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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각형의 신비 : 네모난 틀 속의 그림이 전하는 무한한 속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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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샤르댕과 모란디의 정물화에서
    조안 미첼과 리히터의 작품까지 두루 아우르는
    독창적 감수성의 작가 허스트베트의 본격 미술 에세이


    [사각형의 신비]는 저명한 작가 시리 허스트베트가 특정 미술작품의 의미를 다룬 에세이 아홉 편을 모은 책이다. 학창시절 조르지오네의 ‘폭풍’이라는 작은 그림을 만난 경험을 시작으로, 허스트베트는 우리가 예술에 반응하는 방식에 기억이 어떤 역할을 담당하는지에 관해 얘기한다.
    허스트베트가 미술에 대한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은 1995년, [모던 페인터스Modern Painters]의 편집자 카렌 라이트로부터 워싱턴의 미국국립미술관에서 열리는 베르메르 전시회에서 그림 한 점을 골라 글을 써달라는 요청을 받으면서였다. 그때 쓴 에세이 [베르메르의 수태고지]는 베르메르의 [진주목걸이를 한 여인]을 수태고지 그림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주장을 담고 있으며, 이후 그 그림에 대한 학자들의 의견을 완전히 바꾸어놓았다. 그때부터 그녀는 계속 미술에 대한 에세이를 써왔고, 그 결실이 2006년에 출간된 [사각형의 신비]이다.
    저자는 조르조네, 고야, 샤르댕, 모란디뿐만 아니라 조안 미첼과 게르하르트 리히터 같은 동시대 작가들의 작품까지 두루 아우르며, 그림에서 포착하기 어려운 야릇함을 면밀하게 다룸으로써, 그동안 잘 안다고 생각했던 미술작품을 마치 처음 바라보는 것 같은 환상을 불러일으킨다. 또한 전문적인 용어를 거의 사용하지 않고, 그저 지적이고 총명한 미술 애호가가 평생 마음에 담고 있던 그림들에 관해 조곤조곤 얘기하는 것 같은 분위기로 쉽지 않은 주제를 풀어나간다. 그 글들은 하나 같이 독창적인 통찰력으로 가득하며, 그동안 전문가들조차 인지하지 못했던 깜짝 놀랄만한 발견들도 찾아볼 수 있다. 허스트베트는 복잡하고 애매한 그림에 완전히 푹 빠져드는 즐거움, 그림을 바라보는데 더 오랜 시간을 들일수록 새로운 신비와 놀람을 발견하면서 얻게 되는 즐거움을 완벽하게 포착하였다.
    미술에 관한 많은 글 중에서 [사각형의 신비]를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이미지 자체에 전권을 부여하는 허스트베트의 방식, 그림에 대해 말하기 보다는 그림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기꺼이 듣고자 하는 의지, 그리고 우아하면서도 기품 있는 명료함을 보여주는 그녀의 문장이다.

    네모난 틀 속의 그림이 전하는 무한한 속삭임을 듣다.

    오직 그림을 바라보는 순간 시작되는 여행,
    가상의 공간으로 떠나는 시리 허스트베트의 시각적 모험!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작품이 전개되는 소설이나 음악, 영화와 달리 그림은 단번에 작품 전체를 접하게 된다. 그럼에도 우리가 그림과 갖는 경험은 시간이 흐르면서 달라진다. 어떤 것을 보는 일 자체는 엄청나게 복잡한 일이며, 단순히 물리적인 감각지각을 넘어서서 언어, 인간 경험의 상징적 단계 전체를 바탕으로 한 해석을 요구한다.
    일반적인 인간은 아무리 꼼꼼하게 살펴보아도 작품을 있는 그대로 모두 기억하기란 불가능하다. 시각적 기억력이 탁월한 저자조차 조르조네의 [폭풍우]를 보면서 그림 왼쪽에 서 있는 남자의 존재를 전혀 기억하지 못했다. 한편, 현대에 와서도 무수히 많은 학자들이 연구하고 언급했던 작품에서 이제껏 그 누구도 주목하지 못했던 부분을 새롭게 발견하는 일이 가능하다.
    이런 일은 인간의 시각경험에서 ‘기대’가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생겨난다. 기대는 서로 단절된 단편적인 시각경험들의 간격을 메워 매끄럽게 통합된 하나의 경험으로 만들어주기도 하고, 한편으로 우리가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았던 것은 멀쩡히 존재함에도 보지 못하게 되기도 한다.
    시각예술의 감상은 관람자인 ‘나’와 물건인 작품 사이의 소리 없는 만남을 의미하지만, 작품 자체가 다른 인간의 물리적 흔적을 담고 있기에 작품과 관람자의 만남에는 상호주관성이 함축되어 있으며, 따라서 그 경험은 지극히 개인적이다.

    왜 어떤 미술작품들은 계속해서 사람들에게 매력을 발휘하는 것일까?

    저자의 관심을 끄는 질문은, 왜 어떤 미술작품들, 심지어 아주 오래된 작품들이 계속해서 사람들에게 매력을 발휘하는 것일까? 하는 것이다. 그런 작품들은 미술이론이나 작품의 유래, 그 문화적 역사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들까지 사로잡으며, 어떤 그림들은 많은 관람객들에게 유사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어떤 작품을 있는 그대로 정확히 기억하지는 못해도 작품을 접했을 때 가졌던 느낌은 강하게, 오래도록 남는 경우가 많다. 이런 감정은 너무 막연해서 말로 설명하기가 어렵지만, 이런 감정적이고 즉각적인 반응이야말로 작품의 의미를 찾아나가는데 가장 확실한 단서가 될 것이다. 안타깝게도 오늘날 미술관의 세계가 중시하는 전문가, 지식, 해설 중심의 관행들은 단순히 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작품을 감상하기 위해 지도가 필요하다는 식의 (저자가 볼 때 분명 그릇된) 생각을 심어주고 있다.
    이 책은 미지의 것을 향한 정신적 편력을 담고 있다. 저자는 즉각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작품에 대해 글을 쓰거나, 이미지를 텍스트로 환원하여 풀어내거나, 복합적인 그림을 이론적 틀 안에 집어넣으려 하지 않는다. 오직 그림을 바라보는 순간 시작되는 여행, 가상의 공간으로 떠나는 시각적 모험, 환상에 불과하고 기묘하며 움직임 없는 세계의 여행기록을 담아냈을 뿐이다.

    미술작품을 감상하는 극히 개인적인 관점 또는 상호주관성

    [사각형의 신비]에 실린 여러 에세이의 출발점은 하나 같이 저자 시리 허스트베트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술작품/작가와 가졌던 개인적, 감성적 경험이다. 저자에게 미술작품을 감상하는 일은 미술사적 지식이나 논리적 틀에 맞춰 작품을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작품과 관람자의 내밀하고 개인적인 만남이자 대화이기 때문이다. 이후 특정 작품을 둘러싸고 오랫동안 이어진 탐색과 성찰은 상당히 이론적이고 철학적으로 보이지만, 저자는 이를 전혀 멋 부리거나 과시하지 않는 편안한 문체로 차분하고 덤덤하게 들려준다.
    그래서인지 이 책을 읽다 보면, 저자의 경험을 머리로 이해하는 수준을 넘어서서 유사한 감정을 경험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기도 한다. 평소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작품을 마치 처음 보는 듯한 느낌으로 다시 보게 만든다는 [[모던 페인터스]]의 평은 아마 이런 독특한 느낌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닐까 싶다. 그럼에도 허스트베트의 글이 결코 개인적이고 사소한 감상이나 근거 없는 주장으로 전락하지 않는 것은 저자의 직관 배후에 미술사나 특정 그림/화가의 역사와 배경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상당히 분석적인 논리가 자리 잡고 있는 덕분이다.
    따라서 이 책은 미술에 대한 지식이 별로 없는 일반 독자와, 미술 관련 지식을 상당히 갖춘 ‘고급’ 독자, 모두에게 매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조르조네, 샤르댕, 모란디, 고야, 베르메르뿐만 아니라 동시대의 작가 조안 미첼과 게르하르트 리히터까지, 각 에세이에서 다루는 작품과 작가들이 시기적으로나 작품 성향에 있어 아주 다양하다는 점도 이 책을 더욱 흥미롭게 만드는 요소이다.

    목차

    감사의 말
    서문

    어리둥절한 기쁨
    베르메르의 수태고지
    빨간 크레용을 든 남자
    식탁에 앉은 유령들
    육체에 새긴 이야기 : 고야의 ‘로스 카프리초스’
    다시 고야 : “그림에는 규칙이 없다”
    조르조 모란디 : 그저 병만 그린 게 아니다
    조안 미첼 : 총천연색 기억
    게르하르트 리히터 : 왜 그리는가?

    그림 목록

    본문중에서

    나는 이 책이 미지의 것을 향한 정신적 방랑을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때로 그림 한 점이 데려다놓은 알 수 없는 곳을 두루 거니는 한가로운 산책이었고, 또 때로는 어떤 전시장 전체의 풍경 속을 헤치고 다니는 산책이었다. 나는 보자마자 바로 파악할 수 있는 작품에 대해 글을 쓰고 싶었던 적이 한 번도 없다. 내 관심을 끄는 것은 쉽게 이해되지 않고 분명히 설명할 수 없는 매력을 지닌 그림들이다. 나는 이미지를 글로 풀어쓸 마음도, 복잡한 그림을 이전에 형성된 이론적 틀 안에 밀어 넣고 싶은 마음도 없다. 나를 매혹하는 것은 보는 것에서 시작해서 오직 바라보기만 하는 여행이다. 이를 위해 특별히 신비로운 직관력은 필요하지 않다. 그저 미술작품을 지각하는 일은 가상의 공간에서 벌어지는 시각적 모험이라는 사실을 이해하기만 하면 된다. 이 책에 실린 글들은 바로 그런 환상적이고 기묘하고 움직임이 없는 세계를 다녀온 나 자신의 여행기다. 그림 앞에 멈춰 서서 과연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보려고 한동안 기다리는 고독한 경험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나는 이 글을 썼다.
    (/ '작가의 글' 중에서)

    저자소개

    시리 허스트베트(Siri Hustvedt)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955~
    출생지 미국 미네소타주
    출간도서 7종
    판매수 244권

    콜럼비아 대학에서 영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 코넬 대학의 웨일 의대에서 정신의학을 강의하고 있다. 현재까지 6편의 소설과 3권의 에세이집, 논픽션 1권을 출간했다. 2012년 에 국제 가바론 인문학 상을 수상했다. 소설 [불타는 세계]는 맨부커상 후보에 올랐으며 2014년 [로스앤젤리스 타임즈] 문학상 소설 분야에서 수상했다. 시리 허스트베트의 작품은 3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었다. 뉴욕 브루클린에 거주하고 있다.

    생년월일 1969~
    출생지 부산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이화여자대학교 철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 10대학 대학원 박사과정에서 미학을 공부했다. [클림트, 황금빛 유혹] [여자의 몸] [춤추는 여자는 위험하다]를 썼으며, [사각형의 신비] [반 고흐, 영혼의 편지] [살다, 생각하다, 바라보다] [화가로 보는 서양미술사] [미술은 똑똑하다] [미완의 작품들] [수런거리는 유산들]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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