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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로스를 위한 청원

원제 : A Plea for Eros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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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내가 사랑했던 것]의 저자 시리 허스트베트의 에세이 모음집이다. 글의 주제가 자신이 성장했던 미국 중서부 미네소타의 시골이든, 복장도착증이든, 아니면 유명 작가의 소설이든, 인문학자이자 소설가인 허스트베트의 에세이들은 어느 것도 쉽게 지나칠 수 없다. 그녀는 늘 우리가 보지 못하는 곳을 보고, 그곳에 드리운 빛의 이면을 바라본다. 이 책에서도 역시 가벼운 터치와 완벽한 명료함으로 그녀는 문학과 삶 둘 다를 가리는 문화적 편견을 벗겨내고, 작가라는 존재들에게 필연적으로 내재하는 다중인격을 탐구한다.
    20세기의 여성이 코르셋을 지지하고, 남자가 되어보는 것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 진지하게 논하고, 이 시대에 에로스를 변호하는 것이 가능한가? 허스트베트라면 가능하다.
    허스트베트는 자신의 분절된 자아에 대해, 그리고 이것이 어떻게 그녀를 작가로 다듬어갔는지에 대해 엄중하고 정직하게 써 내려가고, 자신이 사랑해 마지않는 피츠제럴드, 찰스 디킨스, 헨리 제임스의 작품들에 관해 흥미로운 통찰과 깊은 이해로 이야기한다.
    이 책은 나와, 나이기도 하고 아니기도 한 타인에 관한 이야기이자, 그런 두 인격이 함께 살아가는 장소에 관한 이야기이다.

    출판사 서평

    여기와 저기, 나와 타인, 욕망과 에로스, 실제와 허구 ‘사이’를 탐색하는
    시리 허스트베트의 비평적 에세이.


    시리 허스트베트의 작품을 여덟 권째 출간한다. 소설 네 권, 에세이 네 권으로, 이번 책 [에로스를 위한 청원]은 네 번째 에세이다. 허스트베트의 글 스타일, 예술에 대한 지식, 정신분석·철학 등을 아우르며 주제를 펼쳐나가는 그 심도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독서의 기쁨을 기대할 만한 책이다. 문장 자체의 아름다움, 단어를 선택하고 사건을 묘사하는 방식의 정교함, 감정뿐만 아니라 새로운 생각들을 끊임없이 자극하는 매혹적인 도발이 변함없이 제 자리를 빛내며 우리를 끌어당긴다.

    [에로스를 위한 청원]에는 총 12개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역시나 주제가 다양하다. 한 개인과 그를 만든 장소, 나와 타인, 욕망과 에로스, 개인적이면서 몰개성적인 말들, 여성과 남성… 에 관한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우리는 그 경계를, 그 모호한 사이를 깊이 바라보고 있는 시리 허스트베트를 만나게 된다. 그곳은 우리를 감싸고 있는 모든 것의 경계이고, 그 개념들을 가장 예술적인 방식으로 표현해내는 허스트베트가 바라본 ‘사이’다.

    글의 주제가 자신이 성장했던 미국 중서부 미네소타의 시골이든, 복장도착증이든, 아니면 유명 작가의 소설이든, 인문학자이자 소설가인 허스트베트의 에세이는 어느 것도 쉽게 지나칠 수 없다. 그녀는 늘 우리가 보지 못하는 곳을 보고, 그곳에 드리운 빛의 이면을 바라본다. 이 책에서도 역시 가벼운 터치와 완벽한 명료함으로 그녀는 문학과 삶 둘 다를 가리는 문화적 편견을 벗겨내고, 작가라는 존재들에게 필연적으로 내재하는 다중인격을 탐구한다.

    20세기의 여성이 코르셋을 지지하고, 남자가 되어보는 것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 진지하게 논하고, 이 시대에 에로스를 변호하는 것이 가능한가? 허스트베트라면 가능하다. 여성과 마찬가지로 남자 역시 성적인 대상이고, 성적 감정과 애정은 엄밀히 다른 것이며, 모든 인간의 내면에는 여성과 남성이라는 이중성이 존재하고, 욕망의 난투극 뒷면에는 경계가 불분명한 영토가, 겉으로 드러내지 못하는 꿈과 소망의 국경지대가 있음을 간파하고 있기에.

    이 책의 제목과 같은 글 <에로스를 위한 청원>에서 허스트베트는 사랑하는 사람을 다른 누군가와 구분되는, 어떤 ‘마술적’인 매혹을 두른 존재로 만드는 건 그와 나 사이에 존재하는 “철저히 비이성적이고, 적어도 부분적으로는 상상의 소산인, 마법에 걸린 공간”이라고 주장한다. 에로틱한 “매혹이 사라지지 않는 건, 여전히 닿을 수 없는 면이, 낯설고 나를 밀어내는 무언가가 있기 때문”이라고도 말한다.

    여성에게 “유익하지” 않은 문화적 형식을 전복하기를 원하면서도, 성적 흥분의 문제를 큰 용기를 내어 제대로 다루지는 않는 미국 페미니스트 담론을 예로 들며, 허스트베트는 에로티시즘은 성적 자유와 동일하지 않고, 법적으로 간단히 해부하고 규정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니, 심장의 문제에서 벌어지는 항구적인 불확실성을 인정하고, 그것이 우리에게 내어주는 모호성과 신비를 잃지 말 것을 간원한다.

    허스트베트는 이 책 [에로스를 위한 청원]에 담긴 여러 편의 에세이에서 자신의 분절된 자아에 대해, 그리고 이것이 어떻게 그녀를 작가로 다듬어갔는지에 대해 엄중하고 정직하게 써 내려간다. 또한, 자신이 사랑해 마지않는 피츠제럴드, 찰스 디킨스, 헨리 제임스의 작품들에 관해 흥미로운 통찰과 깊은 이해로 이야기한다.

    피츠제럴드의 소설 [위대한 개츠비]를 통해 허스트베트는 무엇이 현실이고 무엇이 아닌가, 라는 문제를 논한다. 평범한 세계를 요정의 숲으로 바꾸는 피츠제럴드의 밀도 높은 ‘형용사’의 매혹에 사로잡히고, 상투성의 화신처럼 보이던 머틀이 티슈페이퍼에 싸서 서랍 속에 넣어둔 개목걸이에서 심오한 슬픔을 읽는다. 그들의 언어가 다 표현하지 않은 저변까지 들여다보는, 허스트베트의 철저한 ‘읽기’가 빛을 발하는 대목이다.

    보스턴이라는 황막한 도시를 배경으로 한 소설 [보스턴 사람들]을 쓴 헨리 제임스에 관해서는, “헨리 제임스는 쉬지 않고 흘러가는 경험을 언어로 포착하고 수수께끼 같은 인간의 감정과 행동을 명확히 표현하는 일이 가슴 저미게 어려운 일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이것이야말로 정확히 그가 추구했던 야심이었고 나는, 그의 충실한 독자 중 한 명으로서, 그래서 그를 사랑한다.”고 고백한다.

    지적이고 사변적인 동시에 열정적이고 에로틱한 허스트베트의 글들은 텍스트와 주체 사이에서 작용하는 에로틱한 긴장이 문학과 예술, 나아가 인간성의 심도深到를 어느 경지까지 확보할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실험이다. 길거리의 노숙자라도, 대도시에서 스치는 타인도, 어머니와 분리불안을 겪는 어린아이도 충분한 애정을 가진 독해자 앞에서는 “자기만의 이야기”와 “대단하고 풍요로운 내면”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좋은 독자(문학적 교양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자질이다)는 스스로 채워 넣을 여백을 원한다. 독자는 누구나 자기가 읽는 책을 쓰고, 거기 없는 것을 공급한다. 그 창조적인 발명이 그 책이 된다.”고 믿는 허스트베트의 자전적이고 비평적인 에세이들을 묶은 이 책은 나와, 나이기도 하고 아니기도 한 타인에 관한 이야기이자, 그런 두 인격이 함께 살아가는 장소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래서 우리로 하여금, 말로 다 표현되지 못하는 이면을 헤아리게 하고, 모든 개념의 사이에 있는 회색의 영역을 바라보게 하고, 에로티시즘이 우리에게 주는 마술 같은 매혹을 잊지 않게 한다.

    목차

    욘더yonder, 여기와 저기 사이 —————— 007
    에로스를 위한 청원 —————— 065
    개츠비의 안경 —————— 087
    프랭클린 팽본: 어떤 변론 —————— 107
    코르셋을 입고 지낸 8일 —————— 123
    남자 되기 —————— 135
    어머니를 떠나기 —————— 147
    타인과 함께 살기 —————— 159
    9·11, 혹은 1년 후 —————— 167
    [보스턴 사람들]: 개인적이고 몰개성적인 말들 —————— 183
    찰스 디킨스와 음울한 조각 —————— 211
    어느 상처 입은 자아의 이야기 —————— 265

    옮긴이의 말 —————— 311

    본문중에서

    왜 글을 쓸 때 더 살아있는 느낌이 드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그렇다. 종이를 열심히 긁어 흔적을 남기다 보면 내가 사라지지 않을 거라 상상하는지도 모르겠다. 이 세계로는 충분하지 않아서, 세계와 허구의 구분이 그리 뚜렷하지 않아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허구는 어쨌든 이 세계의 것들로 만들어지며, 거기에는 꿈과 소망과 판타지와 기억이 모두 들어간다. 그리고 허구는 외따로 창조되는 게 아니라 우리 사이에 존재하는 질료인 언어로 지어진다.
    (/ p.62)

    에로틱한 쾌감은, 사실 가장 내밀한 신체접촉에서 나오면서도, 타자의 낯섦을 죽이지 않고 살려두어야 에로티시즘 역시 지속된다는 역설을 통해 강렬해진다. 사람은 누구나 성적 감정이 애정과 은밀히 공모하되 서로 뚜렷이 구별된다는 사실을 날카롭게 의식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주장은 고전적 페미니즘의 결을 거스른다.
    (/ p.68)

    나는 항상 모든 연애에 삼각의 요소가 있다고 느꼈다. 두 명의 연인과 세 번째 요소, 바로 사랑에 빠져 있다는 관념 그 자체다. 이 세 번째 요소 없이 사랑에 빠지는 것이 가능할지 나는 늘 궁금했다. 우리 자신에 대한 가장 심오한 이야기들이 드리우는 빛을 받은 그 기적과 같은 사랑을 목격하는 가상의 증인 말이다.
    (/ p.90)

    글쓰기라는 행위는 단 한 가지로 구성된다. 말들을 페이지에 적어 다른 사람이 읽을 수 있게 만드는 일. 결국은 말이 전부며, 엄밀하게 말해 말에는 성별이 없다. 다른 언어들과 달리 영어에서는 명사에 성이 없지만, 그래도 텍스트가 남성 혹은 여성이 될 수 있는지, 텍스트의 성별은 무엇으로 결정되는지 따져 묻는 건 흥미로운 일이다.
    (/ p.137)

    우리 도시인들에게는 – 타고난 도시인이든, 나 같은 개종자든 상관없이 – 즉흥적으로 사고하고, 상황을 가늠하여 행동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결정하는 데서 얻는 기쁨이 있다. 대체로 우리는 필요에 따라 자신을 차단하지만 아주 가끔은 벽을 허물고 서로에게 닿아 뜻밖에도 깊은 지성이나 온정이나 그냥 단순한 친절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런 일이 일어날 때면 언제나, 한 가지 진실을 새삼 떠올려 곱씹는다. 나만큼 크고 복잡하고 풍요로운 내면의 삶이 모두에게 있다는 것이다.
    (/ p.165)

    뉴요커는 공통의 언어나 유사한 배경으로 묶인 게 아니다. 우리는 모든 곳에서 온 모든 사람이고, 대체로 서로에 대해 아주 훌륭한 관용을 보인다. 이 도시의 사람들은 이런 점에서 우리가 독특하다는 걸 안다. 우리의 다양성에 비길 다른 곳은 없다. 우리에게도 물론 추함, 야만성, 잔인하고 멍청한 인종차별이 있다. 그러나 헤아릴 수 없는 문화와 언어와 존재 방식들이 서로 밀치며 북적거리는 혼란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여기 살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다. 테러리스트들은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했다. 뉴욕을 해치면서 그들은 세계를 해쳤다.
    (/ p.180)

    19세기의 윤리가, 특히 미국에서, 우리 시대보다 훨씬 더 동성애를 억압했다는 사실에도 불구하고, 육체적인 애정표현을 포함한 여자들 사이의 친밀한 우정에는 지금보다 훨씬 큰 관용과 훨씬 적은 의혹이 있었다.
    (/ p.196)

    나는 여러 해에 걸쳐 제임스의 캐릭터들, 그리고 이야기들과 함께 살아왔고, 그들은 나를 떠나지 않는다. 그들은 지금의 ‘나’의 일부가 되었고, 나는 살아생전 보잘것없는 판매량과 독서 대중에게 인기가 없다는 사실 때문에 걱정했던 그들의 창작자가 지금 내 감정을 알면 매우 행복해했을 거라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하게 된다. 그는 자기 작품이 살아남아 더 중요해졌으며 그의 책들로 인해 영원히 탈바꿈한 사람이 나 말고도 많이 있다는 사실을 알면 기뻐했을 것이다.
    (/ p.209)

    상처는 정적인 상수다. 글 쓰는 자아는 복수이고 탄성이 있으며, 상처를 맴돈다. 시간이 흐르면서 나는 말을 잃은 그 상처 입은 핵심을 덮어서 가리려 하면 안 된다는 것을 점점 더 절감하게 되었다. 그곳에 함께 존재하는 지저분한 혼돈과 폭력에 대한 내 공포와 맞서 싸워야 한다는 걸 알았다. 나는 그 두려움을 글로 써야 한다.
    (/ p.309)

    저자소개

    시리 허스트베트(Siri Hustvedt)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955~
    출생지 미국 미네소타주
    출간도서 8종
    판매수 262권

    콜럼비아 대학에서 영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 코넬 대학의 웨일 의대에서 정신의학을 강의하고 있다. 현재까지 6편의 소설과 3권의 에세이집, 논픽션 1권을 출간했다. 2012년 에 국제 가바론 인문학 상을 수상했다. 소설 [불타는 세계]는 맨부커상 후보에 올랐으며 2014년 [로스앤젤리스 타임즈] 문학상 소설 분야에서 수상했다. 시리 허스트베트의 작품은 3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었다. 뉴욕 브루클린에 거주하고 있다.

    생년월일 -
    출생지 서울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세종대학교 초빙 교수를 지냈으며, 2010년 유영학술재단에서 수여하는 유영번역상을 받았다. 옮긴 책으로 《천국과 지옥의 이혼》, 위대한 2인자 시리즈 《아론》, 《실라》, 《아모스》(이상 홍성사),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실비아 플라스의 일기》, 《프랑켄슈타인》, 《수전 손택의 말》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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