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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의 장원

원제 : Green Mansions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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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어린 풀잎처럼 자라나는 사랑의 신비로운 가능성,
가장 뜨겁고 짙은 열대림의 로맨스

어니스트 헤밍웨이와 D. H. 로런스가 숭모하고 사랑했던 작가 윌리엄 허드슨의 대표작이자 가장 뜨겁고 짙은 열대림의 로맨스. 권력 싸움에서 밀려나 베네수엘라 동부의 밀림으로 도피 중인 청년 ‘아벨’은 숲속에서 새소리를 내며 자유롭게 나무 위를 누비는 신비로운 소녀 ‘리마’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녹색의 장원》은 오드리 헵번이 리마를 연기한 동명의 영화로도 유명하며, 국내에서는 주로 문고판으로 각색되어 전해져왔다. 허드슨 사후 100주기를 맞아 새로운 번역으로 출간되는 이 책은, 문명의 손길이 닿지 않는 ‘녹색의 장원’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국적인 로맨스라는 분명한 전개를 넘어 환경과 인간, 자연과 문명에 대한 깊은 통찰과 함께 뛰어난 생태소설로서의 가능성까지 엿보게 한다.

출판사 서평

자연을 정복하려 하지 않고
사랑을 소유하려 하지 않을 때

낯선 것은 신비롭다. 신비로운 것은 매혹적이다. 어디론가 떠났을 때 쉬이 사랑에 빠지는 까닭은, 자신과 전혀 다른 존재와 사랑에 빠지고 마는 것은 그래서가 아닐까. 《녹색의 장원》의 주인공 아벨에게는 문명의 손길이 닿지 않은 밀림이, 그곳에서 만난 예쿠아나 부족과 리마가 그러했다. 그러나 낯선 것은 매혹의 주체인 동시에 경계의 대상이 되기 마련이다. 아벨은 끊임없이 경계하며 알고자 한다. 위험을 무릅쓰고 숲을 탐험하러 나서고, 때로는 자신이 가진 것을 내놓고 때로는 아는 것을 숨기며 함께 생활하는 부족을 파악한다. 아벨이 무엇보다 알고 싶어 하는 것은 리마다. 아벨은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로 말하는 리마의 말뜻을 이해하고 싶어 하고, 리마의 정체와 기원을 알아내는 데 온 정신을 쏟는다. 그러나 이것을 낯선 대상을 향한 순수한 호기심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아벨의 욕망은 앎을 충족하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거기서부터 시작하기 때문이다.

“뭐라고요? 이제 당신은 나의 것인데, 당신 혼자 떠나서 그 먼 거리를 가게 두라고요? 그 야생의 땅을 헤쳐 가다가 당신이 길을 잃고 혼자 죽을 수도 있는데? 아, 생각도 하지 말아요!”(287쪽)

리마의 정체와 기원에 대해 알게 된 후, 아벨은 더 이상 리마를 알거나 이해하려 하지 않는다. 자신을 매혹했던 신비로운 새소리 대신 자신의 언어로 말해주기를 바라고, 리마를 ‘나의 것’이라 표현하며 자기 종족을 찾고 싶다는 리마에게 “절대로, 절대로 당신의 종족은 찾을 수 없을 거”라고 단언한다. 리마의 희망이 정말로 헛된 것인지의 여부와 상관없이, 리마에게 있어 자기 종족을 찾는 일이 얼마나 간절한지 아벨은 알지 못했고, 헤아리려고 하지도 않았다. 그 누구보다 스스로가 논리적이고 합리적이며 현명하다고 믿는 아벨에게는 리마의 종족이 멸종했다는 것이 자명한 사실이고, 분명한 사실을 구태여 확인하는 것은 어리석고 비효율적인 일이니 말이다. “말은 쓸모없는 덤에 불과한 것”임을 느끼는 순수한 사랑과 환희의 순간은 아주 잠시뿐, 아벨은 이내 자신의 언어로 말하고, 리마 또한 그 언어로 말해주기를 바란다. 리마의 욕망은 무시한 채 자신의 욕망만을 채우고자 리마를 다그치던 아벨은 끝내 리마를 영영 잃어버리고 만다. 아벨은 리마에게 사랑의 달콤함을 알려주면서도 정작 자신은 알지 못했다. 어떤 순간에는 가장 효율적인 선택이 아닌 가장 다정하고 세심한 방식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사랑은 소유하거나 정복하는 것이 아님을.

“오, 이 신성한 곳에서, 이 숲에서 나갈 수 있다면, 살육이 살인이 아닌 곳으로 갈 수만 있다면!”(359쪽)

낯선 장소와 존재, 경험이 언제나 즉각적이고 극적인 변화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리마를 잃은 후 아벨의 머릿속은 온통 복수심으로 가득했고,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라면 리마가 혐오하던 일도 서슴지 않는다. 한때는 견딜 수 없는 배고픔에 어쩔 수 없이 개를 잡아먹으며 혐오감을 느끼던 아벨은, 이제 그럴듯한 핑계조차 찾지 않고 나무늘보를 죽이며 “살육이 살인이 아닌 곳으로” 가길 원한다. 리마를 만나기 이전과 크게 다를 것 없어 보이는 모습이다. 그러나 어떤 변화는 서서히, 자기 자신도 모르는 새에 몸에 새겨진다. 아벨은 베네수엘라의 밀림을 떠나 영국령 기아나(현재의 가이아나)에 정착하는데, 이때 아벨을 만난 친구는 그를 이렇게 묘사한다. “야생의 존재라면 무엇이든 사랑했으며, 자연을 사랑했고, 순전히 상업적인 사회의 흔한 물질적 관심사와 까마득히 동떨어진 것이라면 무조건 좋아했다.” 엘도라도의 꿈을 꾸던 스물둘의 아벨은 이제 자연을 찬양하며, 오직 우정을 위해 숨기고 싶은 과거도 기꺼이 털어놓는다. 리마와의 사랑은 찰나였지만, 사랑을 중심으로 한 낯선 경험이 아벨의 삶을 이만큼 바꿔놓았다.

자연 속에서는 문명을 동경하고,
문명 속에서는 자연을 그리워한 작가

윌리엄 허드슨은 영국으로 귀화하고 영어로 글을 쓴 영국 작가이지만 또한 아르헨티나에서 자국의 중요 문인으로 평가받는 아르헨티나 작가이기도 하다. 아르헨티나의 드넓은 평원에서 보낸 어린 시절은 그의 삶 곳곳에서 존재감을 드러낸다. 새를 사랑하는 박물학자로 성장하게 했으며, 남아메리카의 삶을 마술적 리얼리즘의 문체로 그려낸 회고록을 쓰는 등 작가로서의 그의 삶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그는 과학과 문학의 중심에 가고자 영국으로 넘어갔지만, 한순간도 자연을 떠나보내지 않았다. 현실에 만족하지 못했다기보다는, 두 개의 세상 모두를 사랑했다. 극단의 세계를 경험해본 사람만이 지니게 되는 맑은 눈이 있다. 내가 아는 것만 사랑하고, 내가 아는 것이 곧 진리라고 믿는 오늘날, 《녹색의 장원》이라는 미지의 세계를 읽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목차

서문 _007

제1장 _015
제2장 _038
제3장 _053
제4장 _067
제5장 _076
제6장 _093
제7장 _110
제8장 _124
제9장 _147
제10장 _159
제11장 _176
제12장 _198
제13장 _216
제14장 _231
제15장 _240
제16장 _258
제17장 _269
제18장 _291
제19장 _304
제20장 _323
제21장 _344
제22장 _363

부록
존 골즈워디의 서문 _372

해설 | 두 겹의 이야기 ?사랑과 모험이라는 꿈의 표층, 기실 아득한 악몽의 심층 _382

본문중에서

다음 날 나는 사악하다는 그 숲에 돌아갔다네. 그랬더니 오히려 그 숲의 매력은 새삼스럽게, 훨씬 더 강렬하게 느껴졌어. 알지 못하는 것, 신비로운 것의 매력이었지. 그래도 받은 경고가 있으니, 처음에는 아무래도 불신하게 되고 조심스러워지더군.(48쪽)

위를 올려다보니 아래쪽 그늘진 부분의 어린 풀잎처럼 푸른 잎이 우거지고, 그 위쪽으로는 환한 햇빛이 광휘를 발하고, 곤충들이 윙윙거리는 소리가 가득하더군. 내 모든 행동, 말, 생각의 동기에 리마를 향한 나의 감정이 있었어.(157쪽)

내 처지와 관련해 며칠 동안 내 뇌리를 떠나지 않았고 이제는 완전히 박혀버린 생각이 있었거든. 바로 이 사막이 내 영원한 집이 되리라는 예감이었지.(163쪽)

짐승 같은 야만인과 짐승 같은 백인이 그대들을 학살하러 오는구나. 전자는 먹잇감을 구하러 후자는 과학의 이득을 위하여. 이 시기는 흘러가리니, 살아남기를, 살아남아서 우리가 죽은 후 도래해 이 지구를 차지할 순결하고 영적인 종족에게 그대들의 메시지를 전해주기를. 수천 년이 아니라 영원히, 영원히.(163~164쪽)

“이것이 사랑이기 때문이에요, 리마. 삶의 꽃이자 선율, 가장 달콤한 것, 우리 두 영혼을 하나로 묶어주는 가장 달콤한 기적이지요.”(278쪽)

“숲에서 나와 함께 있던 그 괴로웠던 나날에 행복한 순간은 없었어요? 당신이 사랑이 무엇인지 알게 되기 전에 당신 심장의 무언가가 사랑은 달콤한 일이라고 말해주지는 않던가요?”(285~286쪽)

나는 나 자신과 논쟁을 벌였지. ‘깨끗하건 더럽건 남의 살점은 똑같이 혐오스러운 음식이고, 동물을 죽이는 건 일종의 살인이야. 하지만 지금 내가 내몰린 궁지에서는 좋은 결과를 위해서 이런 사악한 짓을 하지 않을 수 없어. 오로지 살기 위해서 지금 이걸 먹는 거야. 이 증오스러운 음식을 먹어야 기운을 내서 리마를 만나러 갈 수 있어. 그러면 더 순수하고 좋은 삶을 누릴 수 있어’라면서.(293~294쪽)

그럼에도 모든 영혼에게는 자기 자신을 위해 찾아낼 수 있는 길이 있다네. 아무리 불온하고 죄로 얼룩지고 회한으로 고통받는 영혼일지라도 말이야.(37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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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윌리엄 허드슨 [저] 신작알림 SMS신청
생년월일 1841

1841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근교에서 목양업을 하는 미국인 부모 아래 태어났다. 드넓은 팜파스를 자유롭게 누비며 새와 야생동물을 관찰하며 성장했다. 이후 과학과 문학의 중심에 가까이 가고자 영국으로 이주해 귀화했다. 영국에 정착해서는 한때 방황하는 삶을 살기도 했지만, 1876년 자신이 묵던 하숙집의 주인이었던 에밀리 윈그레이브와 결혼하면서 안정을 되찾고 본격적인 창작 활동을 시작했다. 조지프 콘래드, 조지 기싱, 포드 매덕스 포드 같은 작가들과 활발히 교류했으며, 1885년 낭만적인 리얼리즘 소설이자 우루과이를 배경으로 하는 첫 장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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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형 [역] 신작알림 SMS신청
생년월일 -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세종대학교 초빙 교수를 지냈고 2010년 유영번역상을 받았다. 옮긴 책으로 『시녀 이야기』『실비아 플라스의 일기』『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다시 태어나다』『수전 손택의 말』『몰입』『가재가 노래하는 곳』『터프 이너프』『증언들』『솔로몬의 노래』『달에서의 하룻밤』『이노센트』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프랑켄슈타인』『미 비포 유』『수치』『도롱뇽과의 전쟁』『캐주얼 베이컨시』『센서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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