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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현과 Them Averick의 시집『메트로폴리스』. 거대도시(메트로폴리스) 속 현대인의 군상을 풍자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김성현은 거대도시 속에서 편의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이기심과 무심함을 날카로운 시어로 풍자한다. 덴마크 출신의 교포 작가 Them Averick이 쓴 영시에서는 낯선 언어의 이질감에서 오는 새로운 단절 극복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 이 책에 담긴 시 한 편!

<꽃>

젖은 눈
녹아 내리다.
회색빛으로 서럽게.
눈가를 흐리고 말이 없다.
묵묵한 하늘가 그 변방 어디에서
새하얗게 피어나지 못한 서러운 눈꽃이
서글픈 제 모습에 눈물을 흘리고 비스듬히 서다.

거대도시 속 현대인의 군상을 풍자한 시

세상은 초침보다 빠르게 돌아간다. 현대는 기계적인 거대도시(메트로폴리스)로 변해버렸고 사람들은 태어날 때부터 ‘고독’이라는 인큐베이터에서 철저히 보호받으며 성장한다. 작가는 거대도시 속에서 편의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이기심과 무심함을 날카로운 시어로 풍자했다.

시집에는 우리말 시와 영어시가 수록되어 있다. 우리말 시는 영문학을 전공한 현 대학강사의 작품들로, 단조로운 일상과 혼잡한 사람들의 관계 속을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비집고 들어간다. 이러한 작가의 시선은 마지막 작품인 ‘메트로폴리스’에서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기계적인 거대도시(메트로폴리스)로 변해버린 현대를 사람들은 태어날 때부터 ‘고독’이라는 인큐베이터에서 철저히 보호받으며 성장한다. 작가는 거대도시 속에서 편의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이기심과 무심함을 날카로운 시어로 풍자했다. 덴마크 출신의 교포 작가가 쓴 영시에서는 강한 자의식을 표출하고 있으며 낯선 언어의 이질감에서 오는 새로운 단절 극복 가능성을 제시한다. <메트로폴리스>의 정체성은 단절이 아니라 화합이다. 고독이 아니라 따스함이다.

머리말

김성현

꽃
진영
아침
새벽
진영 2
영원으로 가는 길
돋보기가 환상을 지운다
자기 흉내내기
진영 3
사소한 것
다시 사랑
너를 생각하면
마담 보봐리
경주에게
천 개의 태양이 뜨는 밤
나를 설득시켜라
그립다
서두르지 말라
장마
눈 나리다
어느 봄날
달밤
하늘로 떨어지다
야상곡
거대한 날개
나의 시에게
헬레나 노르베리-호지
연인
적도의 꿈
서해안 고속도로 1024
메트로폴리스 제 1판


Them Averick

Preface

accident at 23:00
fabric-less pageants
she sang her world
consciousness
love and hate
someone
wonderful
forbidding mourning
tired
D'S
perspective
fowl
life and death
baffoon
yesterday at 5am
sudden illumination
reflection
ordinary
before the rain catches me dead
medley
king slob
midnight blue
food fight
rainy days
perfection
these closed eyes
winter
lamb and tsing dao

밤이 되면 도시는 깨어난다.
느닷없이 부릅뜨는 악어의 눈꺼풀처럼,
소름끼치도록 빠르게 움직이는 지네의 발처럼
곧게 뻗은 올림픽대로의 소실점 끝까지
수백 개의 가로등이 한꺼번에 눈을 뜬다.

밤이 되면 도시는 일어선다.
무료한 일상과 금욕은 끝이 나고,
비로소 모험과 욕망의 시작이다.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