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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바이트 : 인공지능은 우리가 살고 사랑하는 방식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원제 : 12 By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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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인공지능에 관한 수년간의 연구를 집약한 이 12편의 에세이는 인간성, 예술, 종교 그리고 우리가 살고 사랑하는 방식에 대한 도발적인 질문을 던진다. 머지않은 미래에 우리는 우리와 비슷한 수준의 지능을 가진 AI와 지구를 공유하게 될 텐데, 감정이 없는 그들과 함께하는 우리의 삶은 어떻게 바뀔까?
많은 전문가가 인공지능을 넘어 이미 범용 인공지능(AGI)이라고 불리는 개념을 연구하고 있으며, 그것은 수십 년 안에 현실이 될 듯하다. 그 비생물적인 존재는 우리가 해결하지 못한 문제들을 해결할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문제들을 만들 것인가? 우리는 그것을 두려워해야 하는가, 아니면 우리가 그들과 사랑에 빠질 수 있을까?
지넷 윈터슨은 인공지능의 미래를 기대에 찬 시각으로 바라본다. 수년 동안 테크 리더들의 글과 관련 서적을 읽고 AI에 관한 알고리즘을 뒤적이고 그들의 컨퍼런스에 참석해왔다. 그녀는 AI와 협업함으로써 인류가 생물학적 한계를 돌파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트랜스휴머니즘을 옹호하지만, 우리가 인간의 고질적인 병폐까지 신세계로 끌고 가서, 그 기술을 잘못된 용도로 사용하게 될 것을 우려한다. 이 책 《12바이트》는 우리가 어디에서 왔는지를 살펴보고 우리가 어디로 갈 것인지를 물어봄으로써 그 사실을 경고하려는 윈터슨의 시도이다.

출판사 서평

인공지능은 우리의 생활 방식과 우리가 사랑하는 방식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천부적 이야기꾼 지넷 윈터슨이 쓴
인류와 인공지능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지넷 윈터슨은 항상 대안 현실에 관심을 가져왔고, 20년 이상 동안 기술과 디지털 진보가 제공하는 상상력 있는 가능성을 소설의 형식으로 모색해온 작가다. 그동안 발표해온 《The Powerbook》, 《Stone God》, 《Frankisstein》 등의 작품은 가상 인간의 정체성, 로봇과 인간 사이의 관계, 인공지능의 현재와 미래 등을 특징으로 한 그녀만의 독창적인 탐구였다.
2021년에 발표한 에세이집 《12 바이트》에서 윈터슨은 소설의 틀을 벗어나 새로운 방식으로 이 모든 생각을 검토한다. 서술의 방식은 역시나 박식하고 짓궂은 재치로 번뜩이고, 다루는 범위는 기술의 역사에서부터 종교·교육·젠더·인간의 상상력까지 폭넓다.
과학자도 과학 관련 전문기고가도 아닌, 소설가가 연구하고 문학의 언어로 풀어낸 AI와 미래에 관한 이야기는 어떤 내용일까. 과학·철학·종교·인문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12바이트》는 지넷 윈터슨답게 다층적이고 함의가 풍부한 결과물이다.

《12바이트》는 AI의 역사를 설명하는 책이 아니다. 빅테크나 빅데이터의 이야기도 아니다. 이 책은 인간성, 예술, 종교 그리고 우리가 살고 사랑하는 방식에 대한 도전적인 질문이다. 머지않은 미래에 우리는 우리와 비슷한 수준의 지능을 가진 AI와 지구를 공유하게 될 텐데, 감정이 없는 그들과 함께하는 우리의 삶은 어떻게 바뀔까?
지넷 윈터슨은 말한다. “나의 목표는 소박하다. 스스로 AI나 바이오테크나 빅테크나 데이터테크에 별 관심이 없다고 생각하던 독자들이 이 이야기가 흥미롭고 가끔은 무섭고, 무엇보다 항상 연결되어 있다는 걸 알게 되기를 바란다. 인간의 진보에서, 트랜스휴먼-나아가 포스트휴먼-의 미래로 향해가는 그 과정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우리 모두 알 필요가 있다.”

1950년대에 ‘인공지능’이란 용어를 만들어낸 미국의 컴퓨터 전문가 존 매카시는 컴퓨터들이 1970년대가 되면 인간 수준의 지능을 갖게 될 것이라고 믿었다. 그 모든 기술의 발전은 컴퓨터의 발전과 축을 같이 한다. 지넷 윈터슨은 컴퓨터의 역사라는 큰 틀 안에서 인간이 누려온 기술 혁명의 발전 과정을 살펴보며, 그 과정에서 벌어진 일 또는 벌어질 일들이 인간의 진보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를 짚어본다. 인간을 둘러싼, 이 지구와 우주까지를 포함하여, 삶은 점점 더 인간에게 호의적이 아닌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고, 그 모든 도전을 현명하게 극복하려면 우리에게는 인공지능이든 대안 지능이든 절실하게 대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오늘날 과학과 기술의 성과는,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이 실현될 수는 없지만 먼저 상상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실현될 수 없다는 걸 우리에게 입증했다. 현재의 AI는 일상의 특정 작업을 해결하기 위해 훈련시키는 도구로 주로 사용되지만, 시대를 앞서 나갔던 전문가들은 그것이 완전히 다른 어떤 것이 될 수 있다고 상상했다. 즉, 이해하고 학습하는 능력이 우리와 동등하거나 어쩌면 더 우월한 존재가 될 거라고.

컴퓨팅 사이언스의 발전 과정에서 여성의 역할은 무엇이었고 현재 무엇이고 미래를 위해 무엇이어야 하는가.
윈터슨은 이 책을 크게 네 개의 장으로 나눴는데, 각각이 독립적인 에세이이기도 한 12개의 주제 전체를 관통하는 화두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머지않아 인간을 대체하게 될 AI의 근간이 되는 컴퓨팅 사이언스의 발전 과정에서 여성들의 역할이 지대했음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하드 사이언스, 특히 컴퓨팅 사이언스 분야에는 왜 여성들의 참여가 저조한가. 둘째는 우리가 AI라는 유사 인간과 삶을 공유하면 사랑, 섹스, 애착은 어떻게 변하게 될까. 즉, 인공지능은 우리가 살고 사랑하는 방식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윈터슨은 산업혁명과 컴퓨팅 사이언스의 역사를 돌아보는 것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산업혁명은 우리에게 증기와 대량 생산이라는 괄목할 만한 혜택을 주었지만, 매연에 찌든 검은 도시와 비참하고 병든 하층민들도 낳았다. 1800년부터 소규모 농부들보다 대규모의 토지를 소유한 자들에게 더 쉬워진 공유지의 인클로저 때문에 불평등은 악화되었다. 200년이 지나, 이제 우리 인간은 귀한 생산 수단이다. 테크 회사들이 우리의 데이터로 금(=돈)을 만들기 때문이다.
윈터슨은 컴퓨팅 사이언스의 발전 역사를 간략히 정리하며 그 시작점에 큰 역할을 했으나 오늘날 거의 묻힌 여성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세계 최초의 컴퓨터 프로그래머인 에이다 러브레이스, 당시에는 시대를 한참 앞서간 주인공 괴물을 창조해낸 소설 《프랑켄슈타인》의 저자 메리 셸리, 영국에서 실을 잣고 베를 짜는 일을 도맡아 하며 산업혁명의 필요성을 제공했던 무수한 여성 인력들, 두 번의 세계대전을 겪는 동안 남자들의 빈자리를 값싼 노동력으로 메꿔낸 여성 노동자들. 2차대전 중 독일군의 암호를 해독해낸 영국 블레츨리 파크의 여성 전문가들, 그리고 전후의 시대에 영국과 미국의 컴퓨팅 세계에서 주도적으로 연구하고 기술을 공유했던 여성 프로그래머들이 그들이다.

윈터슨이 굳이 여성들의 역할을 깊이 살펴보는 이유는, 오늘날 우리 삶을 엄청나게 편리하게 해주는 컴퓨터 기술의 발전에, 인간의 반려가 될 AI의 개발에, 인간의 삶을 위협할 수도 인간을 대체할 수도 있는 새로운 종의 개발에 ‘여성’이 지금처럼 배제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컴퓨터의 역사에 여성들이 큰 역할을 했고, 그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 덕분에 컴퓨터가 오늘날 이토록 무한한 개발 도구가 되었음을 다시 발견/인식해서, 컴퓨터 기술을 근간으로 미래를 논하는 모든 과정에 여성들이 더 참여하고, 그럼으로써 AI라는 미래의 도구에 여성의 삶의 질이 반드시 고려되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리고 윈터슨은 그 점을 역사에서 얻은 교훈으로 여긴다.

우리는 어떻게 여기까지 왔고, 우리는 다음에 어디로 가게 될까?
이 책에 실린 열두 편의 에세이 중 가장 독창적인 내용을 꼽으라면 두 번째 장의 주제인 AI를 둘러싼 기류에 관한 것이다. 추종자와 교리가 있고, 정통 교파도 있으며, 이단도 사제도 있고, 종말의 담론까지 있는 점에서, 윈터슨은 AI를 새로운 종류의 종교라는 시각으로 바라본다. 신에 의해 창조된 인간은 부활을 꿈꾸고 영생을 원한다. 죽음은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여겼던 영지주의나 개인의 깨달음을 통한 해탈을 중시한 불교, 우주 속의 생명은 언제나 진행 중이라고 가르친 그리스 사상의 공통점은 ‘연결성’이다. 오늘날 우리가 아는 ‘웹’이 추구하는 것과도 같다. 모든 것을 물 흐르듯 연결하는 것이다. 프로그램은 주기적으로 업데이트한다는 점에서 ‘환생’을 경험한다. 과거의 버전은 사라지지만, 일관성은 존재한다. AI와 종교의 유사성은 인간은 그들이 우리를 도와 고통을 끝내주기를 바란다는 점에 있다.

이 책의 세 번째 장은, 어쩌면 이 책을 통해 윈터슨이 가장 이야기하고 싶은 주제가 아닐까 싶다. 앞부분에서 컴퓨터의 역사와 인공지능이라는 화두에 대해 긴 설명을 한 이유는, 그런 전제를 공유해야만 이 이야기를 나눌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가 AI라는 유사 인간과 삶을 공유하면 사랑, 섹스, 애착은 어떻게 변하게 될까. 즉, 우리가 살고 사랑하는 방식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하는 점이다.
AI 기능이 있는 러브돌이 오랜 역사를 이어온 섹스인형 시장에 일으키고 있는 반향, AI로 인해 가속화되고 있는 디지섹슈얼 시대를 바라보며 윈터슨은 그로 인한 몇 가지 문제를 살펴본다. 돈, 권력, 젠더 역할이다.
AI가 장착된 러브돌이 성적 개인적 반려 역할을 해주는데, 인간에게 인간이 꼭 필요할까? 남자들이 AI 대체물로 ‘여성’을 충족해간다면 인간 여성을 바라보는 시선에 큰 왜곡이 생길텐데? 반면, 요양로봇ㆍ도우미로봇ㆍAI 친구들의 역할은 매우 다르다. 도우미로봇은 곧 우리 삶의 주류로 편입할 것이다. 이들은 인간에게 ‘연결’이 주는 심오한 만족감을 안겨주고 깊어지는 관계를 느끼게 한다. 이로 인해 온갖 감시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우리는 무슨 일을 하더라도 추적될 수 있지만, 윈터슨은 지구를 구하고 인간의 에너지를 더 나은 목적으로 돌리기 위해서는 로봇과의 협업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12편의 마지막 에세이인 〈나는 사랑한다, 고로 존재한다〉에서 윈터슨은 “하이브리드 인간은 틀림없이 생겨날 것이다”라고 단언한다.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우리는 이른바 ‘인간 본성’ 중에서 가장 좋은 것들을 어떻게 후세에 전달할 수 있을까? ‘인간 본성’을 무엇으로 정의하게 될까? 인간이 아닌 생명체에게 어떻게 설명하고 행동으로 보여줄까? 아니 심지어 우리 스스로에게 어떻게 설명할까?”
윈터슨은 AI를 둘러싼 여러 윤리적인 질문들에 내재된 모호성을 인정하며, 그렇기에 더더욱 인공지능의 미래를 위해 더 많은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AI의 미래를 현재의 성별주의에, 백인 남성 위주의 시각에 맡겨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컴퓨터 언어로서 바이너리는 단순하고 우아하다. 우리 인간이 자신이 누구인지 설명하는 이야기를 할 때, 바이너리는 형편없는 방식이다. 너무나 오랫동안 우리의 바이너리 사고방식은 세계의 인간을 우리 아니면 그들로 나누는 행태를 옹호해 왔다. ‘그들’은 언제나 타자다. 열등한 자, 아웃사이더, 추방자, 피정복자, 더러운 자, 하층민, 외국인, 낯선 사람, 우리가 아닌 사람.
우리는 인간 진화의 여정에서 다음 단계로-가속 증강된 진화의 여정으로-넘어가면서 바이너리 사고방식을 계속 끌고 갈 수는 없다. AI에게 우리의 가치관을 가르쳐야 하는데, 분열과 스테레오타입을 강화하는 데이터 세트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그 데이터 세트는 우리의 이야기다. 더 나은 이야기를 말해야 한다.” _ 290p

이 책의 서론에서 윈터슨은 “컴퓨터 테크놀로지에 근거한 미래, 초지능 기계들의 미래, 그리고 인간들이 현재의 생물학적 한계를 초월하게 되는 미래”에 관해 큰 그림을 보고 싶었다고 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놀랄 만큼 낙관적으로 보이는 우리의 트랜스 인간 미래에 대한 형이상학적 함축이다. 이 용감한 신세계의 도전과 가능성을 이해하고 싶어 하는 독자들에게 이보다 더 매력적인 책은 흔치 않을 것 같다.

목차

머리말 : 내가 이 책을 쓴 이유 9

1장 과거 : 우리는 어떻게 여기까지 왔나. 역사의 몇 가지 교훈.

러브(레이스) 액추얼리 19
전망 좋은 방직기 54
Sci-Fi에서 Wi-Fi를 거쳐 My-Wi로 83

2장 당신의 초능력은 무엇입니까? : 뱀파이어, 천사, 에너지가 물질을 새롭게 상상하다.

영지주의gnosis의 노하우 129
무겁지 않아요, 나의 부처님이니까 153
석탄 구동 뱀파이어 179

3장 성, 그리고 또 다른 이야기들 : 우리가 AI와 삶을 공유하면 사랑, 섹스, 애착은 어떻게 변할까?

봇치고는 핫한데! 209
내 곰은 말할 수 있어요 238
바이너리는 엿이나 먹으라지 269

4장 미래 : 미래는 과거와 어떻게 다르고 또 다르지 않을까.

미래는 여성이 아니다 301
쥬라기 주차장 334
나는 사랑한다, 고로 존재한다 367


참고 문헌 390
본문 이미지/인용 출처 398
옮긴이의 해설 400

본문중에서

긴 삶을, 나아가 혹여 영원한 삶을 살게 된다면, 분명 우리의 시간관은 영향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시계의 시간 자체가 기계 시대의 간섭/필요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동물은 시계의 시간에 맞춰 살지 않고 계절에 따라 산다. 인간은 시간을 재는 새로운 방법을 찾을 것이다. 나는 기계 시대의 출범을, 산업혁명과 산업혁명이 인간에게 미친 영향을 사유하고 싶었다. 나는 영국 랭카셔 출신이다. 내 고향에 세워진 거대한 최초의 면화 가공 공장들이 이 지상에서 사는 모든 사람의 삶을 영원히 바꾸어 놓았다.
어떻게 우리는 지금 이 자리까지 왔을까? _ 13p

연결성은 컴퓨팅 혁명이 우리에게 선사한 혜택이다. 우리가 제대로만 쓰면 사일로처럼 분리된 가치와 존재라는 망상에 종지부를 찍을 수도 있다. 지능에 대한 불안을 종결지을 수도 있다. 인간과 기계를 막론하고, 우리는 활용할 수 있는 지능을 모두 활용해서 전쟁이든, 기후 변화든, 둘 다든, 하여간 죽음의 편에 선 미래와 씨름해야 한다.
인공지능이라고 부르지는 말자. 대안 지능alternative intelligence이라는 말이 오히려 정확할지 모른다. 우리에게는 절실하게 대안이 필요하니까. _ 15p

AI와 AGI가 우리를 도와 고통을 끝내기를 바라는 마음은 우리 인류가 품은 가장 큰 희망이라 해도 좋을 것이다. 아마 동력과 자원 면에서는, 우리의 에너지 수요에 더 좋은 해결책들을 가져다줄 가능성이 크다. 실용적으로, 우리는 인류에게 도움이 될 도구를 개발하려 노력하고 있다. 바로 이것을 AI가 가능하게 해줄 것이다. 그러나 더 큰 그림도 있다. 그리고 나는 왠지 AGI가 인류를 도와서 실제로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을 해내게 해줄 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건 바로 우선순위와 방법론의 철저한 재부팅이다. _ 175p

세계는 결정적인 기점에 다다랐다. 개인적인 바람이라면, 전쟁·기후 재앙·사회 붕괴로 우리가 퇴보해 미래로부터 멀어져 기본적 생존에 허덕이기 전에 인공지능의 발전이 이루어지면 좋겠다. 가장 똑똑한 영장류라는 사실이 우리를 구해주지는 못했다. 아마 우리가 하나의 종으로서 너무 엉망진창이라서, 진화 과정에서 물려받은 포식동물의 유전자를 관리하기에는 너무 무능하기 때문이리라. 지배는 해답이 될 수 없다. 공감/연민compassion과 협동이 우리를 구원할 최고의 가능성이다. _ 177p

탄소섬유 의족, 스마트 임플란트, 3D 프린팅 대체 장기, 한가로운 여가, 로봇 사랑, 긴 수명, 증강된 신체 능력, 심지어 육체적 죽음의 종식마저도, 따로따로든 함께 합쳐놓든 상관없이, 마음을 새로 창조하기엔 역부족이다.
우리가 여전히 폭력적이고 탐욕스럽고 무관용적이고 인종차별적이고 성차별적이고 가부장적이고, 아무튼 전반적으로 사악하다면, 정말이지, 손가락으로 차고를 열고 치타보다 더 빨리 달릴 수 있게 된다 한들 그게 무슨 의미가 있으랴? _ 204p

우리는 인간 진화의 여정에서 다음 단계로-가속 증강된 진화의 여정으로-넘어가면서 바이너리 사고방식을 계속 끌고 갈 수는 없다. AI에게 우리의 가치관을 가르쳐야 하는데, 분열과 스테레오타입을 강화하는 데이터 세트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그 데이터 세트는 우리의 이야기다. 더 나은 이야기를 말해야 한다. _ 290p

그러면 AI가 정말로 AGI로 발전한다면, 그때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 인간이 창조한 생명체와 이 지구에서 함께 살게 될 때 무슨 일이 벌어질까? 이것이 또 다른 바이너리가 될까? 우리/그들이 나누어질까? SF 디스토피아가 도래할까? 선교하러 나선 교회가 길 잃은 AGI의 영혼을 구원하려 들까?
로봇에게 복음을.
인간의 오만과 예외주의가 우리를 서로 갈라놓았을 뿐 아니라, 지구상의 다른 생명체들과도 갈라놓았다는 생각을 하면 나는 슬퍼진다. _ 295p

STEM 계열에서는 훨씬 더 많은 수의 여성이 필요하다. 가장 똑똑한 최고의 인재가 아니라도 된다. 수상자가 아니라도 된다. 뛰어난 업적을 이룩하지 않아도 된다. 충분히 할 일을 잘하면 된다. 내가 장담하지만, 남자들 다수가 천재도 아니고 최고도 아니다. 그저 프로그래밍을 좀 하고, 엔지니어링을 좀 할 줄 알고, 코딩도 좀 하고, 머신러닝도 좀 아는, 평범하고 어중간한 사람들이다. 신들이 아니다. 어느 회사에서나, 어느 전문직에서나 볼 수 있는 그 똑같은 남자들이다. 그 남자들은 팀으로 일한다. 그 팀의 홍일점 노릇은 골치 아프고, 때로는 마음도 아픈 일이다. 여자는 아웃사이더로서 고통받는다. 지금 당장 우리, 여자들에게 필요한 건 숫자다. 여자의 쪽수 말이다. _ 332p

인공지능에는 피부색이나 성이 없다. 그러나 모든 단계에서 인공지능을 대체로 백인이고 대체로 남성인 존재로 만듦으로써, 우리는 해결해야 할 문제를 오히려 강화하게 된다.
만일 인공지능이나 AGI의 혜택이 소수가 아니라 다수에게 돌아가게 하려면, 컨퍼런스에 유색인종과 여성과 (압도적인 숫자의 남성 물리학자보다는) 인문학 배경을 지닌 사람들을 훨씬 더 많이 초대해야 한다. _ 347p

온갖 비-과학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심장을 머리와 경쟁 구도를 형성하는 왕국으로 바라본다. 데카르트의 바이너리는 깊은 저류로 흐른다. 우리는 심장으로부터 말한다. 우리는 심장을 따른다. 우리는 심장에 귀를 기울인다. 우리는 심장을 바친다. 그리고 우리는 변연계가 없는 생명체에게 심장이 무너진다는 말의 뜻을 가르쳐야 할 것이다. DNA와 프로틴으로 만든 나노봇이 아무리 혈관 속을 흘러가더라도 수리할 수 없는 아픔을. _ 387p

저자소개

지넷 윈터슨 [저] 신작알림 SMS신청
생년월일 -

돌발적이고 거침없는 지성으로 현대 영국을 대표하는 여성 작가인 지넷 윈터슨의 '오렌지만이 과일은 아니다'는 그녀의 첫 번째 소설이자 그녀에게 명성을 안겨 준 작품이며 작가 자신이 양부모 아래에서 기도와 선교를 강요받으며 자란 어린 시절의 기억과, 열여섯 살에 한 소녀를 사랑했던 경험 등을 다룬 자전 소설이기도 하다. 입양, 어린 소녀의 동성에 대한 사랑,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는 보수적인 교리에 대한 부정, 편협한 지역 사회의 폐단 등, 민감한 사회 문제들을 거침없이 다루며, 지넷 윈터슨은 그해 가장 주목할 만한 신인에게 수여되는 ‘휘트브레드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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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형 [역] 신작알림 SMS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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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세종대학교 초빙 교수를 지냈고 2010년 유영번역상을 받았다. 옮긴 책으로 『시녀 이야기』『실비아 플라스의 일기』『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다시 태어나다』『수전 손택의 말』『몰입』『가재가 노래하는 곳』『터프 이너프』『증언들』『솔로몬의 노래』『달에서의 하룻밤』『이노센트』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프랑켄슈타인』『미 비포 유』『수치』『도롱뇽과의 전쟁』『캐주얼 베이컨시』『센서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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