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꺼운 책을 어떻게 다 읽지 망설였지만 그런건 기우였다. 단편 5가지로 구성되어 있기에 지루한감은 없다. 이미 글 초반에서 범인을 지목하게 되고 심중을 굳힌다. 그러면 데이도 대학의 유가와 교수가 어떻게 범인의 확증을 끌어내는지 지켜보면된다. 
이제껏 읽어왔던 추리소설과 달리 이미 사건을 벌어진 상태에서 형사들이 교수에게 자문을 얻는 상황이라서 추리소설 특유의 긴박감 같은 재미는 느낄수 없다. 
그리고 범인이 누군지 모르는 상황이라면 누굴지 혐의를 두면서 생각이라도 해보겠지만 이책에선 범인을 두고 확실한 범행방법을 찾아내야 하는것이 좀 귀찮다. 또한 이런 논리적 과정들이 여러 가지 안목을 요구하기에 쉽사리 찾기 힘들다. 
여형사 우쓰이 가오루 처럼 감성적으로 생각하는것에 동참해 버리는건 어쩔수 없나보다. 
진실을 찾기위해 여러번 실험을 하는 등 과학적인 근거를 찾아가는 유가와 교수같은 근성이 내게 없다는게 좀 아쉽다. 그럼 어딘가에서 한 몫하고 있지않을까싶다. 

떨어지다-독신 여성의 추락사
조준하다-화재로 사망한 남자
잠그다-계곡에서 추락사한 펜션의 숙박객
가리키다-강도에게 살해당한 노부인
교란하다-’악마의 손’이 보낸 살인 예고장

목차를 보면 유가와 교수가 어떻게 해결하는지 범인의 살해방법이 무엇인지 명확히 표현하고 있다. 시험문제를 풀때 답은 이미 질문에 나와있다고 하는 그런 표현처럼 사건을 하나씩 해결하고 다시 소재목을 보면 음...그런거였어..라는 감탄을 할것이다.

여러 타국에서 있었던 일이며 순사나, 교과서에서나 알고 있는 사람들의 등장이 낯설고 신기하면서도 동시대를 함께 걷고있는듯한 생각까지 들 정도로 정감어리며 세밀한 표현덕에 수필이 아닌 소설을 읽는것 같은 재미와 감동이 있다.

  “여성의 미”라는 소제목의 이야기는 활력없이 시간을 허송세월 무기력하게 보내고 있는 내게 반성을 주는 이야기였다. 가끔 거울에 비치는 내 얼굴을 보면서 참 찡그리고 다닌다 예쁘지않아서 우울해라고 생각했는데 이런건 현재 갖고있는 마음의 반영이였을뿐. 지금이라도 늦지않았어 긍적의 힘!!

  여성의 미는 생생한 생명력에서 온다. 맑고 시원한 눈, 낭랑한 음성, 처녀다운 또는 처녀 같은 가벼운 걸음걸이,민활한 일 솜씨, 생에 대한 희망과 환희, 건강한 여인이 발산하는,특히 젊은 여인이 풍기는 싱싱한 맛, 애정을 가지고 있는 얼굴에 나타나는 윤기, 분석할 수 없는 생의 약동, 이런 것들이 여성의 미를 구성한다.향상이 없는 행복을 생각할 수 없는 것 같이, 이상에 불타지않는 미인을 상상할 수 없다.

  어릴적 돌아가신 엄마. 사랑하는 딸 서영이. 이야기는 요즘들어 가족들에게 부쩍 미안함 감을 갖게되는 나에게 가깝게 다가왔다. 친구가 다른 이유로 우리가 매트릭스 안에서 살고있는거라면 좋겠다곤 했지만 현재 부모자식관계가 가상의 인맥이 되어버린다는건 상상할 수 없는 슬픔이다. 어릴적 젊은 시절에 부모에게서 하루빨리 벗어나고 싶어서 발버둥을 쳤지만 나이가 들어갈수록 더욱 어깨쳐진 엄마품에 파고들게된다.

가벼워 보이는 책표지와 달리 유용한 내용을 많이 담고있어서 읽고 난 후도 알찼다는 생각뿐이다. 이제 고양이 관련서적은 왠만큼 읽어본듯 했으나 그래도 읽어야할 책들은 많이 남아있었다. 무엇보다 저자가 애묘인이면서 전문적으로 동물행동학을 전공했기에 사랑의 눈길로 고양이를 키워오고 관찰해왔던 다른 저자들보다는 다른측면에서 책을 썼을꺼라 기대했고 그 기대를 만족했다. 
고양이가 가르릉 하는 소리를 내는걸 무조건 기분이 좋아서라고 받아들였는데 몸이 아플경우에 자가치료를 위해서 초진동을 냄으로 골밀도를 올려준다는 흥미로운 사실도 알게되었다. 
또 욕조나 화장실에 함께 들어가고 싶어하는 행동이 같이 집에 사는 사람과 동료의식에 뭐든 함께 하고싶어서 하는 행동이란것과 응가 누기전후에 우다다 달리는 습성에 대해서도 길고양이를 통해서는 잘 볼수없는 행동이였기에 새로웠다. 
사람과 고양이의 관계도 조건없이 대등한 친구관계란것도 더욱 고양이를 예뻐하게 만드는 구절이였다.  
그러나 집에서 키우는 고양이들은 사람을 어미로 여겨서 성묘가 된후에도 새끼고양이라 생각하고 어리광을 피운다는게 그건 좀 개묘차가 아닌가 싶다. 
또 고양이들끼리 부모자식 혈연관계를 못알아본다고 했는데 그것도 전적으로 동의할순 없다. 
내가 아는 블로거의 길고양이들은 충분히 부모, 형제 자매, 할머니, 손자를 인식하고 있었다.
라이벌이라던지 그런것도 동물커뮤니케이터가 아닌 이상 확답할수 없다 생각한다. 어디까지나 관찰자의 입장에서 그렇게 보인다는 것뿐이지..
그래도 일반적인 상황이 아닌것을 심도있게 글로 설명하고 귀여운 삽화가 첨부되어서 두고두고 볼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