 왔다 갔다 했다.
“한마디로 정리하면 디마는 완전 그거네. 신종 귀족.” _41쪽

이쪽 세계에서 교육은 계급이다. 피라미드 위쪽에 선 상류층만이 누릴 수 있는 합법적인 부의 세습 도구다. 그리고 도율은 디마이러, 즉 디마다. 이 세계의 도율은 주인공이다. 이미 승리자다. 도율은 크게 입을 벌리고 미친 듯이 웃었다. 큰 소리로 웃으면 엄마가 들여다볼까 봐 숨죽여 끅끅거렸다. 웃다가 모니터네 뜬 옛날 기사를 소리 내어 읽었다.
“더 이상 학교는 없다.”
학교가 사라졌다. 나를 괴롭히던 학교는 이제 없다. 도율은 웃음을 멈출 수 없었다. _65쪽

‘이걸 열면…….’
무언가 바뀔까? 아무것도 바뀌지 않을까? 문고리를 잡은 손에 더욱 힘이 들어갔다.
‘이미 바뀌었잖아. 이미 다른 세계에 왔잖아. 그러니 더 실망할 건 없어.’
로아는 굳게 마음을 먹고 옷장 문을 단숨에 열어젖혔다. 활짝 열린 문 안에서 한 무리의 물고기들이 쏟아져 나왔다. 커다랗고 화려한 가지각색의 물고기들. 물고기들은 자유롭게 허공을 헤엄쳤다. 로아는 그 춤사위를 홀린 듯 바라보다가 옷장 안에서 느릿느릿 헤엄쳐 나오는 은빛 물고기 한 마리를 발견했다. 어딘가 휘청거리는 듯한 움직임이었다. 로아 앞으로 다가온 은빛 물고기의 아가미 부분에는 작은 구멍이 뚫려 있었다.
“아가미를 다쳤구나, 너. 그러면 친구들과 함께 있기는 힘들 거야.”
꼭 나 같네. 로아는 은빛 물고기를 내려다보며 중얼거렸다. _162쪽

“야, 너 왜 이래? 율아, 정신 차려!”
“닥쳐! 난 널 용서 못 해.”
주혁에게 붙잡힌 도율의 팔이 부들부들 떨렸다. 도율은 아랫입술을 꽉 깨물고 있는 대로 몸에 힘을 줬다. 주혁의 표정에 혼란스러운 기색이 역력했다.
“나를? 왜?”
“네가 나한테 한 짓을 넌 모르겠지.”
“내가 뭘 했는데? 율아! 박도율, 우리 친구잖아.”
주혁의 하소연은 도율에게 와닿지 않았다. 오랫동안 눌러온 분노가 도율의 몸 안에서 터져 나왔다. 손등에 울퉁불퉁 핏줄이 섰다.
“이쪽 세계의 네가 갚아야 해.” _200쪽

‘이 로프가 꼭대기까지 설치되어 있을 거란 보장은 없어. 또 문이 있어서 잠겨 있을 수도 있고. 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순 없잖아.’
로아는 안전벨트를 허리에 차고 로프를 잡았다.
‘디데이를 성공시킬 거야. 성공시키고야 말겠어.’
로아는 벨트의 고리를 꽉 조인 후 발판을 밟고 벽을 올랐다. 한 발 위로, 또 한 발 위로. 로아는 다람쥐처럼 민첩하게 위로 향했다.
그러나 거침없던 로아의 등반은 한순간 중단되었다. 몸의 반응으로 알 수 있었다. 14미터다. 로아는 고개를 들어 위를 바라보았다. 로프가 걸린 위쪽 창문까지는 얼마 남지 않았다. 저주다. 1미터의 저주. 발이 발판에 달라붙기라도 한 듯 도저히 떨어지지가 않았다. 등이 뻣뻣해졌다. 금방이라도 밧줄을 놓칠 듯 손에 힘이 빠졌다. 가쁜 호흡이 몰려왔다.
‘움직여. 움직여야 해.’
쓸데없는 것. 넌 쓸모없어. 어디선가 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듯했다. 로아는 두 눈을 질끈 감았다. 그리고 크게 숨을 내쉬었다.
‘숨을 쉬자, 숨을. 떠올려봐. 이곳에서의 날들을.’ _2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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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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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어린이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저서로 『맛깔스럽게 도시락부』, 『선샤인의 완벽한 죽음』, 『우리만의 편의점 레시피』, 『두메별, 꽃과 별의 이름을 가진 아이』, 『아홉수 가위』 등을 발표했으며, 다양한 장르의 앤솔러지에 참여했다. 하루를 위로하는 초콜릿 같은 글을 쓸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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