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중학교 교사인 이상대 선생님께서 아이들에게 글쓰기를 가르친 결과물로 신월중학교 아이들의 작품입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라는 제목이 아이들에게는 호기심으로 다가가 책을 펼치게 만듭니다. 엄마인 저로서는 뭐야? 이런책이 필독이라니, 도대체 무슨 내용이야? 궁금함으로 책장을 열었습니다.

점입가경~경치나 문장 또는 어떤 일의 상황이 점점 갈수록 재미있게 전개된다는 뜻~

*점-출발점) 공간은 면, 면은 선, 선은 점에서 출발한다!  <전학의 달인/김학준> <아직 늦지 않았어/최미금>

전학의 달인~노현태는 프리랜서 건축가인 아빠의 일로 전학을 자주 다닌다. 전학을 가면 학교 분위기에 적응 하는 것도 그렇고, 친구도 없다. 엄마는 아들 보다는 아빠와 같이 다녀야 한다는 생각에 밥상 한 번 진수성찬으로 차려주고는 전학을 시킨다. 석 달 만에 이사를 간 적도 있다. 자주 옮겨 다니다보니  현태 나름대로 적응 요령을 터득했다. 그래도 가는 곳마다 아이들의 분위기가 다르기 때문에 항상 낯설고 두렵다. 한 가지 깨달은 것이 있다면 '친구는 곁에 있을 때만 친구'일 뿐이라는 것이다.  전학 날짜가 정해지면 아무 말 없이 주변을 정리하고, 잊혀질 준비를 한다. 선생님께 인사도 하지 않고 학교를 옮긴다. 내일 새로운 학교에 가서 소개를 어떻게 하지? 고민을 한다.~~

새로운 학교에 적응하기 위해, 친구를 만나기 위해 계산된 행동도 해보고, 답도 찾아 보고, 생각대로 되지 않으면 문제점을 안고 고민하는 모습들이 아이의 시각으로 전해지니 쉽게 공감이 간다. 학준이는 이 글을 '친구 사귀는 데는 왕도가 없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썼다고 후기에 나와 있다.

*입-입장) 너는 너로, 나는 나로 마주 보고 있는 이 자리!   <로그인하시겠습니까?/김예빈>  <낭랑 16세, 그 존재감을 위하여/이민우>  <따뜻한 손/이미나>

팔에 경련이 일어나도록 게임에 빠져있는 우리 아이들의 모습인 서린이. 아빠도 엄마도 회사에 가시고 안 계신 텅빈 집에서 서린이는 게임을 한다. 교복도 벗지 않고 밤 늦도록 게임을 하고 학교에 와서는 졸고, 숙제는 친구인 마리에게 매점 빵을 사주고 베낀다. 매일 매일 계속되는 무의미한 날들이다. 옆에서 보다 못한 마리가 제안을 한다. 아무런 잔소리 안하고 봐 줄테니 한 달 뒤엔 게임을 끊어라. 숙제도 다 도와준다. 그렇지만 한 달 뒤 게임을 끊지 못하면 나와는 절교다~. 마리가 그 말을 하기 전 서린의 엄마를 만났다는 사실은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고 있을 때 였다.

로그인을 쓴 예빈이는 자신의 이야기라고 한다. 물론 서린이 만큼 좋아하는 것은 아니지만 혼자 집에 있을 때는 사람이 그립고, 온라인으로 다른 사람을 만날 수 있기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냥 어쩔 수 없이 무언가에 미칠 정도로 빠져든 아이들의 이야기를 쓰고 싶었단다.

*가-가중치) 내가 너에게, 네가 나에게 보내는 무게, 의미! <안도영 서울오다/이예슬> <반성문/박준모>

*경-만화경) 그렇게 네가, 이렇게 내가  빚어내는 세상.  <가끔 남자들이 부러울 때가 있다/정아라,김다솜>  <이은결,너 조심해!/인지희>

갑자기 등장한 신예작가 김려령~ 아니지요. 만남이 갑작스러울 뿐이지 얼마나 많은 고뇌와 인내의 산물인지는 감히 짐작을 해 봅니다.  여름방학을 맞아 이번 방학에는 아무 생각없이 책만 읽어야지~ 하고는 그동안 사놓고 읽지 않았던 책들을 쌓아두고 독서삼매경에 빠졌습니다. 

<기억을 가져온 아이>로 수상을 한 작가라는 기억은 있었지만, 이렇게 재미있고 잡으면 키득거리면서 단숨에 읽게 된 책은 간만입니다.  중간에 삽입된 만화 한컷이 만화를 보는듯한 가벼움도 주었구요, 만득이의 삶에서 많은 사람들의 삶이 비춰졌기에 단순한 성장소설이라고 보기에는 가슴 찡한 감동도 있었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중3이 된 지금까지 환타지에 빠져있는 우리 큰 아들에게 권해주고 모처럼 "읽을만 하네요 꽤" 소리를 들은 책입니다.  왠만한 책은 구성이  엉성하게 느껴지는지 건방을  좀 떠는 편이거든요.

이 소설의 제목이자 주인공인 <완득이>

우리 주위에 흔히 볼 수 있는 표정없고 남의 일에는 무관심한 청소년의 대표적인 모습으로 등장합니다. 교회에서 하나님께 똥주(담임선생님)을 죽여달라는 기도를 하는 것으로 시작이 됩니다. 뭐야~ 하면서 책장을 넘기는 순간 완득이의 뒤를 졸졸 따라다니게 됩니다.

담임선생님이자 옆집에서 완득이를 사사건건 참견하며 학생들에게 선생으로서의 권위나 교육적인 발언을 전혀 하지 않으면서  내면의 밑바닥을 마구 긁어대는 똥주쌤~  성경책을 열심히 들고다니며 교회인 척은 하지만 사실은 교회가 큰 데로 옮기고 나서 그 건물을 사서는 이주노동자들의 쉼터를 만들어 운영을 하고 있었다. 젖먹이 완득이를 버리고 도망갔던 어머니의 소식도 알려주고, 집도 가르쳐 주어 자연스럽게 다시 만나게 된다.

남들이 난장이라고 부르는 아버지와  정신적 결함으로 아버지 옆에 있는 것이 전부인 삼촌 남민구.   카바레의 바람잡이로 춤꾼으로  나서지만 아버지는 난장이라 그 춤까지도 비웃음거리가 되고, 남민구의 멀쩡한 얼굴에 춤을 청하던 사람들도 더듬거리는 말소리에 웃음을 터트리는, 사회의 밑바닥에 사는 사람들의 삶이 짠하다.  그곳에도 자리 못잡고 5일장 으로 지방을 떠 돌게 되고, 혼자 있는 완득이를 선생님께 부탁하게 된다.

아버지의 부탁이라서가 아니라 오지랍 넓은 선생님의 관심 속에  킥복싱을 배우게 되고,  조폭 꿈나무가 아니라 킥복싱의 꿈나무로 매일 매일 열심히 운동을 한다. 새벽에 신문을 돌리면서 관비를 벌어가며, 폭력이 아닌 스포츠의 정신을 배워나간다. 말보다 몸이 먼저 반응했던 완득이에게 빛이 비취기 시작한 것이다.

반에서 1등을 하는 윤하와의 만남.  동주쌤의 성화에 새벽이고 밤이고 맞장구 쳐주는 앞집아저씨, 완득이의 삶에 희망과 열정이 되어 준 킥복싱 관장님, 똘아이로 나오는 혁주와 반 아이들. 구석구석 이벤트처럼 사건과 사고가 터져주는  감칠맛나는 구성에 단숨에 휘리릭 ~  재미있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1828년 러시아에서 태어난 레프 N. 톨스토이의 작품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두레아이들에서  만들어 낸 그림책입니다. 92P 분량의 두꺼운 그림책입니다. <누구 그림자 일까?>, <팥죽 할머니와 호랑이> 등을 그린 최숙희 씨의 그림으로 거부감없이 쉽게, 한번 손에 들면 금방 읽게 됩니다.

아내와 두 아이의 아빠인 가난한 구두장이가 나옵니다. 너무 가난하여 추운 겨울 아내의 옷과 자기의 낡은 옷을 다 껴입어도 추운 길을 나섭니다. 열심이 모은돈과 외상값을 받아 모피코트를 하나 장만하기 위해 몇년동안 벼르고 벼르던 일을 기대하며 갑니다. 그러나 외상값을 받지도 못하고 언제 준다는 기약도 없이 돌아서  술을 한 잔 하고 집으로 돌아오던 길이었습니다. 교회 옆 담벼락 밑에서  옷을 벗은 한 남자를 만납니다. 코트를 껴입고 술을 먹어도 차디 찬 겨울에 옷을 하나도 입지 않은 남자를 버려두고 갈 수 없어 가던 길을 돌아서 그 남자를 집으로 데리고 옵니다.

모피코트를 기대하고 있던 아내는 술 마신 남편과 남편의 낡은 코트를 입고 있는 낯선 젊은 사내를 보고는 마구 퍼부어댑니다. 모피코트 살 돈으로 술을 다 마신 술주정뱅이와 내가 살아온 삶이 한심하다며, 그러다 그 남자가 불쌍하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남편과 사내에게 집에 남은 마지막 빵과 차를 대접하며 아내의 가슴은 왠지 따뜻해 집니다.

아무런 기술도 없는 사내에게 구두장이는 기술을 가르쳐 줍니다. 3일 만에 모든 기술을 익힌 사내는 깔끔하고 튼튼한 구두를 만든다고 동네에 칭찬이 자자합니다. 이웃마을에서도 구두를 맡기러 옵니다. 그러던 어느날, 삼두마차를 끌고  하인을 거느린 거대한 몸집의 지주가 들어와 1년동안 찢어지거나 모양이 변하지 않는 장화를 만들어 달라고 합니다. 1년이 지나기전에 장화가 찢어지거나 모양이 변하면 구두장이를 감옥에 보내고, 1년이 지나도 모양이 변하지 않으면 일한 값으로 10루블을 주겠다고 합니다. 어처구니 없는 주문에 구두장이 시몬은 미하일을 돌아봅니다. 미하일은 그 주문을 받으라고 합니다. 그리고는 튼튼한 구두가 아니라 동그란 슬리퍼를 만듭니다. 다 만들고 난 뒤 구두장이와 아내는 장화가 아니라 슬리퍼를 보고, 이제는 죽었구나 생각합니다. 조금 뒤 지주를 모시고 왔던 하인이 달려와 장화는 필요없습니다, 돌아가던 길에 지주가 죽었습니다, 그러니  죽은 사람에게 신기는 슬리퍼를 만들어 달라고 합니다.

또 1년이 지나고 2년이 가고 구두장이 시몬의 집에 6년이나 머물며, 말도 없이 묵묵히 자기 할 일만 열심히 하는 그 사내앞에 한 여인과 쌍둥이 딸이 나타납니다.

~~

사내의 3번의 미소~구두장이가 도와주었을 때, 아내가 빵과 차를 대접하며 행복해졌을 때, 그리고 그 쌍둥이 아이들을 보았을 때~에 사내의 머리에 빛이 나기 시작합니다. 하늘의 천사였는데 하나님의 말씀을 순종하지 않아 쫓겨난 이야기를 합니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혼자 살 수는 없습니다. 여러 사람과 더불어 사랑으로 살아가는 것이지요. 제목만 보고 어려워 하지 않을까~? 고민하였는데 책을 손에 잡으니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림도 너무 좋습니다. 세밀하게 장면 장면의 상황을 머리속으로 그리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따뜻하고  포근합니다.

100년이 지난 후에도 여전히 사랑받고 있는 대 문호의 작품을 이렇게 만나게 되니 우리 아이들은 정말 행복합니다.