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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 익은 마음 : 재클린 우드슨 장편소설[양장]

원제 : Red at the B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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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인생을 두 번 살아도 출산은 한 번으로 충분했다. 열다섯 살의 아이리스는 생각했다. 아기의 머리는 그녀를 반으로 찢어버릴 듯했고 곧이어 어깨가 나왔다. 이런 거지같은 체험이라니, 누군가 등짝을 무자비하게 밟고 지나가는 사이 다른 모든 신체부위가 불타고 또 불타는 듯한 이런 통증이라니. 그렇게 멜로디가 여기 이 세상에 나왔다. 빨갛고 주름이 쪼글쪼글한 채 울면서. 마침내 간호사들이 아이리스에게 멜로디를 안겨주었다. “젠장.” 아이리스가 중얼거렸다. 나이를 몇 살 더 먹었더라면 좀더 큰 질문을 던질 수도 있었을 것이다. “젠장, 내가 무슨 짓을 한 거야?”

출판사 서평

아마 사랑이 이런 느낌일 거라서.
끝없는 가슴앓이, 온 감각으로 누군가를 원하는 것.
이건 사랑이어야 했다. 그래야만 했다.

도망치고 길을 잃고 꿈꾸고 일어나는 여리고 작은 마음들
사랑과 부모됨의 의미를 알아가며 진정한 ‘나’로 한 뼘 더

? 뉴욕 타임스 올해의 책 ?
? 타임 반드시 읽어야 할 책 ?
? 오프라 매거진 올해의 책 ?
? 람다문학상 최종 후보 ?
? 굿리즈 초이스 어워드 후보 ?
? 리딩 우먼 어워드 후보 ?

“우리는 너무나 검고 사랑스러워,
저들 모두 까맣고 파랗게 멍든 것처럼
마음이 아플 거야.”

미국의회도서관이 임명한 청소년문학 홍보대사로 활동했고 미국의 권위 있는 아동문학상인 코레타 스콧 킹 어워드를 세 번, 뉴베리상을 네 번 수상한 미국의 소설가 재클린 우드슨의 장편소설 『덜 익은 마음』이 문학동네에서 출간되었다. 재클린 우드슨이 세번째로 발표한 성인 소설인 『덜 익은 마음』은 2019년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뉴욕 타임스〉 올해의 책, 〈타임〉 반드시 읽어야 할 책에 선정되었고 람다문학상 최종 후보, 굿리즈 초이스 어워드와 리딩 우먼 어워드 소설 부문 후보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숨결에서 풍선껌 냄새를 풍기는 사랑스러운 등장인물들의 덜 익어 쉽게 생채기가 생기는 마음들이 찬란한 페이지들 하나하나에 오롯이 담겼다. 시 같기도, 산문 같기도 한 우드슨의 문장으로 깊은 메아리처럼 울려퍼지는 그들의 이야기에 마음이 까맣고 파랗게 멍든 것처럼 아려올 것이다.

온몸에서 나조차도 이해하지 못할
호르몬이 날뛰었고 엄마가 되었다.
모성의 유전자는 뒤늦게 발현되는 걸까?
이십대나 삼십대가 되면 모성애가 생길까?

인생을 두 번 살아도 출산은 한 번으로 충분했다. 열다섯 살의 아이리스는 생각했다. 아기의 머리는 그녀를 반으로 찢어버릴 듯했고 곧이어 어깨가 나왔다. 이런 거지같은 체험이라니, 누군가 등짝을 무자비하게 밟고 지나가는 사이 다른 모든 신체부위가 불타고 또 불타는 듯한 이런 통증이라니. 그렇게 멜로디가 여기 이 세상에 나왔다. 빨갛고 주름이 쪼글쪼글한 채 울면서. 마침내 간호사들이 아이리스에게 멜로디를 안겨주었다. “젠장.” 아이리스가 중얼거렸다. 나이를 몇 살 더 먹었더라면 좀더 큰 질문을 던질 수도 있었을 것이다. “젠장, 내가 무슨 짓을 한 거야?”

그녀는 왜 그토록 망할 고집을 부렸던 걸까? 엄마가 된다는 건 꿈도 꿔본 적이 없었다. 미래를 생각하면 대학이 보였고 뭔가 멋진 직업을 가지고 예쁜 옷을 입고 퇴근 후에 레스토랑에서 좋은 와인을 마시는 그녀 자신이 보였다. 그녀의 미래에는 언제나 촛불이 있었다. 촛불을 밝힌 테이블과 욕조와 침실. 거기 오브리는 보이지 않았다. 처음 오브리가 마가린을 권했을 때 그녀는 웃었다. “너 그거 진짜 버터 아닌 거 알지?” 하지만 그는 그저 어깨를 으쓱했다. “나는 맛있기만 하던데.” 아이리스는 마가린밖에 모르는 사람과 함께하는 미래는 상상할 수 없었다. _본문 58쪽

아이리스의 엄마 세이비는 딸의 임신 사실을 알고서 악에 받쳐 소리치고 울부짖고 딸의 뺨을 때리고 머리카락을 뜯었다. 몸 위로 내리꽂히는 엄마의 저주와 기도를 견뎌내며 아이리스는 이렇게 말했다. “세상이 끝난 게 아니에요, 엄마. 그냥 아기일 뿐이잖아요.” 그때 아이리스가 내다볼 수 있는 미래는 거기까지였다. 임신, 출산, 그리고 아기. 아기가 아이가 되고 어느 날 그 아이가 그녀 나이가 되고 그보다 더 나이가 들 거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그러나 멜로디를 낳고 아이와 눈을 맞추고 젖을 물리면서 아이리스는 추락하는 기분을 느꼈다. 모든 것에 역겨운 항구성이 깃들었다. 초대형 생리대를 차고서 아직 부풀어 있는 배 위로 아이를 안고 새벽 수유를 하면서 아이리스는 생각했다. 어쩌면 영원히 피를 흘릴지도 모른다. 항상 이렇게 쓰리고 아플지도 모른다. 남은 생 내내 그녀를 필요로 하고 또 필요로 하는 사람이 붙어 있을지도 모른다. 그녀 삶의 종착역이 이곳일 수는 없었다. 그녀는 창밖을 응시하며 아직 살아보지 못한 삶의 거대함을 보았다. 그녀는 떠나기로 했다. 부모님의 대저택과 아이 아빠 오브리와 아기에게서 가장 멀리 떨어진 곳의 대학으로 떠났다. 그리고 그곳에서 비로소 부모됨의 의미와 진정한 사랑을 깨닫게 된다.

시체가 기억되려면 누군가 대신 이야기를 해줘야 하니까.

역사는 그 사건을 폭동이라고 부르려 하지만, 실제로는 학살이었다. 백인들은 전투기를 끌고 들어와서 엄마의 동네에 폭탄을 투하했다. 엄마는 편히 잠들어 있겠지만, 살아 있었다면 누구한테나 그 이야기를 해줬을 것이다. 나는 학교 갈 나이가 될 때까지 그 이야기를 백 번도 더 들었다. 나는 알았다. 아이리스도 똑똑히 알도록 가르쳤다. 멜로디도 똑똑히 알게 할 테고. 시체가 기억되려면 누군가 대신 이야기를 해줘야 하니까. _본문 99쪽

미국 오클라호마주 털사의 그린우드는 ‘블랙 월스트리트’로 불리며 부유한 흑인들이 모여 사는 곳이었다. 1921년 5월 어느 날, 미국 최악의 인종 학살로 알려진 털사 인종 학살이 발생했다. 그린우드에 검은 일족이 흰 일족보다 훨씬 더 많이 갖게 되고 그게 잘못됐다는 인식이 퍼지기 시작했고 백인우월자들을 비롯한 수백 명의 백인들이 흑인들의 가게와 집에 불을 지르고 흑인들을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집단 린치 및 살해했다. 그렇게 미국 최고의 흑인 부자 마을은 전소되었다. 그 당시 공식 보도에는 흑인 수십 명이 사망했다고 나왔지만 수십 년이 지난 후에 이루어진 진상 조사를 통해 수백 명이 사망했음이 드러났다.
아이리스의 할머니이자 세이비의 엄마는 그 학살에서 살아남았다. 아주 어릴 때의 일이지만 그때의 사건은 그녀의 기억에, 그녀의 피에 녹아들었다. 털사의 불길은 평생 그녀를 따라다녔다. 그녀는 딸 세이비에게 그 이야기를 수백 번도 더 들려주었다. 세이비도 아이리스에게 똑같은 이야기를 해주었다. 아이리스가 똑똑히 알 수 있도록. 1921년 5월의 시체들이 잊히지 않으려면 누군가 이야기를 해줘야 하니까. 아이리스는 열다섯에 낳은 딸아이에게 할머니의 이름-멜로디-을 붙여주었다. 멜로디, 세이비, 아이리스, 그리고 멜로디의 몸안에는 털사의 피가 흘렀다.

그 일은 내가 생각으로 존재하기도 전, 무려 이십 년 전에 일어난 일이지만 나는 그 이야기를 짊어지고 다닌다. 그 사라짐을 짊어지고 다닌다. 아이리스도 그 사라짐을 짊어지고 다니고. 그리고 저 계단을 내려오는 멜로디를 지켜보면서, 이제 우리 손녀딸이 그 사라짐을 짊어지고 다니리라는 걸 안다. 하지만 두 아이는 그 사라짐 속에 존재하는 무수한 다른 것들도 짊어져야 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달려 도망치기. 생존하기. _본문 105쪽

원래는 아이리스의 열여섯 살 성년식을 위해 제작한 드레스, 다른 세대의 꿈들이 유령처럼 묻은 새하얀 드레스를 차려입은 멜로디가 할아버지의 대저택 계단을 내려온다. 엄마와 아빠, 할머니와 할아버지, 그리고 그곳에 모인 모든 검은 일족이 그녀를 바라보며 눈물짓고 환호한다. 그들에게 그녀는 열여섯 살의 멜로디가 아니다. 오래전 엄마와 아빠가 혼외로 낳은 자식이 아니다. 그녀는 서사이고 문장의 마침표다. 하마터면 잊힐 뻔한 누군가의 이야기고 기억이다.

추천사

앤 패칫(소설가)
재클린 우드슨은 대단히 독창적인 시각과 비범한 목소리를 지녔다.

오션 브엉(소설가)
우드슨은 우리가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무엇이든 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하는 드문 작가이다. 그녀의 문장은 우리의 불타는 세계를 담아내고 생각하는 새로운 방식을 제공하며 우리가 꿈꾸고 변화하는 것을 허락한다.

에드위지 당티카(소설가)
찬란한 페이지들 하나하나에 또다른 새로운 사실과 가슴 아픈 사건 혹은 기억이 담겨 있다.

타야리 존스(소설가)
우드슨의 등장인물들의 숨에서는 풍선껌 냄새가 난다. 그들의 입술이 귀를 부드럽게 스치는 기분이 든다.

브릿 베넷(소설가)
아름답고 자비로우며 너그러운 소설.

론 찰스(비평가)
우드슨은 기록되지 않는 것을 기억해내고 말해지지 않는 것을 암시해낸다.

목차

1. 멜로디 11
2. 오브리 35
3. 아이리스 53
4. 새미포보이 62
5. 아이리스 70
6. 오브리 81
7. 세이비 98
8. 새미포보이 113
9. 아이리스 122
10. 멜로디 143
11. 오브리 148
12. 아이리스 156
13. 오브리 163
14. 멜로디 166
15. 오브리 169
16. 아이리스 184
17. 멜로디 198
18. 세이비 204
19. 멜로디 212
20. 아이리스 214
21. 멜로디와 아이리스 219

감사의 말 225
옮긴이의 말 227

본문중에서

아이리스가 성인식을 치를 때는 이미 내가 있었다. 열여섯 살을 앞두고, 그녀의 배는 벌써 어떤 의식도 해줄 수 없는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_본문 17쪽

임신 사 개월이 됐을 때에야 임신의 뒷면에는 ‘모성’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지. _본문 26쪽

“없어진 게 아니야. 그냥 달라진 거야. 너도 알게 될 거야. 그러니까, 알게 되면 좋겠어. 사랑은 변하고 변해. 그러다가 또 변해.” _본문 28쪽

이제 나는 십자가에 매달리는 데는 수많은 길이 있다는 걸 알았다. 어머니의 사랑이 변해 불가해한 다른 것으로 탈바꿈한다든지. 다른 세대의 꿈들이 유령처럼 묻은 드레스라든지. 불과 재와 상실의 역사라든지. _본문 31쪽

나와 내 주위의 만물과 모든 사람은 이제 현실이 된 그들의 꿈이다. 이 순간이 문장이라면 나는 마침표일 것이다. _본문 32쪽

“우리는 너무나 검고 사랑스러워, 저들 모두 까맣고 파랗게 멍든 것처럼 마음이 아플 거야.” _본문 33쪽

우리가 얼마나 아름답게 검은지 보라. 우리가 춤을 출 때 나는 열여섯 살의 멜로디가 아니다. 오래전 엄마와 아빠가 혼외로 낳은 자식이 아니다. 나는 서사다. 하마터면 잊힐 뻔한 누군가의 이야기다. 기억이다. _본문 34쪽

항상, 언제나, 그의 몸 깊은 곳에는 어떤 메아리가 있다.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기쁨에 가까운 무언가에 대한 허기가 있다. 아니, 그것은 기쁨이었다. _본문 37쪽

너 자신을 꼭 붙잡아, 멜로디. 길을 잃으면 안 돼. 예전에 그토록 여러 번 했던 말이지만 다시 해주고 싶었다. 너는 사랑받고 있어, 아가, 너는 사랑받는 사람이야. _본문 46쪽

“사람은 늙었다고 느끼는 만큼 늙는다.” _본문 63쪽

가끔은 어디서 옛 아픔들이 끝나고 새 아픔들이 시작되는지 모르는 밤이 있단다. 나이가 들수록 그 아픔들은 하나의 깊은 욱신거림으로 흘러들지. _본문 67쪽

어린아이들이 아무것도 모른다는 말을 난 그래서 믿지 않는다. 너무 어려서 이해를 못한다니. 걷고 말할 수 있으면 다 안다. 태어나서 처음 몇 년간 아기가 얼마나 많이 자라는지. 기고, 걷고, 말하고, 깔깔 웃고. 뇌가 끝없이 변하고 또 변한다. 이 모든 건 아이들의 피에 녹아들 수밖에 없다. 그애들의 기억에 스며드니까. _본문 101쪽

그 시절을 생각하면 언제나 햇살이 비치고 따뜻하기만 하다. 하지만 틀림없이 비도 내렸을 것이다. 춥기도 했을 것이다. 그리고 벤저민을 생각하며 오랜 시간 슬픔을 안고 살았을 것이다. 무수한 밤들을 서로의 어깨에 얼굴을 묻고 울며 보냈을 것이다. _본문 120쪽

그녀는 이제 그가 가진 모든 것이었고 그녀도 그 사실을 알았다. 그건 이상한 권력이었다. “나를 위해서 높이 뛰어봐, 오브리.” 그러면 그는 뛰었다. 뛰고 나서야 묻곤 했다. “왜?” _본문 150쪽

그녀는 게이도, 레즈비언도, 퀴어도, 다른 무엇도 아니었다. 그녀가 원하는 건 그저 잼 자체일 뿐이었다. _본문 187쪽

내가 찾는 건 사랑이야. 사랑을 달라 이거지. _본문 203쪽

누군가를 향한 이런 벌거벗은, 껍질이 홀딱 벗겨진 듯한 욕망은 너무 새로워서 아플 정도였다. 자칫 쉽사리 부서질 듯한 느낌이었다. 손안에서 잼이 먼지로 변해버릴 것만 같았다. 휙 떠나버릴 것만 같았다. _본문 188쪽

저자소개

재클린 우드슨 [저] 신작알림 SMS신청
생년월일 -

미국에서 태어나 대학에서 영문학을 공부하고, 연극 치료사로 일했다. 두 번이나 전미도서상 최종 후보작에 올랐으며,내셔널 북 어워드, 로스앤젤레스 타임즈 북 상, 코레타 스콧 킹 상 등 여러 상을 받았다. 작품으로 <쉿!> <지붕 위의 시인 로니> <엄마의 약속> 등이 있다.

김선형 [역] 신작알림 SMS신청
생년월일 -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세종대학교 초빙 교수를 지냈고 2010년 유영번역상을 받았다. 옮긴 책으로 『시녀 이야기』『실비아 플라스의 일기』『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다시 태어나다』『수전 손택의 말』『몰입』『가재가 노래하는 곳』『터프 이너프』『증언들』『솔로몬의 노래』『달에서의 하룻밤』『이노센트』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프랑켄슈타인』『미 비포 유』『수치』『도롱뇽과의 전쟁』『캐주얼 베이컨시』『센서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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